나데시코 외전 : 호넷 - 작가 : Frank
글 수 87
기동전함 나데시코 - 지구로의 귀환
1.서장
20XX년. XX월 XX일. 달. 고요의 바다
"장군님, 보고 드립니다. 사단 전체가 물자 부족으로 인해 더 이상
싸울 수 없어 후퇴 중입니다. 사상자도 속출해 현재 싸울 수 있는
인원은 병과를 따지지 않고 모두 합하면 7000여 명에 불과합니다."
"독립파 민병대는?"
"우리보다 피해가 막심하다고 합니다."
"..."
절망적인 보고를 받은 '찰스 헤스턴' 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벽에
걸린 월면 지도로 시선을 돌렸다. 일본의 통합을 앞세운 독단적인
월면 분쟁 개입에 맞서 미국이 비밀리에 파견한 3기계화 보병사단
의 전투 속개 능력은 이제 한계에 이르고 있었다. 이제 파국은 피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사단장님, 조국은 우릴 버린 겁니까?"
"..."
"사단장님! 대답해 주십시오."
"그만하게. 사단장님은 매우 힘들어 하시네."
"그럴 필요 없네. 귀관이 내게 물은 대로다. 조국은 우릴 버렸다."
"마, 말도 안 됩니다. 어떻게 그런..."
"미합중국은 예전처럼 강한 나라가 아니네. 초강국의 위치를 되찾으
려면 적어도 100년은 족히 기다려야 할 지도 몰라. 어쩌면 영영 못
찾을지도 모르지..."
"사단장님, 그렇다면 우린 이대로 사라져가야 하는 겁니까?"
대령 한 명의 물음을 묵묵히 들으며 조용히 모니터로 시선을 옮긴
소장은 독립파 지도자들이 제안한 화성 탈출 계획을 떠올렸지만, 이
내 고개를 저었다. 화성을 비롯한 태양계 내의 다른 행성권으로의
탈출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었다. 통합을 앞세운 일본은 화성은 물
론 태양계 어디로 가든 공격을 가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안전
을 보장 받으려면 태양계를 떠나는 것만이 최선이었다.
"부관, 우리가 쓸 수 있는 수송선이 얼마나 있지?"
"서플라이급 5척과 왓슨급 30척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사단의 생존
자들과 장비는 서플라이급 2척에 모두 실을 수 있습니다."
"그 나머지엔 우리를 따라 나설 독립파 민간인들과 그들에게 필요
한 필수 물자들을 실을 수 있겠군..."
"사단장님, 무슨 말씀이신지?"
"우리는 이 태양계를 떠나야 한다."
"부, 불가능합니다. 어떻게 그런 일을?"
"아주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야. 우리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또다른
태양계가 있으니까."
그 말을 듣고 좌중이 일제히 웅성거렸다. 곧 그의 부관은 소장에게
물음을 던졌다.
"또다른 태양계라면 그곳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알고 있었나?"
"네. 하지만, 그곳이 우리 태양계와 가까운 곳이라고는 하나 너무
멉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태양계에 남을 수는 없는 노릇이네. 조국은 우릴
버렸고, 저 악마같은 일본은 통합을 앞세워 달을 휩쓸고 있어. 이대
로 남아 있다간 남는 건 파멸이야. 내가 명령한대로 태양계 밖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라. 이제 우리는 그곳으로 가는 것이다. 시간이 얼
마나 걸리든 개의치 말아야 한다."
곧 지휘관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경례하였고, 소장은 간단히 답례하
면서 말하였다.
"이 시간부로 우리는 더 이상 미합중국의 군인이 아니다. 이제 새로
운 나라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2205년. 01월 02일. 미국 뉴욕
"케빈, 언제 들어올거예요?"
"9시."
"또 친구들하고 술 마시는 건 아니죠?"
"아니야. 오늘은 꽤 바쁘거든."
"무슨 일로?"
"오늘은 희망자가 많이 오는 날이야."
"그러면 그 때까지 기다릴게요. 같이 저녁 먹게."
"두 사람, 차라리 같은 직장에 다니는 게 어때?"
"에이미..."
"오빠, 차리를 군대를 그만 둬. 이제는 여유 있게 장사하면서 언니
와 토머스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라고. 이젠 돈 문제로 걱정하지 않
아도 되잖아?"
에이미의 말에 케빈은 머리를 긁적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조
용히 해병대 장교용 동계 근무복을 입고 나서 구두를 신은 후 문
밖으로 나섰다.
"안녕하세요."
"대위님, 오랜만입니다."
자동차를 타고 건물 앞에 서기가 무섭게 경비원으로부터 아침 인
사를 주고 받은 케빈은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내린 다음 모병소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미 해병대로의 입대
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저, 지원하고 싶어서 왔는데요."
"이름은?"
"'에릭 정' 입니다."
"나이와 학력은?"
"20세에 고교 졸업 예정자입니다."
간단한 신원 확인 절차를 시작으로 지원 희망자에 대한 상담이 시
작되었다. 평시엔 모병제로 충원한 병력으로 돌아가는 미군의 특성
상 인원 부족은 늘 따라 다니는 문제였고, 이런 곳을 한 번쯤 찾아
오는 학생들을 어떻게 해서든 군대에 들어오도록 결심하게 만들어
야만 했다.(물론 언제나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
고 그것이 바로 미 해병 중위 '케빈 글렌'의 일이었다. 사임한 스트
로를 대신해 취임한 스키너 대통령은 달에서 있었던 사건 덕분에
졸지에 영웅이 된 그를 자기 밑에서 일하게 하려고 했지만, 더 이상
정부의 정책과 기밀 사항에 휘말려 가족과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리
기 싫어한 글렌은 일부러 한직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요청해 이곳에
서 낮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중이었다.
"그래 군에 들어오고 싶니?"
"네."
"무엇 때문에?"
"학비가 없어서 대학에 못 가게 됐거든요."
"신중하게 생각해라. 학업이나 생활고로 군인이 되면 그만큼 잃는
것도 많아."
"그래도 중위님은 성공하셨잖아요."
"성공이라고 할 수 없어. 순전히 운이 좋았던 것 뿐이야. 잘못했으
면 난 저세상으로 갔을 걸."
"..."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한 다음에 와라. 그때 가서 들어가도 늦
지는 않을 거다."
곧 지원을 희망했던 학생은 힘없이 돌아서서 모병소의 출입문을
열고 나갔다.
"휴... 이것도 할 게 못 된다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TV로 시선을 돌린 그는 군사 다큐멘터리 진행자
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지금은 미 육군에서 영구 결번 부대로 기록된 3기계화 보병사단의
행방불명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입니다. 월면 분쟁 당시의
기록들이 모두 공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계된 국가들의 일급 기
밀 사항에서 해제된 여러 문서 어디에도 이들에 관한 언급은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대체 그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항간
에 떠도는 대로 태양계를 떠나 다른 행성계로 가 새로운 나라를 세
웠을까요? 아니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핵을 터뜨려 자멸했을까요?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진행자의 언급과 함께 3사단의 독특한 마크와 함께 그 아래에 이
부대의 이름인 'Rock of the Marne' 문자가 뜨면서 계속 설명이 이
어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전화벨이 울리자 글렌은 TV의 소리를
줄인 후 수화기를 들고 입을 열었다.
"미 해병대 뉴욕 모병소입니다."
-글렌 중위님, 되십니까?
"네. 제가 바로 글렌 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저는 국방성에서 근무하는 육군의 '피츠 제랄드' 소위입니다. 제가
이렇게 전화를 드린 것은 한 가지 소식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군 수뇌부에서 중위님을 찾고 있습니다. 즉시 오셔야
합니다.
"어디로 말인가?"
-놀라지 마십시오. 뉴욕 UN 본부의 UN 상비군 사령관 집무실로
직접 가셔야 합니다.
"알았어. 모병소 일은 하루 쉬기로 하겠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만 끊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소위, 자네도 좋은 하루 되게."
곧 수화기를 내린 글렌은 급히 코트를 걸친 후 컴퓨터를 비롯한
모든 기기들의 전원을 끈 후 밖으로 나온 다음 셔터를 내렸다. 차에
몸을 실은 그는 키를 꽂아 넣은 후 돌려서 시동을 걸었다. 그러고
나서 솜씨 좋게 주차장에서 차를 빼내어 기어를 조절하면서 엑셀을
밟고 도로를 따라 몰기 시작하였다.
'대체 무슨 일로 날 찾는 걸까? 게다가 왜 UN이?'
뜻밖의 부름에 대해 그렇게 의문을 품으며 달린 끝에 그가 탄 차
는 UN 본부 근처에 마련된 주차장에 서게 되었고, 거기서 내린 중
위는 절도 있게 걸으면서 경비 앞으로 가 신분증을 보여주며 말하
였다.
"미 해병대의 '케빈 글렌' 중위입니다. 상비군 사령관님을 뵈러 왔습
니다."
"신분증과 면담 허가 여부를 확인할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경비는 신분증을 돌려주며 말하였다.
"들어가셔도 좋습니다. 아, 그리고 사령관님이 빨리 올라오시라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이렇게 해서 본부 안으로 들어가게 된 그는 고속 엘리베이터 안으
로 들어가 상비군 사령관의 집무실이 있는 12층을 목적지로 설정했
다. 곧 엘리베이터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 12층에서 멈추어 섰고, 그
직후 문이 열렸다.
"역시 엘리베이터는 편하군."
그렇게 말한 다음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의 발걸음은 UN 상비군
장성들의 집무실이 밀집한 구역으로 향하였다. 각 통로마다 배치된
경비원들은 그의 무기 소지 여부를 확인한 다음 사령관의 집무실
위치를 가르쳐 주었고, 케빈은 가볍게 감사를 표한 후 그리로 향하
였다.
-똑. 똑.
"들어오게."
자리에 앉아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던 UN 상비군 사령관인 프랑
스 육군의 '쟝 로벨' 대장은 절도 있게 안으로 걸어 들어온 글렌의
경례를 받자, 가볍게 답례하면서 그에게 물었다.
"자네가 글렌 중위인가?"
"네. 제가 바로 '케빈 글렌' 입니다."
그를 위아래로 살펴본 로벨 대장은 소형 냉장고로 손을 옮기면서
물었다.
"뭐 마시고 싶은 거라도 있나?"
"아니요. 괜찮습니다."
곧 두 사람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누기 시
작하였다.
"자네도 궁금할테지. '왜 이곳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자신을 불렀
을까?' 하고 말이야."
"매우 중요한 일입니까?"
"자네가 생각하기에 따라선."
바로 그때 전화벨이 울렸고, 대장은 곧바로 수화기를 입에 대고 말
하였다.
"무슨 일인가? 도착했다고? 알았네. 이리로 안내하게."
간단한 문답을 주고 받은 대장이 수화기를 내린 지 5분 후 곧 문
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로벨 대장은 케빈에게 시선을 돌린 후
말하였다.
"이번에 올 손님들을 보면 자네도 크게 놀랄 걸세. 들어와도 되네."
곧 문이 열리면서 들어온 사람을 보고 케빈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
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루리?"
"케빈?"
"하하하... 미리 말해주지 않아서 미안하네."
"사령관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본의 아니게 놀랐다면 미안하네. 자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시간이 워낙 많지 않으니까요."
루리와 같이 온 '코니 맥클레인' 미 해병 사령관을 포함해 네 사람
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였다.
"다름이 아니라 이렇게 두 사람을 부른 것은 1주일 전에 벌어진 한
사건 때문이네."
"우리와 관계된 겁니까?"
"당연하고 말고. 이전에 자네가 미 해병 장교 과정을 이수하던 중
논문을 하나 썼었지?"
"그것 때문에 큰 소동이 빚어졌었습니다. 당시엔 월면 분쟁에 개입
했다는 소문만 남긴 채 사라진 3사단의 행방을 언급하는 것은 금지
된 것인데 그걸 어겼으니까요. 다행히 상부에선 저를 문책하지 않았
습니다."
"그건 군 상층부에서 적당히 무마하도록 조치했기 때문이네. 조금
괘씸하긴 했지만, 자네 논문은 한 가지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했거든. 그리고 놀라울 테지만, 자네 아내가 한국 해군 장
교 자격으로 국방 대학원에서 공부를 했을 때 자네와 비슷한 내용
의 논문을 썼었네."
"네? 루리..."
"케빈, 그렇게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그것 때문에 저도 아버지한테
크게 혼났었단 말이에요."
루리의 말을 듣고 케빈은 이내 고개를 끄덕인 후 로벨 대장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그 3사단이 나타나기라도 했단 말씀입니까?"
"아니. 우리가 발견한 건 그저 흔적일 뿐이야. 이제 그걸 보여주겠
네. 이것은 절대로 발설해선 안 되네."
그렇게 당부한 후 로벨 대장은 데이터 디스크를 재생기에 집어넣
었고, 곧 멀티 TV에 화면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처음에 UN 우주개
발국의 마크가 뜬 후 잠시 화면이 어두워지더니 본 영상이 진행되
었다.
"지금 화면에 나온 이 물체는 UN 우주개발국에서 3년 전에 우리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에서 발사한 중대형 무인 탐사선이네. 물론 만
약을 대비해 자매기도 같이 보냈었지."
"탐사선들이 맡은 임무는 무엇 이었습니까?"
"우리와 가장 가까운 태양계가 어디인지 아나?"
"켄타우로스 입니다."
"맞았어. 21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우주 항해 기술의 끝없는 발전으
로 켄타우로스에 인류가 이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네. 정
치적, 통신 기술상의 문제로 각국이 꺼리는 바람에 실현되지 않았던
것 뿐이지."
거기 까지 말한 후 로벨 대장은 리모컨으로 화면을 멈추게 한 후
손가락으로 몇 군데를 가리키며 설명하였다.
"어떤가?"
"믿기지 않는군요..."
"목성과 맞먹는 크기의 지구형 행성... 믿기 힘들테지만 엄연히 존재
하고 있다네. 3년에 걸친 항해를 한 두 탐사선은 이후 은밀하게 임
무를 수행해야만 했네. 그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
"결과는 어땠습니까?"
"무척 귀중한 정보를 보내주었지. 저들의 국가 규모, 지표면에 건설
된 중요 시설과 도시... 하나도 빠짐 없이 말이네. 그러다가 결국엔
그들에게 발견되어서 격추당했지. 미사일에 맞아서 말이야."
"저들이 지구인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증거가 있습니까?"
"있고 말고. 화면을 계속 보기로 하지."
곧 화면이 다시 돌아가면서 탐사선의 카메라에 미사일이 명중하기
직전의 장면이 나왔고, 로벨 대장은 재빨리 여기서 멈추게 한 후 말
하였다.
"이 미사일을 확대해 보겠네. 잘 살펴보게."
곧 화면에 나온 미사일이 확대되었고, 이를 보던 케빈은 깜짝 놀라
지 않을 수 없었다.
"알파벳이 적혀 있군요."
"그렇다네. 처음에 저들을 외계인일 거라고 생각한 우리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네. 하지만 차분히 조사한 끝에 저들이 과거 월
면 분쟁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버림 받은 3사단과 그들을 따라 나선
독립파 민간인들의 후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네."
"그래서 저희를 부르신 이유가?"
"짐작했을 테지만 조만간 우리는 저들과 접촉할 다국적 함대를 구
성할 예정이네. 그 중에 한 척을..."
"나데시코로 결정했다는 말씀이시군요."
"바로 그걸세. 그래서 우리는 나데시코-D의 크루들을 재소집할 예
정이네. 그것을 알리기 위해 바로 두 사람을 부른 것일세."
"하지만, 저는 미군에 군적을 두어서 UN 상비군의 임무에 참가하려
면 별도의 행정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제 아내는 이제 군인
이 아닙니다."
"중위, 왜 내가 이곳에 왔다고 생각하나?"
"사령관님, 그 서류는?"
"각하의 최우선 명령이네. 함대에 배속될 우리 해병대의 특수전 부
대에 복귀하도록."
"'루리 글렌' 소령. 이 시간부로 한국 해군 장교로서 UN 상비군에
합류할 것을 명령한다. 물론 한국군 수뇌부와의 협의는 미리 마쳐뒀
다. 자네 아버지 덕분에 일이 수월했어."
잠시 서로의 얼굴을 살펴본 글렌 내외는 꼿꼿하게 서서 절도 있게
경례하였다.
1.서장
20XX년. XX월 XX일. 달. 고요의 바다
"장군님, 보고 드립니다. 사단 전체가 물자 부족으로 인해 더 이상
싸울 수 없어 후퇴 중입니다. 사상자도 속출해 현재 싸울 수 있는
인원은 병과를 따지지 않고 모두 합하면 7000여 명에 불과합니다."
"독립파 민병대는?"
"우리보다 피해가 막심하다고 합니다."
"..."
절망적인 보고를 받은 '찰스 헤스턴' 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벽에
걸린 월면 지도로 시선을 돌렸다. 일본의 통합을 앞세운 독단적인
월면 분쟁 개입에 맞서 미국이 비밀리에 파견한 3기계화 보병사단
의 전투 속개 능력은 이제 한계에 이르고 있었다. 이제 파국은 피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사단장님, 조국은 우릴 버린 겁니까?"
"..."
"사단장님! 대답해 주십시오."
"그만하게. 사단장님은 매우 힘들어 하시네."
"그럴 필요 없네. 귀관이 내게 물은 대로다. 조국은 우릴 버렸다."
"마, 말도 안 됩니다. 어떻게 그런..."
"미합중국은 예전처럼 강한 나라가 아니네. 초강국의 위치를 되찾으
려면 적어도 100년은 족히 기다려야 할 지도 몰라. 어쩌면 영영 못
찾을지도 모르지..."
"사단장님, 그렇다면 우린 이대로 사라져가야 하는 겁니까?"
대령 한 명의 물음을 묵묵히 들으며 조용히 모니터로 시선을 옮긴
소장은 독립파 지도자들이 제안한 화성 탈출 계획을 떠올렸지만, 이
내 고개를 저었다. 화성을 비롯한 태양계 내의 다른 행성권으로의
탈출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었다. 통합을 앞세운 일본은 화성은 물
론 태양계 어디로 가든 공격을 가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안전
을 보장 받으려면 태양계를 떠나는 것만이 최선이었다.
"부관, 우리가 쓸 수 있는 수송선이 얼마나 있지?"
"서플라이급 5척과 왓슨급 30척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사단의 생존
자들과 장비는 서플라이급 2척에 모두 실을 수 있습니다."
"그 나머지엔 우리를 따라 나설 독립파 민간인들과 그들에게 필요
한 필수 물자들을 실을 수 있겠군..."
"사단장님, 무슨 말씀이신지?"
"우리는 이 태양계를 떠나야 한다."
"부, 불가능합니다. 어떻게 그런 일을?"
"아주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야. 우리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또다른
태양계가 있으니까."
그 말을 듣고 좌중이 일제히 웅성거렸다. 곧 그의 부관은 소장에게
물음을 던졌다.
"또다른 태양계라면 그곳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알고 있었나?"
"네. 하지만, 그곳이 우리 태양계와 가까운 곳이라고는 하나 너무
멉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태양계에 남을 수는 없는 노릇이네. 조국은 우릴
버렸고, 저 악마같은 일본은 통합을 앞세워 달을 휩쓸고 있어. 이대
로 남아 있다간 남는 건 파멸이야. 내가 명령한대로 태양계 밖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라. 이제 우리는 그곳으로 가는 것이다. 시간이 얼
마나 걸리든 개의치 말아야 한다."
곧 지휘관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경례하였고, 소장은 간단히 답례하
면서 말하였다.
"이 시간부로 우리는 더 이상 미합중국의 군인이 아니다. 이제 새로
운 나라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2205년. 01월 02일. 미국 뉴욕
"케빈, 언제 들어올거예요?"
"9시."
"또 친구들하고 술 마시는 건 아니죠?"
"아니야. 오늘은 꽤 바쁘거든."
"무슨 일로?"
"오늘은 희망자가 많이 오는 날이야."
"그러면 그 때까지 기다릴게요. 같이 저녁 먹게."
"두 사람, 차라리 같은 직장에 다니는 게 어때?"
"에이미..."
"오빠, 차리를 군대를 그만 둬. 이제는 여유 있게 장사하면서 언니
와 토머스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라고. 이젠 돈 문제로 걱정하지 않
아도 되잖아?"
에이미의 말에 케빈은 머리를 긁적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조
용히 해병대 장교용 동계 근무복을 입고 나서 구두를 신은 후 문
밖으로 나섰다.
"안녕하세요."
"대위님, 오랜만입니다."
자동차를 타고 건물 앞에 서기가 무섭게 경비원으로부터 아침 인
사를 주고 받은 케빈은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내린 다음 모병소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미 해병대로의 입대
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저, 지원하고 싶어서 왔는데요."
"이름은?"
"'에릭 정' 입니다."
"나이와 학력은?"
"20세에 고교 졸업 예정자입니다."
간단한 신원 확인 절차를 시작으로 지원 희망자에 대한 상담이 시
작되었다. 평시엔 모병제로 충원한 병력으로 돌아가는 미군의 특성
상 인원 부족은 늘 따라 다니는 문제였고, 이런 곳을 한 번쯤 찾아
오는 학생들을 어떻게 해서든 군대에 들어오도록 결심하게 만들어
야만 했다.(물론 언제나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
고 그것이 바로 미 해병 중위 '케빈 글렌'의 일이었다. 사임한 스트
로를 대신해 취임한 스키너 대통령은 달에서 있었던 사건 덕분에
졸지에 영웅이 된 그를 자기 밑에서 일하게 하려고 했지만, 더 이상
정부의 정책과 기밀 사항에 휘말려 가족과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리
기 싫어한 글렌은 일부러 한직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요청해 이곳에
서 낮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중이었다.
"그래 군에 들어오고 싶니?"
"네."
"무엇 때문에?"
"학비가 없어서 대학에 못 가게 됐거든요."
"신중하게 생각해라. 학업이나 생활고로 군인이 되면 그만큼 잃는
것도 많아."
"그래도 중위님은 성공하셨잖아요."
"성공이라고 할 수 없어. 순전히 운이 좋았던 것 뿐이야. 잘못했으
면 난 저세상으로 갔을 걸."
"..."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한 다음에 와라. 그때 가서 들어가도 늦
지는 않을 거다."
곧 지원을 희망했던 학생은 힘없이 돌아서서 모병소의 출입문을
열고 나갔다.
"휴... 이것도 할 게 못 된다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TV로 시선을 돌린 그는 군사 다큐멘터리 진행자
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지금은 미 육군에서 영구 결번 부대로 기록된 3기계화 보병사단의
행방불명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입니다. 월면 분쟁 당시의
기록들이 모두 공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계된 국가들의 일급 기
밀 사항에서 해제된 여러 문서 어디에도 이들에 관한 언급은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대체 그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항간
에 떠도는 대로 태양계를 떠나 다른 행성계로 가 새로운 나라를 세
웠을까요? 아니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핵을 터뜨려 자멸했을까요?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진행자의 언급과 함께 3사단의 독특한 마크와 함께 그 아래에 이
부대의 이름인 'Rock of the Marne' 문자가 뜨면서 계속 설명이 이
어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전화벨이 울리자 글렌은 TV의 소리를
줄인 후 수화기를 들고 입을 열었다.
"미 해병대 뉴욕 모병소입니다."
-글렌 중위님, 되십니까?
"네. 제가 바로 글렌 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저는 국방성에서 근무하는 육군의 '피츠 제랄드' 소위입니다. 제가
이렇게 전화를 드린 것은 한 가지 소식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군 수뇌부에서 중위님을 찾고 있습니다. 즉시 오셔야
합니다.
"어디로 말인가?"
-놀라지 마십시오. 뉴욕 UN 본부의 UN 상비군 사령관 집무실로
직접 가셔야 합니다.
"알았어. 모병소 일은 하루 쉬기로 하겠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만 끊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소위, 자네도 좋은 하루 되게."
곧 수화기를 내린 글렌은 급히 코트를 걸친 후 컴퓨터를 비롯한
모든 기기들의 전원을 끈 후 밖으로 나온 다음 셔터를 내렸다. 차에
몸을 실은 그는 키를 꽂아 넣은 후 돌려서 시동을 걸었다. 그러고
나서 솜씨 좋게 주차장에서 차를 빼내어 기어를 조절하면서 엑셀을
밟고 도로를 따라 몰기 시작하였다.
'대체 무슨 일로 날 찾는 걸까? 게다가 왜 UN이?'
뜻밖의 부름에 대해 그렇게 의문을 품으며 달린 끝에 그가 탄 차
는 UN 본부 근처에 마련된 주차장에 서게 되었고, 거기서 내린 중
위는 절도 있게 걸으면서 경비 앞으로 가 신분증을 보여주며 말하
였다.
"미 해병대의 '케빈 글렌' 중위입니다. 상비군 사령관님을 뵈러 왔습
니다."
"신분증과 면담 허가 여부를 확인할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경비는 신분증을 돌려주며 말하였다.
"들어가셔도 좋습니다. 아, 그리고 사령관님이 빨리 올라오시라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이렇게 해서 본부 안으로 들어가게 된 그는 고속 엘리베이터 안으
로 들어가 상비군 사령관의 집무실이 있는 12층을 목적지로 설정했
다. 곧 엘리베이터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 12층에서 멈추어 섰고, 그
직후 문이 열렸다.
"역시 엘리베이터는 편하군."
그렇게 말한 다음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의 발걸음은 UN 상비군
장성들의 집무실이 밀집한 구역으로 향하였다. 각 통로마다 배치된
경비원들은 그의 무기 소지 여부를 확인한 다음 사령관의 집무실
위치를 가르쳐 주었고, 케빈은 가볍게 감사를 표한 후 그리로 향하
였다.
-똑. 똑.
"들어오게."
자리에 앉아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던 UN 상비군 사령관인 프랑
스 육군의 '쟝 로벨' 대장은 절도 있게 안으로 걸어 들어온 글렌의
경례를 받자, 가볍게 답례하면서 그에게 물었다.
"자네가 글렌 중위인가?"
"네. 제가 바로 '케빈 글렌' 입니다."
그를 위아래로 살펴본 로벨 대장은 소형 냉장고로 손을 옮기면서
물었다.
"뭐 마시고 싶은 거라도 있나?"
"아니요. 괜찮습니다."
곧 두 사람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누기 시
작하였다.
"자네도 궁금할테지. '왜 이곳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자신을 불렀
을까?' 하고 말이야."
"매우 중요한 일입니까?"
"자네가 생각하기에 따라선."
바로 그때 전화벨이 울렸고, 대장은 곧바로 수화기를 입에 대고 말
하였다.
"무슨 일인가? 도착했다고? 알았네. 이리로 안내하게."
간단한 문답을 주고 받은 대장이 수화기를 내린 지 5분 후 곧 문
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로벨 대장은 케빈에게 시선을 돌린 후
말하였다.
"이번에 올 손님들을 보면 자네도 크게 놀랄 걸세. 들어와도 되네."
곧 문이 열리면서 들어온 사람을 보고 케빈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
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루리?"
"케빈?"
"하하하... 미리 말해주지 않아서 미안하네."
"사령관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본의 아니게 놀랐다면 미안하네. 자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시간이 워낙 많지 않으니까요."
루리와 같이 온 '코니 맥클레인' 미 해병 사령관을 포함해 네 사람
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였다.
"다름이 아니라 이렇게 두 사람을 부른 것은 1주일 전에 벌어진 한
사건 때문이네."
"우리와 관계된 겁니까?"
"당연하고 말고. 이전에 자네가 미 해병 장교 과정을 이수하던 중
논문을 하나 썼었지?"
"그것 때문에 큰 소동이 빚어졌었습니다. 당시엔 월면 분쟁에 개입
했다는 소문만 남긴 채 사라진 3사단의 행방을 언급하는 것은 금지
된 것인데 그걸 어겼으니까요. 다행히 상부에선 저를 문책하지 않았
습니다."
"그건 군 상층부에서 적당히 무마하도록 조치했기 때문이네. 조금
괘씸하긴 했지만, 자네 논문은 한 가지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했거든. 그리고 놀라울 테지만, 자네 아내가 한국 해군 장
교 자격으로 국방 대학원에서 공부를 했을 때 자네와 비슷한 내용
의 논문을 썼었네."
"네? 루리..."
"케빈, 그렇게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그것 때문에 저도 아버지한테
크게 혼났었단 말이에요."
루리의 말을 듣고 케빈은 이내 고개를 끄덕인 후 로벨 대장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그 3사단이 나타나기라도 했단 말씀입니까?"
"아니. 우리가 발견한 건 그저 흔적일 뿐이야. 이제 그걸 보여주겠
네. 이것은 절대로 발설해선 안 되네."
그렇게 당부한 후 로벨 대장은 데이터 디스크를 재생기에 집어넣
었고, 곧 멀티 TV에 화면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처음에 UN 우주개
발국의 마크가 뜬 후 잠시 화면이 어두워지더니 본 영상이 진행되
었다.
"지금 화면에 나온 이 물체는 UN 우주개발국에서 3년 전에 우리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에서 발사한 중대형 무인 탐사선이네. 물론 만
약을 대비해 자매기도 같이 보냈었지."
"탐사선들이 맡은 임무는 무엇 이었습니까?"
"우리와 가장 가까운 태양계가 어디인지 아나?"
"켄타우로스 입니다."
"맞았어. 21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우주 항해 기술의 끝없는 발전으
로 켄타우로스에 인류가 이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네. 정
치적, 통신 기술상의 문제로 각국이 꺼리는 바람에 실현되지 않았던
것 뿐이지."
거기 까지 말한 후 로벨 대장은 리모컨으로 화면을 멈추게 한 후
손가락으로 몇 군데를 가리키며 설명하였다.
"어떤가?"
"믿기지 않는군요..."
"목성과 맞먹는 크기의 지구형 행성... 믿기 힘들테지만 엄연히 존재
하고 있다네. 3년에 걸친 항해를 한 두 탐사선은 이후 은밀하게 임
무를 수행해야만 했네. 그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
"결과는 어땠습니까?"
"무척 귀중한 정보를 보내주었지. 저들의 국가 규모, 지표면에 건설
된 중요 시설과 도시... 하나도 빠짐 없이 말이네. 그러다가 결국엔
그들에게 발견되어서 격추당했지. 미사일에 맞아서 말이야."
"저들이 지구인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증거가 있습니까?"
"있고 말고. 화면을 계속 보기로 하지."
곧 화면이 다시 돌아가면서 탐사선의 카메라에 미사일이 명중하기
직전의 장면이 나왔고, 로벨 대장은 재빨리 여기서 멈추게 한 후 말
하였다.
"이 미사일을 확대해 보겠네. 잘 살펴보게."
곧 화면에 나온 미사일이 확대되었고, 이를 보던 케빈은 깜짝 놀라
지 않을 수 없었다.
"알파벳이 적혀 있군요."
"그렇다네. 처음에 저들을 외계인일 거라고 생각한 우리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네. 하지만 차분히 조사한 끝에 저들이 과거 월
면 분쟁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버림 받은 3사단과 그들을 따라 나선
독립파 민간인들의 후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네."
"그래서 저희를 부르신 이유가?"
"짐작했을 테지만 조만간 우리는 저들과 접촉할 다국적 함대를 구
성할 예정이네. 그 중에 한 척을..."
"나데시코로 결정했다는 말씀이시군요."
"바로 그걸세. 그래서 우리는 나데시코-D의 크루들을 재소집할 예
정이네. 그것을 알리기 위해 바로 두 사람을 부른 것일세."
"하지만, 저는 미군에 군적을 두어서 UN 상비군의 임무에 참가하려
면 별도의 행정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제 아내는 이제 군인
이 아닙니다."
"중위, 왜 내가 이곳에 왔다고 생각하나?"
"사령관님, 그 서류는?"
"각하의 최우선 명령이네. 함대에 배속될 우리 해병대의 특수전 부
대에 복귀하도록."
"'루리 글렌' 소령. 이 시간부로 한국 해군 장교로서 UN 상비군에
합류할 것을 명령한다. 물론 한국군 수뇌부와의 협의는 미리 마쳐뒀
다. 자네 아버지 덕분에 일이 수월했어."
잠시 서로의 얼굴을 살펴본 글렌 내외는 꼿꼿하게 서서 절도 있게
경례하였다.
SF를 좋아하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이 곳에서 활동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처음 부분을 보는 것으로 보아서, 목성 연합과 비슷한 과거를 있는 세력과 조우하게 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