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데시코 외전 : 호넷 - 작가 : Frank
글 수 87
2202년 06월 27일. 07시 30분. 일본 이즈 반도 시모다
"군의관님, 어떻게 됐습니까? 이제 안심해도 됩니까?"
"고비는 넘겼네. 자네의 헌혈이 아니었다면 그 애는 죽었을 걸세."
"처음엔 상상도 못했습니다. 혈액형이 같으리라곤..."
"워낙 희귀한 혈액형이었네. 세계를 통틀어 몇 없는 경우야. 네르갈
이 요정을 만들 때 그런 사소하고도 위험할 실수를 저지른 이유가
궁금하지만, 지금 당장 생각할 문제는 아니지."
수술복을 입은 채 수술실에서 나온 군의관으로부터 리리아의 병세
가 호전되었다는 얘기를 들은 그레그의 창백한 얼굴은 매우 환해지
지 않을 수 없었다.
임무를 끝내자 마자 즉시 호네트로 복귀한 그는 리리아가 위독하다
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동분서주했고,
그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무려 100명에 달하는 지원자들이 수혈이
라도 하게 해달라며 병동에 운집하는 상황이 벌어졌었다. 때마침 리
리아에게 수혈을 해줘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의료진이 즉석에서 혈
액 검사를 시행함으로서 결국 그가 그 일을 맡게 된 것이었다.
'여기는 어디지? 그리고...'
리리아는 잔디밭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곧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 그녀는 밋첼 중위가 야트막한 언덕 위
에 서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밋첼 중위님!"
리리아는 매우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가 서
있는 곳에서 바로 근처에 이른 리리아는 숨을 가쁘게 쉬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중위님. 저예요. 리리아라구요."
애타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아랑곳 하지 않고 중위는 계속 같
은 방향으로만 시선을 고정한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바로 그 순간
그녀가 뛰어온 방향 반대쪽에서 다른 소녀가 걸어왔다.
'누구지?'
난데없이 등장한 저 백인 소녀가 누구인지 궁금해 한 그녀는 곧 믿
기지 않을 광경을 목격했다. 그 동안 자신에겐 아무 말도 않던 밋첼
중위가 백인 소녀에겐 오히려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서 자세를 낮추
며 포옹하는 것이었다.
"주, 중위님..."
리리아는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눈물을 글썽이며 어찌할 줄 몰랐고,
그 직후 그녀의 눈에 무서운 광경이 펼쳐졌다. 두 사람의 눈에서 피
가 흐르더니 이내 발 아래서 피로 물든 물기둥이 치솟아 그대로 삼
켜버린 것이었다.
"꺄아악!"
그 직후 리리아는 식은 땀을 흘리며 눈을 떴다. 입에 산소 호흡기가
붙은 상태에서 그녀는 주위를 돌아보고는 그대로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꿈이었구나..."
2202년 06월 27일. 07시 50분. 일본 도쿄
이즈 반도에 한미일 연합군이 상륙한 지 하루가 지난 후 도쿄의 목
성 연합군은 항전을 포기하고 백기를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지구상
에서의 연이은 패전으로 싸울 수 있는 모든 부대가 우주에서의 결
전을 위해 퇴각한 가운데 그들 자신만으로는 저항한다 해도 무의미
함을 일찍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도쿄에 돌아왔군..."
"정말 기쁩니다. 제독님."
'미스마르 고우이치로' 제독은 도쿄 우주항에 입항한 통합 우주군
전함 '소요카제'에서 내리면서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사관과 수
병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도쿄로의 입성을 매우 기뻐했다.
하지만 세계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는 쪽은 이번 혼슈 탈환 작
전의 실세였던 한미 양국과 자위대였을 뿐 어느 누구도 통합 우주
군엔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도쿄 시민들은 온통 한미 양국을 환영하는 피켓을 들며 환호했고,
젊은 여성들은 시가지를 행진하는 한국군과 미군 병사들에게 꽃다
발과 키스를 선사하는 등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통합 우
주군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우린 잔치에서 제외된 것 같구먼. 하하하..."
"제독님..."
"이제 우리의 시대는 갔다는 것일테지. 하지만 매우 서글프군. 일본
인이 자기가 만든 단체의 군대에 차가워졌을 줄이야..."
"저들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도 고생하면서 여기 까지
왔는데..."
"통합이라는 조직이 아직도 미련을 갖고 계시는 겁니까?"
"블뤼허 중령, 대체 무슨 소린가?"
"우리는 이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 까지 입수된 정
보에 따르면 통합 해체와 동시에 우린 새로 창설될 UN의 상비군에
편입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우리에게도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무엇을 두려워 하십니까? 이 흐름은 막을 수 없습니다. 막을 수 없
다면 그 흐름을 타는 것 말고는 아무런 방법도 없습니다."
잠자코 서 있다가 통합에 미련을 두는 함대 지휘관에게 자신의 생
각을 말한 파리스는 아크 엔젤을 바라보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군의관님, 어떻게 됐습니까? 이제 안심해도 됩니까?"
"고비는 넘겼네. 자네의 헌혈이 아니었다면 그 애는 죽었을 걸세."
"처음엔 상상도 못했습니다. 혈액형이 같으리라곤..."
"워낙 희귀한 혈액형이었네. 세계를 통틀어 몇 없는 경우야. 네르갈
이 요정을 만들 때 그런 사소하고도 위험할 실수를 저지른 이유가
궁금하지만, 지금 당장 생각할 문제는 아니지."
수술복을 입은 채 수술실에서 나온 군의관으로부터 리리아의 병세
가 호전되었다는 얘기를 들은 그레그의 창백한 얼굴은 매우 환해지
지 않을 수 없었다.
임무를 끝내자 마자 즉시 호네트로 복귀한 그는 리리아가 위독하다
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동분서주했고,
그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무려 100명에 달하는 지원자들이 수혈이
라도 하게 해달라며 병동에 운집하는 상황이 벌어졌었다. 때마침 리
리아에게 수혈을 해줘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의료진이 즉석에서 혈
액 검사를 시행함으로서 결국 그가 그 일을 맡게 된 것이었다.
'여기는 어디지? 그리고...'
리리아는 잔디밭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곧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 그녀는 밋첼 중위가 야트막한 언덕 위
에 서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밋첼 중위님!"
리리아는 매우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가 서
있는 곳에서 바로 근처에 이른 리리아는 숨을 가쁘게 쉬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중위님. 저예요. 리리아라구요."
애타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아랑곳 하지 않고 중위는 계속 같
은 방향으로만 시선을 고정한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바로 그 순간
그녀가 뛰어온 방향 반대쪽에서 다른 소녀가 걸어왔다.
'누구지?'
난데없이 등장한 저 백인 소녀가 누구인지 궁금해 한 그녀는 곧 믿
기지 않을 광경을 목격했다. 그 동안 자신에겐 아무 말도 않던 밋첼
중위가 백인 소녀에겐 오히려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서 자세를 낮추
며 포옹하는 것이었다.
"주, 중위님..."
리리아는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눈물을 글썽이며 어찌할 줄 몰랐고,
그 직후 그녀의 눈에 무서운 광경이 펼쳐졌다. 두 사람의 눈에서 피
가 흐르더니 이내 발 아래서 피로 물든 물기둥이 치솟아 그대로 삼
켜버린 것이었다.
"꺄아악!"
그 직후 리리아는 식은 땀을 흘리며 눈을 떴다. 입에 산소 호흡기가
붙은 상태에서 그녀는 주위를 돌아보고는 그대로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꿈이었구나..."
2202년 06월 27일. 07시 50분. 일본 도쿄
이즈 반도에 한미일 연합군이 상륙한 지 하루가 지난 후 도쿄의 목
성 연합군은 항전을 포기하고 백기를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지구상
에서의 연이은 패전으로 싸울 수 있는 모든 부대가 우주에서의 결
전을 위해 퇴각한 가운데 그들 자신만으로는 저항한다 해도 무의미
함을 일찍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도쿄에 돌아왔군..."
"정말 기쁩니다. 제독님."
'미스마르 고우이치로' 제독은 도쿄 우주항에 입항한 통합 우주군
전함 '소요카제'에서 내리면서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사관과 수
병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도쿄로의 입성을 매우 기뻐했다.
하지만 세계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는 쪽은 이번 혼슈 탈환 작
전의 실세였던 한미 양국과 자위대였을 뿐 어느 누구도 통합 우주
군엔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도쿄 시민들은 온통 한미 양국을 환영하는 피켓을 들며 환호했고,
젊은 여성들은 시가지를 행진하는 한국군과 미군 병사들에게 꽃다
발과 키스를 선사하는 등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통합 우
주군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우린 잔치에서 제외된 것 같구먼. 하하하..."
"제독님..."
"이제 우리의 시대는 갔다는 것일테지. 하지만 매우 서글프군. 일본
인이 자기가 만든 단체의 군대에 차가워졌을 줄이야..."
"저들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도 고생하면서 여기 까지
왔는데..."
"통합이라는 조직이 아직도 미련을 갖고 계시는 겁니까?"
"블뤼허 중령, 대체 무슨 소린가?"
"우리는 이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 까지 입수된 정
보에 따르면 통합 해체와 동시에 우린 새로 창설될 UN의 상비군에
편입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우리에게도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무엇을 두려워 하십니까? 이 흐름은 막을 수 없습니다. 막을 수 없
다면 그 흐름을 타는 것 말고는 아무런 방법도 없습니다."
잠자코 서 있다가 통합에 미련을 두는 함대 지휘관에게 자신의 생
각을 말한 파리스는 아크 엔젤을 바라보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SF를 좋아하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이 곳에서 활동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