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TLETECH : Twilight of the Clans I - EXODUS ROAD -
Blaine Lee Pardoe 작

배틀테크 : 클랜의 황혼기 1 -대이주의 길-
블레인 리 파도 작.       cardova 번역

<5> 제 29장 -2

메크 격납고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트렌트가 본 것은 메크 시뮬레이터 구역에서 몇 명의 신참 전사들이
휴대용 홀로뷰어 주위에 서 있는 모습이었다.
전술 지도를 보면서 이들은 임무 시 어떠한 행동을 할 것인지 토론을 벌이며, 시뮬레이터 구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트렌트가 이들에게 접근하자, 몇 명의 전사가 트렌트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대부분의 신참 전사들은
자신들의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 이번엔 좀 다를 걸. 이 햇병아리들...'

홀로투영기로 다가간 트렌트가 전원 스위치를 꺼 버림에 따라, 테이블 위의 3차원 지도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 뭔가 문제라도 있습니까? 스타 캡틴? "
신참 전사들 중 하나였던 케네스가 볼멘 목소리로 트렌트에게 물었다.

" 물론이지. 바로 네가 문제거리다. "
케네스를 지목한 트렌트가 말했다.

" 정확히 말하면, 네놈들 전부가 문제거리지. "
신참 전사들을 흘끗 보며 트렌트가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이게 무슨 짓입니까? 스타 캡틴. 당신은 지금 우리 시뮬레이션을 방해하고 있잖습니까? "
근육질 체구였던 여전사 알렉산드라가 주먹을 우두둑거리며 말했다.

" 난 너희들의 상관이다. 이건 내게 주어진 권한이라고 난 알고 있는데."

" 그래서 한다는 것이, 고작 이런 쓸데없는 설교나 늘어놓는 겁니까? "

알렉산드라의 얼굴을 쏘아보던 트렌트의 입술 한 쪽이 올라갔다.

" 알렉산드라. 넌 방금 상관으로서뿐만 아니라, 전사로서 날 모욕했다. 난 너에게 불평 결투를 선언한다. "

" 하! 고작 한다는 소리가 '불평 결투' 입니까? "

" 건방진 놈! 클랜의 신성한 의식을 모욕하다니.. 네 동료들을 대표해서 당장 결투 준비에 임하라.! "
이 말을 하며, 트렌트는 예전 십코 시절 때 키트 마스터로부터 귀에 버섯이 돋도록 들었던 비아냥거림을
하나 더 추가시켰다.
" 네가 할 용기가 있다면 말이지. "

알렉산드라가 고개를 끄덕거리자, 주위에 있던 신참 전사들이 트렌트와 알렉산드라 주위에 원을 만들기
시작했다. 적의를 낱낱이 드러내보이는 알렉산드라를 보며, 트렌트는 자신의 계획이 맞아간다는 생각으로
흐뭇했다. 저들 중 제일 강한 전사가 알렉산드라였던 만큼, 그녀를 꺾는 것은 곧 이들을 꺾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주먹을 움켜쥔 알렉산드라가 자세를 낮췄지만, 트렌트는 아무런 전투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들은 마치 트렌트에게 쌓여왔던 불만을 알렉산드라를 통해 해결하려는
듯, 흥미진진한 눈으로 트렌트를 보고 있었다.

자신이 얼마나 위험에 처해 있는지 자각하고 있던 트렌트였지만, 자신을 믿어보기로 했다.
무엇보다 그는 알렉산드라보다 더 많은 결투를 해 왔으니까..

천천히 싸움 자세를 취하면서, 트렌트는 콜드론 본 메크 옆에서 자신을 보고 있던 쥬디스에게 눈길을
돌렸다. 쥬디스는 그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힘을 내라는 사인을 보냈다.

하지만, 이 결투의 관람객은 쥬디스 뿐만이 아니었다. 격납고 입구에 스타 커맨더 알렌이 팔짱을 낀
채 트렌트를 보고 있었다. 트렌트와 눈이 마주친 알렌은 미소를 띠며 쥬디스와 마찬가지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날 미워하는 것 같더군. 새끼 고양이. 이유라도 한 번 들어볼까? "
자세를 낮추며, 트렌트가 말했다.
트렌트의 말을 들은 알렉산드라의 표정이 그녀의 근육만큼 딱딱해졌다.

" 왜냐고? 넌 투카이드 행성에 있었잖아. 너 말고도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전사들은 클랜이 얻을 수 있었던
가장 완벽한 승리를 놓쳐버렸어. 너희들이 승리했다면, 우리는 '성간 동맹 영역'을 여행하고 있었겠지.
지금의 ' 이너 스피어 점령 영역' 이 아니라!!! "

그녀의 마지막 말은 트렌트의 마음에 씁쓸함을 자아냈다.

" 내가 약하다고 생각하나? 알렉산드라."

" 물론이지. 너무 약해서 동정심이 일어날 지경인걸.
  우리 키트 마스터는 너희 세대가 클랜의 실패작이라고 말했어. 뤼시엥 행성과 투카이드 행성에서
  패배한 굴욕자들 같으니.. "

알렉산드라 주위에 있던 신참 전사들이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을 트렌트는 보았다.

' 그랬군 '

" 그랬군. 오늘 부로 더 이상 마음을 짓누르는 고통에 시달리지 않게 해 주겠다. 고양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