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안나에게

먼저 미안하다는 말부터 해야겠구나.
솔직히 아빠에겐 너와의 모든게 생애 처음 겪는 일이라서 서투를수 밖에 없구나.
미안하다.

하지만 내 딸이 잘 자라주어서 대견스럽다는 생각도 드는구나.
이제 너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가정을 꾸릴수 있다는 나이가 되었다니
아빠도 놀랄뿐이다.

하지만 확실히 해야할건
네가 네 나이또래의 지구상의 최후의 남자를 만나더라도
그 남자가 네게 신뢰를 못준다면
네가 그남자와 가정을 꾸리지 못해 인류가 멸망한다고 해도
그건 네 책임이 아니란다.

누구도 너의 삶을 강요할수는 없는거야. 아빠도 강요를 안하는데
고작 '인류'라는 모호한 단어로 네게 삶을 강요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단다.

오늘 내 딸의 성인이 된 첫 날 기념 파티라도 해야겠구나.

내가 너한테 다른책은 다 읽게 해도 절대 못읽게 한 책이 있지?
오늘을 기념으로 그 책을 읽게 해줄께
여기 책상위에 놓아둔다.'

조안나의 방 책상위에는 빨간 커버로 된 책이 있었고 그책의 표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Your Eyes Only'

조안나는 계속 흐느끼며 책의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위성궤도 무기 접속 암호집 및 공격 설정법'

그리고 책 사이에는 목걸이 형태의 포장된 카드가 있었고 카드의 포장지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데프콘 4 이상의 상황 발생시 본 포장을 뜯고 위성 통제 장치에 삽입하시오'

조안나는 억지로 억지로 흐느껴 우는것을 참으면서 배낭에 옷가지와 필요한 물품들, 책상위의 책을 챙기고
카드의 포장지를 뜯고 목걸이 줄이 달린 카드를 목에 걸고 방을 나서서는 동굴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