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제국 (Twilight Imperium)
우주를 무대로 펼쳐지는 보드 전략 게임 황혼의 제국을 플레이하는 모임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곳의 설명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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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력 953년. 우주는 여전히 뜨거웠다. 고대 라작스 제국의 붕괴 이후 퇴보한 여섯 종족들이 서로 비슷한 시기에 우주로 진출했고 서로간의 발생한 전쟁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여섯 종족들의 목표는 단 하나. 비어버린 황제의 권좌를 차지하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 중에 하나가 탈락했고 앞서가던 다른 하나가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남은 네 종족 중 가장 강력한 종족은 크샤 왕국이었다. 레트네프의 공략을 발판 삼아 급성장한 크샤는 기세를 몰아 솔 연방에 치명타를 날렸고 그 여파가 강하게 남아있는 상태였다.
한편 하칸 연합은 착실하게 레트네프를 공략하면서 막강한 저력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반면에 사르닥 노르는 대 레트네프전에서 입은 피해를 복구하면서 숨을 골랐고 솔 연방도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러한 가운데 제국의 성립부터 메카톨렉스를 지켜 온 중재자 일족의 후계인 cybragon의 초대장이 다섯 종족 모두에게 도착했다.
“통령 각하. 이번 회의에 참석하실 생각입니까?”
젊은 비서의 말에 솔의 새로운 통령인 Ruble은 깊은 상념에서 깨어났다. 그의 손에는 아직도 초대장이 들려 있는 상태였다.
“참석해야겠지. 메카톨랙스로 갈 여객선을 수배하게.”
중재자 일족은 예로부터 여러 종족간의 분쟁을 중재해왔다. 메카톨렉스가 폐허로 변하고 제국이 붕괴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재자들은 자신들의 일을 멈추지 않았고, 그들의 주도 아래 새로운 법률들이 끊임없이 제출되었다.
여섯 종족 모두 중재자들을 껄끄러워했지만 겉으로 반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중재자들이 지니는 상징성 때문이다. 황제의 제 일의 신하였던 중재자들. 제국이 무너진 지금, 그들은 황제의 권좌와 동일시되었고 중재자들을 얻어야 비로써 황제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만일 중재자들이 사라진다면 우주는 지금보다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정통성이 사라진 권좌를 탐내기보다는 자신만의 권좌를 세우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니까.
해방력 953년. 중재자 일족의 후예인 cybragon이 내놓은 법률은 장기 휴전이었다. 오랜 세월동안 계속된 전쟁으로 한 종족이 멸절되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기에 내린 결단이리라.
‘암울하기만 하군.’
여객선에 몸을 싣고 메카톨렉스로 향하는 Ruble의 표정은 결코 밝지 못했다. 영원한 우방도, 적도 없다는 고금진리를 증명이라도 하듯, 레트네프-크샤-노르 사이에 연합이 형성되었고 나머지 두 종족을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솔은 고립무원의 처지나 다름없었다. 우방이었던 레트네프가 적국이었던 크샤와 손을 잡았고 노르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아직 하칸과는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도 거리가 멀어 교류가 없었다.
여행을 시작한지 1달 만에 Ruble이 이끄는 솔의 대표단은 메카톨렉스의 상공에 도달할 수 있었다. 생의 처음으로 본 메카톨렉스는 너무나도 어두웠다. 암흑시대 전의 유물로 과거의 모습을 알고 있던 그에게는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드높은 건물들이 빽빽하게 차 있던 도시는 잿빛 벌판으로 변해 있었고 이름 모를 풀들만 자라고 있었다. 제국 붕괴 당시 여섯 종족이 합심하여 메카톨렉스 전역에 핵 공격을 가한 결과다.
여객선은 방향을 돌려 구 제국의 황궁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제국 붕괴 당시, 황궁은 강력한 보호막 아래 그 형태를 온전히 보전할 수 있었다. 라작스 일족이 있던 자리를 중재자 일족이 대신 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토...통령각하!”
“무슨일인가?”
“바...방금 중재자 일족으로부터 연락이 들어왔습니다.”
새하얗게 질린 여비서의 얼굴을 보면서 Ruble은 그녀가 건넨 전문을 읽기 시작했다.
-솔의 지도자인 통령 Ruble께. 이번에 제출된 장기휴전 법안은 크샤, 노르, 레트네프의 찬성. 하칸의 기권에 따라 통과됨을 알립니다.-
“.......”
전문이 순식간에 구겨졌다. 아직 회의에 참석한 것도 아닌데 일방적인 통지가 날아왔다. 순간 여객선 안에 침묵이 감돌았다.
“솔로 돌아가야겠군. 방향을 돌려라!”
여객선은 즉시 기수를 돌려 속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대기권을 벗어나자 여객선 선장은 즉시 공간도약을 실행했다.
그가 솔로 귀국했을 때 기다리고 있던 것은 크샤의 영토 침범이었다.
“도대체 귀관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소!!!”
“그...그게 휴전법률이 성립했던 터라 뒤늦게 군을 움직이기가...”
“그럼 미리 함대를 보내서 차단기동이라도 했어야 했던 것 아니오!”
Ruble의 거센 외침에 솔의 장성들은 쪼그라들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장기휴전 법률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에 대장 이하 대부분이 휴가를 나간 상태였고 그렇기에 정작 일이 터졌을 때 우주함대를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다.
“휴전 법률이 통과된 이상, 연방은 크샤의 영토침범을 보고만 있어야 하오! 만일, 크샤가 배상금을 지불하고서라도 전격적인 침공을 단행했으면 어떻게 했을 것이오?”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 별들을 보니 그의 가슴에서 무언가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통신상으로 병력증강을 지시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계속 수수방관해야 했을 것이다.
“이미 휴가나간 장병들을 긴급 소집할 수는 없지만, 전시대비 70%의 병력은 항상 확보하시오. 조만간 우주군의 대규모 함대기동이 있을 테니 그에 대한 준비를 단단히 하시구려!”
“아...알겠습니다.”
몇 달 후, 솔의 우주함대는 베르그 성계를 향해 출발했다. 공식적으로는 해당 성계에서 리르타를 침공 준비 중인 항모를 호위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크샤 순양함이 시작된 통신교란에 의해 코어넥 성계와 아리남 성계와의 통신은 아직도 두절 된 상태였다.
*느긋하게 쉬어갑시다~~
여섯 종족들의 목표는 단 하나. 비어버린 황제의 권좌를 차지하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 중에 하나가 탈락했고 앞서가던 다른 하나가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남은 네 종족 중 가장 강력한 종족은 크샤 왕국이었다. 레트네프의 공략을 발판 삼아 급성장한 크샤는 기세를 몰아 솔 연방에 치명타를 날렸고 그 여파가 강하게 남아있는 상태였다.
한편 하칸 연합은 착실하게 레트네프를 공략하면서 막강한 저력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반면에 사르닥 노르는 대 레트네프전에서 입은 피해를 복구하면서 숨을 골랐고 솔 연방도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러한 가운데 제국의 성립부터 메카톨렉스를 지켜 온 중재자 일족의 후계인 cybragon의 초대장이 다섯 종족 모두에게 도착했다.
“통령 각하. 이번 회의에 참석하실 생각입니까?”
젊은 비서의 말에 솔의 새로운 통령인 Ruble은 깊은 상념에서 깨어났다. 그의 손에는 아직도 초대장이 들려 있는 상태였다.
“참석해야겠지. 메카톨랙스로 갈 여객선을 수배하게.”
중재자 일족은 예로부터 여러 종족간의 분쟁을 중재해왔다. 메카톨렉스가 폐허로 변하고 제국이 붕괴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재자들은 자신들의 일을 멈추지 않았고, 그들의 주도 아래 새로운 법률들이 끊임없이 제출되었다.
여섯 종족 모두 중재자들을 껄끄러워했지만 겉으로 반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중재자들이 지니는 상징성 때문이다. 황제의 제 일의 신하였던 중재자들. 제국이 무너진 지금, 그들은 황제의 권좌와 동일시되었고 중재자들을 얻어야 비로써 황제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만일 중재자들이 사라진다면 우주는 지금보다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정통성이 사라진 권좌를 탐내기보다는 자신만의 권좌를 세우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니까.
해방력 953년. 중재자 일족의 후예인 cybragon이 내놓은 법률은 장기 휴전이었다. 오랜 세월동안 계속된 전쟁으로 한 종족이 멸절되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기에 내린 결단이리라.
‘암울하기만 하군.’
여객선에 몸을 싣고 메카톨렉스로 향하는 Ruble의 표정은 결코 밝지 못했다. 영원한 우방도, 적도 없다는 고금진리를 증명이라도 하듯, 레트네프-크샤-노르 사이에 연합이 형성되었고 나머지 두 종족을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솔은 고립무원의 처지나 다름없었다. 우방이었던 레트네프가 적국이었던 크샤와 손을 잡았고 노르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아직 하칸과는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도 거리가 멀어 교류가 없었다.
여행을 시작한지 1달 만에 Ruble이 이끄는 솔의 대표단은 메카톨렉스의 상공에 도달할 수 있었다. 생의 처음으로 본 메카톨렉스는 너무나도 어두웠다. 암흑시대 전의 유물로 과거의 모습을 알고 있던 그에게는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드높은 건물들이 빽빽하게 차 있던 도시는 잿빛 벌판으로 변해 있었고 이름 모를 풀들만 자라고 있었다. 제국 붕괴 당시 여섯 종족이 합심하여 메카톨렉스 전역에 핵 공격을 가한 결과다.
여객선은 방향을 돌려 구 제국의 황궁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제국 붕괴 당시, 황궁은 강력한 보호막 아래 그 형태를 온전히 보전할 수 있었다. 라작스 일족이 있던 자리를 중재자 일족이 대신 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토...통령각하!”
“무슨일인가?”
“바...방금 중재자 일족으로부터 연락이 들어왔습니다.”
새하얗게 질린 여비서의 얼굴을 보면서 Ruble은 그녀가 건넨 전문을 읽기 시작했다.
-솔의 지도자인 통령 Ruble께. 이번에 제출된 장기휴전 법안은 크샤, 노르, 레트네프의 찬성. 하칸의 기권에 따라 통과됨을 알립니다.-
“.......”
전문이 순식간에 구겨졌다. 아직 회의에 참석한 것도 아닌데 일방적인 통지가 날아왔다. 순간 여객선 안에 침묵이 감돌았다.
“솔로 돌아가야겠군. 방향을 돌려라!”
여객선은 즉시 기수를 돌려 속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대기권을 벗어나자 여객선 선장은 즉시 공간도약을 실행했다.
그가 솔로 귀국했을 때 기다리고 있던 것은 크샤의 영토 침범이었다.
“도대체 귀관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소!!!”
“그...그게 휴전법률이 성립했던 터라 뒤늦게 군을 움직이기가...”
“그럼 미리 함대를 보내서 차단기동이라도 했어야 했던 것 아니오!”
Ruble의 거센 외침에 솔의 장성들은 쪼그라들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장기휴전 법률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에 대장 이하 대부분이 휴가를 나간 상태였고 그렇기에 정작 일이 터졌을 때 우주함대를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다.
“휴전 법률이 통과된 이상, 연방은 크샤의 영토침범을 보고만 있어야 하오! 만일, 크샤가 배상금을 지불하고서라도 전격적인 침공을 단행했으면 어떻게 했을 것이오?”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 별들을 보니 그의 가슴에서 무언가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통신상으로 병력증강을 지시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계속 수수방관해야 했을 것이다.
“이미 휴가나간 장병들을 긴급 소집할 수는 없지만, 전시대비 70%의 병력은 항상 확보하시오. 조만간 우주군의 대규모 함대기동이 있을 테니 그에 대한 준비를 단단히 하시구려!”
“아...알겠습니다.”
몇 달 후, 솔의 우주함대는 베르그 성계를 향해 출발했다. 공식적으로는 해당 성계에서 리르타를 침공 준비 중인 항모를 호위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크샤 순양함이 시작된 통신교란에 의해 코어넥 성계와 아리남 성계와의 통신은 아직도 두절 된 상태였다.
*느긋하게 쉬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