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앤다이스'에서 게임 <웨어울프 포세이큰>을 판매하더군요. 이것은 <웨어울프 아포칼립스> 이후로
나온 'WoD' 늑대인간 게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후속편은 아닙니다. 주제와 이야기, 용어 등이 전부
다르니까요. <아포칼립스>가 자연 보호를 주제로 삼았다면, <포세이큰>은 원죄 사함이 주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늑대인간을 가리키는 용어도 Garou에서 Uratha로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포세이큰>은 <아포칼립스>만큼 신선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포세이큰>도 로망이
넘치는 세계이긴 합니다. 무리지어 악한 정령들을 상대하는 늑대인간 사냥꾼들…. 멋진 이야기일 수 밖
에 없죠. 하지만 원죄와 구원은 늑대인간이 아니라 다른 존재를 가지고도 만들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아포칼립스>에서는 늑대인간의 절반이 '늑대'라는 점에 주목합니다. 늑대는 동물이고, 동물은 자연입
니다. 그래서 자연 보호와 지구를 지킨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게 되었죠. 사실 그 동안 늑대인간을 다룬
매체치고 늑대 자체에 주목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늑대는 그저 늑대인간을 위한 도구로 쓰였을 뿐이
죠. 사악하고 끔찍한 맹수 말입니다.

'늑대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연을 지킨다'는 설정이 참 기발하게 느껴졌는데, <포세
이큰>에서는 그런 점을 찾아볼 수가 없네요. 여전히 정령이 등장하고 늑대인간들은 무리지어 다니지만,
주제가 좀 평범하게 보입니다. 그렇다고 <포세이큰>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취향 문
제이니까요. 이 게임의 설정을 더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실 테지요. 다만, 개인 차원에서 좀 아쉽다는 겁
니다.

끝으로 <웨어울프 아포칼립스>에서 인상깊었던 내용을 대략 요약하며 글을 마칩니다.

- 당신이 지금까지 본 TV와 영화 속의 늑대인간은 모두 거짓이다. 그것들은 그저 살인병기일 뿐 실제로
늑대인간과 닮은 점은 거의 없다. 그것들은 늑대처럼 행동하지도 않는다. 물론 Garou들이 괴물이긴 하
지만, 그에 앞서 그들은 자연에 속해 있다. 늑대인간의 절반은 늑대이고, 절반은 사람이다. 어머니 자연
은 가장 똑똑한 종인 인간과 무리를 짓는 특성이 가장 뛰어난 종인 늑대를 합쳐서 늑대인간을 만들었다.
(<웨어울프 아포칼립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