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D'에 등장하는 늑대인간들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요. 일반적인 늑대인간들과 뚜렷이 구분되는
특징 말입니다. 저는 목적의식이 'WoD' 늑대인간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가이아의 전사입니
다. 살육의 본능에 사로잡혀서 발광하는 보통의 늑대인간과는 달리 자연 수호라는 명백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요. 이들은 초자연적인 '동물'이며, 자연의 훼손을 막기 위해 싸웁니다.

하지만 'WoD'를 보는 사람들은 이런 점에 별로 신경을 쓰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 심지어 텔러나 플레이
어들도 그런 것 같습니다. 가이아의 늑대인간도 그저 사람들을 습격하는 괴물일 뿐이며, 어둠의 피조물이
라고 생각하는 거죠.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도 말입니다. 뭐, 그 동안의 늑대인간 이미지가 그러했으
니 어쩔 수 없죠.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니까요.

'WoD'는 주사위를 굴리는 규칙보다 캐릭터에 대한 연기가 더 중요시되는 게임입니다. 그렇다면 자연수호
자라는 늑대인간의 측면에 좀 더 몰입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저는 여기에서 'D&D'의 쉐도우 드루이드를 떠
올리는 것이 좋다고 제안합니다. 드루이드, 자연에 살고 자연에 죽는 이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쉐도우
드루이드는 자연을 훼손하는 적에게 처절한 응징을 가합니다.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대대적인 학살
도 서슴치 않죠. 이러한 면은 가이아의 늑대인간들과 일맥상통합니다.

게다가 쉐도우 드루이드 역시 동물로 변신하거나 동물들을 데리고 싸웁니다. 늑대인간으로 변한 쉐도우 드
루이드는 사실상 가이아의 늑대인간들과 다를 바가 없죠. 이 둘은 모두 동물의 힘을 이용해서 자연을 보호
합니다. 만약 'D&D'의 쉐도우 드루이드와 'WoD'의 늑대인간이 만난다면, 죽이 아주 잘 맞을 겁니다.

'WoD'의 늑대인간들은 (쉐도우 드루이드처럼)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동물적으로 싸웁니다. 뱀파이어처럼
밤을 사냥하는 괴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파멸에 대한 저항이나 분노도 좋지만, 자연을 수호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