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두 개의 탑>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파라미르는 보르미르보다, 아라곤을  더 닮았다>라고 하시더군요. 물론 두 배우의 겉모습이나 옷차림이 비슷해서 그렇게 보셨겠죠.

하지만 소설을 보더라도 파라미르는 아라곤과 가깝습니다. 형 보로미르, 아버지 데네도르와는 닮은 구석이 없지요. 데네도르와 보로미르는 모두 반지를 탐하다 파멸을 자초합니다. 희망을 별로 가지지 못했고, 간달프를 의심했지요.

파라미르야말로 서쪽 땅의 후손답습니다. 반지의 유혹을 물리칠 줄도 알았고, 어려울 때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간달프를 잘 따랐으니까요. 어쩌면 피터 잭슨 감독도 이런 점을 알고 두 사람-아라곤과 파라미르-을 비슷하게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