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된 <반지전쟁>을 보면 드워프를 모두 난장이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건 어느 출판사든지 똑같습니다. 엘프는 요정이 되어 버리고, 드워프는 난장이가 되어 버리지요. 헌데 트롤이나 오크 등은 번역없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똑같이 신화와 민담 속의 종족들입니다. 그런데 왜 어떤 것은 번역하고, 어떤 것은 번역하지 않는지 모르겠군요.

물론 드래곤도 용이라고 번역하긴 합니다. 하지만 용은 난장이와는 다릅니다. 용과 드래곤은 그 기원이 같으니까요. (성경 때문에 변했지만) 용은 뱀을 닮은 동물로서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지요. 와이번을 비룡(飛龍)이라고 하는 것은 오류라고 해도, 드래곤을 용이라고 하는 것은 옳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신화를 번역하는 것부터 잘못된 것 같습니다. 그리스/로마 신화나 북유럽 신화를 보면 모두 드워프가 난장이로 나와 있거든요. 신화가 이러니 이걸 뿌리로 삼는 판타지 역시 잘못될 수 밖에 없지요. 심지어 엘프, 페어리(fairy), 픽시(pixie)를 모두 뭉뚱그려서 요정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러다 보면 <피터 팬>의 팅커 벨을 엘프라고 하는 사태까지 발생합니다)

세계관의 설정은 작가 마음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종족 구분은 해야죠. 엘프는 엘프, 드워프는 드워프가 되어야 합니다. 종족을 가리키는 호칭인만큼 원문 그대로를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정 안된다면 고블린이나 놈(gnome) 같은 종족들도 모두 번역을 하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