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무협 포럼
판타지, 무협... 그 자유로운 꿈의 이야기.
판타지, 무협 세계의 정보나 설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그 다채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곳.
( 이 게시판은 최근에 의견이나 덧글이 추가된 순서대로 정렬됩니다. )
판타지, 무협 세계의 정보나 설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그 다채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곳.
( 이 게시판은 최근에 의견이나 덧글이 추가된 순서대로 정렬됩니다. )
글 수 2,132
제가 보유하고 있는 책들 중 하나인 판타지 레퍼런스(판타지 참고서..-_=;)의 머릿말입니다.
판타지 소설 쓰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될까 싶어 올립니다.
--------------------------------------------------------------------
20년이 지난 지금도 레스터 델 레이가 판타지 소설을 쓴다며 나에게 되풀이 했던 말들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레스터는 판타지와 SF소설 분야에서 오랫동안 글을 써 온 작가이자 편집자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사회 생활 첫 15년간을 그와 함께 일 할 수 있었다. 어찌되었든 레스터는 나에게 소설가의 길에 대하여 모든 것을 가르쳐준 사람이다. 그는 좋은 판타지 소설을 쓰는 것은 다른 어떤 소설을 쓰는 일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했다. 왜 그럴까? 판타지 소설 작가는 무엇이든 창조할 권리가 있고, 현실 세계의 법칙과 틀 속에서 벗어나 있다. 판타지 작가는 자신의 상상력의 깊이와 꿈꾸는 능력만이 자신을 제한한다. 말하자면 엄청난 이미지와 불가사의한 등장인물들로 가득 찬 이야기 속으로 자유자재로 유랑하고 싶은 충동을 도저히 참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욕망을 자제하지 못하면 비관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작가는, 괴물과 기묘한 생물들로 북적대고 마법이 난무하며, 신화 전설 민담속의 장면이 어른거리는 세계를 창조하는데만 빠져버리면 현실에서 완전히 동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레스터는 나에게 경고했던 것이다.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와 인물을 가지고 독자들에게 인생사에 대하여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작가의 이야기가 독자가 알고 있는 자신의 인생과 아무런 연관성을 갖지 못한다면 그것은 한낱 허구에 그칠 따름이다. 아무리 농담같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인생의 진실에 대하여 어떤 식으로든지 반향을 불러 일으켜야만 한다. 즉, 검과 마법이 난무하는 아주 음습한 서사시라 할 지라도 우리가 경험한 세상풍파를 반영해야 하는 것이다.
진실과 인생 경험에 기반하지 않은 판타지 소설은 성공할 수 없다. 작가는 최대한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글을 써야 하기에 소용돌이와 같은 이미지와 반전이 뒤따르게 마련이지만, 이런 작업이 뜬구름 잡듯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즉, 작가가 창조한 세계는 현실 세계와 비슷해야 하고, 독자가 인정할 수 있는 줄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인물들은 독자가 생각하기에 합리적이고 그럴듯한 방향으로 행동해야 하고, 마법은 일관성과 균형이 조화를 이루는 쪽으로 발동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판타지 소설은 결말을 알기 위해 독자가 마지막 장을 넘길 때, 무언가 공감하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목적을 달성하려면, 판타지 소설 작가는 선장이 망망대해에서 진로를 설정하기 위해 노련한 기술이 필요하듯이 높은 수준의 여러가지 기술을 습득해야 된다. 판타지 소설을 쓸 때 작가는 배를 우현이든 좌현이든 여유롭게 돌릴 수 있는 해로를 따라가야 함은 물론, 암초에 걸려 난파당하지 않도록 험난한 항로를 잘 항해해야 한다.
세부 묘사는 아이디어에 중량감과 실체를 부여한다. 그리고 이야기 속의 가상의 세계보다 더욱 중요한 장소는 그 어느 곳에도(최소한 그 이야기 외의 세계에서는) 없다는 인식치 필요하다. 그래서 그 세계의 맛, 소리, 냄새, 촉감 등을 표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른 어떠한 장르의 이야기 보다 판타지 소설은 독자에게 더욱더 그 가상의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독자는 자신이 경험하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초자연적인 인물이 등장할 때, 독자는 차이점과 공통점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세부 묘사는 이야기의 거시적인 이미지를 탄탄하게 하고 독자를 잡아 끌어야 한다.
나는 책을 쓰기 전에 개요 짜기를 매우 좋아한다. 초보 작가들에게 두 가지 이유로 이 작업을 추천한다. 첫째, 이야기의 전체를 조망하므로 좋지 않은 아이디어에 낭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둘째, 몇 달 내지는 몇 년간 작업할 이야기의 청사진을 제공한다. 개요를 짜는 일은 힘들기 때문에 작가들이 애용하는 방법은 아니다.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야기가 막다른 곳에 이르러 수백 페이지를 통째로 버려야 한다면 더욱 언짢을 것이다. 더구나 개요를 작성하면 작가는 이야기에 세부 묘사를 더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여백에 펜으로 생각나는 것을 끄적일 수도 있고, 웅장한 상상의 경관에 앞서 언급한 사실에 근거한 단편들이 어떻게 들어맞을지 결정할 수도 있다.
이제야 창조의 과정에서 '꿈꾸는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판타지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아이디어가 무르익는 시간이 필요하다. 종이에 펜을 대거나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기 전에 작가는 일단 상상력의 고삐를 손에서 놓고 상상력이 이끄는 대로 따라간다. 도정이 밝혀지면, 작가는 길의 지도를 그리기 시작해야 한다. 샛길을 조심스럽게 그리고, 여행자들의 눈에 띌 장소를 적고, 위험이 도사릴 것 같은 지점을 지적하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가르쳐 주어야 한다. 작가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면, 이야기가 저절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다. 좋은 이야기라면 글로 적어야 한다. 아니, 좋은 이야기라면 답답한 곳에 가두어 둘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상상에 온몸을 맞기는 것은 채근할 수도 없고 오직 믿음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매우 모호하게 들리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것은 밑그림 없이 퍼즐조각을 맞추는 일과 비슷하다. 바로 머릿속에서 개요를 짜는 것이다.
이 글을 마치기 전에 레스터가 나에게 전해 준 비법을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전수하고자 한다. 몇 년 전에 다른 곳에 사용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나는 레스터를 귀찮게 한 적이 있다. 그 당시 나는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찾고 있었다. 그는 착한 삼촌의 미소와 영화 샤이닝의 주인공 잭 니콜슨의 미소를 닮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대답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으며 가까이 오더라도 가면을 쓴 채 접근한다. 이미 있는 아이디어를 머릿속에 계속 굴리다가 새로운 관점으로 보는 편이 오히려 더 쉽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자신이 관찰한 것을 쓰기 시작하면 될 것이다.
레스터의 이야기는 당시에 좋은 충고로 다가왔고, 현재도 의미 있는 충고이다. 이제 여러분도 마법의 세계를 그려보기 바란다.
-Terry Brooks
-------------------------------------------------------------------
휴우....막상 옮겨적고 나니 엄청 길군요.
몇번을 읽어봐도 백번 옳은 말입니다. 판타지 소설은 현실 세계를 반영해야 하죠.
지금 쏟아져 나오는 한국 판타지들 중 특히 의미 있는 작품이 나오기 어려운 이유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소설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훌륭한 판타지 소설을 쓰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겠어요.
여러분 모두 힘내세요!^^
판타지 소설 쓰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될까 싶어 올립니다.
--------------------------------------------------------------------
20년이 지난 지금도 레스터 델 레이가 판타지 소설을 쓴다며 나에게 되풀이 했던 말들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레스터는 판타지와 SF소설 분야에서 오랫동안 글을 써 온 작가이자 편집자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사회 생활 첫 15년간을 그와 함께 일 할 수 있었다. 어찌되었든 레스터는 나에게 소설가의 길에 대하여 모든 것을 가르쳐준 사람이다. 그는 좋은 판타지 소설을 쓰는 것은 다른 어떤 소설을 쓰는 일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했다. 왜 그럴까? 판타지 소설 작가는 무엇이든 창조할 권리가 있고, 현실 세계의 법칙과 틀 속에서 벗어나 있다. 판타지 작가는 자신의 상상력의 깊이와 꿈꾸는 능력만이 자신을 제한한다. 말하자면 엄청난 이미지와 불가사의한 등장인물들로 가득 찬 이야기 속으로 자유자재로 유랑하고 싶은 충동을 도저히 참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욕망을 자제하지 못하면 비관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작가는, 괴물과 기묘한 생물들로 북적대고 마법이 난무하며, 신화 전설 민담속의 장면이 어른거리는 세계를 창조하는데만 빠져버리면 현실에서 완전히 동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레스터는 나에게 경고했던 것이다.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와 인물을 가지고 독자들에게 인생사에 대하여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작가의 이야기가 독자가 알고 있는 자신의 인생과 아무런 연관성을 갖지 못한다면 그것은 한낱 허구에 그칠 따름이다. 아무리 농담같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인생의 진실에 대하여 어떤 식으로든지 반향을 불러 일으켜야만 한다. 즉, 검과 마법이 난무하는 아주 음습한 서사시라 할 지라도 우리가 경험한 세상풍파를 반영해야 하는 것이다.
진실과 인생 경험에 기반하지 않은 판타지 소설은 성공할 수 없다. 작가는 최대한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글을 써야 하기에 소용돌이와 같은 이미지와 반전이 뒤따르게 마련이지만, 이런 작업이 뜬구름 잡듯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즉, 작가가 창조한 세계는 현실 세계와 비슷해야 하고, 독자가 인정할 수 있는 줄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인물들은 독자가 생각하기에 합리적이고 그럴듯한 방향으로 행동해야 하고, 마법은 일관성과 균형이 조화를 이루는 쪽으로 발동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판타지 소설은 결말을 알기 위해 독자가 마지막 장을 넘길 때, 무언가 공감하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목적을 달성하려면, 판타지 소설 작가는 선장이 망망대해에서 진로를 설정하기 위해 노련한 기술이 필요하듯이 높은 수준의 여러가지 기술을 습득해야 된다. 판타지 소설을 쓸 때 작가는 배를 우현이든 좌현이든 여유롭게 돌릴 수 있는 해로를 따라가야 함은 물론, 암초에 걸려 난파당하지 않도록 험난한 항로를 잘 항해해야 한다.
세부 묘사는 아이디어에 중량감과 실체를 부여한다. 그리고 이야기 속의 가상의 세계보다 더욱 중요한 장소는 그 어느 곳에도(최소한 그 이야기 외의 세계에서는) 없다는 인식치 필요하다. 그래서 그 세계의 맛, 소리, 냄새, 촉감 등을 표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른 어떠한 장르의 이야기 보다 판타지 소설은 독자에게 더욱더 그 가상의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독자는 자신이 경험하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초자연적인 인물이 등장할 때, 독자는 차이점과 공통점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세부 묘사는 이야기의 거시적인 이미지를 탄탄하게 하고 독자를 잡아 끌어야 한다.
나는 책을 쓰기 전에 개요 짜기를 매우 좋아한다. 초보 작가들에게 두 가지 이유로 이 작업을 추천한다. 첫째, 이야기의 전체를 조망하므로 좋지 않은 아이디어에 낭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둘째, 몇 달 내지는 몇 년간 작업할 이야기의 청사진을 제공한다. 개요를 짜는 일은 힘들기 때문에 작가들이 애용하는 방법은 아니다.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야기가 막다른 곳에 이르러 수백 페이지를 통째로 버려야 한다면 더욱 언짢을 것이다. 더구나 개요를 작성하면 작가는 이야기에 세부 묘사를 더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여백에 펜으로 생각나는 것을 끄적일 수도 있고, 웅장한 상상의 경관에 앞서 언급한 사실에 근거한 단편들이 어떻게 들어맞을지 결정할 수도 있다.
이제야 창조의 과정에서 '꿈꾸는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판타지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아이디어가 무르익는 시간이 필요하다. 종이에 펜을 대거나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기 전에 작가는 일단 상상력의 고삐를 손에서 놓고 상상력이 이끄는 대로 따라간다. 도정이 밝혀지면, 작가는 길의 지도를 그리기 시작해야 한다. 샛길을 조심스럽게 그리고, 여행자들의 눈에 띌 장소를 적고, 위험이 도사릴 것 같은 지점을 지적하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가르쳐 주어야 한다. 작가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면, 이야기가 저절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다. 좋은 이야기라면 글로 적어야 한다. 아니, 좋은 이야기라면 답답한 곳에 가두어 둘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상상에 온몸을 맞기는 것은 채근할 수도 없고 오직 믿음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매우 모호하게 들리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것은 밑그림 없이 퍼즐조각을 맞추는 일과 비슷하다. 바로 머릿속에서 개요를 짜는 것이다.
이 글을 마치기 전에 레스터가 나에게 전해 준 비법을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전수하고자 한다. 몇 년 전에 다른 곳에 사용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나는 레스터를 귀찮게 한 적이 있다. 그 당시 나는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찾고 있었다. 그는 착한 삼촌의 미소와 영화 샤이닝의 주인공 잭 니콜슨의 미소를 닮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대답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으며 가까이 오더라도 가면을 쓴 채 접근한다. 이미 있는 아이디어를 머릿속에 계속 굴리다가 새로운 관점으로 보는 편이 오히려 더 쉽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자신이 관찰한 것을 쓰기 시작하면 될 것이다.
레스터의 이야기는 당시에 좋은 충고로 다가왔고, 현재도 의미 있는 충고이다. 이제 여러분도 마법의 세계를 그려보기 바란다.
-Terry Brooks
-------------------------------------------------------------------
휴우....막상 옮겨적고 나니 엄청 길군요.
몇번을 읽어봐도 백번 옳은 말입니다. 판타지 소설은 현실 세계를 반영해야 하죠.
지금 쏟아져 나오는 한국 판타지들 중 특히 의미 있는 작품이 나오기 어려운 이유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소설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훌륭한 판타지 소설을 쓰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겠어요.
여러분 모두 힘내세요!^^
정작.. 테리 브룩스 본인은 별로 좋은 팬터지를 쓰지 못했다는 게 문제가 되겠죠. 충고는 잘 하는데 정작 그 충고자가 보여 준 것은 영 별로라고나 할까요.. 헐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업을 꽤 했다고 하더군요.
테리 브룩스의 주요 작품으로는 <파라노의 빛>, <검을 찾아서> 이렇게 작가의 팬터지 소설 대표작이라는 [샤나라 시리즈] 두 편이 번역되었습니다. 나름 인지도 있는 해외 팬터지로 생각하고 (직전에 <앰버 연대기>를 읽고서는 비슷한 레벨인 줄 알고) 기분 좋게 읽으려고 했다가... 농담 안하고 정말로 "토할 뻔 했습니다." 억지로 <파라노의 빛>을 읽었고 <검을 찾아서>는 반 읽고 집어던졌죠. 그 때 이후 번역된 해외 팬터지도 쓰X기 혹은 불X시X 수준의 작품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외국 애들이라고 꼭 수준 높은 팬터지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작가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1편의 시나리오에 참가했고, 또 소설화도 했습니다. 그 책을 이 바닥에서 가장 유명한 박모님 번역하셨죠. 테리 브룩스라는 작가의 책 번역본에 박모님의 이름이 찍혀 있는 것을 보고, 그 분이 쓴 SF 평론서 <멋진 신세계>의 퀄리티에 대한 의심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솔직히 저는 아직도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을 맛깔나게 번역하고 SF 번역서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을 주도했던 바로 그 박모님께서 테리 브룩스 같은 작가(?)의 책을 번역한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판타지 레퍼런스>가 출간되었을 때, 출판사에서는 저자를 테리 브룩스로 표기했습니다. 워터가이드에서 저 책에 대한 소개가 나오자, 저자가 테리 브룩스라면 아마도 책의 퀄리티는 <파라노의 빛> 수준일 것이고 그러면 볼 것도 없이 쓰X기일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왔죠. (트라우마는 무서운 겁니다.) 그러자 SF와 팬터지를 여러 권 쓰고 번역하시기도 했던 이모 작가분이 "멀쩡한 책이 테리 브룩스라는 이름 때문에 돌 맞는다"고 하시면서, 사실 테리 브룩스는 책 내용에는 관여하지 않고 그냥 소개글- 서문만 썼을 뿐인데, 우리나라 출판사가 오버한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을 달랬던 적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판타지 레퍼런스>는 꽤 좋은 책이라는 것이 밝혀졌죠.
테리 브룩스의 주요 작품으로는 <파라노의 빛>, <검을 찾아서> 이렇게 작가의 팬터지 소설 대표작이라는 [샤나라 시리즈] 두 편이 번역되었습니다. 나름 인지도 있는 해외 팬터지로 생각하고 (직전에 <앰버 연대기>를 읽고서는 비슷한 레벨인 줄 알고) 기분 좋게 읽으려고 했다가... 농담 안하고 정말로 "토할 뻔 했습니다." 억지로 <파라노의 빛>을 읽었고 <검을 찾아서>는 반 읽고 집어던졌죠. 그 때 이후 번역된 해외 팬터지도 쓰X기 혹은 불X시X 수준의 작품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외국 애들이라고 꼭 수준 높은 팬터지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작가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1편의 시나리오에 참가했고, 또 소설화도 했습니다. 그 책을 이 바닥에서 가장 유명한 박모님 번역하셨죠. 테리 브룩스라는 작가의 책 번역본에 박모님의 이름이 찍혀 있는 것을 보고, 그 분이 쓴 SF 평론서 <멋진 신세계>의 퀄리티에 대한 의심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솔직히 저는 아직도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을 맛깔나게 번역하고 SF 번역서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을 주도했던 바로 그 박모님께서 테리 브룩스 같은 작가(?)의 책을 번역한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판타지 레퍼런스>가 출간되었을 때, 출판사에서는 저자를 테리 브룩스로 표기했습니다. 워터가이드에서 저 책에 대한 소개가 나오자, 저자가 테리 브룩스라면 아마도 책의 퀄리티는 <파라노의 빛> 수준일 것이고 그러면 볼 것도 없이 쓰X기일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왔죠. (트라우마는 무서운 겁니다.) 그러자 SF와 팬터지를 여러 권 쓰고 번역하시기도 했던 이모 작가분이 "멀쩡한 책이 테리 브룩스라는 이름 때문에 돌 맞는다"고 하시면서, 사실 테리 브룩스는 책 내용에는 관여하지 않고 그냥 소개글- 서문만 썼을 뿐인데, 우리나라 출판사가 오버한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을 달랬던 적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판타지 레퍼런스>는 꽤 좋은 책이라는 것이 밝혀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