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려다 보니까, 이 주제가 이 게시판에 적합할지 고민스럽군요. 예전에 인문게시판에 맞는 내용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현재 있는 게시판 중에서 가장 적정한 곳이 여기라고 판단해서, 이쪽에서 적겠습니다.

다른 분들의 관심이 어느쪽으로 쏠려있는 지 모르겠네요...축구인가요? -_-;;
저는 개인적으로 독서방법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마 밑에서도 적었던 내용이 중복될지도 모르겠군요. 왜냐하면, 독서 자체를 고통스럽고, 비효율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러 독서이론책을 읽어보고, 나름대로 독서전략을 짜봤는 데, 요새 책읽는게 무척 즐겁습니다.;; 왜 진작 이런 방법으로 읽지 못했을까,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그리고 부가적인 효과도 있더군요. 수업을 들을 때, 굉장히 수업 자체에 몰입이 잘된다는 점입니다...독서이론을 수업에 적용해 보았거든요...

그동안 제가 가장 착각했던게, 언어가 절대 의미를 담는다는 가정이였던 것같습니다. 그래서, 책에 대한 신봉 내지 책의 내용을 너무 신성시(?)하던 오류를 범했습니다. 그런데, 요새 깨달은 점은, 결국 책도 넓게 보면 의사소통의 한 종류이고, 의사소통 -대화는 글쓴이가 "뜻을 전달하는 수단"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컨데, 글이란 저자가 자기 의사, 의도를 전달하는 수단이라는 거죠. 따라서, 수단 자체에 집착하면 안되는 데, 수단 자체에 집착했던거 같네요.

제가 쓰는 독서정책(?)은 이렇습니다. 먼저, 글쓴 사람이 어떤 맥락에서 무엇을 이야기하려는가? 무슨 목적으로 무엇을 이야기하려는가? 란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비슷한 맥락으로 나가 글쓴이라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생각해 봅니다.
두번째로, 그 이야기( 의사, 의도)를 저자는 어떤 방법으로 전달할까? 나라면 어떤 방법으로 전달할까? 란 질문을 던져 봅니다...
마지막으로, 그 이야기( 의사, 의도, 주장, 설명)이 정말일까? 거짓말일까? 이게 어디에 유용한 정보일까 질문해 봅니다.

확실히 기계적으로 책을 읽는거보다,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는 자체가 기대심리를 만들어서 책에 몰입하게 만드는거 같더군요. 마찬가지로 수업시간에 졸리우는 눈을 억지로 뜨면서, 자지 않기 위해서(?) 수업내용을 필기하는거보다...오늘 교수님께서 무슨 이야기를 할려는걸까? 나라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교수님이 왜 저렇게 설명하실까? 나라면 어떻게 설명할까?...란 생각을 자주하니까, 수업에 몰입이 되더군요.

한 유학생이 쓴 "공부기술"이란 책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학생은 열심히 필기하고 적습니다. 한 흑인 학생은 노트도 적지 않고 걸떡거리는 태도도 선생님만 바라본다는겁니다. 그런데, 결국 그렇게 열심히 하던 학생은 여러 대학에 떨어지고, 그 흑인 학생은 졸업생 중에서 기대와 다르게 최상위 성적으로 하바드 대학에 입학했다고 합니다. 같이 공부했던 동기생에 대한 경험담입니다.

책이나 수업을 들을 때, 대화를 할 때 너무 세세한 내용에 집착하는거보다, 맥락을 잡는 연습을 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도 기술인거 같습니다. 사실 저 흑인 학생도 아마 그런 기술을 터득하고 있었으리라 짐작됩니다. 맥락을 잡으려면, 그 시간에 특이하거나 기억할만한 사실만 적고, 그 시간에는 선생님께서 말하는 내용의 맥락을 잡으려는 심리적인 노력을 하는게, 훨씬 효율적인 학습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글이나 말은 의미나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세세한 내용도 결국 의미나 의사를 전달하려는 수단이겠죠. 따라서, 글쓴이가 자기 의사를 글이란 수단을 통해서, 어떻게 잘 전달할까 고민하듯이, 독자는 역으로 그런 수단( 글, 세세한 내용)으로 글쓴이의 의사와 의도를 파악하려는 섬세한 노력이 필요하겠죠. 전 그게 맥락을 잡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공부기술"의 저자도 그런 말을 하던데, 자기가 영어를 배우면서 깨달은 점은 결국 "말이나 글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라고 말합니다. 의사나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이라는거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독서든, 영어든 그 자체를 너무 목적화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의문이 드네요. 말이 장황해졌는 데, 결국...언어 목적에 맞게 언어를 사용하는게 가장 언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닐까요...그리고, 그것은 영어나 글, 말을 문법이나 절대의미가 아닌, 의사, 의도라는 관점에서 재고해볼 때( 즉 맥락을 잡을 때),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게 아닐까 나름대로 결론을 내려봅니다.

직장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