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론관련 책을 쭉 살펴보고 있는 데,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점이 있더군요.
"책을 그냥 읽는 것"...
대다수가 그렇게 읽고 있다고 하더군요. 읽고 난뒤에 남는 것도 없구...
이건 속독이니 정독이냐를 떠나서 커다란 문제이더군요.

그렇다고 해도, 그래서 책을 적극적으로 읽으라는 글귀도 있긴 한데,,,문제는 대다수 책들은 "어떻게?"에 대해서 대답을 전혀 안해주더군요. 으례 짐작해 보건데, 그 말을 하신 분도, 사실은 정작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에 대해선 명확히 생각해 보지 않은 듯 싶습니다.

독서학을 연구하시는 분들의 분류를 보았는 데, 언어학과 심리학, 교육학분들이 대다수더군요.

그런데,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서...중요한 단서를 어느 분이 이야기하시던데, 문맥( context)와 skima(?)를 이야기하시더군요. 그나마 가장 설득력있는 이론이 스키마 이론이였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그냥 책을 읽는 배경지식이다..정도로만 알았는 데, 사실은 책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스키마가 적용되는 듯 싶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바구니를 들었다. 기계에 넣고 버튼을 눌렀다."란 글은 그다지 의미없습니다. 그러나 이 상황이 세탁소나 세탁기 앞이란 지식이 주어지면, 해석이 크게 달라집니다. 스키마가 작용하는 셈이죠.

누군가와 대화를 하거나 일을 할 때도 경험적 요소가 매우 크게 작용합니다.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문제이겠죠. 느끼는건데, 한 사람이 같은 말을 하면, 듣는 사람마다 자기 수준에서만 이해를 하더군요.-_-...아마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스키마 수준과 관계있겠죠. 바면 내가 이해못하면, 그 분야에 대한 내 스키마 수준이 심각한거구..

그런면에서 생각해보건데, 그냥 책을 천권 만권읽는건 무의미한 일 같습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책을 읽읍시다~라고 캠패인을 벌리지만, 그렇게 강박적으로 책을 읽는건 무의미한 짓(?)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지혜로워지거나 슬기로워지는건, 그 사람이 얼마나 스키마( or 맥락)을 잡아가면서 읽느냐의 문제 같습니다. 왜냐하면, 스키마란게 책만에 한정된 개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살아가는 대다수 일은 스키마 의존적이기 때문입니다. 상황파악 못하면서 일을 잘한다는 게 말이 안되는거니까요...

더 나아가서 생각해 보면, 책 안의 맥락만 따져선 그 독서가 정말 무익할 듯 싶습니다. 책 밖의, 현실 맥락까지 따져가면서 읽어봐야 정말 유용한 독서가 되지 않을까요. 어떤 분은 비판적 독서를 이야기하시는 데, 그게 현실 맥락을 따지는 행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느 경영책에선 지식의 의미 변화가 현대의 생산성 혁명을 이끌어왔다고 하더군요. 예전에, 교양적인 수준에서 "무엇이냐?"란 수준의 지식이, 현대에 와선, "이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해야하는가?"란 전문화된 기능적 지식으로 바뀌었다 합니다. 옛날의 지식인은 요새와선 지식인 축에도 끼지 못한다는 말을 하더군요. -_-; 아마 그래서 평소때나 행사를 열때는 교양인을 초정하지면, 조난을 당하너 여행을 갈땐 절대 불필요한 존재가 교양인이란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나...

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저 또한 그런 부류가 아니였을까 그런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그냥 무턱되고 책읽기에만 열중한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고, 실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얼마나 책이 유용했는가?란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았기 때문입니다.

How to read에 나온 말대로, 전 "글"을 읽었는지, 아미면 글을 "읽었는지"...
직장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