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잡지 <과학동아> 3월호에 런던 SF 영화제에 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런던 SF 영화제는 대중들에
게 SF 영화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하여 시작 되었는데, 모든 준비를 한 사람이 맡는다고 하더군요.
홍보는 물론이고, 영화 선정도 주최인 한 명이 고른다고 합니다. 신작 SF 영화를 전부 챙겨본다니 대단
하다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네요.

매년 열리는 영화제는 성공적이라고 합니다. 비록 소규모이지만, 관객들의 극장료를 가지고 다음 번 영
화제를 열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까요. 주최인 혼자서 이 정도까지 했으면 성과가 매우 잘 나온 셈이죠.

저는 영국에 SF 문화가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서 이러한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은
<잃어버린 세계> 등의 고전 SF가 나온 곳이기도 하고, H.G.웰즈 같은 작가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최초
의 코믹 SF라고 하는 <은하계를… 안내서>도 영국 작가가 쓴 거죠. 그래서 이런 것들이 SF 영화제의 간
접적인 원동력이 되었을 겁니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SF 영화제가 열렸다면? 글쎄요, 뭐라고 장담할 수가 없네요. SF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긴 하지만, 그래도 넘어야 할 벽이 많은 게 사실이니까요. 단, 정말 국내에서 SF 영화제 같은 것이
열린다면, 우리나라 SF 대중화에 큰 공헌을 할 겁니다. 영화를 보고 관심을 가진 관객들이 소설책을 사
는 정도까지 발전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번 기사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SF에 대한 개념 설명 등이 빠졌다는 것입니다. <과학동아>가 과
학잡지로서 SF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는데, 그냥 영화제에 대한 기사만 싣고 말았네요. 뭐, 어느
정도 과학과 연관이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니까 이런 기사도 쓴 것이겠지만요. 이런 잡지에서 지속적으로
SF에 대한 기사를 싣는다면,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는 일이 한결 쉬워질 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