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등 SF는 수많은 매체로 표현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SF에 가
장 어울리는 매체는 소설이라고 봅니다. 소설은 그 무엇보다도 이야기가 중심이 되기 때문이죠.
또한 지면을 할애해서 여러 가지 설정을 자세하게 알려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설정집
이 되어 버리면 곤란하죠) SF가 말하려는 바를 가장 명확하게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할까요.

그림은 모호한 점이 많습니다. 자세하게 써놓은 글도 제각기 달리 해석하는 마당에 아무런 설명
도 없는 그림이라면 더욱 그렇겠죠. 게임은 플레이 위주의 재미를 추구하기 때문에 이야기나 설
정과 멀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게임보다는 낫지만, 화려한 영상이 이야기
를 압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소설에서 묘사할 수 있는 것을 영화에서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죠. (소설과 영화가 비등한 수준이라고 보는데, 그 중에서 소설이 약간 더 낫다는 겁니다)

애초에 SF라는 장르는 소설로 시작했습니다. 유럽의 일부 작가들이 소설 속에 과학을 집어넣으
면서 SF 소설이 탄생했고, 그것이 지금의 SF로 발전한 것이죠. 이 소설의 영향력은 온갖 기술이
발달한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화려하게 겉치장을 해도 결국에는 알맹이(이야기)가 없
으면 안 되니까요.

※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 SF가 부흥하려면, SF 소설이 인기를 얻어야 합니다. 영화나 애니메이
션, 게임이 인기를 얻어도 그건 얼마 가지 못합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소설이야말로 SF의 디
딤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