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상당히 긴 분량임에도 쓰다가 두번씩이나 날려먹었습니다. 한번은 멍청한 제 실수였고
두번째도 제 실수때문... 처음에 날려먹을땐 오기가 발동했습니다만 두번 날려먹자... 이제는 더
이상 날려먹지 않겠지만 의욕상실입니다. 크윽, 그러나 우리의 E군, 여기서 좌절하지 않습니다!)

스타트랙은 기본적으로 스페이스 프론티어를 다룬 작품이라 전투는 양념수준으로 등장합니다.
그러나 밀리SF가 고프던 시절 우주SF란 이유로 토페도 한발, 페이져 잠시 발사되는 장면을 보기
위해서 비록 시나리오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생활 이야기로 끝날 암울한 시나리오(?)임에도 끝까
지 시청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듣기론 딥9씨리즈는 종전 씨리즈에 비해선 멈치킨에 가깝다지만
보지 못하여 유감입니다.

스타트랙의 전투는 다른 밀리SF에 비교하여 유난히 전투기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셔틀
에 무장을 한 정도지만 그나마 쓸 기회가 없었다죠? 그것은 아마도 스타트랙이 전투를 주로 삼는
SF가 아니기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스타트랙 세계관을 전제로 생각해볼때 함선 중앙 제네레이
터의 엄청난 출력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편향보호막을 뚫고 적함에 피해를 입히려면 무기의 출력이
중요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언젠가 '스타트랙 Vs 스타워즈'의 내용을 다룬 SF를 본 기억이 떠오릅니다. 글 자체도 꽤 잘되었
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스타트랙의 전투방식에 대하여 걸고넘어질 부분을 제시하는 글이군요. 에...
그글은 찾아 이곳에 올리려 했으나 아마도 잊어버린 모양입니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우주
의 변두리에 세운 연방의 식민지에 어느날 세척의 대형 스타 디스티(본인이 부르는 스타 디스트로
이어의 애칭)가 나타나 다짜고짜 공격을 퍼붓습니다. 제국의 장교가 소형의 식민지치고 탐지되는
에너지의 반응이 너무 높다며 다른 문명의 것일테니 외교를 맺어야 한다고 건의하지만 함대장이
극우파라 공격을 감행하죠. 그러나 그들의 포격은 식민지 보호막에 막히고 도리어 식민지의 방어
용 페이져포에 놀라 세척의 스타디스티는 황급히 혹성의 달그림자 뒤로 숨게 됩니다. 결국 타이파
이터들이 어뢰폭격으로 파괴하죠.

식민지의 SOS신호를 수신한 엔터프라이즈호는 식민혹성으로 달려가게 됩니다. 커크(였나?)가
그곳에서 연구한다던 새로운 워프드라이버때문일까... 라는 의혹을 느끼지만 마지막으로 수신된
구조요청 메세지가 담긴 동화상에선 적대적인 세력의 공격이라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입니다.

드디어 세척의 스타 디스티와 엔터프라이즈의 대결이 시작되죠. 그러나 한척주제에 제국의 기술
력으론 생각도 할 수 없는 에너지반응을 보이는 엔터프라이즈는 또다시 스타 디스티들을 패퇴시
킵니다. 디스티의 쉴드와 페이져의 주파수가 달라서 막질 못한다나요? 결국 도망친 스타 디스티
함대는 타이파이터만 꾸역꾸역 뱉어내는 역활만 하죠. 그러나 이번엔 엔터프라이즈호 쪽에서 곤
란을 겪습니다. 파리때처럼 날아다니는 타이파이터를 격파할 좋은 방법이 엔터프라이즈호에는
없던 것입니다. 토페도는 느리죠, 더군다나 상대는 밀리 SF중에서도 속도가 빠른 것으로 묘사되
는 타이파이터가 아닙니까? 페이져를 쓰자니 발사속도의 한계에 부딪칩니다. 결국 스커티가 페
이져의 반사경을 수정해 페이져가 여러개의 목표를 분산된 출력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엔터프라이즈호가 사용한 방법은 워프필드를 최고로 확장시킨 다음, 그대로
도망치는 것입니다. 엔터프라이즈호 근처에 있던 타이기들은 엔터프라이즈호와 함께 덩달아 모
함으로부터 멀어지죠. (타이파이터의 조종사는 얼마나 황당할까요? Z를 눌러 아군 모함을 찍어
보니 Time to destination이 하이퍼 스페이스로 도망치는 반란군 함선처럼 멀어질테니...) 타이
기들이 당황하여 어쩌지 못하는 동안 보호막이 없는 타이기의 조종사들을 트랜스포터로 생포
하는 것입니다. 물론 무기의 동력을 제거하고요. 그러나 스타디스트들은 엔터프라이즈를 쫓아
가지 못합니다. (워프의 속도가 느린 탓이였던가 준비에 시간이 걸린 탓이였던가...) 엔터프라
즈에선 포로들을 심문하여 제국의 존재를 알게되고 그들과 가능하면 교섭을 하려 듭니다. 스
타 디스티들이 사용하는 주파수를 찾아내어 회선을 연 엔터프라이즈에선 교섭을 신청하고, 극
우파 함대장은 무슨 까닥인지 순순히 응낙하게 됩니다. 제국의 극우파 함대장은 교섭의 조건
으로 사신을 교환하는 것을 내세우게 되는데요, 그 사신으로 엔터프라이즈에서는 여성 한명을
포함한 몇명의 승무원을, 제국에서는 아까부터 함대장에게 이 전투는 무모하다는 의견을 피력
하던 -이름이 벨러지안이던가? 아버지가 데스스타2이 지휘관이였답니다-을 사신으로 보냅니
다. 제국의 함대장은 사실 장교를 버리고 엔터프라이즈호의 승무원들을 체포해 엔터프라이즈
호의 약점을 알아낸 뒤 엔터프라이즈호를 박살낼 계획인데요, 엔터프라이즈호의 승무원들이
고문용으로 쓰이는 그 검은색 구형 드론(다크포스에서도 종종 등장하죠?)으로부터 고문당하
려던 찰나, 밸러지안이 일러준 디스티의 약점, 그러니까 동체와 함교사이의 목덜미를 엔터프
라이즈호의 페이져포가 강타합니다. 동력의 재공급에 걸리는 몇분의 시간 사이로 트랜스포터
를 통해 승무원들을 구출하죠. 그리고 서로 다시 자신들의 갈길로 돌아가면서 이야기는 끝납
니다.

현대 군사학이라는 시점에서 볼때 스타트랙의 전투는 납득가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것
은 바로 어뢰에 관한 부분인데 함장이 조타만 잘해주면 피하기도 하는 것이 바로 어뢰입니다.
아무리 빨라도 둔한 대형 우주선인데 못마추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 싶군요. 아예 유도를 달지
않는 것도 그렇고... 또 방어하는 입장에선 페이져로 요격을 할성도 싶은데 말입니다. (편향보
호막으로 때우는 것보다 저렴할텐데도 말이죠.) 밑에 = bail = 님이 배틀테크의 우주전이 너무
Slash&hack이라며 너무 한방에 보내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하셨지만 보호막을 끄지 않는
이상 명중시 적함을 반파조차 시키지 못하는 스타트랙의 어뢰라는 것이 도리어 이상합니다.
그럴바에야 애초에 어뢰를 2발, 3발 묶어서 쏘는 것이 현명한 전술이 아닐까 싶군요.

오버마인님의 홈페이지에 가보니 디파이언스급 전투함을 봤습니다. 꽤 멋지더군요. 특히 주
무기가 펄스레이져랍니다. 타이기 요격하기 좋을듯... (그래봤자 타이기에 비해서 느린 곰퉁이
신세를 지가 어떻게 벗어나겠냐마는...) 본격적인 전투함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그러나
위에서 소설을 예로들어 언급된 스타트랙의 전투방식이라면 차라리 적의 사거리 밖에서 어뢰
를 장비한 (혹은 카미카제를 감행하는) 고속 무인 전투정들을 다량으로 운영하는 항모가 더
효율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Add-on:
배텍의 전투에 있어 AC, Laser, PPC, LRM등의 형태를 바탕으로 무기를 구성한 것은 얼핏
우려먹기에 단조로움으로 보이실지 모르지만 제가보기엔 그만큼 리얼하게 느껴집니다. 실제
무기체계도 비슷한 형상을 띄고있지 않나요? 그나저나 배텍의 우주전 묘사에 대해 좀만 더
갈켜주세요.

흠... 그러고보니 드랍쉼은 강력한 PPC를 장비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나는군요. 그럼 왜
맥커 오프닝에서 매드켓따위의 녀석, 그냥 드랍쉽 함포로 밀어버리지 애꿎은 맥 한대만 부셨
는지... 물론 착륙예정지 확보라는 것은 단순히 매드켓 한대정도의 위협을 제거한다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애초에 함대전으로 끝장을 보는 것이 더 나아 보이는군요.
나란 사람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지 모르겠지만 글쎄.. 죽지 않았다면 어딘가엔 있겠지만 이제 여기엔 없을 것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