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의 스타워즈 계획에 대해서는 상당한 말이 많습니다만, 신빙성
있는 말에 따르면 아무 것도 없이(!) 단지 계획 만 있었다는 것이 정설
입니다.(계획이나 약간의 실험은 있었습니다만, 실질적으로는 아무 것
도 한 것이 없다는 것이지요.)

스타워즈 계획을 비롯한 레이건 정부의 강한 미국 계획의 궁극적인 목
적은 소련의 경제력을 군사방면에 집중시킴으로서 낭비를 하게 하는
것이었는데, 소련에서는 첩보에 의해서 SDI 계획의 정체를 깨달은 몇몇
이들이 군사 방면의 투자가 아닌 경제 방면의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지만, 대다수 고위층들의 반대로 군사 투자에 집중하
게 되었지요.

비슷한 시기에 소련에서도 SDI와 비슷한 유형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하는데, 계획 밖에는 없었던 미국과는 달리 상당히 구체적인
단계까지 진행되었고 당연히 어마어마한 자본이 소요되었습니다.

또한, 소련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한 것도
부분적으로는 강한 미국 계획에 대한 대응 조치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소련에게 있어 아프카니스탄은 미국에게 있어 베트남과 같은
곳이었고, 결국은 무의미한 낭비만 하고 물러날 수 밖에 없었지요.
(아프카니스탄 침공은 소련 정부의 대표적인 실수로서, 소비에트 연방
이 무너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건의 하나입니다.)

혹자는 소련의 붕괴는 공산 주의가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소련의 붕괴는 이러한 복합적인 원인이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 근본적
으로 볼때, 소련의 실정은 미국을 지나치게 위협적인 상대로 감안하여,
미국에 비해서 몇 배나 되는 군사비를 무의미한 계획이나 침공 작전에
사용했던 것입니다.(소련 붕괴 직전에는 소련군의 전력이 숫자면에서
는 확실하게 미국과 나토를 압도했습니다. 물론, 이들은 2차 대전때의
무기도 보관해 두는 성격의 국가이긴 합니다만, 페레스트로이카 조치
이후 붉은 군대의 감축 시에 소련의 서부 전선에서 폐기된 장갑차와
전차의 숫자만 수만 대에 달한다고 하니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더욱
이 소련의 영토는 미국에 비해 몇배나 넓었으니 그만큼 군대의 숫자
도 많이 필요했을 겁니다.)

개인적인 견해로서는 소련은 미국의 허장성세에 놀아나지 말고 전략
우주군(한마디로 대륙간 탄도탄)을 주축으로 하여 기존의 재래식 군
대의 숫자를 줄이고, 국방비를 줄여서 경제적인 면에 치중했어야 한다
고 봅니다. 만약 그랬다면, 공산 주의가 비효율적이라고 해도 소비에트
연방이 그렇게 무너지지는 않았겠지요.
(그리고, 동구권의 나라들이 공산 주의를 버리는 조치나, 동서독의 통
일, 그리고 유고 연방의 해체 등의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다
시 말해 냉전 시대의 구도는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죠. 물론 서
로간의 대립은 점차 완화되었겠습니다만.)

SDI 계획에 대한 것으로 넘어가서 당시 발표된 SDI 계획의 내용을 보
면 허구로 가득차 있습니다.(어째서 소련의 연구진들이 발표 내용을
그대로 믿었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우선, 당시 미국에서 발표한 SDI
무기 중 쓸모가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나같이 대륙간 탄도탄을 맞추기에는 너무 느리거나(레일건, 스마트
스톤), 작동 자체가 불가능하거나(핵폭탄 탑재형 X선 레이저), 탄도탄
을 폭파시키기에는 위력이 낮았으며(위성 발사 레이저), 무엇보다도
정확성이 떨어졌습니다.(지상 발사 레이저 반사경)

게다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에트 측의 대륙간 탄도탄을 모두
방어하려면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의 방어 시스템을 도입해야 했다는
점입니다.(계산에 따라 다릅니다만, 최소 5000기에서 최대 2만기 정도
라고 합니다. SDI용의 위성들이 대형이라는 점(레일건 발사 위성의 길
이는 50~100m 정도로 한번에 발사할 수도 없습니다.)을 감안하면 발
사비용은 상상을 초월하는데, 이것을 최소 5000기 정도 배치해야 한
다면, 미국을 전부 팔아넘기더라도 불가능합니다.

또 하나, 미국이 소련을 경계하기는 하지만, 소련과 전쟁을 할 정도로
미치지는 않았으며 증오하지도 않기 때문에, SDI 계획에 맞서서 소련
이 경쟁할 이유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소련의 고위층 일부에서는 미국의 SDI 계획이 자국의 안
보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 생각했고, 완성되는 날에는 미국에서
침공을 불사할 것이라는 이상한 믿음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소련을 침공할 확률보다 중국이나 일본이 공격해올 확률이 더
큰데도 말입니다.)

이러한 고위층들에게 진실을 이해하고 있던 이들의 말은 들리지 않았
고 결국 소련은 무리한 부담을 증가시켜 스스로 자멸하고 맙니다.

그 후의 결과는 지금 현재의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유일한 경쟁자를
제거하고, 사실상 유일한 초강대국이 된 미국은 지금까지 경쟁자와 대
결하기 위해 투자했던 자본을 자국의 발전에 동원하여 급격한 발전을
이루고 있지요.

물론, 레이건의 강한 미국이라는 정책은 그 시점에서 미국에게 큰 부
담을 주기도 했습니다. 재정 적자는 최대치에 달했고, 나름대로 군사
부분에 대한 지출로 적자는 더욱 쌓여갔습니다. 그리고, 사회 전체도
불황에 가까운 상황에 빠지기도 했으니, 그들보다 몇배의 낭비를 했던
소련이 무너지지 않을리가 없겠지요.

그러나, 소련이 무너진 후의 미국은 경쟁에 쏟던 힘을 자국 발전에 쏟
아 부음으로서 건국 이래의 부흥을 이루고 있는 반면, 소련은 무너져
서 갈갈이 찢겨지고 말았습니다.

어찌보면, 지금의 미국 상황은 레이건 시대의 강한 미국 정책으로 소
련이 자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미국의 정책을 입안한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선견 지명이 있는 사람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P.S) 여담이지만,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소련이 무너지지 않은 것이
차라리 나은 결과를 가져왔으리라 봅니다. 소련이 존속하는 상황에
서는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서 지나친 압력을 행사할 수 없으며, 그
만큼 우리의 부담은 줄어들테니까요.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소련의
붕괴로 북한과의 통일이 빨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현재로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군요. 여하튼, 북한은 소련 이상의 낭비를 하고도
아직 존속하니까요.(북한은 워낙 작은 땅이라서 소련처럼 붕괴되기
는 어렵지요. 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나라이니까요.)

PS2) 음모 이론이라면, 외계인설이니 달 착륙이니 해서 부정적인 이야
기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엄밀히 말하면 모든 속임수(국가
간의 외교전을 포함해서)가 음모라고 봅니다.
음모라는 말엔 부정적인 느낌이 있으므로, 뭐 책략이라고 할까요?
SDI는 그 중 가장 성공한 책략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깨닫고 보
니 스스로 자멸하고 있었다... 얼마나 놀라운 음모이며 책략입니까?
물론, 고위층의 판단 착오가 큽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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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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