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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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 장기복무에 선발되었습니다.
임관 후부터 매년 꾸준히 지원하면서도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별 기대는 안했었죠..
불행인지 다행인지 알수는 없지만 선발되서 최소 2024년까지 복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국방개혁2020을 볼수 있는건가....)
소령 진급하면 더 하겠지만요...
뭐 그렇게 즐거운 군생활은 아닙니다만... 기왕 된거 끝까지 가봐야죠.
글을 마치기 전에 몇가지 추신이라는 이름의 하소연들을 끄적여봅니다.
p.s : 어느 덧 2차 중대장입니다. 중대장을 두번째하는거지만 관운이 좋은건지 모시는 지휘관들이 한결같이 좋은 분들이네요. 물론 병사들 문제와 간부 문제는 항상 골치아픕니다...
p.s : 병과가 군수병과라서 군수부대에만 있다보니... 편제장비 수준이 아주 개판입니다... 2020이 멀게만 느껴지네요. 그렇다고 사제장비 사용이 마음대로 되는것도 아니고...
p.s : 군수부대다보니 관련된 국방부나 연구소의 개발프로젝트, 향후 개발장비 초도 납품 같은 흥미로운 것들을 일부 접하는데.. 상층부의 편협한 창의력과 책상행정의 파티를 보는 느낌을 받을때가 있더군요... 단순히 '어른의 사정'이라고 하기엔 너무 답답한 것들이 몇번 있었습니다만... 군기밀이라 자세히는 못쓰겠네요....
특히 동원업무는... 하하하하하하...
p.s : 2차 중대장하면서 칼리 아르니스 수련을 못하고 있어서 2단 승급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배운거 다 까먹는건 아닐런지...
뭐.. 위쪽 분들은 더 대단한 노인 학대중이니.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예산인 모양입니다. 전 통일이 되서 북한의 예비 물자 창고를 열어 졌었을떄 나올 무기들이 상상해 볼 떄도 있습니다.
( 혹 소련이 2차세계대전때 소련이 미국과 영국에게 받은 처칠전차가 혹 잠자고 있지 않나 싶다는.. )
북한이 주적인 것은 행운이자 동시에 액운입니다.
유교 문화권에서 최악의 간부는 무능하지만 열정적일만큼 열심인 간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하하
오오.. 이제 대대장까지 다시게 됩니까?
참. 저번때 한번 비슷한 질문을 드렸는데, 한국의 장성들은 첫 별을 달게 되는 나이가 보통 언제쯤 됩니까.
또 늦으면 얼마나 되죠? 몇년 안으로 별 못달면 대령에서 퇴역해야 한다던데..
소설 자료를 모으느라 뉴스를 뒤져 정리한 것에 따르면 현재 진급에 필요한 최저근무연한은
소위->중위 1년, 중위->대위 2년(총 3년), 대위->소령 6년(총9년),
소령->중령 6년(총 15년), 중령->대령 5년(총 20년),
대령->준장은 제가 모은 자료가 서로 상충되지만 4년 혹은 5년(총 24~25년)입니다.
따라서 사관학교에 진학해 한국 나이로 23살에 임관한 뒤 매번 1차만으로 진급한 능력자 혹은 행운아라면 47~48살에 첫 별을 달겠지요.
늦으면 얼마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을 드리기가 어렵네요. 아래의 참고 조건들을 보면 각 계급을 언제 진급했느냐에 따라 준장 진급을 포기해야 하는 나이가 달라질 테니까요.
다만 대령의 계급 정년은 56살이고, 참고 조건들을 평균적으로 적용한다 해도 50대 초반까지 진급하지 못하면 더는 기대할 수 없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참고 1)
대령에서 준장 진급은 대개 심사대상 3년차 이내인 경우가 많답니다. 다만 2011년에는 4~7년차가 다수 진급했네요.
참고 2)
예전에는 장군 진급에 필요한 최저기간이 현재보다 조금 길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2007년 10월 무렵에, 영관장교 확충을 위해 대위에서 소령 진급연한을 단축할 계획이라는 기사가 났거든요. 그리고 2013년 9월에 소령 진급에 필요한 최저연한이 6년으로 축소됐다는 기사가 나왔고요.(축소는 그 전에 실행했는데 기사가 늦게 난 건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2010년 기사를 보면 85년에 임관한 육사 41기가 준장으로 진급한 게 가장 빠릅니다. 임관 26년차인 거죠. 이 해의 준장 진급자는 대개 39~40기고요.
참고 3)
준장 이후의 진급은 대개 3년 간격이고, 최장 7년차도 진급할 수 있답니다.
참고 4)
위관과 영관 장교 승진심사는 연 1회, 장군은 연 2회라네요.
참고 5)
대략 2005년까지는 계급별로 3차 심사까지 진급하지 못하면 진급이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혹시 진급하더라도 진급한 그 계급으로 쫑이고요.
하지만 그 이후에는 6차 심사에서 진급한 자도 이후 진급이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대령 계급정년인 56살 직전에 준장이 되는 사람도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현역 때 군수 보급병이었는데, 담당이 되고 나서 한동안은 보급 상태 보면 한숨만 나왔죠.
장부와 실물이 안 맞는 것은 물론이고 있는 장비도 관리 부실로 엉망인 경우가 태반, 게다가 잘 작동되더라도 실전에서 과연 쓸모 있는지나 궁금한 구 시대 장비들까지...
뭐 병 입장에서야 작전이라든가 신 장비 쪽이야 아무래도 좋고, 피복과 자재만 잘 수급되어도 행복하기 때문에 제가 보급 관리 맡은 동안 그런 것에 대한 지원은 빵빵하게 받았습니다.
동원사단이긴 해도 명색이 사단 직할대인데다가, 행정보급관이 진급을 위해 교육을 간 뒤 1년 넘게 후임이 오질 않아서 제가 보급 관리를 도맡아서 했었거든요.
부대에 간부라고는 장교인 부대장 한 명 밖에 없으니까, 병이라 해도 행보관이 시키는대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직접 행보관 업무 중 일부를 찾아서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 업무 하는 것처럼 온갖 공문이 오가는 것을 보고, 부대에 비치된 문서를 읽으면서 군수 지원 체계가 어떻게 되고 하는 '군수 지원이 돌아가는 꼴'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더군요.
덕분에 전투복/전투화/장구류 수리 지원 온다는 공문 오면 빼놓지 않고 가서 지원 받고, 매달 청구할 수 있는 피복/장구류를 예산 최대한까지 빵빵하게 청구하고 등등 하다보니 제대할 무렵에는 부대 창고가 꽉꽉 찬 채로 후임에게 물려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군대는 행보관이 게으름 피우지 않고 FM대로만 해도 아주 풍족하게 살 수 있을만큼 충분한 지원을 해 줍니다. (월급은 제외하고.) 1990년대도 그랬으니 21세기인 지금은 더하겠지요.
그렇게 안 돌아가는 부대는 행정 관리 상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별빛화살/중령이 통상 40세 초중반이니... 장성 정도면 빠르면 40세 후반에서 50대 중반 정도입니다.
무르쉬드/예산보다도 현실성과 실용성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특히 '보안성'이라는 단어 한글자만 들어가면 21세기에 만드는 것들인데도 전체적인 스펙은 20세기 인것들이 튀어나오거나 설계가 됩니다. 지금은 없어진 프로젝트니까 과거사를 하나 풀어보면 군 보급체계 첨단화를 위해 바코드 인식을 통한 실시간 재고관리체계를 개발하려고 했었습니다. 근데 일반 업체(현대 모비스 같은...)의 경우 이런 바코드 시스템에 무선통신망이 결합되서 창고에서 바코드를 찍자마자 본사 재고관리 시스템에 재고조정과 물품배송지가 원클릭으로 입력 및 실행이 됩니다. 근데 국과연에서 개발한것은 창고에서 바코드를 찍으면 바코드에 삽입된 메모리를 다시 사무실 컴퓨터로 가져와서 데이터를 옮기고 재고조정과 물품배송지 설정을 수작업으로 하는 거였죠. 당연히 실무자들으 일반업체처럼 되게끔 구현해 달라고 요청했고 국과연 쪽에서는 '이미 이렇게 개발하기로 해서 개발예산의 일부를 써버려서 중도변경이 안된다. 그리고 무선통신의 경우 보안에 취약해서 적용할수가 없다.'라고 하더랍니다. 당연히 프로젝트는 엎어졌죠. 이런식의 책상머리행정이 한두번 있습니다.
현행작전도 마찬가지입니다. 훈련상황에서 스마트폰 쓰지 말라는데 편제에 무전기 없는 부대가 허다합니다.
야구아/글쎄요.. 병사의 주적은 간부라는건 병사와 간부 서로 하기 나름이죠. 제가 1차중대장할때 감찰에서 병력들 대상으로 '중대장 어떠냐, 너네 안괴롭히냐?'라는 식으로 설문 및 동향조사했었는데 병사들이 다 '좋은 분이고 다른데 안가셨으면 좋겠다'라고 해서 감찰장교가 사전교육 시킨거 아니냐고 되물은 적이 있었죠. 간부랑 병사들이랑 잘 놀고 먹으니 주적개념이 없어지더라구요.
르혼/일반 피지워부대, 그러니까 전투부대 같른 경우는 군수특기를 가진 간부가 없다보니 해당계통의 업무는 행보관의 군 복무경험으로 때우는 경유가 많습니다. 저 같이 군수지원부대의 경우 그런 일은 없죠. 다만 장비 노후화가 너무 심하다는게 문제입니다.
군수 쪽은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워낙에나 많기 때문에... 오히려 기회이기도 하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고, 작은 개선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도 있거든요.
당연히 성과를 내면 주목받을 수 있고,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일례로...
한국군은 상당히 많은 구식 폭격용 폭탄을 가지고 있는데, 신형 KF16에 장착할 수 없는 게 문제였습니다.
설령 물리적으로 F16에 재래식 폭탄을 장착한다고 해도 F16에는 이를 제어할 수 있도록 S/W가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 공군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형 전투기를 도입하면, 기존 폭탄은 악성 재고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신형 F16에 맞는 폭탄을 미국으로부터 무척 비싼 값에 다시 사들여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이었구요.
그런데... 저와 공부를 같이 했던 선배 한 분이 지난 2010년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해 낸 겁니다.
이 사람이 기존 폭탄에 타격 정밀도를 높일 수 있는 항법장치를 덧붙이는 JDAM의 구조를 다시 설계하고,
JDAM을 한국에 도입한 신형 KF16 전투기에 장착해서 제대로 발사할 수 있도록 제어 S/W를 개발하였죠.
그리고 시험에서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KF16에 기존 재래식 폭탄에 JDAM을 달아 장착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공군 입장에서는 이 건이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였다고 하더군요. 무척 절실했던 일이기도 하고...
S/W 개발 쪽이지만, 구식 폭탄 재고를 신형 폭격기에 장착 가능하게 하는 일이므로 군수 업무 맞죠.
제 선배는 본래 공군사관학교 출신이기는 하지만 시력이 나빠져서 일찌감치 파일럿을 포기하였고,
이후 군수 병과로 전국을 돌면서 창고지기만 하여서 신세를 비관하며 전역을 생각하기도 하였지만...
위 JDAM 프로젝트 한 방으로 모든 것을 역전시키는 높은 평가를 받게 되어서, 최우수 인재로 뽑힙니다.
결국 공군사관학교 동기 중에서 가장 먼저 대령 진급을 하는 매우 파격적인 발탁 인사의 수혜를 입었고,
파일럿 출신이 아닌 사람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부비행단장이 되어서 장군 진급을 노리는 입장이 되었더군요.
군수 계통은 잘 찾아보면 워낙 문제가 많기 때문에...
개선의 여지도 많습니다. 그리고 성과가 확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군대의 군수가 민간의 물류가 된 것이고 모든 물류의 뿌리가 군수 쪽 연구여서...
나중에 전역 후에도 갈 곳이 많습니다. 물류관리사라든지 관련 자격증을 따는 것도 용이하구요.
그리고 군수 쪽 장교들은 따로 선발해서 학교로 보내 석사/박사 과정을 국비로 가르치는 프로그램도 많죠.
군수 관련 S/W 개발이나 프로젝트를 제대로 진행하려면, 이런 과정을 거친 장교가 프로젝트를 주도해야 하거든요.
왕년에 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했던 군 장교분들이 석사 박사 논문을 죄다 군수 쪽으로 물류관리 논문을 썼는데,
결국 군에 복귀해서 관련 프로젝트하면서 대부분 대령은 기본으로 모두 달았고, 차례로 별를 달고 있더군요.
이왕에 군생활 하시는거 열심히 하셔서 소령진급 꼭하셔요 .
관운까지 있으셔서 소령 진급하시고, 중령 대령 테크타시다가 별까지 다셨으면 좋겠습니다.
장비 낙후야 예전부터 심각하다고 들었는데, 사정이 진짜 안 좋은가 봐요. 현재 굴리는 것들도 좀 낡지 않나 싶은데…. 아무리 위쪽이 주적이라고 하지만, 가끔 골골한 노인을 전장에 내보낸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나마 소총 같은 거야 어차피 거기서 거기니까 상관 없지만.
그리고 병사의 주적은 예나 지금이나 간부죠. 미래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기동보병이 탄생해도 변하지 않을 진리.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