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콜로니>

15화. 을씨년스럽게... (을씨년스럽다 : 남이 보기에 불쌍하게 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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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5년 3월 9일 수요일 4

연구소에 들러서 오느라 시간이 약간 늦어졌지만 다행히 저녁 식사시간 이전에
부대로 복귀할 수 있었다. 계속 차만 타고 다녀서인지 오히려 몸에 기운이 없는
것 같았다. 밥이 약간 식긴 했지만, 취사병에게 그것을 따질 정도로 배가 부르진
않은 터라 군말없이 밥을 먹어치웠다. 식당을 나가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 여성의 목소리인 것으로 보아서 상대가 누구인지는 뻔할 노릇이었다.

"요즘 바쁘신가봐요? 매일 부대에서 얼굴 보기 힘들군요. 같이 생활하는데."
정말로 몰라서 묻는단 말인가? 남은 매일 시체 타는 냄새때문에 고생하는데.
"다른건 아니고, 오늘 저녁에 중대에서 간부 회의가 있으니 참석하래요." / "예."
아마 이곳 사람들은 회의하려고 군대를 들어왔나? 뭐만 하면 무조건 회의라니.
"그건 그렇고, 정말 고생이 많으시네요. 듣자하니 볼거리도 아주 많다면서요?"
"그게 무슨?" 볼거리라니? 도대체 무슨 볼거리가 있단 말인가? 설마하니 시체
타는 광경이 대단한 쇼라도 된다고 생각하나? 정말 알 수 없는 말만 한다니까.
내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고서 마치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본 것 마냥 통신하사는
웃음을 참지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내가 무슨 동물원의 원숭이도 아니고 원.

중대 행정반에는 나와 통신하사를 제외하고 모두 모여있었다. 물론 입실해있는
김중사 자리는 비었지만 말이다. 회의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는 듯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회의가 시작되었다. 이번에 회의 주제는 내일 이곳으로 지원군이
도착한다는 것이었다. 예상외로 지원군이 빨리 도착한다는 말에 나도 믿기지가
않을 지경이었다. 적어도 이번 달 중순은 넘기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바로 내일
온다고 하니 아무래도 이번 지원에는 테라들의 공로가 컸던 것 같다. 내일 오는
지원 부대는 선발대로, 정규군 1개 연대 예하의 1개 대대규모라고 한다. 이곳에
오는 총 지원군은 우리 군단내의 다른 예비 사단에 포함된 1개 보병연대이며,
여기에는 연대예하 수색, 통신, 의무, 방공, 지원, 기갑 등 총 6개 중대가 속해
있으며 특히 추가로 연대 지원 포대 예하 화력 지원 1개 대대가 배속되어서 총
4개 대대, 6개 직할중대 규모라고 한다. 규모는 모든 예하부대와 배속부대들을
합쳐서 대략 3천명 정도가 된다고 하니, 그나마 이곳에 퍼져있는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할 것 같다. 일단 내일 이곳 제 3콜로니에 도착할 선발대는 우선 지형
숙지와 경계 강화 등을 주 임무로 하고 있으며, 차차 이곳 주둔군과 인수인계를
통해 이곳 방어를 책임진다고 한다. 군단에서는 추가적으로 이번 주말이나 또는
다음주 초 정도에 공병대를 보내서 시설을 확충하고 새로운 주둔군 본부를 건설
하며, 감시강화시설도 대폭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번 달 중순쯤에는
다시 1개 대대가 이곳에 배치될 예정이며, 모든 군 시설이 정비되는 대로 연대
본부가 자리한다고 한다. 아마 이번 달 말경에는 모든 시설이 완료된다고 한다.

아마도 우리 중대장 앞에 붙은 주둔군 총 책임자라는 딱지는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내심 좋아했던 눈치였는데 안되었지만 어쩔 수가 없겠지.
이제 이곳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텐데 테라들이 떼거리로 콜로니를 덮치면
아마 이곳으로 사람들이 이주하려고 하지 않을테니, 어쩔수 없이 정부쪽에서도
신경을 써야겠지. 아무튼 이번 지원군 관련 소식은 듣던 중 정말 반가운 소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외형적인 것이 아니라 내부적인 것이다. 이
콜로니에 갑자기 많은 인원들이 모인다면 가장 먼저 물자와 시설 문제가 생길
것이다. 현재 주둔군 시설로는 1개 대대는 커녕 1개 소대만 와도 부족할 것임에
틀림없다. 물론 계획상으로는 이곳 주둔군 주위에 가건물들을 세워놓고서 대대
본부를 설치하고, 병사들은 야영을 한다고 하는데, 사실 말처럼 쉬운 것이 절대
아니다. 다른것은 몰라도 취사장을 같이 쓸 경우에는, 아마도 엄청난 혼잡함이
벌써부터 눈에 보이는 듯 하다. 게다가 세면장과 화장실의 경우는 물론 더 말할
것도 없다. 상부 부대에서 보낸 공문에는 이를 간단히 '양 부대간의 상호 긴밀한
협조 하에 모든 것을 처리한다.'라고 되어있지만, 이 긴밀한 협조라는 것이 한
줄의 설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상대편 부대의 대대장
정도라면 중령, 아니면 못해도 소령이기 때문에 계급이 밀리는 것은 안봐도
뻔한 이치이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우리나라 군대의 전통상으로
볼 때 우리 중대장이 먼저 굽히고 들어갈 확률이 더 컸다. 만약에 간부 숙소가
개방된다면 정말 큰일이로군. 한 침대에 둘이 끼어서 자야한다니. 끔직하군.

지원군에 관련한 이야기는 그때 그때의 상황을 봐가면서 서로 조율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말이야 이렇지 실제로는 이번 회의로 얻은 성과는 전혀없다. 내 휴식
시간만 낭비한 셈이군. 다른 것으로는 빠르면 이번 주 안으로 부상자들이 모두
부대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행히 부상자의 부상 정도가 경미한 상태라
금방 퇴실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아마 김중사는 내심 아쉬워했을 것 같다.

별 소득없는 회의가 끝나버리고(물론 당사자들은 만족하는 눈치이지만) 오늘
있었던 모든 상황을 간략하게 중대장에게 보고했다. 별 관심없게 나의 보고를
듣던 중대장은, 특이할 점으로 시체 처리작업 도중 이상한 시체와 습득 물품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갑자기 관심을 보이는 눈치였다. 게다가 나의 말이
흥미가 있었는지 모든 간부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갑자기 여러사람의 시선을
받은 터라 자리를 피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마치 월척을
낚았다는 듯 중대 행정반 한 구석에 놓인 밀봉한 탄박스를 가져다가 책상위에
올려놓았다. 이것이 마치 신밧드의 보물상자라도 된다는 듯 모두들 책상으로
모여들었다. 우선 밀봉한 종이에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 다음 탄박스를
열었다. 하지만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개봉한 탄박스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가 황당하고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를 설명하라고 무언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나 또한
너무도 황당한지라 입을 벌리고 그저 놀라움을 표시할 수 밖에 없었다. 혹시나
해서 탄박스 안을 다시 들여다보고, 뚜껑까지 살펴보았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탄박스 자체도 살펴보았지만 처음 만들어진 것 처럼 아무런 흔적이나
자국도 남아있지 않았다. 세상에 쇠로 만들어진 탄박스 안에 있는 물건을 그
누가 빼갈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탄박스에는 밀봉을 한 상태였는데. 혹시나
밀봉이 잘못되었나 해서 다시 살펴보았지만 그곳에는 연구원들이 쓰는 강력
접착제를 발라놓은 터라 접착 부분에 붙은 종이는 지금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분명 오늘 내가 산에서 연구소 부소장한테 받은 강력 접착제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게다가 탄박스를 열기전에 확인한 봉인지는 전혀 뜯긴 흔적이
없었다. 혹시나 해서 부리나케 달려가서 운전병과 오늘 동행했던 병사들에게
물어보고, 같이 나간 모든 차량들을 확인해 보았지만 수첩은 커녕 먼지하나도
찾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대장과 부중대장은 어이없다는 표정이
역력했고, 그럴수록 내 마음은 무언가에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정말 어디로
피할곳이 있다면 당장 그리로 가고 싶은 마음이다. 혹시나 해서 연구소에다
전화를 해봤지만 담당 직원은 모든 연구원들이 퇴근한 터라 자세한 것은 내일
직접 물어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말 남은 속이 타들어 갈 지경인데,
저렇게 태연하게 이야기를 하다니. 그래도 혹시 몰라서 연락처나 연락할 다른
방법은 없냐고 물어보았지만 연구소 기밀 사항이라 함부로 말해줄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오늘 같이 일행과 있었던 군인이라고 해봤지만 안된다는 말만
되풀이하다가 그냥 끊어버렸다. 수화기에는 기분나쁜 소리만 울리고 있었다.

"그래, 연구소에서는 내일 다시 전화하라던가?" 중대장이 나에게 물었다.
"그게, 저." / "아니, 이제 얼마 안있으면 지들 지켜줄 사람들에게 이렇게 나올
수 있어. 오늘같은 경우도 우리가 다 데려다 주었잖아. 당장 다시 전화해서,
방금 전화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물어봐. 아주 내가 가서 한마디 해야겠어."
펄쩍 뛰는 중대장을 1소대장와 정소위가 말렸다. 조금만 더 놔두었다면 아마
입에서 육두문자가 나왔을 법한 중대장을 간신히 말리고, 중대장이 흥분을
가라앉히기를 기다려서 조심스럽게 이 일에 대한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아마 연구원들이 알지도 모르니 제가 내일 알아보는..." / "대체 연구원이
무엇을 안다는건가? 그들이 할 일이 없어서 이 수첩이나 훔칠거라는 건가?"
사실 심증이야 가는 부분은 있었다. 오늘 수첩을 발견했을때 부터 헤어지기
전까지 계속 수첩을 물고늘어지는 인물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다만
심증에 그칠 뿐, 아무런 물증도 없다면 결국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만약에 내가
고박사가 가져갔다라고 말을 해보았자, 본인이 절대 그런일이 없다고 발뺌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게다가 모두들 내가 탄박스 안에 수첩을 넣고 밀봉을
하는 것을 보았고, 행정반에서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는데 감쪽같이 안에있던
수첩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이게 무슨 드라이아이스처럼 공기중으로
날아가는 것도 아니고, 대체 어찌 된 일이란 말인가? 내가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고 허둥대고 있을 때, 갑자기 부중대장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수첩은 어떤 것인가?" / "테라 병사의 시체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그 안에는 무슨 내용이 적혀있던가?" / "저도 안에 있는 내용은 모릅니다."
중대장은 기가막히다는 듯 아예 혀를 찼고, 다른 사람들은 덩달아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중이었다. 이 자리에 서있는 1분 1초가 정말 지옥같은 순간이다.
"그래도 이게 상급부대로 올라가지 않은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만약에 바로
확인하지도 않고 올렸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아마도 정말 볼만할 겁니다."
중대장은 마지못해 수긍은 했지만 아무래도 기분은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아무튼 이번 문제는 전과 마찬가지로 상급부대에는 없었던 것으로 하고서,
내부에서 일단 조사를 하는 것으로 결정났다. 아울러서 병사들에게도 입조심
단단히 시키라는 중대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나로서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결과였지만 아무래도 중대장과 부중대장에게는 찍힌 것 같다. 한가지 내가
바라는 것은 연구소측에서 수첩을 발견해서 나에게 주는 것인데, 아마도 그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다. 단지 지금은 지푸라기라고 붙잡고 싶은 심정이다.

아마 중대장은 내가 나서기만 하면 미해결 사건만 가지고 온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러다가는 아예 소대장과 함께 요주의 간부로 찍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사람의 의심이라는 것은 정말로 내가 떳떳하다고
한 들 찜찜한 구석이 있는것은 지워버리기 힘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아마
해결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편하게도 생각해봤지만 오히려 내 중압감만 더
늘어날 것 같다. 도대체가 엉망 진창인 것 같다. 이번 일이 잘 풀려야 할텐데.

오늘 원래대로라면 내가 일직 근무를 서야 하지만, 오늘은 내가 계속 밖에서
일을 했고, 또 병사들에게 훈시할 것도 있어서 특별히 부중대장이 계획에도
없던 일직 근무를 한다고 했다. 나는 괜찮다고 했지만 중대장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퇴근해 버렸다. 정말 나를 의심하는 것 같아서 화가 났지만, 그래도
잘못은 내가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차라리 '니가 범인이지?'라고 한다면
속이라도 시원할 것 같다. 얼마나 많은 시련이 앞으로 나에게 다가올건지...

무거운 발걸음으로 간부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 마치 가시밭길 마냥 힘들다.
숙소로 돌아와 몸을 씻고서, 자리에 누웠지만 오히려 마음은 더욱 더 불편한
느낌이다. 마치 천장의 모서리가 점차 조여들면서 나를 옥죄는것 같은 그런
생각마저 떠오른다. 그저 내일 누군가가 수첩을 발견해서 준다면. 약간 말도
안되는 상상이지만 그렇게라도 된다면 그 사람에게 절이라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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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5년 3월 10일 목요일

오늘도 어김없이 다른날과 마찬가지로 하루의 아침이 시작되고 있었다. 물론
내 생각도 그러기를 바라고 있지만 말이다. 아침부터 어제와 마찬가지고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오늘은 아침을 일찍 주는 편이었다. 오후에 이곳으로
주둔군이 도착할 예정이었으므로 일단 모두들 일찍 식사를 마치고 주위 환경
정리와 부대 정비를 하기로 되어있었다. 식당에 앉았지만 내 생각이 그래서인
까닭인지, 아니면 원래 그랬었는지는 모르지만 오늘따라 부대내의 분위기가
많이 침울한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사람들 사이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것이 바로 이곳에 적응하는 것일까? 그냥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싶었다.

아침을 먹고 행정반에 도착하자 잠시 후에 중대장이 도착했다. 나는 일단은
경례를 하고 중대장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중대장은 도착하자마자 일단
오늘 각자 병력을 인솔해서 부대 주변 정리를 하라고 지시했다. 어제의 일은
모른다는 듯 중대장은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나는 어제일이 나올까봐서
계속 마음이 불안했는데, 다행히도 중대장에게서는 그러한 기색이 보이지는
않았다. 혹시나 중대장의 마음이 바뀔까봐 재빨리 행정반 밖으로 나와버렸다.

행정반 밖으로 나가자 뒤에서 따라오던 정소위가 나를 불렀다. 이제는 아무나
부르기만 해도 깜짝 놀라는 것 같다. 하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곧 반문했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 "아니, 별 말은 없고요. 그냥 부소대장이 요즘들어
많이 힘드신 것 같아서요. 뭐 몸으로나 마음으로나 아직까지는 좀 힘드시죠?"
사실 안 힘들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이제 이곳에 도착한지 겨우 열흘을
넘겼는데 이건 마치 지옥 여행이라도 한 것 같다. 차라리 해병대가 더 좋다는
생각마저 들때가 있다. 그래도 이렇게 말을 해주는 정소위가 싫지만은 않다.
"뭐 다 그렇죠. 처음이라서 힘든 사람이 어디 저 혼자겠습니까? 안 그런가요?"
"그래도 그렇죠. 오자마자 테라들이 습격하지를 않나. 살만한 곳은 아니죠."

정소위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대원들이 모인 곳으로 갔다. 이미 그
곳에는 총과 전투장비 대신 삽과 곡괭이를 든 대원들만 있을 뿐이다. 겨울에
언 땅을 파내는 것은 기계로 하면 되지만, 그런 기계는 단지 몇 대밖에 없다.
결국 원시적인 사람의 힘도 이런 곳에는 아주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다. 일단
나는 몇 명의 인원들만 데리고서 주둔군 뒷편의 얕으막한 개울의 상류쪽으로
올라갔다. 아직 날씨가 쌀쌀한 터라 한기가 느껴지지만 그렇게 감상적으로
있을 여유가 없었다. 일이 빨리 끝나야 밥이라도 먹을테니 말이다. 게다가 내
생각은 온통 실수 생각 뿐이니, 이런 일이라도 잘 해서 점수를 벌어야 한다.

다행히 개울을 정비하는 일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적어도 점심먹기 전까진
모든 일을 다 마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 갑자기 아래에서
어떤 병사가 '부소대장님!'하고 나를 부르면서 이쪽으로 뛰어오가 있었다.
"무슨 일이야? 급하게 나를 부르고?" / "부소대장님, 중대장님이 오시랍니다."
갑자기 내 심장이 얼어붙는 듯 한 오한이 밀려왔다. 갑자기 무슨 일이 있어서
나를 불러낸단 말인가. 병사들에게 무슨 일 때문에 중대장님이 나를 찾는가
물어보았지만, 병사는 그저 중대장님이 그 말만 전해주었다고 한다. 젠장...
여러분 모두 제다이 마스터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