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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게일리온에서 작은 물체 두개가 빛의 속도로 튀어나온다. 전장 70m의, 거대하나 자신의 어머니와 비교해 볼때는 결코 거대하지 않은 존재. 그 존재의 양 옆에 달린 날개는 그 물체가 우주와 대기권에서 모두 비행이 가능한 우주선이라 부르짖고 있었다.

[크레센트가 이렇게 느렸었나..!! 쉴드 조금 더 빨리는 못가?]

크레센트 항성간 공격전투기에 자신을 동화시킨 로가디아는 크레센트의 모든 출력장치를 최대로 가동시키며 옆에 따라붙은 쉴드에게 외쳤다. 그러나, 그녀가 제어하는 공격기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화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래전의 황폐한 붉은 행성이 아니라  초목이 숨쉬는 푸른 행성이 되어버렸지만. 아니, 이제는 생명조차 없는가..?

벨레로폰의 수족이 된 위성병기들이 로가디아와 쉴드에게 공격을 가해온다. 레일건의 탄환이 빗발치는 가운데 두대의 크레센트 공격기는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해내며 무리한 전진을 계속했다. 저기에... 바로 저기에.. 또다른 자신이 있다. 아니, 자신의 어머니일지도 모른다.

게이츠. 그리고 최초의 로가디아.

두대의 크레센트는 미친듯한 비행을 계속한다.

*****

[ 아찬, 아찬!! 점프젯! 그냥 써요. 내가 인도해 줄게요!! ]

그는 로가디아의 울부짖음에 일고의 의심없이 도약했다. 메탈갑옷의 자이로가 격렬하게 수평을 유지하면서 그를 상층 슬라브로 이끌었다. 로가디아는 아찬의 신체에 걸리는 과부하를 알아도 어쩔 수 없다는 듯 균형을 잡기 위해 연속적으로 팔다리를 난폭하게 움직이며 가능한한 짧은 코스로 그를 이끌었다. 아찬의 어께가 빠지는 듯한 통증이 엄습했지만 그가 원하는 바였기에 이빨을 깨물어 어금니로 진통제를 터뜨려 삼켰다.

가까스로 태풍에 아이들을 앉히고 한줌밖에 남지 않은 장갑차 따위로 주위를 에워싼 아찬은 프라디트의 흔적을 좆던중에 발견한, 죽어가던 아텐의 충고를 받아들여 마지막 카드를 레일건에 장착했다.

' 헤미팜도 소용이 없어요. 물질로 이루어 진 존재가 아니에요. 링크 입자를 재배열해서 생긴 놈이라 그냥은 안되요. 당신 탄창에 핵력을 걸어줄게요. 이걸로 입자들을 묶어 버리고 다음에는 헤미팜을 쓰던가 알아서 해요. 꼭 이겨야 해요... '

그는 아텐을 구하지 못했다. 인간적 양심이 주는 머뭇거림이 이야기하는 아찬의 갈등을 아텐은 스스로 혀를 깨묾으로서 해소해 주었다. 그녀는 눈을 뜬 채 죽었다. 하지만 메탈갑옷의 글러브로는 눈을 감겨 줄 수가 없었다.

                                                                                                  ++기시감 67편 중++

*****

로가디아의 크레센트가 레일건에 맞아 산산히 흩어진다. 뒤따르던 쉴드의 크레센트 역시 십자포화에 걸려 산산조각으로 흩어지고 만다.

그러나 상관은 없었다. 로가디아는 흩어진 크레센트의 파편을 입자화 시켜 다른 모습으로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부분들이 손실되었지만, 크레센트의 파편들은 3미터 정도되는 인간형 로봇의 모습을 갖추었다.

[남은건 너뿐이야!!!]

그리고, 로가디아는 마지막 방어 위성의 중앙 회로에 달려들어 주먹을 꽃아넣었다. 광속으로 비행하는 3미터 크기의 로봇이 수십미터의 위성을 주먹으로 내려치자, 순식간에 팔뿐 아니라 온 몸으로 위성을 관통해버렸고, 위성은 폭죽처럼 부속품들을 사방으로 터뜨리며 고철조각이 되어버렸다. 폭발은 없었다. 우주공간에서 폭발이란 있을수 없으니까.

두기의 로봇은 광속으로 화성 표면에 격돌했다. 그러나 지면에 충돌하지는 않았다. 지면까지 내려간 직후, 믿을수 없는 90도기동을 선보이며 두대의 로봇이 직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엄청난 충격파가 지면을 내려앉히고 흙먼지가 폭포처럼 솟아올랐다. 곳곳에서 벨레로폰의 테라포밍 머신들이 솟아올라 이들에게 공격을 가했다.

[저리 비키지 못해?!]

비행하던 그 모습 그대로 쉴드가 테라포밍 머신 하나를 발로 걷어차 버렸다. 크레센트의 모습일때 얻었던 광속의 비행에너지는 방금전 90도 기동 직후 거의 다 소모되어 이제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지만 아직도 그녀들의 속도는 음속의 100배. 테러포밍 머신 하나가 자신을 보호할 틈도 없이 박살나 사방으로 흩어져버렸다가 저만치 날아가 다시 원래의 모습을 갖추었다. 물리적인 힘으로는 이들을 없앨수 없었다.

로가디아와 쉴드가 결국 비행을 포기하고 지면에 요란스럽게 내려앉았다. 엄청난 소닉붐에 주위의 모든것이 산산히 깨어지고 내려앉았지만 테라포밍 머신들과 로가디아, 쉴드는 멀쩡했다.

[귀찮아..!!]

로가디아가 주먹을 내지른다. 이번에도 테러포밍 머신 하나가 직격으로 얻어맞고 파편을 흩날린다. 파편조각이 된 자신의 몸을 재구성 하려던 테라포밍머신은 무엇인가 이상한것을 느꼈다.

뭔가에 묶여있다..!!

순간 그는 자신을 노려보는 로가디아의 붉은색 아이카메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을 비웃고 있었다.

[놀랬지? 죽어!!]

주먹으로 치는 순간 걸었던 핵력이 발동되며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순간에 엄청난 폭발을 일으키며 테라포밍 머신을 갈갈이 찢어놓았다. 재생은되지 않았다. 될수도 없겠지만.

결국 모든 반작용 에너지가 소모되어 버려 더이상 날 수 없게 된 로가디아와 쉴드는 자신들에게 달려드는 테라포밍 머신들을 모두 찢어발기며 게이츠쪽으로 달렸다. 저 멀리 거대한 우주선의 흑색 지붕이 보인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 조금만..!!

그순간, 그녀들을 막아서는 수십개의 존재가 있었다. 끈적이는 몸체, 곳곳에 보이는 솔시스의 기술들. 그리고 혐오스러운 머리.

레기넬라와 솔시스의 기술을 융합시켜 태어난 존재.

벨레로폰의 수족들. 또한, 또다른 벨레로폰들.


로가디아와 쉴드는 잠시 할 말을 잊어버리고 말았고 잠시간의 정적.


[벨레로폰 너....이놈-------!!!]

분노한 로가디아가 부르짖으며 흐느적 거리는 괴물을 걷어찬다. 저만치 나가떨어진 괴물은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벌떡 일어나더니 로가디아에게 달려들어 복부에 주먹을 날린다. 금속음과 함께 로가디아가 휘청이고, 그틈을 노려 달려들었지만 늦었다. 어디선가 갑자기 달려든 금속의 손이 괴물의 머리를 휘감았고 헤미팜을 동반한 핵력이 발동된다. 순식간에 머리를 잃은 괴물이 털썩 쓰러지며 움직이지 않는다. 단 한번에 괴물을 전투불능으로 만든 쉴드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또 다른 괴물을 향해 오른팔을 순간적으로 변형시켜 만들어낸 120밀리 이온 하전입자포를 들이대었다.

푸른 섬광. 괴물이 나가떨어지고, 잠시 자신을 방어항 힘을 잃은 괴물에게 쉴드가 최후의 일격을 가해버렸다.

링크입자를 재 배열해 태어난 존재. 다시 되돌아가리니..

괴물은 순식간에 링크입자화 되더니 이내 사라져버렸다. 남은 여섯의 괴물이 당황하는것이 역력하게 보였다.

/이... 이럴수가...!! 우리를 이렇게 허물어뜨리는 존재라니..!!/

[시끄러!!]

벨레로폰의 목소리를 내는 괴물이 꼴사나웠던지, 로가디아가 달려들어 머리를 통째로 날려버렸다. 남은건 다섯. 아니 넷. 괴물 중 하나가 비명과도 같은 괴성을 내질렀다.

/정체가 도대체 뭐냐...!!!!/

그러나 돌아오는것은 차가운 금속의 손. 괴물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틀어쥔 로가디아가 손에 힘을 주며 괴물을 차갑게 비웃었다.

[훗? 우리..? 저승사자. 자신의 존재가치를 상실한 기계를 응징하러 내려왔지.]

그 말이, 그리고 자신을 비웃는 그 붉은빛의 아이카메라가, 괴물이 본 마지막 적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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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드디어 한편만 더 하면 대망의 엔딩입니다
이번화에는 게일리온이 안나왔죠? 다음화에 나옵니다...

아마 기시감의 인물 몇몇도 마지막에는 등장할듯 싶군요...;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기시감의 원문은 양 불리기 용이 아닙니다...; 해당 장면이 나오는 동일 시간상에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묘사하고 싶러서 넣었을뿐...;;**

마지막으로, 첨부음악은 창세기전3-파트2의 최종스테이지 음악 Bloody Day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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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Ver. 2.0 작업중....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