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치킨 주식회사 5장 - 4
괴물에게 다가가기 위해 내가 생각해낸 고육지책은 바로 녀석의 자만심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난 한껏 과장된 몸짓을 취하며 녀석에게 다가섰다.

“오오! 위대하신 유일자시여. 창세전부터 당신의 드높은 이름이 우주에 퍼졌고, 만인은 엎드려 경배하나이다. 오오! 지고의 존재자시여. 이 비천한 종놈을 받아 주시옵소서!”

세 살먹은 어린아이도 속지 않을 서투른 연기였지만, 어리석은 유일자 녀석은 숭배에 굶주렸는지 반응을 보였다.

“그. 렇. 다.  나. 는. 위. 대. 한. 자.  경. 배. 하. 라.  나. 에. 게. 충. 성. 을. 맹. 세. 하. 라!”

“오오오! 저를 받아 주시는 것이옵니까? 제가 저의 주님을 더 가까이서 알현할 영광을 주시옵소서. 당신의 은혜로운 발에 엎드려 입맞추게 해 주소서.”

“허. 락. 하. 노. 라.  충. 성. 된. 자. 여.  가. 까. 이. 오. 라.”

난 엎드린 채로 무릎으로 기어서 녀석의 징그럽게 큰 발로 가까이 갔다. 물론 살며시 빛의 채찍을 감춘채로.

“참으로 아름다운 발이옵니다. 당신의 형체를 가까이 뵈오니 황홀하여 죽게 될 지경입니다.”
사실 녀석의 고약한 발 냄새에 질식해 죽을 지경이었다.

“입. 을. 맞. 추. 라.  인. 간. 이. 여.”

“이거나 먹으슈. 바보괴물 녀석아!!!”

난 있는 힘껏 녀석의 다리를 향해 빛의 채찍을 휘둘렀다. 철썩하고 경쾌한 소리가 났다.  그 때 나의 배신을 깨달은 유일자 녀석은 살기를 품은 목소리로 외쳤다.

“감. 히. 네. 놈. 따. 위. 가.  위. 대. 한. 나. 를. 조. 롱. 하. 려. 들. 다. 니!”

그녀석의 손 하나가 나를 잡고는 녀석의 흉물스런 입으로 가져갔다.

“갈. 갈. 이. 찣. 어. 주. 마. 어. 리. 석. 은. 자. 여!”
죽음을 앞둔 사람은 자신의 생애를 반추하게 된다고 한다. 어릴 때 구슬치기하다가 모두 잃은 일, 날 버린 여자친구, 설레던 졸업식 등등. 내 삶의 희로애락이 순간 슬라이드 영상처럼 지나갔다. 아 이것이 인생이로구만...

그 때 기적이 일어났다. 녀석의 거대한 몸체가 기우는가 싶더니 내가 빛의 채찍으로 내려쳤던 다리부터 산산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나를 쥐고 있던 손까지 사라져서 나는 공중에서 땅으로 수직낙하하는 신세가 되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내가 정신을 차리고 처음 본 것은 부장님, 데슬러 대리, 에리카 양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었다.

“정신이 드나, 명환군?”
“예에- 부장님. 제가 살아 있는 건가요?”
“그래 자네가 해냈네. 유일자 녀석을 쓰러뜨렸어! 데슬러 대리가 자네가 떨어지는 걸 나꿔챘다네.”
“으음. 그런데 어떻게 제 보잘 것 없는 능력이 괴물을 없앤거죠?”
“자네의 능력은 말일세. 거짓을 제거하는 힘이라네. 허위에서 비롯된 그 어떤 강대한 힘도 자네의 채찍을 맞는 순간 소멸하고 말지.”
“그러면, 금방 그 녀석은 참된 신은 아니었군요?”
“그런 셈이지. 사실 난 강하니 내말 들어하는 녀석이 신일리는 없지 않은가? 정말로 신이라면 힘보다는 선함을 추구했을 테니까 말야.”
“그런데 만약 제 힘이 통하지 않았으면 어떡하시려고 했죠?”
“그러면 우리로서 어쩔 도리가 없지 않은가? 진짜 신인데...”

어쩔 도리가 없었을 거라는 말에 또 한번 절망했다. 우리 부장은 부하들을 사지(死地)로 내모는 특기가 있을 뿐 아니라, 무책임하기까지 한 것이었다. 그래도 근근이 오늘도 살아남은 것과 내 힘의 의미를 안 것에 만족할 수밖에...  

제가 좋아하는 건 은하영웅 전설 류의 우주함대전입니다. 게임도 홈월드를 스타크래프트보다 좋아하구요. 저그족같은 징그러운 에어리언과 백병전을 벌이는 건 좀 취향에 안 맞아서... 좋은 자료가 많은 사이트같애서 가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