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맞닿은 판타지를 꿈꾸며.


3장 - 4
직장인이 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취직 후 한 달이 눈으로 지나갔는지, 코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이다. 물론 그 때 내가 한 일이라고는 데슬러 대리를 따라다니면서 그의 활약을 입을 딱 벌린 채로 감상한 후, 팜플렛을 돌리고 돌아와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위험한 순간은 충분히 많았다. 며칠 전엔 나치의 후예라는 작자가 쏘아대는 총알이 뺨을 스치고 날아갔고, 어제는 촉수가 수없이 달린 괴물에게 인질로 잡히기도 했다. 이 회사처럼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업체에서 근무하다가는 신경쇠약에 걸리기에 딱 알맞겠다.
문서행정업무로 직무를 돌리고 싶었지만, 에리카양이 하루에 10만 건이 넘는 자료를 처리하는 것을 보고는 그냥 포기했다. 그녀는 머리에 뭐가 들었는지, 슈퍼컴퓨터 수십 대를 24시간 돌려야 처리할 수식들을 즐겁게 웹서핑을 하면서 계산해냈다. 저 머리를 가지고 여기에 취직하다니 어지간히 눈높이가 낮은가 보다.

“명환씨. 이제 분위기 적응이 좀 되나?”
부장은 서류를 정리하고 있는 내 어깨를 툭 치며 물어왔다.

“예? 예... 그럭저럭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이지, 이런 회사 분위기에 잘 적응한다는 게 비정상 아닌가? 겨우 빛의 채찍 하나 만드는 능력가지고 취직한 내게 너무 가혹한 근무환경이다. 그냥 사표 쓸까?

“요새는 별로 큰 건수가 없어서 심심했지? 아마 조만간에 우리가 총력을 기해서 해결해야 될 프로젝트가 하나 내려올 것 같네. 그 때 최선을 다해주게.”
“예예 노력하겠습니다.”
큰 건수라... 도대체 이 인간들이 고민해야 할 정도면 어떤 사건이 일어난다는 얘긴지 잘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더 절망인 것은 한 달 동안 만났던 수많은 괴물들과 악의 존재들이 정말 ‘평범한’ 일거리로 취급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 참! 데슬러가 내일부터 휴가일세. 아마 자네 일주일간 혼자서 현장업무를 담당해주게나.”
“예?”
“이제 충분히 일을 배웠으니 혼자서도 해봐야지. 기대하겠네.”
“저는 아직 혼자서 일을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아서...”
“아니야 자넨 훌륭한 능력자야! 내일 보자구. 나 먼저 퇴근함세.”

부장은 내 말을 더 듣지 않고 휑하니 나가버렸다. 사직하겠다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휴우 내일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이 되겠군.
제가 좋아하는 건 은하영웅 전설 류의 우주함대전입니다. 게임도 홈월드를 스타크래프트보다 좋아하구요. 저그족같은 징그러운 에어리언과 백병전을 벌이는 건 좀 취향에 안 맞아서... 좋은 자료가 많은 사이트같애서 가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