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루스칸트에 상륙한 제국의 기갑부대는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며 라기어스연방의 본영을 유린했다.
지상전 병력의 사령은 비어스 준장으로 원래 2함대 소속이나 마땅한 1함대의 육군 장군이 없는 관계로 임시로 지휘했다.
"3시 방향에 대규모 전차대 출현!"
비어스 준장이 급히 확인해보니 바로 라기어스의 전차먹는 전차 삼중레일전차가 약 1개 연대가 접근한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삼중레일전차는 호버시스템으로 제작된 유일한 라기어스의 전차로 대전차에 특히 유용한 삼중레일포를 쏴 일시에 타키온마저 기동정지 시키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삼중레일의 원리는 간단했다. 대전차용 레일로 일단 장갑을 근접한 시간 내에 3번의 충격으로 파괴시켜 그 안에 폭발을 유도한다는 것이었다. 일명 삼중극점이라는 라기어스의 대전차 공격방식이었다. 비어스 준장은 공포감이 들었다. 하지만 역전의 지상전장군답게 진정하고 스캐럽 포병부대를 호출했다.
"좌표 델타 6에 스캐럽 전포대 사격 개시!"
-전포대 사격 위치 확인. 발사!
스캐럽 포병부대에서 엄청난 수의 불덩이가 발사되어 지축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그 막강한 방호력을 자랑하듯 격파된 전차는 선두그룹에서도 겨우 6대에 불과했다. 타키온전차와 삼중레일전차 그 영원한 맞수들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선두에 있던 타키온 전차들이 사정거리를 장점으로 삼아 2개 대대 일제 사격을 퍼부었다. 앞쪽에 있던 삼중레일전차 23대가 순식간에 공중으로 튀었다. 거대한 벌판에 전개된 타키온전차는 일제히 사격을 퍼붓고 재장전을 하려고 했으나 사정거리 안에 든 타키온은 절대 무사하지 못했다.
-트르륵
이상한 소리와 함께 3겹의 레일포가 삼중레일전차에서 쏟아져 나왔다. 이번엔 삼중레일 전차 1개 대대의 일제사격이었다. 날아간 레일포는 대부분 타키온의 전면장갑을 완전 관통해 전차를 불덩어리로 만들었다. 타키온에너지의 유폭으로 인해 전차가 계속 폭발했다. 그리고 재장전 타임이 빠른 삼중레일이 다시 2개 대대 일제 사격을 퍼부었다. 순식간에 타키온 전차대 2개 대대가 사라졌다. 2차에 이어진 사격에 공황상태에 접어든 타키온 전차대는 재빨리 좌우로 전개하며 삼중레일전차대의 좌우를 덮으려 들어왔으나 연방의 지휘관은 이미 간파하고 좌우측에 각각 1개 전차대대로 더욱 큰 포위망을 펼쳐 놓았다. 결국 선두로 오던 3개 대대와 좌우에서 넓게 전개하며 다가오던 2개 대대의 공격앞에 제국 타키온 23독립기갑여단은 완전 전멸했다.
"젠장. 스캐럽 공격 계속 퍼부어! 그리고 10기갑사단 23여단이 있던 곳으로 가라! 그리고 25기갑사단도 빨리가!"
"사령관님! 산쪽에 이온포가 파괴되었습니다!"
결국 산쪽의 이온포가 파괴되었다. 3부분으로 나누어 상륙한 제국군은 연방군의 병력적음을 비웃으며 이온포를 향해 전진했다. 그 중 호수로 가던 3개 기갑사단은 막강한 삼중레일전차가 형성한 방어선에 걸려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비어스 준장은 그쪽으로 4개 기갑부대를 더 투입하는 한편 산쪽으로 투입되었던 기갑부대에게 빨리 방어선의 뒤를 치라고 명령했다.

제국력 52년 145일 코루스칸트행성
삼중레일 방어선을 지키는 자는 라기어스의 중장 라인하르트 로엔그람이었다. 원래 라기어스 10함대 제독이었으나 아크바 중장이 임시로 제독을 맡는 바람에 잠시 코루스칸트에 머물렀다 제국의 침략에 급히 나선 것이었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로엔그람 중장은 금발머리를 지닌 대단한 미남이었다. 거의 조각상에 가까운. 남자인지 여자인지 트랜스젠더인지 구분도 안가는 예쁘장한 외모는 장병들이 그를 무시할 수 있었으나 그는 실력으로 장병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로엔그람 중장은 2차례에 걸친 제국의 대규모 공격을 잘 막아내며 오히려 제국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었다. 로엔그람 중장이 지키는 이곳은 바로 설러스트 호수에 있는 12번 13번 이온포가 있는 곳이었다. 제국은 나머지 지역의 이온포는 모두 파괴했다. 사실 로엔그람은 나머지쪽의 이온포를 애초에 포기했다. 그리고 이쪽에 상상하지 못할 대규모의 방어선을 세웠다. 대전차포를 지니고 다니는 용병들은 전쟁의 프로답게 완벽히 은폐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제국의 이동을 방해했다. 이곳으로 오기 위해서는 대규모 벌판을 지난 후 산을 몇개 지나야 하는데 산에는 대규모의 용병들이 땅속에 매복했다가 단 한번 공격하고 사라지는 전법으로 제국에게 상당한 자극을 주었다.
제국은 5개 기갑사단을 동원해 대규모로 공격하였다. 하지만 선두의 1개 연대가 용병들에 의해 박살나고 다행히 몇개 지켜둔 헬스톰 야포가 앞쪽에 탄막을 만들며 안전한 진지안에서 사격하는 삼중레일전차의 포화앞에 3개 기갑사단을 잃고 후퇴했다. 이 일은 비어스준장을 아주 화나게 만들었다.
"도대체 지금까지 8개 기갑사단을 잃어놓고 뭐하는 건가? 막강하다는 스캐럽은 또 뭐하는 거야!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냐고! 그깟 1개 연대를 못 뚫나?"
"적이 안전한 대전차진지안에서 사격하고 있습니다. 혼전이라면 해 보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젠장. 함대에 연락하게. 빨리 이리로 오라고! 죽더라도.. 기갑사단 다 죽는거 보고 싶으면 안와도 된다고 하게."
"예..."
"그리고 마지막으로 10개 사단으로 총 공격해! 2시간 포격 후 일제 돌격이다! 기갑사단은 남은게 겨우 5개 뿐이군. 젠장."

같은 시각. 제국 1함대 기함 Executor
"원수. 비어스 준장의 호출입니다."
아마도 위급한 구원요청일 것이다. 대충 올라오는 전령의 보고를 받으면 지금 제국이 적의 강력한 방어선에 고착되어 꼼짝도 못한다는 상황이었다.
"내용은?
뭐 아무로의 짐작은 거의 빗나간 적이 없었지만 황제도 있고 하니 일단 구두로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긴급 구원 요청. 함대의 근접지원요구. 현재 11개 사단 전멸. 잔여사단 약 10개."
"멍청하군. 준장은. 하지만 10개라도 살려야겠군. 함장. 즉시 코루스칸트 호수지역으로 가세."
"예! 전함대 전속 앞으로!"
이제큐터의 함장 오젤 소장이 힘차게 외쳤다. 제국의 함대가 빠른 속도로 코루스칸트로 다가갔다. 이온포의 시퍼런 불빛이 올라오는게 눈으로 보였다.

  코루스칸트 연방의 호수방어선
막강한 스캐럽 포대는 포신이 마모될 때 까지 계속 사격했다. 아름다운 불덩어리가 라기어스연방의 진지로 떨어졌지만 견고한 방어선에는 티끌의 피해도 주지 못했다. 진지안에 있는 전차는 단 한대도 당하지 않았지만 5개 포병사단의 대규모 포격 앞에 바깥에 있던 스커미쉬 육전형은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총 3개 스커미쉬사단 중 2시간의 포격 끝에 1개 사단이 날아가 버렸다. 로엔그람은 제국이 곧 몰려오리라고 짐작했고 역시나 제국은 나머지 5개 기갑사단으로 총 공격을 감행해왔다. 이제 용병도 완전 전멸했다. 용병은 이쪽 방어선에서 최후의 항전을 준비했다. 삼중레일의 자체포탄 생산기기가 끝없이 돌아가고 3연발 약실에 레일 입자가 채워졌다. 제국은 타키온 대건물형으로 진지에 포격을 퍼부었다. 티타늄과 건다늄합금으로 이루어진 기지의 외벽이 생각외로 쉽게 부식되었다. 결국 외벽이 붕괴되었으나 오리할콘으로 이루어진 2벽은 상당히 견디고 있었다. 그것도 모른채  제국의 기갑부대는 돌격해왔다. 삼중레일전차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최후에 남은 2개 전차대대는 계속 포탄을 퍼부었다. 선두그룹의 타키온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하지만 5개사단 1500여대의 전차행렬은 끝이 없었다. 게다가 이때까지와는 달리 용병의 도움을 받지 못한 연방군이 담당해야할 적은 너무 많았다. 전멸을 각오해야 했다.
"112여단, 지금이다! 튀어나와라!"
로엔그람 중장은 이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 지하에 엄폐할 수 있도록 생산된 스커미쉬 매복형이 일제히 튀어올랐다. 제국 기갑군의 옆구리를 바로 강타한 스커미쉬 전차대는 비록 많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혼란스럽게 할 수 있었다. 갑자기 제국군의 중간이 시끄러워졌다. 선두의 전차는 계속 파괴되고 옆에서도 부대가 튀어나오자 제국의 기갑군 선두 2개 사단은 완전 공황상태로 접어들었다. 막강하다는 타키온 전차도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계속 측면과 후면에 스커미쉬의 4연장 대전차미사일을 얻어맞고 불타올랐다. 제국군도 재빨리 스커미쉬전차를 향해 포탄을 퍼부었으나 패닉상태의 제국군 포탄에 맞을 전차는 많지 않았다.
"좋다! 남은 스커미쉬 적 본진으로 돌격! 삼중레일도 공격해라! 헬스톰야포 사격 중지!"
엄폐진지안에 있던 삼중레일전차가 진지밖으로 튀어나왔고 2개 스커미쉬사단도 정면공격을 감행했다. 스커미쉬의 대전차미사일 발사소리가 끊이지 않고 제국을 계속 괴롭혔다. 제국의 막강한 대전차타키온이었지만 공황상태에 빠진 부대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었다. 제국 기갑군이 서서히 섬멸되었다. 게다가 너무 근접한 상태라서 포병부대의 포격도 기대할 수 없었다.
대혼전의 전차전.
제국기갑군이 그렇게 자신있어 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화력과 방호력이 딸리는 연방군이 제국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곳곳에 구멍이 뚫리고 부대가 끊겨서 섬멸당했다.
아마도..아마도..비어스 준장은 전멸을 각오했다.
벌판을 달리며 속사를 퍼붓는 스커미쉬 육전형과 그 뒤를 따르는 막강한 삼중레일전차가 일격에 제국전차를 격파하고 있었다. 비어스의 본영 바로 5km까지 전차대가 접근해왔다. 스캐럽포병부대도 근거리 포격으로 막으려고 했지만 막을 수 없었다. 결국 적 단 120대의 스커미쉬 전차대에 5개 스캐럽 포병사단이 완전 전멸했다. 이제 지휘부는 포위당했다. 마지막 사령부 직속 1개 사단이 최후의 혈전을 벌였다. 하지만 물이 솜에 스며들듯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이제는 죽기만을 기다렸다.
"준장님.."
부관이 측은하게 비어스를 바라봤다. 비어스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내가 신중하지 못한 까닭.. 그것이 우리 15만 장병의 목숨을 앗아갔다니. 나 하나의 책임이 너무 크군..제국에. 마지막으로 충성을 다하겠다. 싸우다. 싸우다 죽어 미약하나마 제국의 은혜에 보답하겠다! 전 지휘부요원들은 레일건을 잡아라! 그리고 적의 전차를 향해 쏴라!"
하지만 이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코루스칸트의 하늘에 갑자기 검은 물체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 거대한 검은 물체에서는. 작은 점이 쏟아져 나왔다. 작은 점들은 급속도로 접근했다. 그리고 귀를 찢는 듯한 엔진소리가 들려왔다. 제국 특유의 엔진. T/B 대지공격형의 소리였다.
봄버편대는 일제히 폭탄을 퍼부었다. 이때까지 막힘없이 전진하던 연방 전차대가 순식간에 공황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우주에서는 혈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바로 이온포와 함대와의 싸움. ISD와 VSD각각 2척을 잃고 함대에서는 직접 포격을 개시했다. 이제큐터도 몇대 맞았으나 차폐막이 약 23%손상되었을 뿐이었다. 결국 지상군 25개 사단도 하지 못한 코루스칸트 점령을 함대가 순식간에 해냈다. 막강하게 싸웠던 삼중레일도 봄버편대의 폭격아래 완전 박살이 났다.

3시간 후 코루스칸트
아무로 원수와 황제는 직접 코루스칸트에 상륙했다. 장차 제국의 중심지가 될 코루스칸트에 대해 친근감을 가지기 위해서. 그리고 연방의 뛰어난 지휘관인 라인하르트 로엔그람이란 자를 보기 위해서. 두가지 목적 중 아무로는 후자에 관심이 더욱 있었다. 과연 제국 20개 사단의 대공세를 단 6개도 안되는 기갑사단으로 막아낸 자가 과연 누구인가?
아무로는 오랜만에 사이클론을 타고 날아갔다. 근처에 호위기는 따돌린지 이미 오래였다. 아마도 호위기 파일럿들은 편대장에게 된통 당할 것이다. 코루스칸트의 거대한 절벽. 그리고 거대한 강. 하늘을 찌를듯한 높은 산이 그의 뒤로 지나갔다. 지구보다 훨씬 살기 좋았다. 크기도 엄청 컸다. 지구 크기의 10배에 가까운 대형 행성이었다. 물론 태양보다는 작다 하더라도. 로엔그람이라. 갑자기 그를 생각하니 새로운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그런 유능한 인물이 라기어스에 있었단 말인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확실한건 그자를 제국에 편입하면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함대라도 하나 맡길 양이었다.
-원수. 빨리 오시오. 도대체 어디 계시는 겁니까?
"아. 폐하. 송구하옵니다. 즉시 가겠습니다."
황제가 하다 못해 아무로를 호출했다. 즉시 기수를 돌려 쏜살같이 날아갔다.
도착한 곳에는 비어스 준장과 로엔그람이 함께 있었다. 아무로는 먼저 비어스 준장을 질책해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준장. 자네에게 대단히 실망했네! 어떻게 15만 장병들의 목숨을 그리 허망하게 날려먹나? 자랑스러운 제국의 군인으로써 이건 패배한거나 마찬가지야! 자네의 작전이 실패함으로써 함대가 전투에 동원되어 다시 8만의 승무원이 희생되었네. 어떻게 할건가?"
"원수. 저를 즉시 해임하고 총살에 처해 주십시오."
"뭐? 총살? 야임마! 다 죽여놓고 자네만 살면 된다는 건가? 상식적으로 생각해! 그만큼 날려 먹었으면 그만큼 보상할 생각을 해야지. 내빼기만 해? 준장! 똑똑히 듣게. 절대 자네를 내가 죽이진 않겠네. 그 대신 2함대 지상전사령관에서 해임하고 1함대 참모진으로 들어오게. 죽인만큼 다시 죽이게."
"예.."
아무로는 절대 무책임한 총살을 허락하지 않았다. 실패했으면 그 보상을 해야하는데 그것은 고작 준장한명의 총살로는 메꾸어 질 수 없었다. 게다가 비어스는 제국에 얼마 없는 지상전사령관이 아닌가? 그리고 비어스가 멍청하다기 보다는 로엔그람이라는 인간이 뛰어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얀웬리라는 희대의 전략가와 로엔그람이라는 방어전의 천재.
아무로는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과연 제국의 천재들이 반란을 일으킨다면...제국은 순식간에 멸망할 것이다. 라인하르트 로엔그람 그는 필히 완벽한 제국의 수하로 두어야 했다. 아니면..아니면..애초에 제거해야했다. 항상 시대의 천재는 나라에는 큰 도움이 된 적이 얼마 없었으니깐.
아무로는 로엔그람을 준엄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며 패장에게 말을 건넸다.
"귀관이 라기어스 연방의 라인하르트 로엔그람 중장이군."
"그렇소. 당신은..아마도 제국 원수 아무로 레이일거요."
적국 총사령관을 앞에 두고도 완전 대등한 관계를 이루어내고 있다. 아무로는 이자의 기백과 담력을 높이 평가하기로 했다.
"귀관의 실력은 정말 대단했소. 막강하고 충성스런 제국의 기갑사단 20개를 무려 9시간이나 막다니. 대단하군. 단도직입적으로. 우리 제국군에 입대하게. 자네의 지위권과 계급은 그대로 인정하겠네."
"그건 사령관이 멍청했던 것이고. 아무로 원수. 라기어스에 천명이 있다고 보십니까?"
갑자기 뚱딴지 같은 소리가. 그리고 불손한 언어사용. 하지만 아무로의 표정에는 한치의 변화도 없었다.
"천계에서 그들을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천계와 속세가 지금 상호불가침조약으로 묶여 있는 한 직접적인 개입은 하지 못할 것이지. 아니...칼리마리 행성을 빨리 점령하지 않으면. 광신도 라기어스 놈들이 우주를 망하게 할지도 모르지."
"무슨 말씀이십니까? 조국에서 우주를 멸망시켜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천계니 뭐니 하는 소리도 그렇지만 라기어스에 의한 우주멸망이라? 라기어스에서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이젤론급 데스스타에서 발사되는 대출력 블래스터였다. 근데 그것도 겨우 행성 두세개만을 파괴할 뿐이었다. 과연 무슨 말인가?
"임팩트. 라기어스 것보다는 쎄겠지. 오리지날을 사용한다면. 하지만 오리지날은 지구에 묻혀 있으니 걱정하지 말게."
"으음..."
이 젊은 중장은 아무로에게 상당한 호감을 느꼈다. 그의 말은 상식적이지 않았지만 우주의 지배자와 같은 카리스마의 연막이 그를 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의 말 하나 하나는 위엄과 힘이 실려 있었으며 그 자신만만한 얼굴에는 우주를 손에 얻은 것 같은 자의 얼굴이었다. 로엔그람은 이자를 믿기로 했다.
"좋습니다. 패장 유구무언. 지금부터 제국군의 휘하로 들어가겠습니다.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으음. 좋군. 그럼 폐하께 알현을 해야지."
아무로는 로엔그람과 함께 황제를 알현했다. 황제는 아주 흔쾌히 아무로의 말을 윤허했다. 그리고 아무로는 로엔그람을 1함대 참모부에 임시로 소속했는데 웃기는건 이제큐터의 함장 오젤이 소장이었는데 로엔그람이 배에 타버리니 배에 함장보다 높은 사람이 타버린 것이다. 그것도 새파란 나이와 막 귀화한 적장이었는데.
제국은 코루스칸트를 엄청난 희생후에 얻은 다음 코루스칸트 에서 약 200광년 떨어진 코렐리안 성계에 대한 공격을 가했다.
하지만 라기어스는 사라지기라도 하듯 코렐리안 성계에는 연방군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제국은 코렐리안 성계를 점령하고는 잠시 정비를 했다. 코루스칸트의 북쪽으로는 항성계와 대규모 소행성계로 움직일 수 없었고 코렐리안에서 동으로 1200광년 떨어진 라기어스 수도로 짐작되는 몬 칼리마리 행성 바로 앞에는 역시나 아스테로이드벨트가 거대하게 자리잡았다. 그리고 그 밑으로는 또 거대한 블랙홀이 있었다. 결국 코렐리안에서 칼리마리로 가기 위해서는 너비가 100km도 안되는 아주 작은 회랑을 지나야 했다. 일명 이젤론 회랑. 그리고 이젤론 회랑의 끝에는 이젤론급 데스스타 1기가 자리잡고 근처에는 자동 이온속사포와 주둔함대가 있어 철통같은 수비를 해내고 있었다. 라기어스 인들은 제국이 설사 전함대를 동원하더라도 이젤론은 난공불락의 요새라고 굳게 믿었다. 그리고 라기어스인들이 또 믿는건 이젤론의 사령관인 이카리 겐도 중장이었다.
하지만 제국은 코렐리안까지 진군하고는 일단 진군을 멈추었다. 아무로가 더이상의 진격을 중지시켰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쯤에서 행성간의 교류와 탐사를 실시하는 등 내실에 힘쓰고 있었다. 루시아 황제는 임시로 코루스칸트에 숙소를 정하고 이쪽우주의 정리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제국력 53년 130일 필라델피아 전단의 솔로몬 대장에게서 통신이 옴으로써 은하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전술 차원에서의 우연은 전략 차원에 있어서의 필연이 남긴 잔광(殘光)의 파편에 불과하다. --- 자유행성동맹 이제르론 방어사령관 겸 함대지휘관 양 웬리 퇴역원수 -출처 : 은하영웅전설 10권 낙일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