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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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29
“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끝. 그런데 뭐하는 거야? 지금”
작업을 대충 끝낸 호운은 자신의 등 뒤에 서있는 유리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유리아는 호운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전방에 높다랗게 쌓여있는 시체의 산을 노려보고 있을뿐이였다.
“ 쉿, 조용해. 무슨 소리가 안 들려? 저 시체더미 사이에서... ”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유리아는 갑자기 정색을 하며 말했다. 호운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소리라니... 롤켄네스에 집중을 하고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그의 귀에는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호운은 유리아가 말한 그 소리라는 것에 귀를 기울였다.
[ 머리... 머리를 다오. 빛의 머리를... 우리는 어둠조각. 어둠은 빛의 머리를 밟고... ]
소름... 호운은 이 소리가 자신의 고막을 때리는 그 순간, 온몸이 곤두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소리는 정확히 이 객실 중앙에 위치한 시체의 탑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것은 마치 노래와 같은 운율을 지닌 듯 했지만, 형식 따위 는 없는 것 같았다. 그저 빨라졌다, 느려졌다 를 반복할 뿐... 그러나 이 소리의 내용은 한결 같았다.
[ 머리... 머.. 머리를 다오. 빛... 빛의 머리를... 우리는 어둠의 조... 조각. 어둠은 빛의 머리를 밟고... ]
소리는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을 수조차 없는 소리였지만 이내 이 소리는 객실 안이 울릴 정도로 커다랗게 변해 갔다. 유리아는 소리의 진원지를 찾기 위해 조금 앞으로 나아가 발광석의 광도를 최대한 높인 뒤 그 시체의 탑에 비추었다.
“ 말... 말도 안돼! ”
유리아는 하마터면 발광석을 놓칠 뻔했다. 그녀는 도저히 자신의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믿을 수가 없었다. 분명,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것이었지만, 유리아의 이성은 이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 으아아악! 뭐야. 저것은! 머리가, 머리가 말을 하고 있어. 머리가! ”
호운은 그야말로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이 소리의 근원은 다름 아닌 시신들로 이루어진 탑의 꼭대기. 그 위에 층층이 쌓여있는 사람들의 머리였다. 엄청난 양의 출혈과, 심하게 손상된 상태여서 형체마저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이 머리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이 노래아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 머리... 머리를 다오. 빛의 머리는 어둠으로... 그 어둠은 탑으로 탑으로... 탑은 하늘을 가리우내. 머리를 다오. 머리를 다오. 우리는 어둠의 조각. 어둠은 빛의 머리를 밟고...]
탑에서 시작된 노래 소리는 점점 커져 이제는 객실 전체가 울릴 정도로 커다랗게 변해 갔다.
“ 호운. 잘 들어 넌 문 여는 것에만 집중해. 그리고 내가 있는 쪽으로는 절 때 오지마. 알았지? ”
유리아는 자신의 말이 이 노랫말에 묻혀버리지 않기 위해 고함치듯 말했다. 호운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곧장 격벽에 장치된 롤켄네스로 달려갔다.
“ 제길... 설마 했는데. 이로서 확실해 졌다. 사교도 녀석들! 아직도 남아 있었던가! ”
어쩐지 어디 선가 느껴 본 듯한 기운에 설마 했지만, 그 설마는 아무래도 설마가 아닌 현실로 나타날 듯 했다. 이 음침하면서도 끈적끈적한 기운들... 그것은 네피시스 훈련당시 마지막 훈련으로 파견된 사교도 소탕 작전 때 느낀 그것과 너무나 흡사했던 것이다.
아르케비니아 연방의 3대 골치 덩이중 하나인 이들 사교도는 예나 지금이나 매우 성가신 존재였다. 기본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허락하는 아르케비니아 연방으로서도 이들만은 용서 할 수가 없었다. 하이엘프들의 주신이자 창조신인 ‘시작의 빛’과 우주의 패권을 놓고 싸운 ‘심연의 어둠’을 섬기는 이들 사교도는 예로부터 잔혹하기로 악명 높았다. 그들의 제사에는 반드시 인육과, 피가 빠지지 않았으며, 그 재사의 대부분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테러로 나타났다.
“ 그 때가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훗 뭐 좋아. 지난번 신세는 갚아야겠지? 자 이제 일어나는 것이 어때? 그냥 누워있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무르익었다고 생각 되지 않아? ”
자신을 죽음의 문턱까지 몰고 간 사교도 소탕 작전을 떠올린 유리아는 조소하듯 말했다. 네피시스의 마지막 훈련코스중 하나로 선택된 이 작전은 그녀에게 잊지 못할 악몽으로 각인 되어있었다. 이 작전에 투입된 병력은 중장갑 보병 2개 중대에 다다랐지만 생존자는 겨우 10명. 아크라로 만들어진 문명의 이기들은 이들 사교도의 이적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작전은 대 실패로 끝나 버렸고, 지원 병력마저도 녀석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 버리는 바람에 피해는 극에 다 달았다. 만약 골드 드래곤 족의 수장인 ‘하므엘’의 도움이 없었다면, 소탕은 고사하고 모두 그곳에서 전멸해 버리고 말았을 터였다.
[ 어둠... 어둠은 흘러, 흘러... 빛에 이르렀고. 지금 그 빛의 머리를 머리를... 이제는 그 머리를 다오... ]
흐느적거리는 노랫말에 맞추어 우려한 것은 현실로 나타났다. 분명 생기하나 느껴지지 않는 문자 그대로 시체인 이것이었지만 이들은 마치 당연한 듯이 일재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 역시나 ‘언데드’였군, 제길. 수가 너무 많아! 성직자도 없는데. 큰일이다. ”
수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체들이 동시에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 광경은 지난번 토벌 때 보았던 것과 완전히 일치 하고 있었다.
사교도들의 제사 즉 ‘축제’ 의 희생 양 들은 저런 식으로 다시 되살아났다. 지난번 토벌이 실패한 이유도 바로 이 ‘부활’ 때문이라 말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 거... 거짓말. “
롤켄네스를 조작하다 무심코 뒤를 돌아 본 호운은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그 어디를 봐도 생명의 기운이라고는 조금도 느낄 수 없는 존재들.., 그들은 자신들의 내장이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것들은 시체, 그 자체였고 그 이상의 존재들이었다.
“ 으... 뭐야. 저... 저 것들은... ”
“ 보면 몰라? 언데드잖아. 동화책에도 나오는 녀석이라고. ”
" 말도 안돼! 동화책에서 언데드따위가 나올리 없잖아! "
" 아, 그럼 역사책이었던가? "
" 크흑 지금 농담할 때야? 그쯤은 나도 알아. 내말은 어째서 책에서나 볼수 있는 녀석들이 여기서 걸어 다니는 거냐? 이 말이야. ”
“ 낸들 아냐. 방해 되니 구석에 얌전히 처박혀 있어! 초진동 나이프 기동! ”
[ 초 진동 나이프 기동. 타임 리미트는 10분입니다. 오버 타임시 5분가량 사용이 불가하오니 유의 바랍니다.]
유리아는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나면서 초진동 나이프를 작동시켰다. 흐느적거리는 허리띠의 형상으로 변해있던 나이프는 순식간에 굳어지면서 검의 형상을 갖추기 시작했다.
“ 10분이라... 조금은 어려운 싸움이 되겠군. ”
곧이어 부드러운 진동이 강약을 반복하며 그녀의 손을 감싸왔다. 그것은 꿈의 병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초진동 나이프의 기동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 초진동 나이프에게도 심각한 단점이었다. 초진동은 원자 단위의 간섭을 통한 물질붕괴를 초례했기 때문에 아무리 초진동 나이프라 하더라도 10분 이상은 초진동 상태를 유지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작업을 대충 끝낸 호운은 자신의 등 뒤에 서있는 유리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유리아는 호운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전방에 높다랗게 쌓여있는 시체의 산을 노려보고 있을뿐이였다.
“ 쉿, 조용해. 무슨 소리가 안 들려? 저 시체더미 사이에서... ”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유리아는 갑자기 정색을 하며 말했다. 호운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소리라니... 롤켄네스에 집중을 하고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그의 귀에는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호운은 유리아가 말한 그 소리라는 것에 귀를 기울였다.
[ 머리... 머리를 다오. 빛의 머리를... 우리는 어둠조각. 어둠은 빛의 머리를 밟고... ]
소름... 호운은 이 소리가 자신의 고막을 때리는 그 순간, 온몸이 곤두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소리는 정확히 이 객실 중앙에 위치한 시체의 탑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것은 마치 노래와 같은 운율을 지닌 듯 했지만, 형식 따위 는 없는 것 같았다. 그저 빨라졌다, 느려졌다 를 반복할 뿐... 그러나 이 소리의 내용은 한결 같았다.
[ 머리... 머.. 머리를 다오. 빛... 빛의 머리를... 우리는 어둠의 조... 조각. 어둠은 빛의 머리를 밟고... ]
소리는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을 수조차 없는 소리였지만 이내 이 소리는 객실 안이 울릴 정도로 커다랗게 변해 갔다. 유리아는 소리의 진원지를 찾기 위해 조금 앞으로 나아가 발광석의 광도를 최대한 높인 뒤 그 시체의 탑에 비추었다.
“ 말... 말도 안돼! ”
유리아는 하마터면 발광석을 놓칠 뻔했다. 그녀는 도저히 자신의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믿을 수가 없었다. 분명,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것이었지만, 유리아의 이성은 이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 으아아악! 뭐야. 저것은! 머리가, 머리가 말을 하고 있어. 머리가! ”
호운은 그야말로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이 소리의 근원은 다름 아닌 시신들로 이루어진 탑의 꼭대기. 그 위에 층층이 쌓여있는 사람들의 머리였다. 엄청난 양의 출혈과, 심하게 손상된 상태여서 형체마저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이 머리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이 노래아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 머리... 머리를 다오. 빛의 머리는 어둠으로... 그 어둠은 탑으로 탑으로... 탑은 하늘을 가리우내. 머리를 다오. 머리를 다오. 우리는 어둠의 조각. 어둠은 빛의 머리를 밟고...]
탑에서 시작된 노래 소리는 점점 커져 이제는 객실 전체가 울릴 정도로 커다랗게 변해 갔다.
“ 호운. 잘 들어 넌 문 여는 것에만 집중해. 그리고 내가 있는 쪽으로는 절 때 오지마. 알았지? ”
유리아는 자신의 말이 이 노랫말에 묻혀버리지 않기 위해 고함치듯 말했다. 호운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곧장 격벽에 장치된 롤켄네스로 달려갔다.
“ 제길... 설마 했는데. 이로서 확실해 졌다. 사교도 녀석들! 아직도 남아 있었던가! ”
어쩐지 어디 선가 느껴 본 듯한 기운에 설마 했지만, 그 설마는 아무래도 설마가 아닌 현실로 나타날 듯 했다. 이 음침하면서도 끈적끈적한 기운들... 그것은 네피시스 훈련당시 마지막 훈련으로 파견된 사교도 소탕 작전 때 느낀 그것과 너무나 흡사했던 것이다.
아르케비니아 연방의 3대 골치 덩이중 하나인 이들 사교도는 예나 지금이나 매우 성가신 존재였다. 기본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허락하는 아르케비니아 연방으로서도 이들만은 용서 할 수가 없었다. 하이엘프들의 주신이자 창조신인 ‘시작의 빛’과 우주의 패권을 놓고 싸운 ‘심연의 어둠’을 섬기는 이들 사교도는 예로부터 잔혹하기로 악명 높았다. 그들의 제사에는 반드시 인육과, 피가 빠지지 않았으며, 그 재사의 대부분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테러로 나타났다.
“ 그 때가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훗 뭐 좋아. 지난번 신세는 갚아야겠지? 자 이제 일어나는 것이 어때? 그냥 누워있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무르익었다고 생각 되지 않아? ”
자신을 죽음의 문턱까지 몰고 간 사교도 소탕 작전을 떠올린 유리아는 조소하듯 말했다. 네피시스의 마지막 훈련코스중 하나로 선택된 이 작전은 그녀에게 잊지 못할 악몽으로 각인 되어있었다. 이 작전에 투입된 병력은 중장갑 보병 2개 중대에 다다랐지만 생존자는 겨우 10명. 아크라로 만들어진 문명의 이기들은 이들 사교도의 이적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작전은 대 실패로 끝나 버렸고, 지원 병력마저도 녀석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 버리는 바람에 피해는 극에 다 달았다. 만약 골드 드래곤 족의 수장인 ‘하므엘’의 도움이 없었다면, 소탕은 고사하고 모두 그곳에서 전멸해 버리고 말았을 터였다.
[ 어둠... 어둠은 흘러, 흘러... 빛에 이르렀고. 지금 그 빛의 머리를 머리를... 이제는 그 머리를 다오... ]
흐느적거리는 노랫말에 맞추어 우려한 것은 현실로 나타났다. 분명 생기하나 느껴지지 않는 문자 그대로 시체인 이것이었지만 이들은 마치 당연한 듯이 일재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 역시나 ‘언데드’였군, 제길. 수가 너무 많아! 성직자도 없는데. 큰일이다. ”
수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체들이 동시에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 광경은 지난번 토벌 때 보았던 것과 완전히 일치 하고 있었다.
사교도들의 제사 즉 ‘축제’ 의 희생 양 들은 저런 식으로 다시 되살아났다. 지난번 토벌이 실패한 이유도 바로 이 ‘부활’ 때문이라 말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 거... 거짓말. “
롤켄네스를 조작하다 무심코 뒤를 돌아 본 호운은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그 어디를 봐도 생명의 기운이라고는 조금도 느낄 수 없는 존재들.., 그들은 자신들의 내장이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것들은 시체, 그 자체였고 그 이상의 존재들이었다.
“ 으... 뭐야. 저... 저 것들은... ”
“ 보면 몰라? 언데드잖아. 동화책에도 나오는 녀석이라고. ”
" 말도 안돼! 동화책에서 언데드따위가 나올리 없잖아! "
" 아, 그럼 역사책이었던가? "
" 크흑 지금 농담할 때야? 그쯤은 나도 알아. 내말은 어째서 책에서나 볼수 있는 녀석들이 여기서 걸어 다니는 거냐? 이 말이야. ”
“ 낸들 아냐. 방해 되니 구석에 얌전히 처박혀 있어! 초진동 나이프 기동! ”
[ 초 진동 나이프 기동. 타임 리미트는 10분입니다. 오버 타임시 5분가량 사용이 불가하오니 유의 바랍니다.]
유리아는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나면서 초진동 나이프를 작동시켰다. 흐느적거리는 허리띠의 형상으로 변해있던 나이프는 순식간에 굳어지면서 검의 형상을 갖추기 시작했다.
“ 10분이라... 조금은 어려운 싸움이 되겠군. ”
곧이어 부드러운 진동이 강약을 반복하며 그녀의 손을 감싸왔다. 그것은 꿈의 병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초진동 나이프의 기동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 초진동 나이프에게도 심각한 단점이었다. 초진동은 원자 단위의 간섭을 통한 물질붕괴를 초례했기 때문에 아무리 초진동 나이프라 하더라도 10분 이상은 초진동 상태를 유지 할 수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