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SF, 판타지, 무협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 소설이나 개인의 세계관을 소개합니다.
왼쪽의 작품 이름을 선택하면 해당 작품 만을 보실 수 있습니다.
10개 이상의 글이 등록되면 독립 게시판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왼쪽의 작품 이름을 선택하면 해당 작품 만을 보실 수 있습니다.
10개 이상의 글이 등록되면 독립 게시판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글 수 29
“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가 이 모양이 될 정도면 다른 구역도 엉망일터. 아마도 폭동이 일어났을 겁니다. 공포라는 것은 실로 무서우니까요. ”
“ 네, 그렇죠. 공포란 곧 어둠...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실로 두려운 것이죠. 차라리 이대로 구조를 기다리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
라르고와, 루시는 생존자들의 구조 작업에 여념이 없는 생존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중상을 입은 10명 정도를 빼면 현재 구조작업에 참여 하는 사람의 수는 22명. 비록 지금은 이렇게 구조 작업을 돕고 있었지만 처음 이 사태를 직면했을 때, 그들의 모습이란 굶주린 몬스터의 모습 그것이었다. 라르고가 라이트닝을 시전하기 전에는 어둠이란 장막 때문에 아무런 짓도 할 수 없었지만, 그가 시전한 마법의 빛이 이들에게 비추어 오자 그들은 자신들의 추함을 거리김 없이 들어냈다.
이들은 사람으로서의 최소한의 인격도 남아있지 않은 듯 했다. 물론 자비 따위는 있을 수 없었다. 그들은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주위에 움직이는 모든 것을 적대시하며 조금의 위협에도 격렬한 싸움을 벌였다. 특히 객실 내에 비치되어 있는 몇 되지 않는 식량과 약품의 쟁탈전은 그야말로 피튀기는 혈전이었다.
만약 그때 루시의 성력 ‘갓스펠'이 울려퍼지지 않았더라면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은 스스로의 손에 차갑게 식어버렸을 터였다.
어둠... 그리고 빛이 교차 하는 곳,
누가 그것을 어둠이라고 했나요.
누가 그것을 빛이라고 했나요.
흩어진 이 혼돈 속에서 홀로 하늘을 바라봅니다.
희망보다는 절망이...
빛보다는 어둠이...
더욱 가까이 느껴지지만
나 그대와 함께 있기에, 그대 나와 함께 있기에
슬퍼하지 말아요. 절망하지 말아요.
아직은 앞을 바라 볼 수 있잖아요.
어느 사이엔가 루시는 구조작업이 진행중인 사람들 가운데서 또 다시 갓스펠을 시전하고 있었다. 지금 이들이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좌석과 좌석 사이에 끼어 겨우 생명을 부지하고 있는 자들이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집중치료실이 지금 당장 준비 되지 않는 한 생존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것이 옳았다. 이러한 그들 앞에서 루시가 갓스펠은 그리 큰 효력은 발위하지 못했지만, 그녀의 성력이 가득 담긴 이 노랫말은 죽어가는 이들의 고통을 그 나마 덜어주고 있었다.
자 두 손을 모아요, 의지를 담아 희망을 담아,
이제는 눈을 뜰 때,
뒤는 보지 말아요.
차디찬 밤의 저편에 따스한 아침이 있듯이
희망은 항상 절망의 저편에 있답니다.
자 이제 눈물은 그만... 우리 손을 잡아요.
눈부시도록 찬란한, 그날을 향해...
그날을 향해!
그녀의 마지막 노랫말은 거의 울부짖음에 가까웠다. 지금 것 이를 악물고 참아온 울음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너무나 힘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무능함이 한없이 저주스러울 뿐이었다.
루시는 은밀히 따지자면 무녀(武女)출신의 성직자였다. 이들은 육체와 정신력의 단련을 최우선 목표로 하며, 기타 성직자로서의 치료능력 등은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었다. 게다가 그녀가 섬기는 신은 릴루. 태초에 시작의 빛을 따랐던 최고의 무신(武神)으로 전해지는 신이었다.
그 때문에 릴루를 섬기는 사제는 치료계열 보다는 전투시 보조로 사용되는 능력과, 직접 전투능력 위주로 수련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그녀가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지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 저 저기... 성직자님. ”
누군가가 루시에게 말을 걸어왔다. 사람들의 분산한 움직임 때문에 자칫 놓칠 수도 있는 조그마한 목소리였지만, 루시의 귀에는 이 음성이 너무나 또렷이 들려왔다.
“ 네 저 여기 있습니다. 자매님 말씀하세요. ”
그녀에게 말을 건 사람은 아직 유년기를 체 못 벗어난 여아였다. 얼굴을 봐서는 아마도 연방 내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종족인 인간족인 것 같았다. 이
아이의 몸은 아래와 위에서 짓눌려오는 3개의 좌석 더미에 깔려서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그 뿐 만이라면 오히려 다행이겠지만 이 소녀의 몸에는 1미터가 약간 넘는 기다란 금속 파편이 관통하고 있었다. 파편은 갸날픈 소녀의 복부를 완전히 관통해 내장까지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좌석 더미를 치우더라도 생존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 저... 엄마가 보고 싶어요. 엄마... 불러 줄 수 있나요? ”
비록 힘이 없는 목소리였지만 아직도 희망을 잃지 않은 목소리... 이 목소리야 말로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소녀의 목소리는 루시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 듯 했다. 소녀의 어머니라고 생각되는 사람은 이 구역 상단 부분에 쌓여있는 시체 더미 속에 묻힌 지 오래였다. 다른 사람이 옮겼다면 그나마도 좀 나았을 테지만 이 소녀의 어머니의 시신은 바로 그녀 자신이 옮겼기 때문에 더욱더 가슴이 아팠던 것이다.
“ 자매님... 지금 자매님의 어머님은 다친 사람들을 돌본다고 무척 바쁘시답니다. 너무 다친 사람이 많아서요. 조금만 참고 기다려 주시겠어요. 제가 곧 불러오죠. ”
“ 아, 괜찮아요. 성직자님. 엄마보고 저 잘 있다고만 전해 주세요. 저 보다 많이 다친 사람들 이 많잖아요. ”
“ ... ”
무어라 말은 해야겠지만, 루시는 소녀의 이 한마디에 그만 목이 매이고 말았다. 루시아는 자신에게 이런 가혹한 시련을 내린 신을 원망했다. 아니 원망 할 수밖에 없었다. 한사람의 신관으로서 이토록 처절한 좌절감은 이전에는 단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 하다못해 자신이 최하급 힐러(역주:상처의 치료와, 질병의 치료위주의 능력을 가진 성직자.) 정도만 되었어도, 이정도 까지는 상황이 나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그녀를 더더욱 깊은 절망의 구렁텅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 네, 그렇죠. 공포란 곧 어둠...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실로 두려운 것이죠. 차라리 이대로 구조를 기다리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
라르고와, 루시는 생존자들의 구조 작업에 여념이 없는 생존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중상을 입은 10명 정도를 빼면 현재 구조작업에 참여 하는 사람의 수는 22명. 비록 지금은 이렇게 구조 작업을 돕고 있었지만 처음 이 사태를 직면했을 때, 그들의 모습이란 굶주린 몬스터의 모습 그것이었다. 라르고가 라이트닝을 시전하기 전에는 어둠이란 장막 때문에 아무런 짓도 할 수 없었지만, 그가 시전한 마법의 빛이 이들에게 비추어 오자 그들은 자신들의 추함을 거리김 없이 들어냈다.
이들은 사람으로서의 최소한의 인격도 남아있지 않은 듯 했다. 물론 자비 따위는 있을 수 없었다. 그들은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주위에 움직이는 모든 것을 적대시하며 조금의 위협에도 격렬한 싸움을 벌였다. 특히 객실 내에 비치되어 있는 몇 되지 않는 식량과 약품의 쟁탈전은 그야말로 피튀기는 혈전이었다.
만약 그때 루시의 성력 ‘갓스펠'이 울려퍼지지 않았더라면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은 스스로의 손에 차갑게 식어버렸을 터였다.
어둠... 그리고 빛이 교차 하는 곳,
누가 그것을 어둠이라고 했나요.
누가 그것을 빛이라고 했나요.
흩어진 이 혼돈 속에서 홀로 하늘을 바라봅니다.
희망보다는 절망이...
빛보다는 어둠이...
더욱 가까이 느껴지지만
나 그대와 함께 있기에, 그대 나와 함께 있기에
슬퍼하지 말아요. 절망하지 말아요.
아직은 앞을 바라 볼 수 있잖아요.
어느 사이엔가 루시는 구조작업이 진행중인 사람들 가운데서 또 다시 갓스펠을 시전하고 있었다. 지금 이들이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좌석과 좌석 사이에 끼어 겨우 생명을 부지하고 있는 자들이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집중치료실이 지금 당장 준비 되지 않는 한 생존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것이 옳았다. 이러한 그들 앞에서 루시가 갓스펠은 그리 큰 효력은 발위하지 못했지만, 그녀의 성력이 가득 담긴 이 노랫말은 죽어가는 이들의 고통을 그 나마 덜어주고 있었다.
자 두 손을 모아요, 의지를 담아 희망을 담아,
이제는 눈을 뜰 때,
뒤는 보지 말아요.
차디찬 밤의 저편에 따스한 아침이 있듯이
희망은 항상 절망의 저편에 있답니다.
자 이제 눈물은 그만... 우리 손을 잡아요.
눈부시도록 찬란한, 그날을 향해...
그날을 향해!
그녀의 마지막 노랫말은 거의 울부짖음에 가까웠다. 지금 것 이를 악물고 참아온 울음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너무나 힘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무능함이 한없이 저주스러울 뿐이었다.
루시는 은밀히 따지자면 무녀(武女)출신의 성직자였다. 이들은 육체와 정신력의 단련을 최우선 목표로 하며, 기타 성직자로서의 치료능력 등은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었다. 게다가 그녀가 섬기는 신은 릴루. 태초에 시작의 빛을 따랐던 최고의 무신(武神)으로 전해지는 신이었다.
그 때문에 릴루를 섬기는 사제는 치료계열 보다는 전투시 보조로 사용되는 능력과, 직접 전투능력 위주로 수련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그녀가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지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 저 저기... 성직자님. ”
누군가가 루시에게 말을 걸어왔다. 사람들의 분산한 움직임 때문에 자칫 놓칠 수도 있는 조그마한 목소리였지만, 루시의 귀에는 이 음성이 너무나 또렷이 들려왔다.
“ 네 저 여기 있습니다. 자매님 말씀하세요. ”
그녀에게 말을 건 사람은 아직 유년기를 체 못 벗어난 여아였다. 얼굴을 봐서는 아마도 연방 내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종족인 인간족인 것 같았다. 이
아이의 몸은 아래와 위에서 짓눌려오는 3개의 좌석 더미에 깔려서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그 뿐 만이라면 오히려 다행이겠지만 이 소녀의 몸에는 1미터가 약간 넘는 기다란 금속 파편이 관통하고 있었다. 파편은 갸날픈 소녀의 복부를 완전히 관통해 내장까지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좌석 더미를 치우더라도 생존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 저... 엄마가 보고 싶어요. 엄마... 불러 줄 수 있나요? ”
비록 힘이 없는 목소리였지만 아직도 희망을 잃지 않은 목소리... 이 목소리야 말로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소녀의 목소리는 루시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 듯 했다. 소녀의 어머니라고 생각되는 사람은 이 구역 상단 부분에 쌓여있는 시체 더미 속에 묻힌 지 오래였다. 다른 사람이 옮겼다면 그나마도 좀 나았을 테지만 이 소녀의 어머니의 시신은 바로 그녀 자신이 옮겼기 때문에 더욱더 가슴이 아팠던 것이다.
“ 자매님... 지금 자매님의 어머님은 다친 사람들을 돌본다고 무척 바쁘시답니다. 너무 다친 사람이 많아서요. 조금만 참고 기다려 주시겠어요. 제가 곧 불러오죠. ”
“ 아, 괜찮아요. 성직자님. 엄마보고 저 잘 있다고만 전해 주세요. 저 보다 많이 다친 사람들 이 많잖아요. ”
“ ... ”
무어라 말은 해야겠지만, 루시는 소녀의 이 한마디에 그만 목이 매이고 말았다. 루시아는 자신에게 이런 가혹한 시련을 내린 신을 원망했다. 아니 원망 할 수밖에 없었다. 한사람의 신관으로서 이토록 처절한 좌절감은 이전에는 단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 하다못해 자신이 최하급 힐러(역주:상처의 치료와, 질병의 치료위주의 능력을 가진 성직자.) 정도만 되었어도, 이정도 까지는 상황이 나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그녀를 더더욱 깊은 절망의 구렁텅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