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2 축제  

- 연방력 1212년 17월 12일. 04시 30분. 스페이스 셔틀 피닉스 에로우, 기능정지 후 40분 뒤. 선내 B-4 일반 객실내부 -

누군가가 시전 한 라이트닝(Lightning) 마법의 희미한 불빛아래 들어난 이 곳은 그야 말로 지옥, 그 자체였다. 피닉스 에로우의 중앙부분에 위치한 객실이었기 때문에 그 나마 피해가 적은 곳이긴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피해일 뿐이었다.

“ 만능의 힘 마나, 그 목적 없는 광대한 힘이여. 지금 그대 힘을 바라는 자 여기 있으니, 찬란한 밝음으로 나에게 답하라. 라이트닝! ”

아찔한 두통을 동반한 현기증. 이것은 마법을 시전 할 때라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느끼는 고통이었다. 하지만 지금 마법을 시전하고 잇는 그는 평소의 고통보다 몇 배나 더 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이마에는 5cm는 족히 되어 보이는 날카로운 창상 자국에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 라르고님, 이제 좀 쉬세요. 라이트닝은 저 정도면 충분할 거예요. ”

마법시전에 열중하고 있는 그에게 누군가가 다가 와 말했다. 그리고는 수건으로 보이는 것으로 그의 땀과 피로 얼룩진 얼굴을 닦아주었다. 마법사는 굳이 눈을 돌리지 않고도 자신에게 이런 친절을 베 푼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절망과 광기로 가득 찬 죽음의 공간에서 유일하게 따스한 이성을 지닌 자는 이 사람 뿐이었으니 말이다.

“ 감사합니다. 루시님, 하지만 저 쪽에 하나는 더 라이트닝을 띄워야 합니다. ”
“ 그렇다 하더라도 더 이상은 무리예요. 이 이상의 마법 시전은 생명에 지장을 줄지도...”
“ 제가 원해서 시작한 겁니다. 그리고 1클래스 마법 따위를 좀 남발했다고 쓰러진다면, 그야말로 수치입니다. ”

마법사 라르고는 자신을 염려해주는 저 켄타우루스 족 여성의 말이 고마웠지만, 앞서 언급 한대로 지금은 멈출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누가 뭐래도 연방 최고의 마법사 길드 '빛의 탑'의 수장이었다. 지금 여기서 멈춰 버린다는 것은 그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았다.

" 어쨌거나 괜한 구경한번 해보려다 꼴이 말이 아님니다. 후후 "
" 훗. 앞일을 누가 알겠습니까? 뭐 운명이라고 생각 하는 것 이 편하겠죠. 그건 그렇다 치고, 정말 큰일 이예요 여기에 비치된 약품은 이미 바닥난 상태. 격벽은 작동불능이고... 우린 완전히 고립된 것 같군요. ”

핏자국이 군데군데 묻어있는 사제복에 꾀제제한 모습의 루시는 한숨을 쉬듯 입을 열었다. 하지만 전쟁의 신 '릴루'의 사제답게 동요하는 기색은 전혀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