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SF, 판타지, 무협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 소설이나 개인의 세계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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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269
그는 어렸을 때부터 몽상가였다. 현실과 신화, 현재와 과거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상을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까마득한 과거, 그들이 다른 행성의 종을 만나기는커녕 인지할 수조차 없었을 정도의 과거, 단 하나의 행성조차 벗어나지 못했던 고대의 신화에 매료되어 있었다.
그가 상선을 타게 된 것도 그런 이유였다. 행성의 지표면 근처에서 생활하는 것과 우주공간을 유영하는 할 때의 그것은 감각 자체부터 크게 달랐다. 이쪽 행성계에 있다가 저쪽 행성계로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인종, 언어, 사회체계, 문화, 사고방식,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조차 크게 달라졌다. 누구나 그것을 알고 있다. 왜 그렇게 되는지.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하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온몸으로 체험하는 것은, 피부에 와 닿는 것을 느끼는 것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광활한 우주는, 어느 한 행성의 지표에만 머무를 경우 자칫 빠지기 쉬운 함정, 그 세계가 전부이고 절대적인 것처럼 느껴지는 감각에서 깨어나게 해준다. 그곳에서는 경계가 모호하다. 현재와 과거, 현실과 전설, 실제와 상상의 공간이 뒤섞인다.
그러나 그는 견습선원으로서 우주를 항행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우주공간을 여행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 자체는 그리 길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단에 몸담는 자 대다수가 그런 것에는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이퍼 드라이브로 옮겨가는 지역은 거의가 정해진 좌표들뿐이었다. 그 이외의 공간들은 말 그대로 공간일 뿐이다. 당연하게도, 아무런 이유 없이 우주를 유영하는 것보다는 물건을 흥정하고 이 행성계에서 저 행성계로 옮겨 이윤을 내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었다. 그 이외의 이들에게는 있어 우주공간 그 자체는 시간과 공간의 낭비일 뿐이었다. 모험심과 호기심이 강한 탐험가와 과학자들조차도 미지의 행성계와 미지의 물질과 미지의 생명체에 관심을 줄 뿐, 엄청난 크기의 공간 자체에는 그리 큰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보수를 저축하기 시작했다. 그가 항해사를 거쳐 함장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고용된 상선을 벗어나, 낡은 골동품이긴 해도 자신만의 하이퍼 드라이브를 할 수 있는 작은 프리깃 함을 마련하는데 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마침내 그가 홀로 여행을 하기 위한 모든 것을 얻고 난 뒤 그는 아마도 누구도 가보지 못했던, 갈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갈만한 시도도 해보지 않았을 공간을 항해했다. 때로는 사방 몇 광년 내엔 아무도 없을 만한 우주 한복판에 멈춰 서서, 이전에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종족, 혹은 자신 같은 괴짜와 조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며칠이고 머물곤 했다. 그건 그야말로 무한히 0에 수렴하는 확률이었으나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죽이는 것 자체가 그의 취미였으므로. 근처의 행성으로 돌아오는 것은 물자를 보충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그리고 그러한 물자를 보충하기 위한 벌이를 위해 종종 일을 하는 때 뿐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를 독특한 사람 혹은 괴짜로 생각했다. 온화하게 표현하자면 그랬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다. 그것은 인생의 낭비라고. 신체적인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이 이미 오래 전에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다른 이들에게 있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무가치한 일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아무도 오지 않는, 누구도 만날 수 없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그런 곳에서 대체 뭘 기다리는 것인가? 그런 곳에서 하릴 없이 누워 있으면 누가 보물이라도 던져 준다는 말인가? 어쩌면 당사자도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배의 이름조차도 ‘우주 방랑자’ 였으니까. 때문에 그가 정말로 보물을 발견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물론 그 자신도 놀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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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란 연합의 수도 행성에 위치한 정부 청사에는 지금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 있다. 연합 연구소에서 정부 청사에 이르는 지면의 고속도로는 물론이고 심지어 대기권 내에 뜰 수 있는 모든 항공기가 거기에 몰려 있다고 생각될 지경이다. 그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 일부가 자택의 상공에 떠 있는 항공기들에 대해 일조권 침해 소송을 걸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인공 조명도 자연광과 전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단지 소문일 뿐이었겠지만 그 상황에선 정말로 속아넘어갈법했다. 모여있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은 단지 그 장관을 보기 위해서 오기도 했다. 그리고 그럴수록 더 큰 장관을 연출했다. 행성 대기권 바깥에선 수천 킬로미터에 걸쳐 수많은 우주선들이 부유하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는 테란 연합이 아닌 다른 종족들의 선단도 포함되어 있었다. 심지어 잠정적인 적국인 추축 세력도 종종 눈에 띄었다.
마침내 대변인이 브리핑 센터에 들어서자 온라인 오프라인상을 통해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이목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집중했다.
-연합 내에서 권위 있는 학자들로 구성된 팀에 의해 일주일에 걸쳐 조사한 결과 그 진위 여부가 밝혀졌습니다.
그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 브리핑 센터 내는 조용했다. 어쩌면 그의 말을 싣고 떠나는 라디오파와 그리고 광케이블을 통과하는 빛의 속도 내에 위치한 모든 장소가 같은 상황일지도 모른다.
-발견된 대상은 진짜로 판명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방에서 한순간 터져나온 감탄사에 묻혀 대변인의 이어지는 말은 한동안 잘 들리지 않았다.
-……학자의 조사 결…….일부가 어떠한 특정한 …를 전달하고 있음을…..이제부터…..
대변인의 등 뒤로 프리핑 센터 벽체에 어디에서든 볼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화상이 나타났다. 센터 내는 다시금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원시적인 펄스 부호 변조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서 학자들은 그것으로부터 재생한 메시지를 지금부터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것입니다.
거대한 화면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투박하고 거친 영상이 떠오름과 동시에 웅장한 음색이 센터 내의 공기를 울리며 거기 있는 모든 이의 고막을 때리기 시작했다.
----------------------------------
-그런데 그걸 그냥 공짜로 넘겨 버리다니. 그 녀석 바보 아냐?
한탄의 목소리에는 마치 자기가 주운 보물단지를 강탈당한 듯한 아쉬움과 묻어났다.
-함장님도 아시잖습니까. 그 친구는 처음 배 타기 시작할 때부터 괴짜였지요.
만약 그 보물단지가 제 값에 팔렸다면 어땠을까? 항해사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그가 멍청하다고 아쉬워하는 대신 벼락부자 졸부라고 비난했을 거라는 것 정도?
그래도 항해사는 함장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니 정말로 그럴까? 그런 생각이 바로 뒤를 이었다. 그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건 그 친구가 견습시절부터 그 위에서 함장을 해 온 사람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일이고 그 사람은 오직 눈앞에 있는 사람 하나뿐인 것이다. 그는 조금이나마 함장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만한 말을 찾아본다.
-게다가 말씀처럼 공짜는 아닙니다. 그는 최고의 우주선을 수여 받았죠. 게다가 연합에 속한 어느 행성에서도 무상으로 보급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 받았구요.
약간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그는 침을 삼키고 나서 재빨리 덧붙인다.
-그것도 반 영구적으로…
그러나 그것은 반대의 결과로 나타난 듯 했다. 그 벼락부자가 될 뻔한 녀석은 이제 멍청이일 뿐 아니라 최고의 우주선과 연합 내 어디에서든 무상으로 보급받을 수 있는 권한을 공짜로 얻은, 억세게 운 좋은 녀석이 되었다. 그것도 반 영구적으로.
함장이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꽥 지르고 나서 거칠게 발을 굴러대며 조타실을 빠져나간다. 그러자 항해사는 잠시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는다. 조타수를 포함해서 조타실에 남아 있는 몇 명의 선원들이 그 장면을 감상하며 키득거린다.
-아아~ 함장님이 들어간 게 다행이군요. 오히려 잘됐습니다.
오퍼레이터가 의자 위에서 다리를 꼬면서 느긋한 목소리로 말하자 항해사가 그를 쏘아본다.
-무슨 소린가?
오퍼레이터의 입 끝이 올라가며 말없이 항해사의 등 뒤에 난 창을 손가락질한다. 그가 뒤를 돌아보자 창 너머로 문제의 바로 그 배가 지나가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아마도 때마침 물자 보급을 위해 행성을 들르는 데 만난 것일 거다. 만약 함장이 이 장면을 보았더라면 자기를 놀려주기 위해 일부러 숨어 있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이 필요한 것 이외의 모든 물질적 보상을 사양한 그도 연합으로부터 받은 명예로운 이름은 거부하지 않았다.
선박의 측면에 도장된 황금색 원판 위에는 다양한 종족의 언어로 그 선박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것은 언어학자들과 고고학자들에 의해 밝혀진 발음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단지 장식일 뿐이겠지만 현대어 뿐 아니라 고대어 그대로의 문자도 들어가 있었다.
항해사는 거기에 새겨진 몇 개의 언어 중 자신이 발음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가 그것을 천천히 읽는다.
-[[B]]보이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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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호에 들어가 있는 황금 디스크를 물적 가치로 환산하면 얼만큼 될까요? (근데 1호인지 2호인지? 둘 다 들어가 있나?)
이름하야 'Sound of Earth'
아니 Sounds of Earth 였나?
그 내용에는 지구 생물의 각종 사진들, 그리고 지구에서 크게 히트쳤던 음악들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엘비스프레슬리의 대표작품과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 등등...)
축음기와 함께 거기에는 그것을 어떻게 재생할 수 있는지 표기해 놓았다고 하네요. (영어로...-┏ ) 과연..... 읽을 수 있을까..;;
참 로망스운 얘기 아닙니까? 이런 센스쟁이 같으니.......
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을라나...................
그가 상선을 타게 된 것도 그런 이유였다. 행성의 지표면 근처에서 생활하는 것과 우주공간을 유영하는 할 때의 그것은 감각 자체부터 크게 달랐다. 이쪽 행성계에 있다가 저쪽 행성계로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인종, 언어, 사회체계, 문화, 사고방식,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조차 크게 달라졌다. 누구나 그것을 알고 있다. 왜 그렇게 되는지.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하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온몸으로 체험하는 것은, 피부에 와 닿는 것을 느끼는 것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광활한 우주는, 어느 한 행성의 지표에만 머무를 경우 자칫 빠지기 쉬운 함정, 그 세계가 전부이고 절대적인 것처럼 느껴지는 감각에서 깨어나게 해준다. 그곳에서는 경계가 모호하다. 현재와 과거, 현실과 전설, 실제와 상상의 공간이 뒤섞인다.
그러나 그는 견습선원으로서 우주를 항행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우주공간을 여행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 자체는 그리 길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단에 몸담는 자 대다수가 그런 것에는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이퍼 드라이브로 옮겨가는 지역은 거의가 정해진 좌표들뿐이었다. 그 이외의 공간들은 말 그대로 공간일 뿐이다. 당연하게도, 아무런 이유 없이 우주를 유영하는 것보다는 물건을 흥정하고 이 행성계에서 저 행성계로 옮겨 이윤을 내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었다. 그 이외의 이들에게는 있어 우주공간 그 자체는 시간과 공간의 낭비일 뿐이었다. 모험심과 호기심이 강한 탐험가와 과학자들조차도 미지의 행성계와 미지의 물질과 미지의 생명체에 관심을 줄 뿐, 엄청난 크기의 공간 자체에는 그리 큰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보수를 저축하기 시작했다. 그가 항해사를 거쳐 함장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고용된 상선을 벗어나, 낡은 골동품이긴 해도 자신만의 하이퍼 드라이브를 할 수 있는 작은 프리깃 함을 마련하는데 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마침내 그가 홀로 여행을 하기 위한 모든 것을 얻고 난 뒤 그는 아마도 누구도 가보지 못했던, 갈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갈만한 시도도 해보지 않았을 공간을 항해했다. 때로는 사방 몇 광년 내엔 아무도 없을 만한 우주 한복판에 멈춰 서서, 이전에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종족, 혹은 자신 같은 괴짜와 조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며칠이고 머물곤 했다. 그건 그야말로 무한히 0에 수렴하는 확률이었으나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죽이는 것 자체가 그의 취미였으므로. 근처의 행성으로 돌아오는 것은 물자를 보충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그리고 그러한 물자를 보충하기 위한 벌이를 위해 종종 일을 하는 때 뿐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를 독특한 사람 혹은 괴짜로 생각했다. 온화하게 표현하자면 그랬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다. 그것은 인생의 낭비라고. 신체적인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이 이미 오래 전에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다른 이들에게 있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무가치한 일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아무도 오지 않는, 누구도 만날 수 없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그런 곳에서 대체 뭘 기다리는 것인가? 그런 곳에서 하릴 없이 누워 있으면 누가 보물이라도 던져 준다는 말인가? 어쩌면 당사자도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배의 이름조차도 ‘우주 방랑자’ 였으니까. 때문에 그가 정말로 보물을 발견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물론 그 자신도 놀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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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란 연합의 수도 행성에 위치한 정부 청사에는 지금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 있다. 연합 연구소에서 정부 청사에 이르는 지면의 고속도로는 물론이고 심지어 대기권 내에 뜰 수 있는 모든 항공기가 거기에 몰려 있다고 생각될 지경이다. 그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 일부가 자택의 상공에 떠 있는 항공기들에 대해 일조권 침해 소송을 걸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인공 조명도 자연광과 전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단지 소문일 뿐이었겠지만 그 상황에선 정말로 속아넘어갈법했다. 모여있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은 단지 그 장관을 보기 위해서 오기도 했다. 그리고 그럴수록 더 큰 장관을 연출했다. 행성 대기권 바깥에선 수천 킬로미터에 걸쳐 수많은 우주선들이 부유하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는 테란 연합이 아닌 다른 종족들의 선단도 포함되어 있었다. 심지어 잠정적인 적국인 추축 세력도 종종 눈에 띄었다.
마침내 대변인이 브리핑 센터에 들어서자 온라인 오프라인상을 통해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이목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집중했다.
-연합 내에서 권위 있는 학자들로 구성된 팀에 의해 일주일에 걸쳐 조사한 결과 그 진위 여부가 밝혀졌습니다.
그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 브리핑 센터 내는 조용했다. 어쩌면 그의 말을 싣고 떠나는 라디오파와 그리고 광케이블을 통과하는 빛의 속도 내에 위치한 모든 장소가 같은 상황일지도 모른다.
-발견된 대상은 진짜로 판명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방에서 한순간 터져나온 감탄사에 묻혀 대변인의 이어지는 말은 한동안 잘 들리지 않았다.
-……학자의 조사 결…….일부가 어떠한 특정한 …를 전달하고 있음을…..이제부터…..
대변인의 등 뒤로 프리핑 센터 벽체에 어디에서든 볼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화상이 나타났다. 센터 내는 다시금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원시적인 펄스 부호 변조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서 학자들은 그것으로부터 재생한 메시지를 지금부터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것입니다.
거대한 화면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투박하고 거친 영상이 떠오름과 동시에 웅장한 음색이 센터 내의 공기를 울리며 거기 있는 모든 이의 고막을 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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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걸 그냥 공짜로 넘겨 버리다니. 그 녀석 바보 아냐?
한탄의 목소리에는 마치 자기가 주운 보물단지를 강탈당한 듯한 아쉬움과 묻어났다.
-함장님도 아시잖습니까. 그 친구는 처음 배 타기 시작할 때부터 괴짜였지요.
만약 그 보물단지가 제 값에 팔렸다면 어땠을까? 항해사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그가 멍청하다고 아쉬워하는 대신 벼락부자 졸부라고 비난했을 거라는 것 정도?
그래도 항해사는 함장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니 정말로 그럴까? 그런 생각이 바로 뒤를 이었다. 그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건 그 친구가 견습시절부터 그 위에서 함장을 해 온 사람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일이고 그 사람은 오직 눈앞에 있는 사람 하나뿐인 것이다. 그는 조금이나마 함장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만한 말을 찾아본다.
-게다가 말씀처럼 공짜는 아닙니다. 그는 최고의 우주선을 수여 받았죠. 게다가 연합에 속한 어느 행성에서도 무상으로 보급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 받았구요.
약간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그는 침을 삼키고 나서 재빨리 덧붙인다.
-그것도 반 영구적으로…
그러나 그것은 반대의 결과로 나타난 듯 했다. 그 벼락부자가 될 뻔한 녀석은 이제 멍청이일 뿐 아니라 최고의 우주선과 연합 내 어디에서든 무상으로 보급받을 수 있는 권한을 공짜로 얻은, 억세게 운 좋은 녀석이 되었다. 그것도 반 영구적으로.
함장이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꽥 지르고 나서 거칠게 발을 굴러대며 조타실을 빠져나간다. 그러자 항해사는 잠시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는다. 조타수를 포함해서 조타실에 남아 있는 몇 명의 선원들이 그 장면을 감상하며 키득거린다.
-아아~ 함장님이 들어간 게 다행이군요. 오히려 잘됐습니다.
오퍼레이터가 의자 위에서 다리를 꼬면서 느긋한 목소리로 말하자 항해사가 그를 쏘아본다.
-무슨 소린가?
오퍼레이터의 입 끝이 올라가며 말없이 항해사의 등 뒤에 난 창을 손가락질한다. 그가 뒤를 돌아보자 창 너머로 문제의 바로 그 배가 지나가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아마도 때마침 물자 보급을 위해 행성을 들르는 데 만난 것일 거다. 만약 함장이 이 장면을 보았더라면 자기를 놀려주기 위해 일부러 숨어 있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이 필요한 것 이외의 모든 물질적 보상을 사양한 그도 연합으로부터 받은 명예로운 이름은 거부하지 않았다.
선박의 측면에 도장된 황금색 원판 위에는 다양한 종족의 언어로 그 선박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것은 언어학자들과 고고학자들에 의해 밝혀진 발음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단지 장식일 뿐이겠지만 현대어 뿐 아니라 고대어 그대로의 문자도 들어가 있었다.
항해사는 거기에 새겨진 몇 개의 언어 중 자신이 발음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가 그것을 천천히 읽는다.
-[[B]]보이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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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호에 들어가 있는 황금 디스크를 물적 가치로 환산하면 얼만큼 될까요? (근데 1호인지 2호인지? 둘 다 들어가 있나?)
이름하야 'Sound of Earth'
아니 Sounds of Earth 였나?
그 내용에는 지구 생물의 각종 사진들, 그리고 지구에서 크게 히트쳤던 음악들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엘비스프레슬리의 대표작품과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 등등...)
축음기와 함께 거기에는 그것을 어떻게 재생할 수 있는지 표기해 놓았다고 하네요. (영어로...-┏ ) 과연..... 읽을 수 있을까..;;
참 로망스운 얘기 아닙니까? 이런 센스쟁이 같으니.......
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을라나...................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