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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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22
기동전사 GM(4)
마크의 조준은 정확 했다. 포탄이 적의 MS에 명중하려는 찰나의 순간. 적은 나뭇잎이 바름에 흔들리듯 기체를 움직여 미묘한 차이로 포탄을 피했다. 피했다기 보다는 흘려버렸다는 표현이 더욱 어울릴 법 한 움직임 이었다. 그리고 적을 향해 단신으로 뛰어드는 과감함. 그리고 자기주장이 뚜렷한 MS컬러.
‘샤아 아즈나블!’
일찍이 붉은 혜성이라 불리며 연방군에게 있어서 공포의 대상으로 이미지를 굳힌 지온 굴지의 에이스가 이 지구에 내려와 있다니!
손끝이 꿈틀거릴 정도의 긴장감 이었다. 하지만 주저 하지는 않았다. 디지털 계기판으로 시선을 돌려 추진제를 확인 했다. RGM-79G는 형식 번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상전을 전제로 설계된 기체다. 분사구가 등 뒤에 두 개. 그리고 공중에서의 자세 제어를 위해 그보다 작은 분사구가 하나씩 허벅지에 붙어 있긴 하지만 하늘을 날 만큼의 추진제를 실을 수 없기에 날아오른다 체공 시간은 극히 짧았다.
쉴 틈 없이 회전하는 진의 사고는 공중에서 적과 부딪히기로 결정 했다. 적의 포격으로 무기를 상실한 진으로서는 전투를 최대한 접근 전으로 몰아가야 했다. 진은 짧은 순간이지만 무기 컨테이너를 후방에 남겨놓고 나온 것을 후회 했다.
진은 능숙하게 출력레버를 끝까지 올리고는 자세 제어용 레버를 붙잡은 채 힘껏 페달을 밟았다. 중력이 자신의 몸을 짓누르는 게 느껴졌다. 궤도놀이기구가 급강하 할 때 몸이 짓눌리는 것과 별반 다름없는 감각이지만 거기에 익숙하지 않는 진은 엷은 불쾌감을 느꼈다. 붉은 자쿠II의 기관총이 아래를 향하곤 불을 내뿜는 게 보였다. 진은 레버를 꺾어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총탄을 피했다. 그러면서 더욱 가속을 높여 강하하는 적을 중앙에 두고 시계방향으로 적을 감싸듯이 움직였다. 적 또한 기체를 뒤집어 진의 움직임에 대응 했다. 지면이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전혀 염두 해 두지 않은 듯한 움직임 이었다. 120mm탄이 몸체를 가리고 있던 방패에 명중하자 턱이 덜그럭거릴 정도로 기체가 흔들리며 균형이 기묘하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아직이다!”
진은 소리치며 빔 샤벨을 뽑았다. 공중에서 자세가 많이 흐트러지는 탓에 허벅지의 수납 부에서 튀어나온 하얀 원통은 쉽사리 손에 잡혀주지 않았다. 다시 한번 도 기체가 흔들리고. 진은 갑자기 시야가 넓어진 것을 깨달았다. 부서진 방패의 파편에 RGM-79G의 헤드를 두들겼다. 적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었다. 진은 왼손을 내밀어 적의 총구를 붙잡으려 했다. 왼손의 메니퓰레이터 조각들이 파편이 되어 공중에 흩날렸다. 그때 짧게 흔들리는 듯한 감각이 조종간을 쥔 오른손에 전해져 왔다. 무장을 표시하는 화면에 빔 샤벨이 나타나며 출력이 올라가고 있음을 표시했다. 진은 입가를 일그러뜨리며 힘차게 오른손을 휘둘렀다. 공중에 엷게 퍼지는 듯한 잔상을 남기며 빛의 칼날은 붉은 자쿠II의 머신 건을 동강내 버렸다.
그 순간 고도 표시계가 붉게 물들며 시끄럽게 경고음을 뱉어냈다. 지면이 코에 닿을 정도로 가까워진 것이다. 진의 기체는 지표에 수직에 가까운 자세를 취한 두 균형을 뒤로 무너뜨리며 출력을 최대로 높였다. RGM-79G는 분사노즐에서 시뻘건 화염을 내뿜으며 뒤로 쓸리듯 안착 했다. 경고음이 고막을 때리며 분사노즐이 과열되었음을 알렸다.
RGM-79G 한기가 분사 구에서 화염을 토해내며 맹렬한 기세로 날아올랐다.
-“젠장! 붉은 혜성이라고! 정확한 거냐?”
불만 섞인 마크의 목소리. 어딘가 항의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는 지금 무기 컨테이너가 놓여있는 곳을 향해 이동 중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일시적인 전장 이탈 이었다.
-“붉은 자쿠II. 게다가S 타입 이잖아요. 게다가 뿔도 달려 있어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에 지지 않는 듯. 린스가 소리치듯 말했다. 자쿠II S 타입은. 일반 자쿠II를 지휘관 기로 개조된 기체로 출력이 30% 향상되었고 프로펠런트(외부설치 식 추진제 탱크)도 증량되었다. 유명한 일설에 의하면 ‘3배 빠르다.’라고 까지 일컬어지기도 했다. 기체 성능과 더불어 파일럿의 기량도 뛰어나다. 최악의 조건을 갖춘 적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 놈은 왜 하필 지구에 내려온 거야. 우주에서 얻은 명성 만으로는 성이 안 찬다는 건가!”
마크는 계속 투덜거렸다. 태규는 마크의 말에 토를 달고 싶지는 않았다. 이제껏 그와 함께 해온 경험으로 미뤄 본 바. 그건 그 나름대로의 긴장감 표출 이었다.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썰렁한 농담을 던진 다던가 하는 것들이었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즐길만했다.
공중에서는 진이 모는 육전형 짐(RGM-79G)과 붉은 자쿠II가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조준 점을 맞춘 순간. 대장기와 적기가 서로 얽히는 바람에 태규는 트리거를 잡고 있는 손가락의 힘을 빼야만 했다. 그 다음 기회가 찾아 오기도 전에. 두 MS는 지상에 착륙 했다. 이번에는 대장기가 사선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대장님. 제가 엄호 하겠습니다.”
태규는 소리쳤다.
진은 좌측으로 움직였다. 180mm 탄환이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가 붉은 자쿠II에게로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붉은 자쿠II는 기민한 몸놀림으로 180mm탄을 피했다. 빗나간 180mm탄은 산등성이에 명중하며 폭발했다. 진은 적이 흐트러진 틈을 놓지 지 않았다. 적기와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혔다.
“이제 끝이다!”
그렇게 외치는 순간. 붉은 자쿠II의 발차기가 몸체에 명중 했다.
꽉 맨 안전벨트 속에서 진의 몸이 정신 없이 흔들렸다. 기체가 뒤로 주저 앉은 것이다. 자크II의 히트 호크가 쇄도 했다. 도끼가 호박을 반 토막 내듯. 뜨겁게 달궈진 도끼 날이 RGM-79G의 머리통을 반으로 쪼겠다. 수도관이 파열되는 소리가 나며. 머리 위 상부 모니터가 부서지며 파편조각이 쏟아져 내렸다. 비좁은 콕핏에 어둠이 찾아왔다. 콘솔의 버튼들이 어슴푸레 푸른 빛을 발하고 있었지만 콕핏 내부를 밝히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진은 의자 아래에 붙어있는 Y자형 레버를 붙잡았다. 차가운 감촉. 수동식 선택 레버를 돌려 [비상 탈출] 에서 [비상 콕핏 개방]로 맞춘 후에 힘껏 레버를 당겼다. 폭발 볼트가 폭발하며 콕핏 장갑판이 날아가버렸다. 어둠이 걷히고. 그의 눈에 들어온 건 붉은 거인 이었다. MS가 내뿜는 열기가 피부를 뜨겁게 달궜다. 진은 압박감을 떨쳐버리기 위해. 비명에 가까운 기합을 토해내며 빔 샤벨을 쥔 오른 손을 내질렀다.
“태규 씨!”
린스는 비명 지르듯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녀가 보고 있는 모니터에는 광학 줌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있었다. 대장 기의 머리가 쪼개지고 콕핏 덮개가 날아가는 모습 도 지켜보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자칫 잘못 했다간 파편에 대장님께서 부상 당하실 수도 있습니다.”
태규의 RGM-79G - 3번 기는 주저했다.
-“비켜! 비키라고!”
허겁지겁 달려온 마크의 2번 기가 3번 기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 갔을 때. 머리를 잃은 1번 기는 힘없이 주저 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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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 날씨가 조금 풀린것 같군요. 바람도 조금 서늘해 진것 같기도 하고. 모두 몸 조심 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