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리티의 모티브. 리자 호크아이

칼의 복수-10화 싸우지 않고는 얻지 못하는것




"탈환하란...말씀 이십니까?"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는 무슨 말을 꺼내려다 이내 고개를 떨구었다.

"우리의 전력이 모자란건 지나가던 애도 다 알걸세. 더이상 지체할수 없어."
"하지만 사령관님! 만약 '그것'이 실행이라도 되면...!"
"밑져야 본전일세. 작전은 실행해."

여자의 모습이 햇빛에 비추어 좀더 뚜렷하게 보인다. 노란 금발. 붉은 눈.

"... 전 참여할수 없습니다."
"중령. 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일세. 자네의 선택으로 전쟁의 승패가 좌우된단 말일세!"
"저는 이런 일을 위해서 살아온게 아닙니다! 밑져야 본전이라구요? 저들은 모두 죽는단 말입니다!"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란 말을 한걸세. 우리 부대는 먼저 대피해 있으면 된다네."


그 남자의 모습도 햇빛에 비춰 보이기 시작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검은머리. 그리고 총사령관만 입는 고위 간부의 장교복.

"자네의 실력을 믿겠네. '에버리티'. 아버지의 사명은 다 해야지."

여자가 움찔 했다. 그녀의 눈은 분노로 끓고 있었다.

"그럼, 나가 보게."

남자가 몸을 돌렸다. 아무 거리낌 없이.

"사령관님."


철컥-

"뭔가. 중령."

여자가 총을 겨누고 있었다. 심하게 떨면서,

"전 그 작전에 참여 못합니다."

남자가 돌아섰다. 그리곤 하얀 이를 들어내면서 씩 웃었다.

"난 자네의 그런 면이 마음에 들어."
"죄송합니다. 사령관님."

그녀가 방아쇠를 잡아댕겼다.


"아..아?"

철컥-철컥-

그녀는 급히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하지만, 총성은 들리지 않았다.

"자네가 이런 실수를 범하다니."

남자가 손짓했다. 그러자, 총에선 찰칵 소리가 나면서 안전핀이 뽑아졌다.

"아아..!"

그녀가 무릎을 끓고 쓰러졌다.

"이번 사건은 없었던 일로 해주겠네. 나가보게."

남자가 다시 몸을 돌렸다.


그녀는 털고 일어나서 경례를 한 다음, 문을 나섰다.

"바보 같은것..."




여자 화장실의 구석에서, 그녀는 울었다. 울고 또 울었다.







"전 부대 집합!"


그녀의 노란 머리가 햇빛에 비춰 더욱 아름답게 빛났다.

"오늘 부로, 우리 46사단은 정부에 명령에 따라..."

'살인을 했어요...'
'...'
'사람을 쐈어요... '
'어쩌다가...?'
'어머니를...'
'울지 말거라. 넌 잘 한거야...'
'으아앙~'

" '특수기갑사단' 으로 명칭 변경 및, 권한을 C-4에서 A-2로 변경한다."
"의의 있는가?"
"없습니다."


'당신,'
'제발, 제발 날 내버려 둬요.'
'왜 죽이려 한거요.'
'내 딸...내 딸은....'
'...'
'저주 받았어...저주 받았다고!!!'





"환영합니다, 대령님."
"감사합니다."

S급의 붉은 장교복을 입은 금발의 '칼 그로우'가 분기점에서 마중나와 있었다.

"일단, 대령은 이쪽으로..."

막사 내(內), 그녀와 칼은 조용히 지도를 바라보며 말을 주고 받았다.

"그럼, 전 여기서 대기 하겠습니다."
"이번 작전이 매우 중요하단걸 알고 계시겠지요?
     실패하면, 저희 본토 확장 계획은 물론, 여기에 있는 사람들 까지..."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이 FG-R2 기지는 본부의 권한으로, 기갑사단 영향 하에 머물게 됩니다.
  A-2 권한 미만의 계급은 모두 FG-4Q 부대로 옮겨 주시길 바랍니다."
"예."













"무슨 일이시죠?"

푸른 제복을 입고 안경을 쓴 깡 마른 남자가 어두운 작전 회의실로 침묵을 깨고 들어왔다.

"이 자료를 봐 주게."

그 남자는 파일 속에 들어있는 종이 서류를 꺼내어 살피기 시작했다.

"이...이건?"

남자의 눈이 번뜩 거렸다. 그러면서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렇다네, 대령. 놈들은 벌써 이 정도까지 진행 시켰어."
"이..이럴수가...이 놈들이 어디서 이런 기술력을!!!"

사령관이라 불리우는 남자가 그림자 속에서 파일을 한개 더 던졌다.

"....이건."

안경 쓴 남자가 안경을 제대로 쓰고 침을 꿀꺽 삼켰다.

"더 이상 본토놈들과 싸울 틈이 없네. 이걸 차지하고 본토는 '제로 클리어'를 사용한다."
" '제...제로 클리어'!!!"







비가 내렸다.


정말 주룩 주룩 시원하게 내렸다.

"에버리티 대령님."

회색빛 머리에 푸른 제복.

"뭔가, 클라우드 대위."
"작전 개시까지 앞으로 5분.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녀의 붉은 눈이 어두운 하늘을 응시했다.

"알겠네. 그럼, 후방 지휘를 부탁하네, 대위."

클라우드 대위는 경례로 무사를 기원했다.

"꼭 살아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이...이봐; 괜히 대령이 된게 아니라구. 걱정말어."

클라우드는 웃어 보이려 했다. 하지만, 웃을수 없었다.

"그게 진실이길 바랍니다."
"작전개시 까지 앞으로 2분!"
"그럼,"

그녀는 쏟아지는 비를 향해서 달렸다.







"3,2,1."

하늘이 찢어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봉쇄 되었던 사원의 오른쪽 입구에 구멍이 났다.

"누구냐!"

탕-탕-탕

능숙하게 권총을 뽑아 가슴에 정확하게 명중.

"침입자다!"

탕-

"아아아악!!!"

어두운 사원 내에 번쩍이는 불꽃과 총탄 소리. 그리고 비명소리.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서 한명도 남기지 말아라."

그녀는 쓰러진 과학자에 머리에 총을 쏘았다.

"아아악!!"


"대령님!"

계단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었다.

"윗층에 중앙 처리장치...아악!"

그 병사의 오른팔이 갑자기 사라졌다. 피가 쏟아져서 얼굴에 약간 튀겼다.

"뭐야, 시시한 놈이였잖아."

횃불에 흐릿하게 보이는 그놈은 연두색 중갑(重鉀)을 입은체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응? 이쁜 여자네?"
"에잇!"

그녀는 총을 쏘았다. 반동으로 손이 끊어질것 같았다.
눈을 감았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을 쏘아 왔지만, 아직도 사람을 죽이는게 익숙하지 못했다.


"난 강한 여자가 싫더라."

그녀가 눈을 떴을땐, 그 중갑의 사람이 낫을 그녀에게 바투 가져다 댄 상태였다.

"죽어줘."

가슴에 강한 충격과 함께 밀려나간 느낌. 그리고 쇠 특유의 부딫히는 소리.


"아악..."
"에버리티 대령님."

칼 그로우. S급 장교인 그가 중갑의 사람과 검을 겨누고 있었다.

"이럴때를 위해서 S급 장교가 있는거요."
"칼 그로우..."

치잉-

끊어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중갑의 남자의 불평소리가 들려왔다.

"칫, 이런 날파리는..."

말이 끝나기도 전, 칼의 발이 중갑의 사람의 얼굴을 발로 찼다.

두둑-

목이 부러진듯한 소리와 함께 중갑의 남자는 이내 말이 없었다.

"자, 어서."





계단을 올라가던 찰나, 아까 그 낫이 날아왔다.

"아니?"


그 중갑의 남자는 피를 훔쳐내곤 씩 웃었다.

"난 죽지 않거든."


칼이 검을 내지르자, 중갑의 사람은 양팔에 달린 방패를 내밀었다.
검과 방패가 부딫이기도 전에 빛의 굴절이 일어나더니, 검이 튕겨나갔다.

"아니?"

남자는 씩 웃더니 낫을 휘둘렀다. 칼은 뛰어올라 검을 잡고 남자에게 다시 던졌다.

"수십번을 해봐. 나에게 소용이 있나."

방패를 내밀자, 또다시 굴절이 일어나며 검은 튕겨나갔다. 그리고 검은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다.

"체크 메이트."

칼이 제비돌기로 낫을 피한다음, 그녀를 밀었다.

"어서 가세요! 어서!"

그녀는 잠시 주춤 했지만, 계단을 있는 힘껏 오르기 시작했다.

"어딜 가시나,"

남자가 낫을 던졌으나, 이번에는 칼에 자신의 몸을 이용해서 막았다.

"어리 석은놈, 겨우 저런 여자 하나 구하자고 자신의 목숨을 버리다니."

남자가 낫을 칼의 몸에서 뽑아냈다.

"후훗,"

남자가 계단을 오르려 하자 마자, 칼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네가 죽지 않는다면..."

칼이 목에 걸린 해골모양의 목걸이를 때어냈다.

"난 재생할수 있지."




헉...헉...헉


그녀의 숨소리가 가빠져 갔다.

"음?"

탄창을 갈아 끼웠다. 인기척은 4명정도...

"대령님?"

익숙한 목소리에 복도쪽으로 나왔다.

"중위..."
"대령님! 엎드리세요!"


벽을 뜷는 심한 총탄 소리와 함께 멀어 버린것 같은 귀.

"이익...!"
"에버리티 대령님!"

다리에 아무 감각도 없다. 붉은 피가 튀었다.

흐릿해져 가는 눈의 초점을 맞추려고 애를 썼다. 그러자 눈앞에 검은 옷차림에 병사가 눈에 들어왔다.

방아쇠를 잡아 당겼다. 반동과 함께 몸이 흔들렸다.

"아아악!!!"
"대령님! 어서!"

중위가 그녀를 업었다. 고개를 돌려 적이 죽은것을 확인했다.

"소위! 엄호하게! 들어간다!"
"예!"

중위가 그녀를 앉혔다.

"대령님. 괜찮으십니까?"

그녀는 허리춤에서 은빛이 은은하게 감도는 칼을 뽑았다. 그러곤 오른쪽 다리에 박힌 총탄을 뽑아냈다.

"으으윽,"

탕-

또다시 총탄 소리가 났다. 중위가 코너에 몸을 기대고 장전을 하였다.

"엄호하라!"

소위와 4명 정도의 병사가 달려들었다. 피가 튀기는게 눈에 보였다.

"이익,"

그녀는 더이상 지체할수 없음을 알고 통증을 참고 일어섰다. 그리곤 수류탄의 핀을 입으로 뽑았다.

"엎드려!"

굉음과 함께 복도가 날아가는것 같았다. 적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파편이 튀었다.

"대령님, 여기서 오른쪽으로 돌아 가시면 메인 센터가 있을겁니다. 거기서 '그것'을!"
"...중위. 부탁하네."
"걱정 마십시요."

아픈 다리를 끌었다.

찢어 지는듯한 통증.

계속 되새기고 있었다.

참아야 해.... 참아야 해....


갑자기 어린 시절이 기억났다...

그리고 특별한 능력도 없는 내가, 어떻게 20세란 젊은 나이에 대령이 됬는지 생각헀다.

남들처럼 마법을 부릴줄도, 검을 잘 다룰줄도 몰랐다.

단지,

단지,


"여긴가."

특별한 문장이 새겨진 문 앞에 멈춰 섰다. 단단한 금속으로 만들어진 모양이였다.

정부에서 발급해준 위조 카드를 긁었다.

삐빅-

약간의 소음이 들리더니, 문은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모두 꼼짝마! 시몬군이다!"

역시 과학자 들은 우왕자왕 하며 데이터 챙기기에 급급하였다.

"이이익!"

한 과학자가 권총을 꺼내들고 발사하였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피하여 총을 피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아악!"

"어서 도망쳐! 이 데이터는!"

"어딜!"

그녀가 총을 쏘려하자, 나이가 있어보이는 남자가 컴퓨터의 버튼을 눌렀다.

"아아...?"
"너도, 나도, 여기도. 시몬에게 뺏기진 않겠다."
"안돼...."

총을 쏘기 시작했다. 그냥 허탈해서 인지, 무력한 자신이 원망스러워서 인지, 과학자들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

"멈춰!!! 멈추라고!!!!"

목청이 찢어지듯 소리를 질렀다.

"더 이상 나 같은건...! 나 같은건...!"


누군가 그녀의 목을 강하게 때렸다. 그러곤 기억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