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한국 게이머의 시점에서 그럴테지요.

많은 게임 잡지에서도 타이베리안 선 나오던 시절 망한 이유를, [느린 멀티플레이]란 목록이 꼭 있었으니깐요.

하지만 제가 플레이 하는 경우는 저어어어어연혀 느리게 게임 할 여유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C&C의 인터페이스 방식을 가장 제 마음에 들게 바꿨던(?)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을 제외한.. 아니 이건 여기에 나올 이야기가 아니고.

여하튼, 사이드 바 방식의 C&C는 절대로 스피드가 느린게 아닙니다.

오히려 유닛 하나하나를 애껴가면서, 포를 쏘는 류의 유닛들은 컨트롤 키로 예측 사격(-_-;) 해주며, 보병들은 APC나 기타 빠른 중장갑 탈것들이 못뭉개게 요리조리 피하면서 의외로 효과를 많이 봤던 유닛들이죠.

항상 그렇듯이 스피디한 전략시뮬 게임들은 일종의 '전략과 전술'이란 요소는 사라지고 '짜여진 각본의 정해진 전략 또는 일정한 전술만 가지고 카드게임 하듯이, 어느 카드 한장 잘 못내면 우수수.. 망하듯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C&C를 볼까요.
우선 건물 생산이 가능한 미션의 경우, 레드얼럿1까지는 사이드바에 건물창 한줄, 유닛창 한줄이 있었습니다.

보병 계열 유닛들은 함께 생산을 못하고 한번에 한 유닛씩만 생산이 가능했으며, 탱크나 기타 차량유닛들도 이랬지요.

그리고 건물도 그랬습니다. 공격형 건물과 기타 건물.

이럼으로 인해서 우클릭 하단 메뉴 방식의 한국 애칭'일꾼'이 존재하는 전략시뮬레이션이 다수의 생산 유닛으로 다량의 건설과 유닛 생산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순식간에 쏟아져나온 다수의 유닛을 '컨트롤'을 즐기며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는 불가능합니다.

또한 자원을 정제하면서 생산 비용을 미리 일시불로 결제-_- 해 버리는게 아니라 그때그때 부속을 만들때마다 바로바로 천천히 결재해 가므로 하베스터와 같은 밥차의 중요성 또한 무식하게 큽니다.

열심히 생산하다가, 밥차가 소멸되어 천천히 회전하며 차 가던 생산 표시기가 멈췄을때의 뼈아픔이란-_-..

또한가지. 열라 마음에 드는것은 건물이 완성되고 나면 단 한 순간에 푸확! 하면서 땅에서 솟아나며 만들어지는 건물의 뭔가가 짜릿한 느낌.

음... 이거 뭔가 말이 새가는데, 여하튼.

스피디한 게임 진행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건 고전이 된 레드얼럿1, 그리고 뛰어넘어서 레드2까지 국한된 얘기고.

사람 악지르게 만들면서 인간을 유린하는 사악한 인공지능의(사실 인공지능이 아니라 자원 없이, 생산 시간 없이, 발전량 없이도 유닛 걍 만드는) 맹공을 막다보면 느리다 어쩌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이미 게임은 빠릅니다.

다만 각 유닛 객체의 스피드가 타 게임에 비해 느리달까.

타이베리안 선의 타이탄 기동 모습은 역시나 마음에 듭니다. 쿠웅 쿠웅 걸어가서 레이저 터릿(이름 까묵었다.)을 사거리 밖에서 때려 부수고, 가까이 오는 보병은 울버린으로 잡거나, APC로 뭉개면서 가드하다가 여차 싶으면 냅따 오르카 봄버로 기지를 문질러 주던 때가 그립네요.(지금 당장 설치해서 하면 될것을)

C&C의 컨셉은.. 뭐라해야할까 분명히 비교적 느린 게임 진행이긴 하지만 게임 자체를 하다 보면 그 자체가 느리게 느끼질 못하게 하는, 뭔가 제작자의 노련함을 볼 수 있는 컨셉이랄까요.

(역시 잠을 안 자면 글이 이상히 써져.=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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