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eveonline.com/background/potw/default.asp?cid=jan01-02

 

 

최초로 국가들 간에 접촉이 이루어진 후 이들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했던 문제들 중 하나는

 

바로 세계시(a universal time)를 규정하는 일이었다.

 

원래 모든 제국들은 자신의 수도 행성을 기준으로 하는 고유의 달력과 시간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 때문에 가끔씩 심각한 혼란이 빚어지기도 하였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종족간 의사소통을 원할히 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시간 동기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당연하게도, 어떤 특정한 제국의 달력에 기반하여 세계시를 만드는 방안은 고려될 수조차 없었는데,

 

왜냐하면 거기에 찬성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혀 새로운 종류의 시간 체계가 고안되어야만 했다.

 

 

새로운 달력과 시간에 대한 논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세 파벌이 형성되기에 이른다 :

 

산술학파(the Arithmetics), 전통학파(the Traditionalists), 그리고 '25'학파(25ers)가 바로 그것이다.

 

해당 주제에 대한 논의는 우선적으로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도출된 제안들은 반드시 정치계와 시민 사회의 검토를 거쳐야만 했다.

 

각각의 파벌들마다 지지하는 과학 및 학술 분야가 서로 달랐는데,

 

산술학파는 물리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을, 전통학파의 경우 역사학자들과 고고학자들을,

 

'25'학파는 생물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을 대표하고 있었다.

 

 

산술학파는 새로운 달력과 시간이 행성에 기반을 둔 구식 체계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오로지 수학에만 그 근거를 두어야 한다고 여겼다.

 

이들은 현대 세계의 본질이 물리학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음을 볼 때 이것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전통학파에서는, 이브 게이트의 붕괴 이후 초기 거주민들에 의해 사용되었던 24시간 365일 달력이

 

새로운 시간 체계의 유일한 기반이라고 여겼다.

 

모든 종족들, 특히 조브인과 아마르인들에게는 아직도 옛 달력에 관한 자료들이 일부 남아 있었는데, 

 

해당 데이터를 이용하면 이를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재현해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25'학파의 경우, 지금과 같은 우주 여행 시대에 시간 측정 수단으로 유용한 것은 오직 인간의 신체 뿐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사람의 생물학적 리듬(internal body clock)이 약 25시간에 가깝다는 것을 근거로 하여 새 시간 체계를 만들려고 하였다. 

 

 

길고 고된 논쟁이 이어지는 동안 수없이 많은 파벌들이 등장하여 자신의 우월성을 주장하였다.

 

이 중 하나였던 '25'학파는 갈란테 연방에 그 뿌리를 둔 소규모 단체로써

 

세브 라우솔이라는 젊은 청년(비록 그는 실명보다 '점성술사'라는 별명을 더 선호했지만)에 의해 통솔되고 있었다.

 

점성술사의 노력과 방대한 네트워크 덕분에 '25'학파는 민중의 열렬한 지지를 얻기에 이른다.

 

 

'25'학파가 대중적인 방향으로 가는 동안 전통학파는 정치인들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왜냐하면 마지막 결정을 내리는 자들은 바로 그들이었기 때문이다.

 

조브 크루저 요이울에서 개최된 마지막 회의에서 전통학파는 손쉽게 승리를 거두었다.

 

초창기 이주민들의 달력과 동일하게 하루는 24시간으로, 1년은 365일로 나누어지며

 

4년마다 한 번씩 윤년이 돌아오는 방안이 채택된 것이다.

 

세계시가 채택된 시기는 0YC로 설정되었는데, 요이울 회담이 지금부터 111년 전에 개최되었으므로 현재 년도는 111YC가 된다.

 

 

자신의 거대한 조직망이 해체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점성술사는 곧 새로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당시 우주선 소유자들은 매년 거금을 들여 라이센스를 갱신해야 했다.

 

모든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었던 본 규정은 정부에 큰 수입을 안겨주었고

 

또한 오직 사회의 최상류층만이 우주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물론 이는 우주 무역을 크게 방해한 동시에 해당 분야에 일반인의 진출을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

 

점성술사와 그의 조직(여전히 '25'학파로 불려졌던)은 법 개정을 위한 로비를 시작하고,

 

우주선 면허증 발부 및 갱신을 담당하고 있었던 CONCORD를 목표로 삼아 시위를 벌이기에 이른다.

 

 

초기에 CONCORD는 이들을 무시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수위가 점점 강해지면서 결국에는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그 때 수립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CONCORD로써는 대중 앞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할 필요성이 있었고,

 

마침내 해당 사안을 다루기 위한 특별 위원회를 설치한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수 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문제 해결에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이 기간 동안 점성술사는 더욱더 격렬한 형태의 시위를 계획하고 있었으며,

 

심지어는 몇몇 행성에서의 전면 파업을 주도하기까지 했다.

 

가장 결정적인 한 방은 1YC를 맞이하여 CONCORD 본부에서 열린 첫 신년회에서 발생했다.

 

점성술사는 폭발물로 가득 찬 무인 화물선 한 척을 이용하여 기지의 방어선을 돌파한 다음,

 

이를 정확하게 뉴 에덴의 가장 저명한 인사들이 보는 앞에서 폭파시키는데 성공한다.

 

물론 손님들 중에 이로 인해 다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지만, 메세지만큼은 명확하게 전달되었다고 할 수 있다.

 

두 달이 지나자 면허증의 갱신 요금을 폐지하는 새 CONCORD 법안이 모든 회원 국가들에 의해 만장일치로 채택된다.

 

 

자신의 묘기로 수배 대상이 된 점성술사는 곧바로 일종의 살아있는 전설로 추앙받기에 이른다.

 

결국 '25'학파는 해체되었으며 그도 민중의 투사 지위를 내려놓게 되지만,

 

오늘날에 와서도 이들은 망각되지 않은 채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지금도 여전히 뉴 에덴 어딘가에서는 스스로를 옛 '25'학파의 계승자라고 주장하는 집단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한 작은 개인이 거물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바로 그 시기가 다시 도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time.jpg

 

사진 설명 : 어떤 정체모를 단체가 '25'학파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CONCORD 본부 인근에 폭발물을 터트리는 장면.

 

 

※ 주의 : 이브 연대기 번역에 존재하는 모든 사진 설명은 저 스스로 창작한 것이며 원본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