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릿 오브 원더... 원더(Wonder)를 '경이'라고 번역한다면, Spirit of Wonder는 "경이의 마음"...

아마도 "경이로운 것을 추구하는 마음" 정도가 될까요? 하지만, 한편으로 Spirit에는 '용기'나 '기백' 같은 뜻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네. 그렇지요. 이 작품은 무언가 '경이로운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다른 사람들은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이야기 말이지요.

한 항구 마을에서 식당 윗집에 세들어 살고 있는 천재 과학자 브레켄리지 박사.

심심하면 집세를 밀려서 주인인 차이나씨에게 항상 쪼이곤 하는 그이지만, 사실 그는 이미 달에 다녀왔습니다. 그럼에도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고 있지 못하지요.

그리고 그는 짐의 제안으로 정말로 '경이로운 일'을 저지르게 되지요.

바로 달 위에다 "HAPPY BIRTHDAY TO CHINA"(차이나씨의 생일을 축하합니다.)라고 쓴 것입니다.

정말로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사건... 그런데 다음 날 신문에는 이에 대해 아무런...(정말로 아무런) 내용도 적혀 있지 않았지요.

그것은 바로 "절대로 있을법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들 -그야말로 전세계의 사람들이 모두- 없었던 일... 잘못 본 일로 생각하고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한편, 짐이 달에 다녀온 기념으로, 그리고 차이나의 생일을 위해 선물했던 월석으로 만든 반지가 깨졌기 때문에, 짐은 정말로 '경이로운'... 아니, 얼토당토 않은 선물을 생각합니다.

함께 달 여행을 하고...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반지를 선물하려는 것이었지요. 바로, 달 자체를 파괴해서...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공간 반사 망원경"이라는, '스피릿 오브 원더' 만의 독특한 '경이로움'입니다.

공간 그 자체를 반사시켜서 거울처럼 비추어내는 내는 이 장치로 그들은 달 그 자체를 작은 크기로 비추어 반사시킵니다.

그리고, 차이나씨의 '괴력(^^)'으로...

바뀐 것은 없습니다. 사람들은 아마도 마찬가지로 '없었던 일'로 치부해 버렸나 보지요? 브레켄리지 박사는 여전히 차이나씨에게 쪼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세상에는 한가지 경이로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바로 "차이나씨의 반지"라고 불리는 거대한 고리가 지구를 둘러싸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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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SF라고 하면, 과학적으로 가능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어떤 점에서 그 말이 틀렸다고 만은 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이 독특한 작품을 보다 보면, 꼭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SF라는 것은 말 그대로 "경이로움을 추구하는 마음"의 반영... 상상의 재현이 아닐까 하고 말이지요.

다른 이들이 결코 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무언가 '놀라운 일'을 상상하고 결국은 그것을 이루어낸 브레켄리지 일당(^^)의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P.S) 일전에 만화책으로도 소개했던 작품... 국내에서 DVD로 선보이기도 했습니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2장 분량의 DVD에 정작 "스피릿 오브 원더"를 대표하는, "차이나씨의 우울"은 없었다는 것이지요.
  원래 "스피릿 오브 원더"가 두 번에 걸쳐 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 소개된 건 두번째로 제작된 4편(소년 과학 클럽 상/하, 차이나씨의 축소, 차이나씨의 행성) 뿐입니다.
  과거에 "차이나씨의 우울"이 제작되었고, 최근에 다시 발매된 DVD판에서는 "차이나씨의 컵"이 추가 되었다고 하는데, 국내에 발매될 가능성은 아쉽지만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언젠가 이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지요.(DVD의 경우에는 한글 더빙까지 되어 있어서 좀 더 편하게 소개할 수 있을 듯...)

P.S) 내친 김에 다른 이야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차이나씨의 우울"을 제외한 모든 작품은 원작에 없거나 원작과 내용이 다릅니다. 아쉽지만, "차이나씨의 컵"은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에궁...-_-;;)

1. 차이나씨의 축소 -  여전히 수상쩍은 실험에 열중하는 브레켄리지 박사 일행. 축소 실험을 하던 중 우연히 끼어든 차이나씨가 광선을 맞게 되고, 다음 날부터 그녀는 매일매일 조금씩 작아지게 되는데...
  "아이가 줄었어요."를 연상케하는 짧은 단편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결말이야 뻔한 것이지만...^^

2. 소년 과학 클럽(상/하) - 어릴 때 로웰의 화성구를 보고 화성에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결성된 소년 과학 클럽. 그리고 결성 50주년에 이른 지금. 그들은 젊은 동지인 잭과 함께 그의 아내인 윈디의 에테르 기류 이론을 바탕으로 화성 여행을 꿈꾼다...
  '바이킹 1호' 착륙 시에 있었던 칼 세이건 등의 실존 인물들의 강연스타일 인터뷰 장면에 교묘하게 이야기를 끼어넣어 완성된 첫 부분이 눈길을 끈다.

3. 차이나씨의 행성 - 달은 이미 사라져 버린(차이나씨의 반지로 바뀌어 버린) 시기. 브레켄리지 박사는 공간 반사 망원경을 이용해 차이나씨를 '화성'에 초대하기로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먼 거리에 있는 화성은 초점이 맞지 않기 때문인지, 차이나씨의 기억과 뒤섞인 기묘한 세계가 되어 있었는데...

라는 이야기들... 네, 그렇습니다.

  이 밖에도 드라마 CD나 "차이나씨의 컵(チャイナさんの盃)" 등의 단편이 더 있습니다만, 이런 것들은 2004년에 발매되었던 원더 박스에 동봉되어 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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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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