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판 포스터... 어이~. 이건 청춘 연애물이 아니라고.

http://cafe.naver.com/cjarthouse.cafe이번에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이 번역되어 나오는군요. 개인적으로는 만화책으로 먼저 접한 작품이지만 기대가 됩니다.

비록 애니메이션의 작품은 아니라 해도(애니메이션은 소설의 20년 뒤 미래의 이야기입니다. 애니메이션 속에서 주인공의 이모로 등장하는 여성이 바로 소설판의 주인공이지요.) 만화책도, 애니메이션도 재미있게 보았으니까요.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지난 토요일 용산 CGV에서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상영과 함께 호소다 마모루 감독과의 대화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SICAF 행사의 일환으로서 진행된 이 행사에서 저는 친구들과 함께 참석했고 지난 부산 영화제 이후 이야기가 많았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처음 보게 되었지요.
(물론 인터넷에서 구해 볼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처음으로 보는 것이라면 역시 극장에서 보기를 원했기 때문에, 이제껏 한번도 보지 않았습니다.)

호소다 감독의 이야기는 따로 하기로 하고, “시간을 달리는 소녀”(극장판)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정말로 즐겁고 감동적인 작품’… 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6월 14일에 일반 개봉할 예정이니 꼭 극장에서 보시길 권합니다. 그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으니까요.)

타임 리프라는 독특한 기술을 얻어 사용하게 되는 소녀의 이야기… SF라는 측면에서 보아도 상당히 흥미롭지만, 그보다는 그 능력을 사용하는 것이 세계를 손에 넣으려는 악당도, 물론 세계를 구하려는 영웅도 아닌, 평범하고 –작품 속 인물들의 말을 빌리면 “바보”인- 평범한 여학생이라는 점이 눈에 띄지요.

철저하게 주인공의 시점에서 주인공의 해설과 함께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언뜻 평범한 청춘 학원물의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에서 조금 특이한 게 있다면, 주인공 소녀 마코토가 타임 리프라는 능력으로 시간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것도 원작의 주인공과는 달리 아주 자유롭게… 말입니다.

모든 종류의 시간 여행물이 그렇듯, 이 작품 속에서도 그녀 이외에 그 사실을 기억하는 이들은 없습니다. 그녀가 때때로 상담을 하는 이모(바로 그녀가 원작의 주인공… 전대 타임 리퍼(^^)입니다.) 만이 그녀가 타임 리프를 한다는 것을 알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 줄 뿐이지요.

./files/attach/images/3192259/3322892/MaxTimeLeaptGirl05.jpg  타임 리프를 얻은 직후의 이야기는 매우 재미있습니다. 그녀는 단지 푸딩을 먹기 위해 과거로 날아가고, 노래방에서 노래를 더 부르기 위해서 과거로 날아가곤 하지요. 나중에 나오는 대사 그대로 “타임 리프 능력을 얻은 게 바보라 다행…” 인 겁니다.
[ 타임 리프 후유증? 매번 이러는데 바보가 되지 않음 다행이 아닐까? ]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야기는 조금 비틀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녀가 고백을 듣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시간을 되돌리면서부터. 정말로 힘들었을 그 이야기를 없었던 것으로 해 버린 시점에서부터 이야기는 복잡하게 펼쳐져 나가게 되지요.

“네가 이익을 얻은 만큼, 손해를 보고 있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라는 이모의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게 되고, 뭔가 상황을 극복하려 할 때마다 도리어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 버리기도 합니다. 마치 “나비 효과”처럼…

급기야 그로 인하여 친한 친구에게 최악의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것은 청춘 학원 러브 코믹 SF 물…(^^) 결말은 잔잔하고도 부드럽게 전개되지요.

결말 부분은 매우 다양한 의견을 남길 수 있을 듯 합니다. 이에 대해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작품에서 모든 설명을 얻고자 하지만. 사실 작품은 분위기로 느끼는 것이며, 그에 대한 결말은 작품을 본 관객 각자의 마음 속에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개인적으로 그 후에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만,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말이고 답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어쩌면, 이번의 애니메이션이 원작의 20년 뒤 이야기로서 그녀(전작의 주인공)의 뒷이야기를 잠깐 비추어주듯, 언젠가 또 다른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마코토의 뒷이야기를 비추어줄지도 모릅니다.)

“6월 14일 일반 개봉을 하게 되었으니 재미있다고 선전해 달라.”고 호소다 감독은 관객들에게 이야기했지만, 그런 부탁(^^)이 없더라도 정말로 적극적으로 권할 만한 가치가 이 작품에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 여행에 관련된 작품은 이제껏 수없이 등장했지만, 상상 과학 이론을 파고 드는 부담 없이, 그리고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노력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으면서, 동시에 진한 감동을 남겨주는…(덤으로 중간 중간 웃음 바다를 만들기에 충분한) 작품은 정말로 드무니까요.


물론, 인터넷으로 받아 볼 수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말했듯, 그것이 어떤 것이건 “첫 만남은 일생에 한번 뿐인 경험”입니다.

그렇다면 “가능한 좋은 환경”에서 보는 게 맞지 않을까요? 호소다 감독은 “극장과 PC 화면을 비교하자면 그 재미는 2배 정도 다르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극장과 PC 화면은 10배, 100배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드시 극장에 가서 보시기를 권합니다.
(더욱이, TV나 PC를 통해 보는 것은 아무래도 극장과는 달리 집중도가 떨어지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여지도 적으니까요.)

그것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애니메이션을 받아 보지 말고…

여러분은 타임 리프 능력을 갖고 있지 않으며, 일단 보아 버리면 보지 않은 상태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 누구도 여러분들을 과거의 세계로 데리고 갈 수 없고, 결국 ‘선택’에는 단 한번의 기회 밖에는 주어지지 않으니까요.

비록 그 결과가 ‘애니메이션을 좀 더 재미있게 보는 것’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 작은 차이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있어 7000원이라는 돈, 여기에 2시간 여의 시간은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는 법이지요.(물론, 작품 자체의 재미도 그렇지만…)


P.S) 하지만, 첫 만남이 아니더라도 극장에서 다시 보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설사 첫 만남에 아쉬움이 있었다고 해도, 새로운 만남에서 훨씬 좋은(멋진) 체험을 할 수도 있는 법이니까요.
  단순히 ‘나는 이미 봤으니까.’라는 것보다는 그 한번 보았던 재미를 더욱 더 확실하게 느끼기 위해서, 다시 한번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개인적으로는 DVD를 구입할 예정이지만 –블루레이가 더 좋을 듯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극장에서도 한번 더 볼 생각… 아무래도 빨리 가야 겠지요? -_-;;)

p.s) 여담으로 한가지 추가하자면, 이 작품의 국내판 제목은 -소설, 만화를 가리지 않고- "시간을 달리는 소녀"이고, 극장의 자막에서도 그렇게 표시됩니다. 그런데, 유독 SICAF의 안내문에서 만큼은 "시간을 건너간 소녀"라는 괴악한 제목으로 표시되고 있더군요.
아마도 영문의 leapt를 기준으로 번역한 것 같은데, 극장의 자막에서 "달리는"으로 표시되는 만큼 더욱 더 기묘했습니다.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이런 실수는 없었을 텐데...
(라곤 하지만, 사실, 전편 만을 보면 '시간을 달리는'이라는 말이 어색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전편의 주역 카즈코는 달리기를 해서 시간을 넘어서는 건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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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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