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영화라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특히 전작을 재밌게봐서 이번에도 영화관에 가서 레이드2를 보고 왔습니다.
주요 줄거린 전작의 참사(?)에서 살아남은 주인공이 주변상황으로 인해 어쩔수 없이 폭력조직에 언더커버로 들어가게 되어 임무와 생존을 위해 싸운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배경 때문일까요? 전작에 비해 힘이 빠진 느낌입니다.
전작의 경우 오로지 생존을 위해 악당보스를 사로잡지 않으면 안됬습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상황이었죠.
덕분에 최종보스라 할 수 있는 매드독은 주인공과 주인공 형을 상대로한 2:1의 상황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압도합니다. 물론 매드독이 스티븐 시걸이 아닌지라 치고 박고 밀치고 아주 박터지게 싸웁니다. 결국은 흉기를 써서 겨우 매드독을 무찌르죠.

그런데 이번작의 최종보스는 주인공과 1:1을 벌이고 자기가 불리해지니까 카람빗 2자루를 꺼내듭니다. 결국엔 그마저도 한자루 빼앗기더니 결국엔 주인공에게 목숨을 잃죠.
더군다나 언더커버 임무를 수행중인 주인공인 들켜서는 안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행동이 조심스럽습니다. 전작의 경우 적진에 고립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건 마찬가지였지만 경찰로서 악당을 상대하는 것이 아닌 악당으로 위장해서 악당을 상대하기 때문에 고뇌를 하게 되고 그만큼 더 조심스럽습니다. 그렇다보니 처절하기까지했던 전작의 느낌과는 다소 대조적이었습니다.

물론 후속작이기 때문에 악역들의 캐릭터가 다채롭습니다. 해머걸이라 불리는 여성 악역은 개봉전 유튜브에서도 꽤 유명했었는데요. 이쁘장하게 생긴 여인이 장도리 두자루로 적들을 도륙하는 모습은 이질적인 매력을 줍니다. 개인적으로 여성악역들은 토탈리콜 리메이크판의 케이트 베킨세일이 가장 기억에 남았었고 그 전이나 이후로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해머걸은 의외로 쇼크였습니다.
그리고 배트보이로 알려진 야구방망이를 든 악역... 방망이를 마치 검처럼 휘두르며 파죽지세로 적들을 물리칩니다.
마지막으로 최종보스는 두자루의 카람빗으로 주인공을 위협합니다. 결과적으로 각자 고유무기를 소지함으로써 캐릭터성을 발휘한거죠.
아... 물론 전작에서 무기술이 안나온건 아닙니다. 전작의 경우 주인공이 톤파와 나이프를 두손에 쥐고 독특한 격투법을 보여줬거든요.(실랏과 아르니스 등 동남아 무술은 톤파를 이용한 무기술이 없습니다.)

그런데 전작의 보스가 너무 강하게 표현된 탓일까요? 이번 악역들은 이른바 포스가 없어보이는게 참 아쉽더군요. 이걸 감독도 알았는지 이번작에서는 정말 유혈이 난무합니다.
전작은 정말 화끈하게 두들겨 팬다, 정말 징하게 두들겨 팬다 수준이었는데 이번작은 여차하면 피바다입니다. 유리병을 깨서 마구 찌르는건 기본이고 벽에 상대의 얼굴을 갈아버리며 카람빗을 휘두를때마다 피가 한컵씩 흘러나옵니다. 격투가 종료되면 바닥이 피로 물들어있는 수준이죠.

뭐 스토리나 반전의 묘미 따위는 애초부터 기대도 안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힘이 빠지는 구성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다만 실랏을 베이스로한 파괴적이고 화려한 격투액션을 보는 부분에서는 만족했지만요.
본좌는 정신세계가 나름 심오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