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행성이 두개 맞붙어있습니다. 하늘을 보면 하늘이 보이는게 아니라 하나의 지상이 보이지요.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건 트랜스마이어라는 하나의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탑이지요.

몇가지 법칙이 있습니다. 각 행성에서 나온 모든 물질은 각 행성의 중력의 지배를 받습니다.

둘, 각 다른 중력권을 가진 물질들이 서로 만나면 냉장고에서 저온을 유지하지 않는 한은 계속 온도가 올라갑니다.

영화에서는 냉장고가 아닌 겨울정도의 온도로는 택도 없는 것 같더군요.

행성이 어떻게 돌아가는진 모르지만, 자전 및 공전은 뭐 어떻게 되는지, 하나의 지점으로부터 하나의 탑이 연결해주는걸로 충분한것 같더군요. 사실 과학적 설정은 영화내에선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구멍이 한두군데도 아니고, 단지 멋진 비주얼과 독특한 세계관을 제공하기 위한 핑계거리에 불과하니까요.

단지 저게 말이 돼? 싶은건... 하부세계에서 싼 값에 자원을 끌어와서 상부세계에서 에너지를 만들어 비싼값에 다시 하부세계로 제공한다는 설정이었습니다. 과학적 설정이야 뭐 그렇다 쳐요. 핑계에 불과하니까. 그런데, 영화에서 내도록 설명하는 일명 계급차를 설명하는데 쓰이는 그것은 솔직히 상당히 걸렸습니다. 웃긴건 '상부세계'에서도 자기네들을 '상부세계'라고 지칭한다는 것이죠. 자기네들 입장에서는 자기네가 하부세계 아닌가요?

하부세계에 자원이 얼마나 있는진 모르지만, 그게 하나의 세계라면, 자원을 비싼값에 치거나 계약할때 돈 대신 무상으로 에너지를 받을 수도 있는 문제인데, 그렇게 일방적으로 착취당할 수 있나요? 게다가 이 룰을 더 지키려고 하는건 하부세계 사람들 인것 같구요.   트랜스 마이어 회사에는 하부세계 사람들도 일하는데, 그렇게 일방적으로 한쪽은 낮은 일자리를 제공하는게 말이 되나요? 댄스홀에서도 보면 하부세계에서도 잘사는 사람은 있는것을 보면, 이건 그냥 행성의 계급차가 아니라 하부세계 하나만의 문제죠.


전 각본가 불러놓고 사유서를 적어내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두 세계를 붙여놨지만 그 후의 이야기는 정말로 안이합니다. 과학적 설정도, 사회적 문제도 그저 배경을 제공하기 위한 핑계거리에 불과합니다.

사실 보는 내내 설정이 얼마나 안이한가를 보여주는 장면은 계속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런 신발을 신고 걸으면 도대체 그렇게 뛸 수나 있을까요?

그러므로, 시청하실때는 사회적이든 과학적이든 모든 의혹을 내려놓고 보시는게 훨씬 이득입니다. 액션에 어울릴법도 하지만, 액션은 거의 들어가있지 않습니다.

비주얼과 설정을 내려놓고 보면 이야기는 그저 단순하거든요. 계급사이의 사랑.

그저 SF를 핑계로 CG떡칠해서 매력적이고 환상적인 배경을 그려놓은 로미오와 줄리엣이에요. 게다가 골치썩이는 주요 요인은 너무나 쉽게 해결이 됩니다. 드라마적 요인도 상당히 안이하구요. 그야말로 비주얼 빼놓으면 시체인 영화입니다. 비주얼이 상당하다는 점은 인정하겠습니다. 어디가서 이런 비주얼을 볼거에요.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배경의 로맨스 물을 보시고 싶은 분이라면 추천합니다.


 

Hominis Possunt Historiam Condonare, Sed Deus Non Vu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