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의 황제 크세르크세스...저 거대한 옥좌를 수백명의 노예들이 떠받쳐 들고 이동하고 있습니다.(그냥 간편하게 바퀴를 달지...)

화살비...방패를 우산삼아 다 막습니다.(게다가 웃는 여유까지...) 그런데 저정도면 운동에너지로 인해 방패도 다 뚫릴거같은데...

스토리는 간단하게 100만 오합지졸 페르시아 대군이 쳐들어와서 300명의 먼치킨 스파르타군이 이에 맞서 전쟁한다는 내용이니 따로 설명은 없을것이고...

일단 역사는 둘째치고 영상기법이나 볼거리는 많습니다.
아시겠지만 300은 역사물이 아니라 환타지 역사물에 속하죠.
뭐 팔다리 잘리고 목 잘리는고 그대로 보여준다는 말에 좀 두려웠지만, 저도 모르게 면역이 되었는지, 아니면 그 장면을 스타일리쉬하게 만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장면을 봐도 "끔찍하다" 라는 생각 보다는 "멋있다" 라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뭐 배우들의 카리스마도 볼 만 하고요.(특히 중간중간 전투 전에 나오는 스파르타 왕의 상대방 기 죽이는 연설과 군인들의 구호에서 카리스마가 폭발합니다. 귀가 울리는 복식 발성은 기본...)
처음 페르시아 대군이 돌격할때 지진처럼 지축이 울리는 효과도 인상깊었죠.(아무래도 그런 대군이 이동할때 땅이 안 울려 준다면 임팩트가 떨어지겠죠.)

처음에 300명이 100만명과 싸운다 했을때 남자들이 모두 전사로 동원이 가능하다는 스파르타 군 전력이 그 당시에 300명 밖에 동원되지 못했던가? 의심이 갔지만 영화 내용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의회의 눈을 피해 잠깐 훈련나가는 것으로 하고 스파르타군은 스파르타에 남고, 친위군 300명만 데리고 가는 것으로 나와서 그 점은 의심이 풀렸습니다.(하지만 의회는 이들이 전쟁나간다는것을 알고있는 상황..)

배경도 스파르타는 황금빛 밀밭과, 회색빛 도시분위기로, 전장은 어두운 색감으로 구분지어놓은것도 볼만 하구요.(다만 눈이 좀 침침하신 분들에게는 비추입니다.)
그런데 스파르타 도시 풍경이 도시를 지켜줄 성벽 하나없이 그냥 도시 바로옆에 넓게 펼쳐진 밀밭이 있다는게 대군이 오지 않아도 소규모 병사들만으로도 털리기 딱 좋은 장소더군요.(트로이에서는 스파르타 도시가 깎아지른듯한 해안절벽 위에 위치했었는데...)

초반에 신탁녀 의식 부분이 가슴이 노출되고 해서 야할꺼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야하다기보다는 르네상스 시대의 명화를 보는 듯한 연출도 좋았습니다.
신탁녀의 외모도 백색의 피부에 적갈색의 머리색깔로 르네상스시대의 그림에서나오는 미녀 분위기도 나구요.(마지막에 몸을 뒤로 젖힐때는 미켈란젤로의 그림인 줄 알았습니다.)
출정 전 베드씬도 그렇게 야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다만 아이들이 보기에는 부담스러운...)

고대역사를 환타지적으로 그려서 그런지 괴물 캐릭터가 많이 나옵니다.
고대 배경에는 그런게 나와줘야 재미가 있다는 생각도 들고...(지금은 드물지만, 각종 신화가 난무했던 고대에는 저런 괴물들이 있을법 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인(페르시아 황제부터가 최홍만급 거인입니다.)과 각종 괴물급 짐승들(코뿔소, 코끼리등), 곱추와 문둥병 환자같은 기형인간들, 양손을 칼날로 개조한 거인 망나니, 그리고 트랜스젠더까지...
마치 원피스에서 나오는 열매 능력자들을 보는거 같습니다.
페르시라 특수부대 마저 은색 철가면 벗으면 괴물딱지 얼굴입니다.

또한 중간에 등장하는 페르시아 채찍 장군이 타고다니는 황금색 가마와 페르시아 황제가 타고다니는 수백명의 노예가 짊어지고 이동하는 거대한 흰색 옥좌까지...
볼거리는 많습니다.

다만 보기 껄끄러운 점은 흉칙한 괴물의 형상도, 피가 난무하는 전장도 아닌 아시아와 유럽의 대결에서 양 진영간의 차이점이죠.
아시아를 대표하는 페르시아군과 유럽을 대표하는 스파르타군의 형상부터가 차이가 납니다.
스파르타군은 근육질의 카리스마적인 남성들로, 페르시아군은 각종 괴물과 2미터가 넘는 거구인 황제와는 정 반대로 왜소한 일반 병사의 체격(황제 옆에 붙여놓으면 완전 호빗수준 차이라고나할까..), 그리고 이렇다할 상대도 되지않는 추풍낙엽적인 무공까지...
괴물 코뿔소, 전투 코끼리도 예외는 아닙니다. 창 한방에 쓰러지는 코뿔소와 이렇다할 공격도 못하고 절벽으로 떨어지는 코끼리들..그나마 중간에 잠깐등장하다 비명횡사한 죄수출신 거인 괴물은 잘 싸우더군요.
페르시아군이 화살로 해를 가리고 비를 뿌려도 방패로 막으면 한발도 맞지않고..

반면 스파르타군은 초반부터 마치 의경, 전경들이 시위대 진압하듯 페르시아 대군을 방패로 밀었다가 창으로 찌르고 밀었다가 찌르고 반복하면서 앞으로 전진하며 제압하는 장면부터 창과 방패, 허리에찬 검에 팬티하나 걸치고 망토하나 두른 허술한 무장으로도 일당백 먼치킨급 무공실력을 보여줍니다.

사실 페르시아는 야만적이지는 않습니다.
실제 역사적으로 페르시아는 자신이 속국으로 삼은 국가들에 대해서는 자국과 동등한 권리를 누리게 해줬다는군요.

뭐 뮤직비디오적인 스타일이나 환타지적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들, 성과 피가 난무하는 전쟁을 예술로 승화시킨것을 보고싶어하는 분들에게는 추천입니다.
다만 눈이 침침하시거나 페르시아로 대표되는 아시아 문명이 아프리카 원주민이나 야만인처럼 그려진 것을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추천입니다.
아, 아이들과 함께보는것도 비추입니다. 역사공부 시킨다고 보여주시면 그건 막장입니다.(장면들이 장면인지라...)
영화를 보기 전 이 영화를 연인과 함께보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연인과 함께 보러 온 사람이 많더군요.(연인과 함께 보는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만년 솔로라..)

아카디안도 나오는데 중간중간 페르시아군의 위용을 보고 겁을 먹다가 중간에 페르시아 특수부대와 싸울때 잠깐 활약하고는 영화 후반부에는 전쟁도중 겁을 먹고 전쟁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것으로 나옵니다.(영화 후반부에는 제목 그대로 스파르타군 300이 남죠.)

영화에서도 그리스 도시국가와 페르시아를 비롯한 동양문명에 은근히 문화적 차이를 보여줍니다.
당시에 알렉산더가 등장하기 전 그리스 각 도시국가는 도시국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가끔 전쟁날때 동맹을 맺거나 하는 정도? 전쟁을 일으켜도 "다른 도시국가를 무너뜨리기 위한" 전쟁이지, 점령해서 영토 확장이나 식민지 그런 개념은 없는거 같더군요.(트로이도 트로이를 멸망시킨거지 트로이를 점령해서 식민지 삼은건 아니기때문에)
다만 동양권에서는(페르시아, 이집트, 중국, 우리나라를 비롯 기타등등...) 거대한 영토확장과, 식민지확장, 주변 약한 국가들을 속국을 삼아 조공을 바치게 하는것을 전쟁의 목적으로 삼는데 그 점에서 문화적 차이를 보였던거 같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일반 보병은 물론 화살로 해를 가리고 비를 내리게 하는 궁사, 기마병, 전투 코끼리, 코뿔소, 특수부대, 거인 괴물, 야만인 용병, 화약기술 등 동원할만한 전력을 총 동원하는데(보급품은 배로 실어 나를테고...덕분에 페르시아쪽이 볼것이 많습니다. 특히 불꽃놀이처럼 묘사된 화약터지는 장면..)
스파르타군은 오로지 팬티랑 투구하나 걸치고 망토와 창, 검, 방패로만 상대한다는게 무모해 보이기도 합니다.(게다가 식량은 어떻게 수급하는지 보급부대도 없고...전장 주변이 암석 절벽이라 먹을것도 없어보이던데..)

영화엔딩 크레딧 에서는 마치 그림자 인형처럼 원작 만화의 검은 실루엣이 지나가면서 선홍색의 피가 튀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영화에서는 피가 선홍색이 아니라 거의 검은색처럼 나오니 피 나오는 부분은 그닥 잔인해 보이지 않습니다.(이건 개인적인 생각일지도...선홍색보다 검은색 피에 더 잔인함을 느끼는 분들도 계실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