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칼라마리님이 올리신 글에 베나터의 사정거리는 10광분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죠. 아마 네이버 카페의 팬픽을 위한 질문이었다고 기억합니다 ^^. 그 설정에 대해 궁금해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씁니다.

일단 그 자료의 출처는 에피소드3 크로스섹션입니다.

크로스섹션은 LFL의 이름으로 공식 출간되는 레퍼랜스 북이기 때문에 영화와 동일한 G급의 설정 레벨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사실 좀 막장적인 설정들이 많이 나오는 근원지이기도 해서, 특히 세부적인 설정에 목을 매는 국내 팬들이 질문, 또는 토론을 할 때 이쪽을 인용할 경우, 다른 사람들이 상당히 곤란해지기도 하는 원인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전에 한동안 터보레이저의 화력 문제로 인해 스타워즈 게시판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 나온 설정이 에피소드2 크로스섹션에 나와있었던 것으로, 이는 지금까지 영화와 소설을 포함한 모든 스타워즈 작품들의 묘사를 뒤집어 엎는 설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보다 스타워즈 팬층이 두터운 외국에서는 사실 별 신경도 쓰지 않는 설정입니다. 외국 팬들은 크로스섹션이 막장으로 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공식으로 인정하되, 그 '공식으로 인정하는 행위' 외에는 이 설정을 완전히 무시해버리고 있습니다. 만약 작품에서 실제로 그 수치를 반영하면 그 때는 그것이 문제가 되겠지만요.

이런 크로스섹션의 만행은, 제가 보기에는 스타워즈vs스타트렉 등의 소위 'vs물'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보입니다. 외국에서는 벌서 십수년 동안 스타워즈와 다른 작품들의 대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제작진에서 아예 스타워즈의 승리로 못박아버리기 위해 설정을 비정상적으로 높게 설정한 것이죠. 스타트렉에서 화력의 단위인 메가톤 등을 사용한 것도 의도적으로 노린 것으로 보이고요.

사정거리 문제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정 이것이 문제시 된다면 다르게 해석하면 끝이죠. 예를 들어 코루스칸트 전투 때 베나터가 초장거리 사격을 하지 않은 이유는 '만약 빗나갈 경우 홈베이스가 타격을 받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죠.

다른 해석은, 제가 해당 글에서 말한 대로 스타워즈와 은영전의 전술 차이에서 생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은영전은 수만대의 함선이 탄막을 형성하여 똑같이 수만대가 모여있는 장소에 쏘기 때문에 10광초라는 대단한 거리에서 포격이 가능한 것이죠. 하지만 스타워즈는 많아봤자 10대 정도가 싸우기 때문에 그런 먼 거리에서 맞을 가능성이 적습니다. 거대한 탄막이 형성되어 있는 은영전에서도 잘 안 맞는데, 스타워즈의 세계에서 제대로 맞을 리가 없죠.

앞으로 혹시 이런 설정을 필요로 하는 소설을 쓰실 때는 이 10광분에는 신경쓰시지 마시고, 여타 스타워즈 작품들 처럼 근접전, 또는 1광초 정도의 거리를 두고 포격을 하는 것 정도로 묘사하시면 되겠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대부분의 스타워즈 영화, 소설, 만화책에서 묘사된 전투법이니까요. 하지만 '스타워즈의 함대전은 근접전만 가능하다' 라는 주장은 피하는 것이 옳습니다. 공식 설정은 어디까지나 공식 설정이니까요. 이를 소설에서 반영하지 않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렇다고설정을 그렇게 써버리면 공식을 무시해버리는 행위가 되어버립니다.

결론은, 공식 설정인 것은 인정하되, 그 성격을 생각하여 적당히 반영해야 한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포스가 함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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