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스타워즈 에피소드3-시스의 복수를 다시 보았습니다...

제가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볼 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가던 조그만 장면들이, 이제 오래동안 사랑했던 사람이 떠나버린 것 때문인지, 지금엔 많이 달리도 보이더군요...
그 중에서 제가 참지 못하고 울어버린 장면이 있습니다. 그건 파드메의 죽음도 아니었고, 죽어서도 가슴에 아나킨이 만들어준 자포나무 조각을 품고 눈을 감은 파드메의 장례식도 아니었습니다...

그건 바로......무스타파 듀얼이었습니다... 듀얼 뒷 부분에 바로 이런 장면이 나오죠... 흘러가는 시뻘건 용암 위에서, 변해버린 아나킨을 보면서 오비완이 말합니다.."내가 널 망쳤구나, 내가 널 망쳤어..." 그리고 끝까지 그의 마음을 돌리고 싶은 애절한 마음에, 그의 선택은 틀린 것이며, 의장은 사악하다고 말하지만, 이미 마음이 돌아서버린 아나킨은 듣지 않고 냉정하게 대꾸해버립니다.. 이에 오비완은 다시 '너는 눈이 멀었다'며 절규하지요...

저는 떠올랐습니다.. 이상하게도... 정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바로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돌아서버린 그 아이를 보면서, 저도 쏟아지는 비에 흠뻑 젖으면서 절규했었지요... 돌아오라고... 차갑고 온통 회색 빛이었던 빗 속의 그 날과, 뜨겁고 숨막히는 용암은 너무도 다른 곳이지만, 그 용암 위에 선 오비완의 깊은 슬픔과 애절함에서 저 자신을 발견한 건,너무도 차가운 그 아이의 반응에서 아나킨의 얼굴을 떠올렸기 때문일까요?

그 부분부터 이상하게 감정이 울렁거리더니, 결국 마지막에 아나킨을 쓰러뜨린 오비완이, 끝까지 오비완을 증오한다고 소리치는 아나킨을 향해. "나는 너를 사랑했다"는, 눈물섞인 말을 건냄과 동시에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주제할 수 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만큼은, 오비완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너무나 사랑하는 이는 마음을 돌이키지 않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피 끓는 절규에도 너무도 냉정하고 차갑기만 한...너무나 안타까운 그 심정을. 속이 바짝바짝 타는, 차라리 죽는것이 더 편할 것 같은 그 심정을 말입니다...

진정 무섭고 슬픈 것은 라이트 세이버도, 라이트닝도 아닌, 돌아서 버린 사랑하는 이의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저는 그 전까지 가장 큰 기적은 바로 사람이 변화되는 것, 한 사람이 마음을 돌이키는 것이라는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안녕하세요~! olorin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