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이제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아졌지만 아직 한국어 매체로 소개된 유례가 전무하다시피 한 확장 세계관(Expanded Universe, EU)에 대해서는 많은 오해가 난무하기 때문에 그 개념을 확실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1. EU란?

EU, 흔히 국내에서 '외전'이라 알려져 있는 이 개념은 Expanded Universe, 즉 확장 세계관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스타워즈의 본편(영화 6부작) 외 모든 스타워즈 공식 라이센스를 달고 나오는 상품을 뜻하며, 소설 뿐만 아니라 만화책, 게임, 피규어, 잡지, 드라마 등 모든 매체를 가리킵니다.


2. EU와 외전의 차이

우리나라에서 EU가 외국에서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오해가 난무하는 것은 이 '외전'이란 단어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외전이라 함은 본편이 성공했을 때 본편의 작가나 다른 누군가가 본편 스토리와는 전혀 상관 없는 작품을 쓰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것 때문에 스타워즈 EU가 본편의 내용과는 관계 없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크게 잘못된 생각입니다. EU 세계관은 영화 세계관과 연동하며, 영화의 이전 스토리가 소설로 발표되기도, 이후 스토리가 게임으로 제작되기도 합니다.


3. EU의 역사

확장 세계관의 역사는 스타워즈의 첫 작품인 새로운 희망이 사람들 앞에 첫 선을 보이기도 한참 전으로 돌아갑니다. 1976년, 스타워즈가 한창 제작되고 있을 당시 루카스는 저명한 SF 소설가이자 스타트렉 등의 노벨라이제이션 작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던 앨런 D 포스터를 찾아갑니다. 앨런에게 루카스는 새로운 희망과 제국의 역습 사이에 들어갈 EU 소설을 써줄 것을 주문합니다. 그 후 에피소드4 개봉 1년 뒤, 첫번째 EU 작품인 Splinter of the Mind's Eye가 발표되었습니다.

FOX 소속 감독일 때 부터 영화에 대한 모든 상권을 사들였던 루카스는 바로 피규어 시장등을 공략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클래식 삼부작이 막을 내렸을 때, 이미 수십여종의 피규어와 장난감, 카드 게임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었습니다.

루카스는 1980년대 말, 루카스필름 소속 게임 회사인 루카스아츠를 설립해 게임 사업을 시작합니다. 초기에는 영화 스토리에만 치중하던 스타워즈 게임들은 X윙 시리즈를 시작으로 점차 독자적인, 하지만 영화와 연관되는 EU 스토리들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합니다.

90년대 초, 휴고상 수상 경력의 티모시 잰은 두번째 EU 소설이자 최초의 스타워즈 블록버스터 소설인 쓰론 삼부작을 집필했습니다. 잰을 필두로 여러 SF작가들이 스타워즈 노벨라이제이션에 뛰어들어 스타워즈 소설 붐을 일으켰습니다. 지금까지 스타워즈의 공식 라이센스를 달고 나온 소설 작품은 백수십여 종에 이르고 있어 EU를 대표하는 매체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4. 루카스는 EU를 인정하는가?

조지 루카스가 EU 세계관에 대한 가장 확실한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EU 세계관은 엄연한 스타워즈의 일부이다. 하지만 이걸 받아들이냐 마느냐는 팬들의 자유다" 라는 인터뷰 내용입니다. 실제로 루카스는 스타워즈 제작 초기부터 이 세계를 넓힐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가 EU 세계에 대한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5. 루카스가 EU에 미친 영향

위에서 말했듯이 EU의 발단이 된 사람은 바로 루카스입니다. 자신의 회사인 루카스필름 산하 EU 관련 회사, 부서들을 설립한 사람 역시 루카스이고, 엄선에 엄선을 거쳐 소설을 쓸 작가를 고용하는 사람 또한 루카스입니다. 루카스는 대다수 소설 작품에 대한 감독을 하며 설정의 리미트 라인을 정하고 앞으로의 방침을 정합니다. 실제로 루카스에 의해 스토리가 크게 변한 소설 작품도 있습니다. 두꺼운 소설 20권이 넘어가는 대 시리즈인 New Jedi Order 중 트로이 데닝의 작품인 Star By Star에서 아나킨 솔로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 사람이 루카스임이 뒤늦게 밝혀져 팬들이 패닉 상태에 빠졌던 사건은 잘 알려져있죠.

최근에는 TV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바 있고 최근 공개된 게임 포스 언리쉬드 역시 루카스가 총감독으로 있습니다.


6. 본편과 EU의 경계 (중요)

국내 팬들이 가장 많이 착각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EU는 스타워즈 6부작 외 모든 작품, 완구 등을 포함합니다. 설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영화에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는 설정은 모두 EU란 것이죠. 몇가지 예를 들자면, 영화에서는 '베나터급 스타디스트로이어'라는 말 따위는 단 한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즉, '베나터'란 이름은 EU 설정입니다. 마찬가지로, 임페리얼급 스타디스트로이어의 길이가 1.6km라는 것 역시 영화 설정이 아닙니다. 베이더경이 사용하는 무시무시한 포스 그립이나, 시디어스의 포스 라이트닝, 제다이 카운실 맴버들의 이름, 역시 모두 EU 설정입니다.

여기서 많은 국내 팬들이 오해를 합니다. 애초에 스타워즈가 마이너였던 우리나라는 본편이 대중화됨과 함깨 극소수 매니아들이 즐기던 EU 설정들이 함께 들어오는 바람에 경계가 모호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EU 설정은 타도해야 한다!'라고 외치는 사람들 조차 스타디스트로이어 시리즈의 길이를 당연하듯 외우고 다니는 것이죠.

본고장 미국을 보면, EU를 인정하지 않는 본편주의자들은 오직 영화에만 집중합니다. 오직 영화의 장면들과 대사들만이 본편이기 때문이죠.



7. 루카스필름 산하 공식 EU 부서/회사

- 루카스아츠: 가장 잘 알려진 회사이자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스타워즈와 기타 게임들을 제작, 관리하며 게임 내의 스토리라인을 만듭니다.

- 루카스라이센싱: EU 컨텐츠에 공식 스타워즈 라이센스를 붙이는 부서입니다. 이 부서에서 라이센스를 부여받지 못한 것은 스타워즈 관련이라도 공식 EU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작가들을 관리하는 부서이기도합니다.

- 스타워즈닷컴: 공식 홈페이지 관리 부서입니다. 스타워즈 공식홈에는 EU관련 뉴스, 설정을 게시하는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데이터뱅크 역시 이들이 관리합니다.

- 인사이더: 1년에 6번 루카스필름에서 발행하는 공식 잡지 '스타워즈 인사이더'를 집필하는 곳입니다. 인사이더지는 EU관련 설정에 대한 가장 설득력있는 매체로 통하고 있습니다.

- 홀로크론 관리자: 설정계의 청소부 정도로 보실 수 있습니다. 라이센싱 소속 작가들이 쓰는 설정집 외 자질구레한 EU 설정을 짜는 부서입니다.

- 홀로넷: 스타워즈닷컴 산하 부서로 EU 관련 뉴스를 전합니다.



8. 결론

EU 혹은 외전은 엄연한 공식이며, 스타워즈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루카스가 말한데로, 이걸 즐길지 말지는 팬들이 결정할 사항입니다. 저는 '외전'이라는 이유로 EU 설정들을 무시하는 사람들이나, EU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글을 쓴 것입니다.

이전에 EU를 인정하느냐 마느냐에 대해 여러번 논쟁이 벌어진 일이 있고, 서로 얼굴 붉힌 일도 한두번이 아닌데, 이후로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본편이든 EU든 엄연한 스타워즈고, 자신의 취향을 다른 사람에게 억지로 받아들이게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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