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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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9
인물설정.
적조의 무녀 "아키무" (17세) - 진성 설정 - (아라야식)
명맥이 끊겨가는 무녀 집안의 분가에서 태어난 아키무는 처음에는 평범했으나
16세 생일, 사고로 정신을 잃었을 때 꿈에서 '고토아마츠미야' 라는 곳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소녀의 '눈'이 되기로 약조하고 무녀가 된다.
이후, 그녀의 눈은 홍옥과 같이 붉게 변하고, 온몸에 영력이 충만하며, 미래를 보는 능력이 생겼
다.
Aries Spring - The True Strength - part One.
" 상호봉실 ! "
아자카의 갈라진 외침이 울려퍼졌다.
주박결계를 너무 사용한 탓인지 온 몸에 땀이 비오듯 흐르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삼안족들의 실드가 재생되자마자 그들의 공격은 한층 거세어졌고
아자카는 주발결계를 일부 풀면서까지 재차 실드 무효화 스킬을 건 것이다.
그러나 이로인해 단 한개의 주문조차 쓰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 미안해요. 전 이제 더이상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아요.. '
' 충분할만큼 도움이 되었어.
이제 우리들에게 맡기고 후방에서 쉬도록 해.
저놈들의 수효도 절반이하로 떨어졌으니 할만하다구. '
아자카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엔 어쩐지 안타까움이 뭍어있었다.
그녀 또한 알고 있는 것이다.
염동은 어떠한 형태이든지 정신력 소모가 극심하다.
이미 신도우가 아가씨들과 아키무는 물론 다프니스와 하뉴 미키까지
정신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원래 속도전이 생명인 에고와 아라야식에게 장기전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워낙에 물리공격력이 강한 이레이져를 상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신력을
소모하는 키네틱 실드를 항상 유지하고 있기에 전력으로 싸우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리는 커녕 당장이라도 실드를 부수고 들어와 전멸한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단 몇 명으로 백명이 넘는 정예 이레이져를 상대한다는 건 처음부터 무리였을지도 모른다.
아니 무리가 당연한 게 아닌가.
" 클레르, 그 쪽 상황은 어떻지.
이 쪽은 하뉴고 나고 나발이고 몇 분 버티는 게 고작이야.
뭔가 좋은 생각 없어? "
" 하하.. 너무 지나친 기대를 하시네..
보면 몰라? 네 쪽과 별로 다를 건 없어.
그나저나 네 입에서 그딴 소리가 나올 정도면 이거 사상 최대의 위기인데..? "
아직 노조미는 전선에 나서지 않고 있다.
마음을 읽는 능력으로 어느 방향을 뚫으려 하고 있다 정도만 알려주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힘들어하는 동료들을 보며 노조미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 오빠, 아무래도 저도 브레이크 하는 편이 좋겠어요.
기술사용방법등은 오라버니가 즉석에서 가르쳐주실 수 있죠? "
한 사람이라도 아쉬운 때에 물론 노조미가 브레이크하면 전세는 좀 나아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시간끌기밖에 안된다.
이 곳에 다프니스나 하뉴가 몇 명 더있다고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다.
소모전의 양상을 띄고 있는 지금 능력자가 하나 더 있어봤자 십몇분을 더 끌 수 있을 뿐이다.
' 하지만 생각할 시간을 벌 수는 있을지도.. '
다프니스가 최대한 지쳐보이지 않는 음성으로 말했다.
" 클레르, 노조미를 브레이크 시킬 수 있나? "
" 뭐야? 인제 그럴 생각이 든거야?
근데 어쩌지.. 브레이크를 너무 해서인지 정신집중이 잘 되지 않아.
최초 브레이크는 처음이니만큼 꽤 신중해야 해.
능력자로 각성할 때 어설프게 한 사람은 나중에 가서 그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게 되는
사례도 많았어.
차라리 나보다 네가 하는 게 좋지 않아?
스스로 브레이크 할 수 있다는 건 다른 사람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는 거잖아. "
약간은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다프니스는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브레이크를 걸어 본 적이 없다.
항상 자신에게만 걸어왔고 그런 쪽으로 최적화된 브레이크방식만을 연구해 온것이다.
자기혼자만 신경쓰면되는 싸움만 해온 터라 아직 정신집중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
그렇다면..
" 되려나.. "
고심하는 오빠를 보며 노조미가 말했다.
" 오빠, 전 괜찮아요.
저희들 만큼 궁합이 잘 맞고 서로를 믿는 상대는 세상에 없어요.
전 언제나 그렇지만 오빠를 믿어요. "
교감의 최상위 단계라는 마음의 고동까지 들을 수 있는 노조미다.
그보다 몇 단계는 아래에서 진행되는 능력자와 브레이커의 관계에 비하면
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 알았어.
하지만 절대 무리는 하지 않도록 해.
네가 무리를 한다고 해서 이길 정도면 우린 진작에 이겼어.
이해하겠지? "
" 네, 알겠어요.
각오는 이미 다져놨어요.
이제 아무 것도 두렵지 않아요.
이렇게 많은 동료들이 있고 오빠가 있으니까. "
다프니스는 하뉴에게 전선을 맡기고 노조미와 뒤로 후퇴했다.
삼안족이 낌새를 눈치채고 한꺼번에 달려들려 했으나 이를 본
하뉴가 광범위포격인 페더 라이트 버스터와 함께 수십 개의 폭발형 빛나는 나비들을
날려보냈다.
자신의 모든 정신력을 남김없이 쏟아붙는 기술들이었다.
" 그럼 시작할게, 노조미.
정신을 나에게만 집중하고 고동을 듣도록 해.
나도 네 마음에 조심스럽게 접촉하도록 할테니까. "
" 응. "
노조미의 작은 대답과 함께 두 남매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잠시후 그들의 주변에 고요가 찾아들었다.
" 어라? "
" 엣.. 뭐지? "
미키와 클레르가 시끄러웠던 전장이 그들의 의식에 영향을 받아 갑작스레 조용해지는 것에
당황하여 말했다.
' 미키, 거기 무슨 일 있어?
브레이크 때문이라고 하기엔 분위기가 너무 틀려.
노조미의 몸이 반짝이거나 하고 있진 않아? '
클레르의 전음을 받은 미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답했다.
' 아니, 둘다 그냥 가만히 서있는데?
브레이크할 때 생기는 조짐은 전혀 안보여.
설마 실패한 걸까? '
' 으음.. 아니 그럴리가..
마음이 잘 맞을 수록 마인드 브레이크의 성공률은 확실히 높아져.
그들이라면 지금쯤 충분히 브레이크하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정말 그렇다면.. '
' 그러질 않길 바래야지.
난 지금 힘이 하나도 없어서 만약 이쪽으로 적들이 오면
도저히 막아낼 수가 없어.
시간을 확실하게 벌어주려고 큰 거 몇방 날렸거든 '
그렇게 생각한 찰나.
모든 능력자들이 신비로운 감정에 휩싸였다.
생소하면서도 그리운 듯한 그 기분은 그녀들의 몸과 마음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유전자 하나하나가 살아 맥동치는 전설의 힘.
노조미와 다프니스를 중심으로 반짝임이 하나 둘 늘어나더니 순식간에 숲 전체를
감쌀 정도로 많아졌다.
브레이크할 때의 반짝임과 비슷하면서도 좀 더 따뜻하고 강력한 기운이 신도우가 소녀들과
아라야식 소녀들에게도 번져 힘의 성질을 바꾸어나갔다.
" 태초의 힘이야.. "
미래시 아키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네? "
옆에 있던 아자카도 의아한 듯 자신에게 생기는 변화를 신비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 곧 진짜 각성에 눈을 뜰거야.
우리가 어설프게 쓰던 유전자의 힘이 본래의 제자리를 잡고 진정한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지.
우리들의 가까운 미래가 보여.
어떤 강력한 적들에도 지지 않는 동료들의 굳은 의지가..
마음속에 담겨져 숨어있던 부드러운 강함이 우리에게 주어진 거야. 드디어.. "
그녀가 겪었던 어떤 미래의 잔상보다도 뚜렷하고 다정한 힘의 반짝임 앞에서
아키무는 무릎을 꿇었다.
그녀는 금빛 눈동자를 반짝이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추스렸다.
" 지금이야. "
그렇게 기다리던 노조미의 몸에도 변화가 생겼다.
분위기가 바뀐 듯 성숙한 느낌마저 드는 그녀는 두 손을 모아쥔 채로
오빠와 다른 소녀들을 향해 브레이크가 확실하지만 그 성질과 능력의 격이 틀린
반짝임으로 무장하며 눈을 떴다.
트레이스 패스 유우키 노조미.
그녀의 새로운 이름이었다.
" 성공했구나.. "
하뉴 미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느새 그녀 곁으로 다가온 클레르도 노조미를 바라보며 거들었다.
" 세상에.. 저게 노조미야?
완전 다른 사람 같은데?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조차 상상이 안돼. "
" 하지만 아키무의 말이 사실이라면 일반적인 브레이크 정도가 아닐 거야.
우리들 또한 달라졌으니까 말야. "
확실히 노조미가 내는 특이한 반짝임은 브레이크된 소녀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었다.
정신력이 충만해지는 느낌 또한 이색적이라 지금이라면 뭐라도 할 수 있을 듯한 기분이었다.
" 한번 시험해 볼까.
저기 멍청히 서있는 삼안족의 감상을 깨고 싶진 않지만
우리 노조미를 보고 그런 거 같으니까 왠지 기분이 나빠서 말야. "
미키의 말에 클레르와 다른 소녀들도 동조하며 염동을 일으켰다.
" 어랄라? 뭐이리 부드럽지?
색깔도 조금 틀린데? "
" 시험해 보면 알겠지. "
미키와 아키무가 선방을 날렸다.
일반적인 염동과는 다른 궤적을 보이던 보라색 빛줄기는 그대로 일렬로 몰려있던
삼안족 부대원들을 그대로 밀어버리며 커다란 구덩이를 만들어냈다.
" 와.. "
" 장난이 아닌데.. "
자신들이 써놓고 놀라는 소녀들이었다.
전선 뒷편에 있던 노조미가 다프니스에게 말했다.
" 오빠, 그럼 다녀올게.
누구에게든 상처입히는 건 좋지 않지만 저들도 일단 맞으면 정신을 차릴거야.
그렇지? "
" 어? 어.. 에?! "
뭔가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요? 하는 표정으로 삼안족들에게 다가가는
노조미를 보며 다프니스는 복잡한 심정으로 변화를 실감했다.
숲속에 있는 모든 지구능력자들에게 노조미의 능력이 부여되었다.
범위형 브레이크인가..
다프니스가 노조미에게 건 브레이크는 분명 일반적인 브레이크와는 조금 달랐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특이한 환경에서 독특한 방법으로 발휘된 것일뿐
근본적인 게 바뀐 건 아니었다.
설마.. 원래의 브레이크란 이런 것이고 21세기에 들어서 누군가
그것을 우회하는 편한 방법을 만든 것이라던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왠지 웃음이 나왔다.
스스로에게 브레이크를 거는 편법 또한 그런 것이지 않은가.
뭐가 어찌됐든 스스로 하는 것보다 능력자가 능력자에게 거는 것이 훨씬
효과가 높다.
과거에도 그랬겠지..
' 다프니스!
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여자애들에게 모든 걸 다 맡겨둘거야? '
' 어디가 예쁘고 귀여운 여자애라는 거냐.
적어도 넌 제외다. '
' 뭐라구~~우?
내가 능력자가 아니라 브레이커라서 가능한 능력자 괴롭히는
기술을 보여줄까? '
클레르의 웃음끼섞인 협박을 적당히 받아넘기며 마인드 패스 다프니스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 난 브레이크해도 마인드 패스인 건 다름 없지.
유전자에 새겨진 오래된 기억에 존재하는 칭호란 어쩌면
자신이 모든 걸 해결하는 것보다는 다른 누군가와 협심하여
해나가는 것을 상정해 만들어진 것일지도 몰라. "
칭호가 달라지면 능력도 달라진다.
마인드 패스 자체에 숨겨진 능력만을 사용하던 다프니스는
자신을 훨씬 높이 뛰어넘게 된 동생이 어떠한 모습이 되더라도
언제까지나 지킬 것을 재차 다짐하며 전장으로 향했다.
적조의 무녀 "아키무" (17세) - 진성 설정 - (아라야식)
명맥이 끊겨가는 무녀 집안의 분가에서 태어난 아키무는 처음에는 평범했으나
16세 생일, 사고로 정신을 잃었을 때 꿈에서 '고토아마츠미야' 라는 곳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소녀의 '눈'이 되기로 약조하고 무녀가 된다.
이후, 그녀의 눈은 홍옥과 같이 붉게 변하고, 온몸에 영력이 충만하며, 미래를 보는 능력이 생겼
다.
Aries Spring - The True Strength - part One.
" 상호봉실 ! "
아자카의 갈라진 외침이 울려퍼졌다.
주박결계를 너무 사용한 탓인지 온 몸에 땀이 비오듯 흐르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삼안족들의 실드가 재생되자마자 그들의 공격은 한층 거세어졌고
아자카는 주발결계를 일부 풀면서까지 재차 실드 무효화 스킬을 건 것이다.
그러나 이로인해 단 한개의 주문조차 쓰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 미안해요. 전 이제 더이상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아요.. '
' 충분할만큼 도움이 되었어.
이제 우리들에게 맡기고 후방에서 쉬도록 해.
저놈들의 수효도 절반이하로 떨어졌으니 할만하다구. '
아자카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엔 어쩐지 안타까움이 뭍어있었다.
그녀 또한 알고 있는 것이다.
염동은 어떠한 형태이든지 정신력 소모가 극심하다.
이미 신도우가 아가씨들과 아키무는 물론 다프니스와 하뉴 미키까지
정신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원래 속도전이 생명인 에고와 아라야식에게 장기전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워낙에 물리공격력이 강한 이레이져를 상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신력을
소모하는 키네틱 실드를 항상 유지하고 있기에 전력으로 싸우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리는 커녕 당장이라도 실드를 부수고 들어와 전멸한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단 몇 명으로 백명이 넘는 정예 이레이져를 상대한다는 건 처음부터 무리였을지도 모른다.
아니 무리가 당연한 게 아닌가.
" 클레르, 그 쪽 상황은 어떻지.
이 쪽은 하뉴고 나고 나발이고 몇 분 버티는 게 고작이야.
뭔가 좋은 생각 없어? "
" 하하.. 너무 지나친 기대를 하시네..
보면 몰라? 네 쪽과 별로 다를 건 없어.
그나저나 네 입에서 그딴 소리가 나올 정도면 이거 사상 최대의 위기인데..? "
아직 노조미는 전선에 나서지 않고 있다.
마음을 읽는 능력으로 어느 방향을 뚫으려 하고 있다 정도만 알려주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힘들어하는 동료들을 보며 노조미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 오빠, 아무래도 저도 브레이크 하는 편이 좋겠어요.
기술사용방법등은 오라버니가 즉석에서 가르쳐주실 수 있죠? "
한 사람이라도 아쉬운 때에 물론 노조미가 브레이크하면 전세는 좀 나아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시간끌기밖에 안된다.
이 곳에 다프니스나 하뉴가 몇 명 더있다고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다.
소모전의 양상을 띄고 있는 지금 능력자가 하나 더 있어봤자 십몇분을 더 끌 수 있을 뿐이다.
' 하지만 생각할 시간을 벌 수는 있을지도.. '
다프니스가 최대한 지쳐보이지 않는 음성으로 말했다.
" 클레르, 노조미를 브레이크 시킬 수 있나? "
" 뭐야? 인제 그럴 생각이 든거야?
근데 어쩌지.. 브레이크를 너무 해서인지 정신집중이 잘 되지 않아.
최초 브레이크는 처음이니만큼 꽤 신중해야 해.
능력자로 각성할 때 어설프게 한 사람은 나중에 가서 그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게 되는
사례도 많았어.
차라리 나보다 네가 하는 게 좋지 않아?
스스로 브레이크 할 수 있다는 건 다른 사람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는 거잖아. "
약간은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다프니스는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브레이크를 걸어 본 적이 없다.
항상 자신에게만 걸어왔고 그런 쪽으로 최적화된 브레이크방식만을 연구해 온것이다.
자기혼자만 신경쓰면되는 싸움만 해온 터라 아직 정신집중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
그렇다면..
" 되려나.. "
고심하는 오빠를 보며 노조미가 말했다.
" 오빠, 전 괜찮아요.
저희들 만큼 궁합이 잘 맞고 서로를 믿는 상대는 세상에 없어요.
전 언제나 그렇지만 오빠를 믿어요. "
교감의 최상위 단계라는 마음의 고동까지 들을 수 있는 노조미다.
그보다 몇 단계는 아래에서 진행되는 능력자와 브레이커의 관계에 비하면
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 알았어.
하지만 절대 무리는 하지 않도록 해.
네가 무리를 한다고 해서 이길 정도면 우린 진작에 이겼어.
이해하겠지? "
" 네, 알겠어요.
각오는 이미 다져놨어요.
이제 아무 것도 두렵지 않아요.
이렇게 많은 동료들이 있고 오빠가 있으니까. "
다프니스는 하뉴에게 전선을 맡기고 노조미와 뒤로 후퇴했다.
삼안족이 낌새를 눈치채고 한꺼번에 달려들려 했으나 이를 본
하뉴가 광범위포격인 페더 라이트 버스터와 함께 수십 개의 폭발형 빛나는 나비들을
날려보냈다.
자신의 모든 정신력을 남김없이 쏟아붙는 기술들이었다.
" 그럼 시작할게, 노조미.
정신을 나에게만 집중하고 고동을 듣도록 해.
나도 네 마음에 조심스럽게 접촉하도록 할테니까. "
" 응. "
노조미의 작은 대답과 함께 두 남매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잠시후 그들의 주변에 고요가 찾아들었다.
" 어라? "
" 엣.. 뭐지? "
미키와 클레르가 시끄러웠던 전장이 그들의 의식에 영향을 받아 갑작스레 조용해지는 것에
당황하여 말했다.
' 미키, 거기 무슨 일 있어?
브레이크 때문이라고 하기엔 분위기가 너무 틀려.
노조미의 몸이 반짝이거나 하고 있진 않아? '
클레르의 전음을 받은 미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답했다.
' 아니, 둘다 그냥 가만히 서있는데?
브레이크할 때 생기는 조짐은 전혀 안보여.
설마 실패한 걸까? '
' 으음.. 아니 그럴리가..
마음이 잘 맞을 수록 마인드 브레이크의 성공률은 확실히 높아져.
그들이라면 지금쯤 충분히 브레이크하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정말 그렇다면.. '
' 그러질 않길 바래야지.
난 지금 힘이 하나도 없어서 만약 이쪽으로 적들이 오면
도저히 막아낼 수가 없어.
시간을 확실하게 벌어주려고 큰 거 몇방 날렸거든 '
그렇게 생각한 찰나.
모든 능력자들이 신비로운 감정에 휩싸였다.
생소하면서도 그리운 듯한 그 기분은 그녀들의 몸과 마음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유전자 하나하나가 살아 맥동치는 전설의 힘.
노조미와 다프니스를 중심으로 반짝임이 하나 둘 늘어나더니 순식간에 숲 전체를
감쌀 정도로 많아졌다.
브레이크할 때의 반짝임과 비슷하면서도 좀 더 따뜻하고 강력한 기운이 신도우가 소녀들과
아라야식 소녀들에게도 번져 힘의 성질을 바꾸어나갔다.
" 태초의 힘이야.. "
미래시 아키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네? "
옆에 있던 아자카도 의아한 듯 자신에게 생기는 변화를 신비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 곧 진짜 각성에 눈을 뜰거야.
우리가 어설프게 쓰던 유전자의 힘이 본래의 제자리를 잡고 진정한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지.
우리들의 가까운 미래가 보여.
어떤 강력한 적들에도 지지 않는 동료들의 굳은 의지가..
마음속에 담겨져 숨어있던 부드러운 강함이 우리에게 주어진 거야. 드디어.. "
그녀가 겪었던 어떤 미래의 잔상보다도 뚜렷하고 다정한 힘의 반짝임 앞에서
아키무는 무릎을 꿇었다.
그녀는 금빛 눈동자를 반짝이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추스렸다.
" 지금이야. "
그렇게 기다리던 노조미의 몸에도 변화가 생겼다.
분위기가 바뀐 듯 성숙한 느낌마저 드는 그녀는 두 손을 모아쥔 채로
오빠와 다른 소녀들을 향해 브레이크가 확실하지만 그 성질과 능력의 격이 틀린
반짝임으로 무장하며 눈을 떴다.
트레이스 패스 유우키 노조미.
그녀의 새로운 이름이었다.
" 성공했구나.. "
하뉴 미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느새 그녀 곁으로 다가온 클레르도 노조미를 바라보며 거들었다.
" 세상에.. 저게 노조미야?
완전 다른 사람 같은데?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조차 상상이 안돼. "
" 하지만 아키무의 말이 사실이라면 일반적인 브레이크 정도가 아닐 거야.
우리들 또한 달라졌으니까 말야. "
확실히 노조미가 내는 특이한 반짝임은 브레이크된 소녀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었다.
정신력이 충만해지는 느낌 또한 이색적이라 지금이라면 뭐라도 할 수 있을 듯한 기분이었다.
" 한번 시험해 볼까.
저기 멍청히 서있는 삼안족의 감상을 깨고 싶진 않지만
우리 노조미를 보고 그런 거 같으니까 왠지 기분이 나빠서 말야. "
미키의 말에 클레르와 다른 소녀들도 동조하며 염동을 일으켰다.
" 어랄라? 뭐이리 부드럽지?
색깔도 조금 틀린데? "
" 시험해 보면 알겠지. "
미키와 아키무가 선방을 날렸다.
일반적인 염동과는 다른 궤적을 보이던 보라색 빛줄기는 그대로 일렬로 몰려있던
삼안족 부대원들을 그대로 밀어버리며 커다란 구덩이를 만들어냈다.
" 와.. "
" 장난이 아닌데.. "
자신들이 써놓고 놀라는 소녀들이었다.
전선 뒷편에 있던 노조미가 다프니스에게 말했다.
" 오빠, 그럼 다녀올게.
누구에게든 상처입히는 건 좋지 않지만 저들도 일단 맞으면 정신을 차릴거야.
그렇지? "
" 어? 어.. 에?! "
뭔가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요? 하는 표정으로 삼안족들에게 다가가는
노조미를 보며 다프니스는 복잡한 심정으로 변화를 실감했다.
숲속에 있는 모든 지구능력자들에게 노조미의 능력이 부여되었다.
범위형 브레이크인가..
다프니스가 노조미에게 건 브레이크는 분명 일반적인 브레이크와는 조금 달랐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특이한 환경에서 독특한 방법으로 발휘된 것일뿐
근본적인 게 바뀐 건 아니었다.
설마.. 원래의 브레이크란 이런 것이고 21세기에 들어서 누군가
그것을 우회하는 편한 방법을 만든 것이라던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왠지 웃음이 나왔다.
스스로에게 브레이크를 거는 편법 또한 그런 것이지 않은가.
뭐가 어찌됐든 스스로 하는 것보다 능력자가 능력자에게 거는 것이 훨씬
효과가 높다.
과거에도 그랬겠지..
' 다프니스!
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여자애들에게 모든 걸 다 맡겨둘거야? '
' 어디가 예쁘고 귀여운 여자애라는 거냐.
적어도 넌 제외다. '
' 뭐라구~~우?
내가 능력자가 아니라 브레이커라서 가능한 능력자 괴롭히는
기술을 보여줄까? '
클레르의 웃음끼섞인 협박을 적당히 받아넘기며 마인드 패스 다프니스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 난 브레이크해도 마인드 패스인 건 다름 없지.
유전자에 새겨진 오래된 기억에 존재하는 칭호란 어쩌면
자신이 모든 걸 해결하는 것보다는 다른 누군가와 협심하여
해나가는 것을 상정해 만들어진 것일지도 몰라. "
칭호가 달라지면 능력도 달라진다.
마인드 패스 자체에 숨겨진 능력만을 사용하던 다프니스는
자신을 훨씬 높이 뛰어넘게 된 동생이 어떠한 모습이 되더라도
언제까지나 지킬 것을 재차 다짐하며 전장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