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은 동생과 함께 배식받은 식사를 가지고 적당한 자리에 앉았다. 모에티드는 자리에 앉자 음식을 먹기 시작했지만, 바이엘은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이곳의 공사도 끝난다. 그후는 어떻게 해야 하지?'

  바이엘과 모에티드는 전쟁통에 집과 재산을 모두 잃은 것과 다름이 없었다. 재산은 카난왕조에 깊이 충성하고 있는 부모님이 아낌없이 투자해 모두 없어졌고, 집과 영지는 모두 소실되었다. 그속에서 구사일생으로 동생과 살아남은 것은 어쩌면 천운이 작용한 것이리라.

  '프라벨왕조는 점령한 나라의 왕족의 권리를 존중해 주었다. 점령한 나라에 대한 예의치고는 너무 과하지... 하지만 점령한 왕조의 군사적 목적을 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속을 알수없는 프라벨왕조에 대해 깊이 생각한 바이엘은 자신이 이런 것을 생각할 이유가 있을까? 라는 생각에 한숨을 쉬고는 자신 몫의 식사를 시작했다.

  '이 일이 끝나면 또 일자리를 찾아 돌아다녀야 겠구나'


  -삐이익

  점심식사중이던 공사장에 난데없는 경고음이 울려퍼졌다.

  -공사장 관계자분들은 모두 숙청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 이곳 헤른시는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었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지금이 시간부로 이곳 헤른시의 모든 지역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었습니다.-

  공사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방송은 약간의 시간차로 곳곳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계엄령이라니... 사람들은 식사를 하면서 당금의 사태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는 분위기였지만 프라벨왕조의 군인들은 방송이 들리자마자 욕설을 내뱉으며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젠장! 레지스탕스 라도 쳐들어 온거야? "

  프라벨왕조가 대륙을 통일하고 지역안정화를 잘 이룬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전쟁에 패했던 자존심있는 왕가의 일원들이 만든 저항조직이 있었다. 이들은 전쟁에 패한후 깊은 곳으로 숨어들어 자잘한 저항을 계속해 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전쟁이 프라벨왕조의 승리로 끝난 후, 프라벨왕조에 위협이 되는 요소는 이제 힘없이 숨어든 저항조직 [사룽가의 화살] 뿐이었지만, 그들의 힘은 한 도시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할 정도는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