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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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
H-Y로 가는 여정에서 교장은 갖은 추태를 다 부렸다. 나체로 우주선 안에서 돌아다니는가 하면, 무공 수련을 한답시고 우주선 조종간을 부러뜨리고 그것으로 항해사를 때리기 까지 하였다. 그러던 교장은 아름다운 여 통역사를 겁탈하려고 하였고, 통역사는 기절하고 말았다. 선장은 보다 못해 선내에 비상 명령을 내리고 로봇들과 승무원들을 동원하여 교장을 잡고자 하였다. 교장은 로봇들을 순식간에 모두 부수어 버리고, 우주선의 4중 방어 장치를 3중까지 부수어 버렸다. 벽에 손이 끼어버린 그를 장정 서른 두 명이 그에게 동시에 달려들어서야 겨우 그를 붙잡을 수 있었는데, 그 동안에 승무원의 이빨 다섯 개가 부러지고 말았다.
“이거 놓으라고 개 자식들아!”
교장의 입에서 험한 소리가 나왔다. 교장은 격실에 갇혀서 H-Y 성계에 도달하기 까지 치욕의 눈물을 흘렸다.
어느덧 삼일 간의 항해가 끝나고 H-Y 행성에 도달한 교장과 영운은 화려한 행성의 건물들에 반했다. 그러나 그 곳의 주민들이 파충류들이고, 그들이 알게 모르게 입맛을 다시고 있다는 것을 느낀 이후에는 불쾌감에 젖어 있어야 했다. 파충류의 호텔에서 교장이 난동을 부릴까 두려웠던 영운은 잠도 자지 못한 채 그의 옆에 앉아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어야 했다.
“선생님. 갈고리라는 기술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교장은 얼핏 들어본 듯 했다. 자신의 아들이(지금은 의절했지만) 일전에 자신의 사타구니를 잡으면서 ‘갈고리’ 라고 외친 것이 떠오르자 교장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거. 유치원생들이나 하는 장난이 아니냐.”
영운은 방긋 웃더니 손에 기를 모았다. 그리고는 어느 순간 교장의 고환을 번개와 같은 속도로 쥐어 짰다. 그리고 스핀을 가해가며 손의 힘을 풀고 평소의 위치로 돌아섰는데, 교장과 같은 고수가 아니라면 보기조차 어려울 무시무시한 속도였다.
“으윽.”
교장이 고통의 신음을 흘리자 영운은 미소를 띠고 말했다.
“선생님. 제가 무사시 관장님께 배운 ‘광속 클린치 후킹’ 입니다. 이래도 갈고리를 무시하시겠습니까?”
교장은 영운의 말을 기억해 두었다. 물론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였다. 복수의 절차를 생각하던 교장은 그러다가 정정당당하지 못한 영운을 언젠가는 거세시켜 자신의 몸종으로 쓸 상상까지 하였다. 망상에 젖은 교장은 자신이 고통을 잊고 헤헤 웃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날이 밝았다. H-Y 행성에서 벌어지는 이번 대 결전에 물개 형 외계인들을 제외한 은하계 74 종족이 모였다. 우주 레슬링이 벌어지는 파충르타디움의 8각 링에 출전 선수들이 모두 섰다. 출전 선수들의 대부분이 자신보다 키가 작은 것을 본 교장은 더욱 거만해졌다. 가슴을 딱 펴고 자신의 덩치를 과시하려는 교장의 옆으로 디노이드족의 전사가 등장했다. 교장은 7m 가량의 장대한 체구를 지닌 공룡을 보자, 호승심이 일었다. 그리하여 그에게 달려 들려는 찰나, 대회의 개막을 알리려는 안내 멘트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스피커가 없이 웅장한 소리가 퍼지는 모습을 본 영운은 새삼 외계인의 기술력에 놀랐다. 물론 지하에서 수천 명의 노예 파충류들이 채찍질을 당하며 다 함께 합창하는 것 이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지만.
새로 즉위하는 렙토이드의 왕이 단상 위로 올라섰다. 교장은 그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신 왕이 Y고의 학생이던 N/A 준수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의 옆에는 자신과 원조교제를 했던 H-Y 정윤이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날, 교장은 자신의 보물 1호가 쓸모 없는 퇴물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고는 절망의 눈물을 흘렸다. 그 옆에서 H-Y 정윤은 교장의 발기부전을 약 올리는 듯 한 눈빛을 지었다. 교장은 그 날 이후부터 정력제란 정력제는 모두 챙겨 먹었다. 화려하게 자신의 정력을 과시하려 했건만, 이제는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았다. 교장이 보기에 그녀는 준수의 왕후가 된 듯 했다.
영운 또한 놀랐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가 무공을 닦기 전, 허약한 소년이었을 때 자신을 강간하려 한 괴상한 여자 깡패가 단상 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반신 누드로 강남대로를 뛰어야 했던 치욕이 생각난 영운은 분노의 오라를 내뿜었다. 준수왕 옆의 수 많은 파충류 마법사들이 그의 기운을 느끼고는 순식간에 영운을 제압했다. 영운은 말을 잊지 못하고 분노에 떨었다. 그 모습을 본 H-Y 정윤은 호호거리면서 영운을 참수하라고 명령했다.
끌려가는 영운을 본 준수는 기시감이 들어 번쩍 일어났다. 그래, 저 녀석은 내 친구야. 파충류 후궁들과 100일을 지낸 그는 이미 제 정신이 아니었다. 순간 준수는 파충류보다는 남자라 하더라도 지구인이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는 사나이였다. 남자는 싫었다. 무언가 싫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순간 희미하게 타이거의 얼굴이 떠오른 준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리하여 그냥 자리에 앉아 목이 잘리려는 영운을 재미있게 구경하려 했다.
영운은 목이 잘리기 전 마지막 비명을 질렀다.
“으흑흑, 아흑, 으흑, 제기랄, 흑흑 헿헥.. 으으앙앙 헉어…. 으악!!”
그 비명은 준수의 잠재된 변태성을 일깨웠다. 준수는 손을 들어 사형 집행을 중지시켰다. 준수가 손가락을 자신의 궁전 쪽으로 돌리자 준수의 가디언들은 영운을 준수의 하렘으로 이송하였다.
그런 영운을 보며 교장은 걱정하지 말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고는 손을 흔들었다.
“걱정하지 마렴. 나는 우주 최강이거든!”
교장이 처음 맞이한 상대는 따르따르 행성의 무예가인 '쿠크쿠히키흐 자흐 크헤쿠키히리 자흐 쿠헤키히흐’ 이었다. 교장은 초록색 근육질의 그를 보며 말했다.
“으하하, 초록색 달팽이처럼 생긴 녀석이, 나와 어쩌겠다고?”
모욕에 분노한 쿠크쿠히키흐는 교장을 향해 달려갔다. 교장은 따르따르 인을 피한 뒤, 뒤에서 그의 국부를 갈고리 기술을 이용해서 잡아 끌었다. 수치심을 이기지 못한 따르따르인은 그 자리에서 자살했다.
본디 교장의 반칙패가 되어야 할 상황이지만, 교장에게는 더 이상 그 사실을 말해줄 통역이 있지 않았다. 미모의 여 통역사는 그가 무서워 H-Y에 내리자 마자 다른 별로 도망갔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교장이 반칙이라는 것을 말해 줄 사람은 없었다. 교장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표정을 짓자 멍청한 심판들은 그를 믿었다. 금상첨화로, 교장의 재빠른 반칙을 본 심판은 별로 없었다. 자살한 자의 상대가 진출한다는 규정상 교장은 2차전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 상황을 지켜본 유족들은 분노해 행패를 부렸지만 모두 퇴장 당하고 말았다.
2차전에서 맞이한 상대는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 로봇인 아디가로였다. 본디 남창 용도로 제작된 형편 없는 출력의 인간형 로봇이었지만, 베르하케스 전쟁통에 우주 저편으로 날아가 버린 뒤, 우주 공간을 헤메이면서 각성을 하여, 강인한 전투 로봇이 되었다. 교장은 긴장했다.
“이 녀석은 사람이 아니잖아. 어떻게 출전 할 수 있는 거지?”
로봇은 무척 빠르고 날렵했다. 교장은 로봇에게 능욕당하는 자신이 한심해졌다. 심지어 자신의 필살기로 새로 정한 갈고리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남창 로봇에게는 그곳이 약점이 아니라 에너지의 근원이었기 때문이었다. 다급해진 교장은 고함을 질렀다.
“준수, 이 녀석, 두고 보자!”
단상에서 졸고 있던 준수왕은 그 소리를 듣고 기겁했다. 그의 학창시절의 아련한 공포 때문에 준수는 식은 땀을 흘렸다. 준수의 슈퍼에고 속에서 교장은 너무나 무서운 존재였다. 준수는 경기를 중단 시키고, 로봇을 방사능 폐기장으로 보냈다. 교장은 어쨌든 2차전에 진출했다.
3차전은 더욱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말데크 행성의 최강 전사인 디노이드 D-W 갹트라는 지금까지 수십의 대전 상대를 잡아먹은 무시무시한 전사였다. 준수는 갹트라가 등장하는 모습을 보자 교장이 고생 좀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겨우 마음을 진정한 그는 이번에는 교장을 돕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다. 준수는 마음 속으로 갹트라를 응원하기 시작했는데, 차라리 이번 기회에 교장이 죽기를 바랬기 때문이었다.
교장도 단순한 바보는 아니었다. 파충류는 배설강이라는 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갈고리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교장은 철저하게 바깥 쪽을 돌았다. 그리고 갹트라의 움직임이 둔해 질 무렵, 통렬한 발차기로 갹트라의 긴 꼬리를 걷어찼다. 공룡이 분노하여 입에서 불을 뿜자, 교장은 그를 약 올리며 요리조리 피했다.
“메롱.”
더욱 화가 난 공룡은 마구 불을 뿜다가 체내 단백질 조직이 변성되어 죽고 말았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디노이드족의 수장 아르퀴누스는 너무나 화가 난 나머지 팔각 링 위로 뛰어들었다. 레슬링 대회의 규칙상 경기장 위로 올라온 제 3자는 즉시 사살하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르퀴누스는 슈퍼 레일 건을 맞고는 죽어버렸다.
준수는 재빠르게 결단을 내려야 했다.(물론 H-Y 윤정이 명령했다고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디노이드족을 모두 잡아라!”
방심하고 있던 경기장 안의 1만 디노이드족들은 날렵한 파충류들에 의해서 모두 전기오라에 묶이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준수는(정윤이 시켜서이지만) 그들을 바라보고는 냉혹한 표정을 짓더니 그들의 전두엽을 절개하라고 명령했다.
대뇌가 제거되고 전자 칩을 머리에 박은 디노이드들은 H-Y 행성의 명물 교통수단이 되었다. 나머지 디노이드들은 준수의 위엄에 놀라 감히 H-Y 행성으로 쳐들어 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 뿔뿔이 흩어진 디노이드의 유민들은 서커스에서 일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이런 복잡한 일이 일어나는 사이에 교장은 간만의 휴식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교장은 어느 새 자신에게 잠재된 염력을 깨닫기 시작했다. 에너지를 물질로 전환하는 힘을 갖게 된 교장은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교장의 4차전 상대는 하마족 외계인인 히포이드 휘드라였다. 교장은 평소 그렇듯이 그를 도발하기 시작했다.
“하하하! 하마입술, 네가 뭘 어쩌겠다고?”
휘드라는 교장의 술수에 넘어가지 않으려도 의지를 가지고 눈을 감았다. 교장은 그의 말을 무시하는 듯한 휘드라를 보자 화가 났다. 그리하여 휘드라에게 번개같이 접근하여 휘드라의 목을 졸라 죽였다. 휘드라는 저항하지도 못하고 깔끔하게 죽어 주었다. 교장은 미친듯이 웃었다.
“하하하! 나는 우주 최강이다!”
이제 최 교장에게는 지난 대회의 챔피언과의 대결만이 남아 있었다. 지난 대회의 챔피언은 놀랍게도 대비(大妃)인 H-Y 희원이었다. 준수는 어째서 자신의 어머니가 대회의 우승자인지 의아해 했다.
“정윤 승상, 어째서 어마마마께서 나가시는 거지?”
“대비마마께옵선 최강의 파이터 이셨사옵니다. 이건 관례이옵니다. 다만, 3백이 넘으신 대비마마의 춘추를 고려할 때 이번 대결은 형식적인 것 일 것 같군요.”
교장은 귀빈석에서 지난 대회의 챔피언이 걸어 나오자 긴장했다.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한 교장은 속전 속결로 그를 쓰러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교장에게는 통역이 없었기에 이번 대결이 형식적이라는 것을 말해 줄 사람이 없었다. 대비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옥타곤 안으로 들어왔다. 물론 그 모습을 본 교장은 파충류의 냉혈함을 느꼈다. 교장은 시간을 끌지 않으려 했다. 자신은 이미 지쳤고, 상대는 지금 대련을 시작한다. 그래, 상대가 방심하는 틈을 노리자!
교장은 H-Y희원이 방심하는 사이에 기공포를 날렸다. 강렬한 파열음이 들리면서 H-Y희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던 준수는 경악했다.
“어머니?!”
H-Y 정윤이 말했다.
“새 왕후께서 탄생하셨다. 팡파레를 울려라!”
이미 대비의 죽음으로 당황한 준수는 그 소리를 듣고 더욱 놀랐다.
“승상, 뭔 소리야!”
“잘 들으시옵소서. 전하. 이번 대회는 왕비 간택식을 겸합니다.”
준수는 경악했다. 교장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가디언들이 듣지 않고 있었다. 준수는 정윤의 멱살을 잡고 말했다.
“야! 이게 뭔 일이냐고.”
“대비마마께옵서는 숭고한 선택을 하신 것 이옵니다. 이번 대결은, 다시 말씀 드리지만, 왕비 간택식을 겸합니다. ”
준수는 겨우 진정하며 말했다.
“어머니……. 그래…….. 그렇다 치자……. 으으으……. 그래. 그럼 교장 선생님은 남자가 아니냐!”
“H-Y혹성의 성전환 수술은 은하계에서도 손 꼽힙니다. 대비마마께서도 원래는 남자이셨사옵니다.”
준수는 그런 정윤을 바라보면서 그녀의 따귀를 때렸다. 정윤은 맞으면서 미소를 짖더니 난리통에 남들 모르게 준수에게 전기 충격을 가하였다.
“히힛……. 흐헤헤헤, 헤헤헤. 히힛. 흐허허허.”
드디어 완전히 미쳐버린 준수가 마구 웃기 시작했다. 멀리 교장에게는 어느 새 웨딩 드레스가 입혀지기 시작했다. 교장은 대회고 뭐고 차라리 이 곳을 뜨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순간이동 장비에 몸을 실은 교장은 어떻게 조작하는 지도 모르면서 버튼들을 마구 눌르기 시작했다. 교장이 131번째 단추를 누르는 순간, 교장은 안드로메다 은하 1h2항성계의 16번째 위성으로 전송되었다. 풀 한 포기 없는 그곳에서 교장은 신을 찾으며 절규했다. 그러나 그런 교장에게 신은 어떠한 대답도 해 주지 않았다.
이런 광경을 지켜보던 정윤은 호호거리면서 준수의 가디언들에게 말했다.
“전하께선 요양이 필요 하시다. 전하를 하렘으로 뫼시어라.”
정윤은 이렇게 말하고는 비행정을 탔다. 비행정을 타면서 정윤은 대비의 장례식을 간단하게 치른 후에, 묘한 표정을 짓더니 준수의 왕궁으로 향하였다.
“이거 놓으라고 개 자식들아!”
교장의 입에서 험한 소리가 나왔다. 교장은 격실에 갇혀서 H-Y 성계에 도달하기 까지 치욕의 눈물을 흘렸다.
어느덧 삼일 간의 항해가 끝나고 H-Y 행성에 도달한 교장과 영운은 화려한 행성의 건물들에 반했다. 그러나 그 곳의 주민들이 파충류들이고, 그들이 알게 모르게 입맛을 다시고 있다는 것을 느낀 이후에는 불쾌감에 젖어 있어야 했다. 파충류의 호텔에서 교장이 난동을 부릴까 두려웠던 영운은 잠도 자지 못한 채 그의 옆에 앉아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어야 했다.
“선생님. 갈고리라는 기술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교장은 얼핏 들어본 듯 했다. 자신의 아들이(지금은 의절했지만) 일전에 자신의 사타구니를 잡으면서 ‘갈고리’ 라고 외친 것이 떠오르자 교장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거. 유치원생들이나 하는 장난이 아니냐.”
영운은 방긋 웃더니 손에 기를 모았다. 그리고는 어느 순간 교장의 고환을 번개와 같은 속도로 쥐어 짰다. 그리고 스핀을 가해가며 손의 힘을 풀고 평소의 위치로 돌아섰는데, 교장과 같은 고수가 아니라면 보기조차 어려울 무시무시한 속도였다.
“으윽.”
교장이 고통의 신음을 흘리자 영운은 미소를 띠고 말했다.
“선생님. 제가 무사시 관장님께 배운 ‘광속 클린치 후킹’ 입니다. 이래도 갈고리를 무시하시겠습니까?”
교장은 영운의 말을 기억해 두었다. 물론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였다. 복수의 절차를 생각하던 교장은 그러다가 정정당당하지 못한 영운을 언젠가는 거세시켜 자신의 몸종으로 쓸 상상까지 하였다. 망상에 젖은 교장은 자신이 고통을 잊고 헤헤 웃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날이 밝았다. H-Y 행성에서 벌어지는 이번 대 결전에 물개 형 외계인들을 제외한 은하계 74 종족이 모였다. 우주 레슬링이 벌어지는 파충르타디움의 8각 링에 출전 선수들이 모두 섰다. 출전 선수들의 대부분이 자신보다 키가 작은 것을 본 교장은 더욱 거만해졌다. 가슴을 딱 펴고 자신의 덩치를 과시하려는 교장의 옆으로 디노이드족의 전사가 등장했다. 교장은 7m 가량의 장대한 체구를 지닌 공룡을 보자, 호승심이 일었다. 그리하여 그에게 달려 들려는 찰나, 대회의 개막을 알리려는 안내 멘트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스피커가 없이 웅장한 소리가 퍼지는 모습을 본 영운은 새삼 외계인의 기술력에 놀랐다. 물론 지하에서 수천 명의 노예 파충류들이 채찍질을 당하며 다 함께 합창하는 것 이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지만.
새로 즉위하는 렙토이드의 왕이 단상 위로 올라섰다. 교장은 그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신 왕이 Y고의 학생이던 N/A 준수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의 옆에는 자신과 원조교제를 했던 H-Y 정윤이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날, 교장은 자신의 보물 1호가 쓸모 없는 퇴물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고는 절망의 눈물을 흘렸다. 그 옆에서 H-Y 정윤은 교장의 발기부전을 약 올리는 듯 한 눈빛을 지었다. 교장은 그 날 이후부터 정력제란 정력제는 모두 챙겨 먹었다. 화려하게 자신의 정력을 과시하려 했건만, 이제는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았다. 교장이 보기에 그녀는 준수의 왕후가 된 듯 했다.
영운 또한 놀랐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가 무공을 닦기 전, 허약한 소년이었을 때 자신을 강간하려 한 괴상한 여자 깡패가 단상 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반신 누드로 강남대로를 뛰어야 했던 치욕이 생각난 영운은 분노의 오라를 내뿜었다. 준수왕 옆의 수 많은 파충류 마법사들이 그의 기운을 느끼고는 순식간에 영운을 제압했다. 영운은 말을 잊지 못하고 분노에 떨었다. 그 모습을 본 H-Y 정윤은 호호거리면서 영운을 참수하라고 명령했다.
끌려가는 영운을 본 준수는 기시감이 들어 번쩍 일어났다. 그래, 저 녀석은 내 친구야. 파충류 후궁들과 100일을 지낸 그는 이미 제 정신이 아니었다. 순간 준수는 파충류보다는 남자라 하더라도 지구인이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는 사나이였다. 남자는 싫었다. 무언가 싫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순간 희미하게 타이거의 얼굴이 떠오른 준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리하여 그냥 자리에 앉아 목이 잘리려는 영운을 재미있게 구경하려 했다.
영운은 목이 잘리기 전 마지막 비명을 질렀다.
“으흑흑, 아흑, 으흑, 제기랄, 흑흑 헿헥.. 으으앙앙 헉어…. 으악!!”
그 비명은 준수의 잠재된 변태성을 일깨웠다. 준수는 손을 들어 사형 집행을 중지시켰다. 준수가 손가락을 자신의 궁전 쪽으로 돌리자 준수의 가디언들은 영운을 준수의 하렘으로 이송하였다.
그런 영운을 보며 교장은 걱정하지 말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고는 손을 흔들었다.
“걱정하지 마렴. 나는 우주 최강이거든!”
교장이 처음 맞이한 상대는 따르따르 행성의 무예가인 '쿠크쿠히키흐 자흐 크헤쿠키히리 자흐 쿠헤키히흐’ 이었다. 교장은 초록색 근육질의 그를 보며 말했다.
“으하하, 초록색 달팽이처럼 생긴 녀석이, 나와 어쩌겠다고?”
모욕에 분노한 쿠크쿠히키흐는 교장을 향해 달려갔다. 교장은 따르따르 인을 피한 뒤, 뒤에서 그의 국부를 갈고리 기술을 이용해서 잡아 끌었다. 수치심을 이기지 못한 따르따르인은 그 자리에서 자살했다.
본디 교장의 반칙패가 되어야 할 상황이지만, 교장에게는 더 이상 그 사실을 말해줄 통역이 있지 않았다. 미모의 여 통역사는 그가 무서워 H-Y에 내리자 마자 다른 별로 도망갔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교장이 반칙이라는 것을 말해 줄 사람은 없었다. 교장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표정을 짓자 멍청한 심판들은 그를 믿었다. 금상첨화로, 교장의 재빠른 반칙을 본 심판은 별로 없었다. 자살한 자의 상대가 진출한다는 규정상 교장은 2차전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 상황을 지켜본 유족들은 분노해 행패를 부렸지만 모두 퇴장 당하고 말았다.
2차전에서 맞이한 상대는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 로봇인 아디가로였다. 본디 남창 용도로 제작된 형편 없는 출력의 인간형 로봇이었지만, 베르하케스 전쟁통에 우주 저편으로 날아가 버린 뒤, 우주 공간을 헤메이면서 각성을 하여, 강인한 전투 로봇이 되었다. 교장은 긴장했다.
“이 녀석은 사람이 아니잖아. 어떻게 출전 할 수 있는 거지?”
로봇은 무척 빠르고 날렵했다. 교장은 로봇에게 능욕당하는 자신이 한심해졌다. 심지어 자신의 필살기로 새로 정한 갈고리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남창 로봇에게는 그곳이 약점이 아니라 에너지의 근원이었기 때문이었다. 다급해진 교장은 고함을 질렀다.
“준수, 이 녀석, 두고 보자!”
단상에서 졸고 있던 준수왕은 그 소리를 듣고 기겁했다. 그의 학창시절의 아련한 공포 때문에 준수는 식은 땀을 흘렸다. 준수의 슈퍼에고 속에서 교장은 너무나 무서운 존재였다. 준수는 경기를 중단 시키고, 로봇을 방사능 폐기장으로 보냈다. 교장은 어쨌든 2차전에 진출했다.
3차전은 더욱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말데크 행성의 최강 전사인 디노이드 D-W 갹트라는 지금까지 수십의 대전 상대를 잡아먹은 무시무시한 전사였다. 준수는 갹트라가 등장하는 모습을 보자 교장이 고생 좀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겨우 마음을 진정한 그는 이번에는 교장을 돕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다. 준수는 마음 속으로 갹트라를 응원하기 시작했는데, 차라리 이번 기회에 교장이 죽기를 바랬기 때문이었다.
교장도 단순한 바보는 아니었다. 파충류는 배설강이라는 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갈고리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교장은 철저하게 바깥 쪽을 돌았다. 그리고 갹트라의 움직임이 둔해 질 무렵, 통렬한 발차기로 갹트라의 긴 꼬리를 걷어찼다. 공룡이 분노하여 입에서 불을 뿜자, 교장은 그를 약 올리며 요리조리 피했다.
“메롱.”
더욱 화가 난 공룡은 마구 불을 뿜다가 체내 단백질 조직이 변성되어 죽고 말았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디노이드족의 수장 아르퀴누스는 너무나 화가 난 나머지 팔각 링 위로 뛰어들었다. 레슬링 대회의 규칙상 경기장 위로 올라온 제 3자는 즉시 사살하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르퀴누스는 슈퍼 레일 건을 맞고는 죽어버렸다.
준수는 재빠르게 결단을 내려야 했다.(물론 H-Y 윤정이 명령했다고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디노이드족을 모두 잡아라!”
방심하고 있던 경기장 안의 1만 디노이드족들은 날렵한 파충류들에 의해서 모두 전기오라에 묶이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준수는(정윤이 시켜서이지만) 그들을 바라보고는 냉혹한 표정을 짓더니 그들의 전두엽을 절개하라고 명령했다.
대뇌가 제거되고 전자 칩을 머리에 박은 디노이드들은 H-Y 행성의 명물 교통수단이 되었다. 나머지 디노이드들은 준수의 위엄에 놀라 감히 H-Y 행성으로 쳐들어 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 뿔뿔이 흩어진 디노이드의 유민들은 서커스에서 일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이런 복잡한 일이 일어나는 사이에 교장은 간만의 휴식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교장은 어느 새 자신에게 잠재된 염력을 깨닫기 시작했다. 에너지를 물질로 전환하는 힘을 갖게 된 교장은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교장의 4차전 상대는 하마족 외계인인 히포이드 휘드라였다. 교장은 평소 그렇듯이 그를 도발하기 시작했다.
“하하하! 하마입술, 네가 뭘 어쩌겠다고?”
휘드라는 교장의 술수에 넘어가지 않으려도 의지를 가지고 눈을 감았다. 교장은 그의 말을 무시하는 듯한 휘드라를 보자 화가 났다. 그리하여 휘드라에게 번개같이 접근하여 휘드라의 목을 졸라 죽였다. 휘드라는 저항하지도 못하고 깔끔하게 죽어 주었다. 교장은 미친듯이 웃었다.
“하하하! 나는 우주 최강이다!”
이제 최 교장에게는 지난 대회의 챔피언과의 대결만이 남아 있었다. 지난 대회의 챔피언은 놀랍게도 대비(大妃)인 H-Y 희원이었다. 준수는 어째서 자신의 어머니가 대회의 우승자인지 의아해 했다.
“정윤 승상, 어째서 어마마마께서 나가시는 거지?”
“대비마마께옵선 최강의 파이터 이셨사옵니다. 이건 관례이옵니다. 다만, 3백이 넘으신 대비마마의 춘추를 고려할 때 이번 대결은 형식적인 것 일 것 같군요.”
교장은 귀빈석에서 지난 대회의 챔피언이 걸어 나오자 긴장했다.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한 교장은 속전 속결로 그를 쓰러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교장에게는 통역이 없었기에 이번 대결이 형식적이라는 것을 말해 줄 사람이 없었다. 대비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옥타곤 안으로 들어왔다. 물론 그 모습을 본 교장은 파충류의 냉혈함을 느꼈다. 교장은 시간을 끌지 않으려 했다. 자신은 이미 지쳤고, 상대는 지금 대련을 시작한다. 그래, 상대가 방심하는 틈을 노리자!
교장은 H-Y희원이 방심하는 사이에 기공포를 날렸다. 강렬한 파열음이 들리면서 H-Y희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던 준수는 경악했다.
“어머니?!”
H-Y 정윤이 말했다.
“새 왕후께서 탄생하셨다. 팡파레를 울려라!”
이미 대비의 죽음으로 당황한 준수는 그 소리를 듣고 더욱 놀랐다.
“승상, 뭔 소리야!”
“잘 들으시옵소서. 전하. 이번 대회는 왕비 간택식을 겸합니다.”
준수는 경악했다. 교장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가디언들이 듣지 않고 있었다. 준수는 정윤의 멱살을 잡고 말했다.
“야! 이게 뭔 일이냐고.”
“대비마마께옵서는 숭고한 선택을 하신 것 이옵니다. 이번 대결은, 다시 말씀 드리지만, 왕비 간택식을 겸합니다. ”
준수는 겨우 진정하며 말했다.
“어머니……. 그래…….. 그렇다 치자……. 으으으……. 그래. 그럼 교장 선생님은 남자가 아니냐!”
“H-Y혹성의 성전환 수술은 은하계에서도 손 꼽힙니다. 대비마마께서도 원래는 남자이셨사옵니다.”
준수는 그런 정윤을 바라보면서 그녀의 따귀를 때렸다. 정윤은 맞으면서 미소를 짖더니 난리통에 남들 모르게 준수에게 전기 충격을 가하였다.
“히힛……. 흐헤헤헤, 헤헤헤. 히힛. 흐허허허.”
드디어 완전히 미쳐버린 준수가 마구 웃기 시작했다. 멀리 교장에게는 어느 새 웨딩 드레스가 입혀지기 시작했다. 교장은 대회고 뭐고 차라리 이 곳을 뜨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순간이동 장비에 몸을 실은 교장은 어떻게 조작하는 지도 모르면서 버튼들을 마구 눌르기 시작했다. 교장이 131번째 단추를 누르는 순간, 교장은 안드로메다 은하 1h2항성계의 16번째 위성으로 전송되었다. 풀 한 포기 없는 그곳에서 교장은 신을 찾으며 절규했다. 그러나 그런 교장에게 신은 어떠한 대답도 해 주지 않았다.
이런 광경을 지켜보던 정윤은 호호거리면서 준수의 가디언들에게 말했다.
“전하께선 요양이 필요 하시다. 전하를 하렘으로 뫼시어라.”
정윤은 이렇게 말하고는 비행정을 탔다. 비행정을 타면서 정윤은 대비의 장례식을 간단하게 치른 후에, 묘한 표정을 짓더니 준수의 왕궁으로 향하였다.
준수가 나오고 나서야 준수전 쓰신분이란걸 알아 챘습니다.
왠지 마음에 드는 작품이군요.
[[B]]폐하의 알을 낳겠사와요.[[/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