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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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
준수전
준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며 외쳤다.
“찹쌀떡, 메밀묵, 찹쌀떡, 메밀묵, 찹쌀떡, 메밀묵, 찹쌀떡, 메밀묵”
준수는 자신이 이러한 장사를 하게 될 줄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가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한겨울에 이러한 일을 하게 된 이유는 소년 가장이기 때문이 아니요,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도 아니었다.
그는 단지 PSP가 가지고 싶었다.
찹쌀떡 한 판에 1만원. 5000원짜리 슈퍼마켓 떡을 사다가 정성스레 포장해서 팔면 한 판에 5000원씩을 남길 수 있었다.
그렇지만 준수는 자기 떡을 먹은 사람들이 원가를 알고 쫓아올까 두려워 한번 온 장소는 다시는 오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에 살던 그가 한강을 건너 은평구까지 걸어온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아저씨, 이거 얼마에요?”
한 풍만한 소녀가 그를 향해 말을 걸었다. 준수는 자신이 아저씨가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으나, 자신의 수염발 잡힌 턱 언저리를 생각하고는 환히 웃으며 말했다.
“예, 5000원 입니다.”
준수는 돈을 남겨 먹지 않으리라고 결심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나 싸요?”
그는 특유의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아가씨가 예뻐서 그런 거에요.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면 안돼요. 알았지요?”
그렇게 말하고 떡을 꺼내 주려는데, 그 소녀가 준수에게 말했다.
"저, 저랑 키스 해 주실 수 있나요?"
"예?"
준수는 우선 그 소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우선 청순했다. 그리고 빵빵했다. 준수는 사유하였다. 고민하였다. 준수가 머뭇거리는 사이, 갑자기 그 소녀가 준수에게 키스했다. 준수는 당황했지만, 이윽고 그녀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수 분 간 둘은 그렇게 뜨겁게 서 있었다.
준수는 욕정이 생겨났다. 그 때문에 혀를 내밀려고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지나가던 노인이 화들짝 놀라 그 둘을 지팡이로 갈라놓고는 꿀밤을 먹였다. 두 연인은 (준수의 생각) 그제서야 떨어졌다. 준수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헤헤거렸다. 다만 이 여자가 미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그는 연락처를 교환하고 흐믓하게 집으로 왔다.
“왔습니다.”
어머니께 인사하고 방으로 들어서는 그의 방 안에는 아버지가 몽둥이를 들고 서 있었다.
독서실 간다고 은평구까지 갔다 왔으니…….
준수는 한참을 얻어맞고 잠이 들었다.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비참한 심정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꿈 속에서 H-Y 정윤(준수가 맘대로 지은 이름)을 보고 행복하게 놀았기에 개운하게 일어났다. 그리고는 침대 머리맡에 둔 핸드폰을 찾았다. 그녀에게 아침 인사를 보내려고.
이윽고 준수는 경악했다. 그의 핸드폰이 박살났기 때문이었다. 잠시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범인이 아버지라고 생각이 들자 준수는 저항은 꿈도 못 꾼 채 허탈해하며 학교로 걸어갔다. 학교 수업은 필요가 없다며 (들어도 모르지만) 준수는 학교에서 내내 졸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꿈 속에서 UFO가 나타났다. UFO는 그를 향하여 맹렬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준수는 그런 꿈을 이전에는 꾼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당황했다. 보통 그는 수많은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서비스를 받거나 자신이 짝사랑하는 여선생님을 덮쳤기 때문이었다. 항상 이런 꿈을 꾸었기에 준수는 날마다 피곤했었다. 그나마 UFO 가 나타난 이후로는 밤 시간 마저도 상실했기 때문에 준수는 얼굴에 주름을 키우고 피부는 창백해지고 머리에서는 비듬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던 준수는 어느 날부터 서영이의 시선이 달라진 것을 느꼇다. 준수의 생각에, 그녀는 그를 사랑했다. (물론 착각이었다.)
어려운 날들이 계속되어 준수는 더 이상 학업을 계속 할 수가 없었다. 학교에서 자퇴한 그는 여러 정신과 의사들을 찾아 다녔다. 그러나 어떠한 의사도 그를 치료 할 수는 없었다. 술과 담배에 찌들에 살아가던 준수는 아버지, 어머니에게도 버림받고는 PSP하나와 함께 집을 나왔다.
서울역 광장에서 헤메이며 구걸한지 몇 년, 준수는 어느 날 우연히 동창 조성준을 만났다. 그 또한 준수와 같은 증상을 겪다가 신 내림을 받은 이후 무당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 그 UFO들은 사라졌냐?”
준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항문에서 연수까지, 나는 고통속에 살고 있어.”
조성준이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
“신내림을 받아 보는게 어때?”
“무슨 엉뚱한 소리야?”
조성준의 설명은 간단했다. 자신도 같은 병에 시달렸으나, 무당이 된 이후 그런 일이 없어졌다는 것이었다. 준수는 결심했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무당이 되는게 났다고.
그들은 UFO 연구회로 발길을 돌렸다. 호주의 한 미치광이가 포톤 벨트 이론을 처음 내놀 때만 해도 UFO학은 미신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UFO 편대가 백악관을 포위 하고 포톤 벨트에 대한 삐라를 뿌리고 사라진 그 날 이후 UFO학은 양자역학과 같은 수준 높은 학문으로 취급되게 되었다. 그리고 신내림과 같은 샤머니즘적 요소는 UFO 박사들이 맡게 되었다.
연구소의 소장, 박찬호 박사는 유명 메이저리거였지만, 폭투로 심판을 고자로 만든 이후 은퇴 한 뒤, UFO학을 배워 박사가 되었다. 그 동안 번 돈도 모두 UFO 연구에 쏟아 부었다.
준수를 본 박사는 깜짝 놀랐다.
“렙토이드(파충류 외계인)!”
성서로 취급하게 된 포톤벨트에 따르면, 고대 지구에는 물개-영장류와 외계에서 이주한 공룡형 외계인인 디노이드, 파충류형 외계인인 렙토이드 등이 있었다. 이들이 물개-영장류들을 말살 시키려고 했는데(찹쌀떡 때문에) ,물개-영장류 측에서 그와 같은 사실을 알아내어 파충류 외계인 98.873%를 몰살시켰다.
1만년의 전쟁이 끝나고 그들 중 일부는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떠났고 일부는 지구를 위해 바다로 들어가 진화를 거쳐 지금의 물개가 되었다. 한편 쫄딱 망한 파충류 외계인들은 H-Y(Hentai-Yaoi)혹성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 리 없는 준수는 의아해 하면서 말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박찬호 박사는 조성준을 붙잡으며 이야기 했다.
“조 무당, 나랑 이야기 좀 하세.”
억지로 준수를 연구소 밖으로 내친 그는 준수가 안보이고, 준수에게 목소리가 안 들릴만한 장소에 가서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자네 UFO꿈을 꾼 것이 언제부터인가?”
"언제부터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대략 고 2 경부터 그런 듯 합니다."
박사는 흠칫 놀라서 무당을 쳐다보았다.
"뭐라고?"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박사는 조용히 이야기했다.
"자네도 잘 알겠지만, UFO병은 전염병일세. 일전에 자네가 호모라고 했지?"
조무당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저 거지랑 함께 잔 일은 없나?"
준수는 밖에 있었지만, 모든 소리를 다 들을 수 있었다. 박찬호 박사가 연구 자금을 '박찬호 빌딩 2'를 짓는데 몰래 사용하므로써 연구소의 예산이 부족해져서 방음 시설을 죄다 생략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박사는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 준수는 자신을 모욕한 박찬호에게 당장 달려들려고 했지만, 조금 더 상황을 지켜 보기로 했다.
"그런 일은 없습니다. UFO병이 외계인과 관련이 있습니까?"
"UFO병은 세계에서 500명 남짓이 걸리는 병일세. 그런데 그런 병에 걸린 사람들을 본다면, 존슨 애덤스키, 클로어 보리통 라엘, 유리넬러, 표토르 에널리에란코 ,진흥식 등등이 UFO 병에 시달리고 있네. 그래. 외계인과 2종 조우 이상을 한 사람들이지. 제 2의 에이즈라고 불리는 이 병은...... 내가 방금 말한 사람들은 모두 51구역에 냉동되어 있네. "
무당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말했다.
"예? 그럼 지금 TV에 나오는 저 멍청이들은 누구지요?"
박사는 무당을 보며 말했다.
"물론 변장한 CIA 직원들이지. UFO 병은 전염병일세. 그러나 내가 자네를 거세만 하고 신고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아는가!"
공포에 질린 박수무당은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오염원을 찾기 위해서이지. 내가 80만달러를 지원받아 만든(그리고 72만 달러는 빌딩 건축자금에 보태고) 뇌내 외계인 탐색기에서 저 거지는 양성 반응을 보였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준수는 자신이 외계인이라는 사실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CIA에 가서 신고하게."
조무당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떻게 되나요? 저도 냉동이 되야 하나요?"
박사는 음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애써 측은하게 여기는 양 말했다.
"미안하네만 그렇다고....."
박사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무당이 박사의 고환을 걷어찼다. 박사는 고통에 쓰러졌다. 조무당은 방문을 뛰쳐나가 준수를 부르려 했다. 하지만 준수는 사라지고 없었다. 무당은 당황했다. 다시 박사를 죽이려고 무당의 검을 뽑았다. 그리고는 박사를 찌르려 했다. 바로 그 순간, 싸이렌이 울리면서 FBI직원들이 박사의 연구소로 쳐들어 왔다.
"아...... 이렇게나 빨리 오다니!"
FBI는 사실 박사의 공금횡령 때문에 찾아온 것이었다. 숨어있던 준수는 당황해서 달려 나갔다. 그러나 FBI의 추격을 피할 수는 없었다. 어느새 준수의 눈에 무당과 박사가 수갑에 차이는 모습이 보였다. 준수는 있는 힘껏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FBI의 호버크래프트 편대가 준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드는 그 모습에 준수는 모골이 송연하였다. 준수는 이렇게 죽기는 싫었다. 자신의 목표인 1만 명의 여자를 품기(불가능)를 단지 0%의 달성률로 끝내기는 싫었다.
준수는 해부되고 싶지 않았다. 과연 준수는 해부되어 프라스티제이션 과정을 거쳐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갇혀 열살 꼬마의 킥에 조인트가 까이지만, 이미 뇌는 해리되어 아인슈타인과 같이 154가지의 조각으로 나뉘어서 연구 대상이 되기 때문에 어떠한 고통조차 느낄 수 없는 비참한 처지가 되게 되는 것일까?
준수는 비참하게 눈을 감았다.
그 순간 AH-64 헬리콥터 한 대가 날아왔다. 그리고 그 안의 조종사는 되지도 않는 영어로 크게 외쳤다.
"Voice recog...음...뭐더라? ...cognization sy...shit..stem exchange the ..... 제기랄.., tiger misile!"
그리고는 버튼을 눌러 미사일을 발사했다.
헬 파이어 미사일이 날아왔다. 준수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는 미사일이 자기에게로 날아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준수는 죽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공포속에 울부짖었다. 그리고는 기절하였다.
AH-64 헬기 안에서 준수가 정신을 차린 것은 몇 시간이 지난 후였다. 눈을 뜨자 그의 눈 앞에는 헬멧을 쓴 사나이 하나가 앉아 있었다. 그는 준수를 보더니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헤헤헤헤헤. 일어났구먼."
준수는 어리둥절해서 물어 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
헬멧의 사나이는 차분하게 말했다.
"타이거 주인님의 은혜라고 생각하게."
"뭐요?"
헬멧의 사나이는 준수를 노려 보았다. 그의 손에는 프랑스제로 보이는 다리미 한 대가 들려 있었다.
"주인님은 FBI를 없애기로 작정하셨지. 실은 FBI의 다음 내사 대상이 타이거 그룹이었거든. 자넨 그 부산물이라 할 수 있지."
"도대체...... 어떻게?"
"글쎄. 헬파이어 미사일의 힘이지. 이제 지구상에 FBI 라는 기구는 없네."
사나이는 씩 웃고는 계속 말했다.
"내 소개가 늦었군. 내 이름은 이현종일세."
현종은 그렇게 말하고는 헬멧을 벗었다. 준수의 눈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생각해보니 옆 반의 친구였던 녀석이었다. 준수는 반가운 마음에 손부터 내밀었다. 그러는 준수의 손에 현종의 다리미가 날아왔다. 다리미는 무척 뜨거웠다. 준수는 화들짝 놀라 그에게 말했다.
"뭐야... 나 몰라?"
현종은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차분하게 얼굴을 고쳐 잡고는 그에게 말했다.
"내가 자네를 왜 모르겠는가. 타이거 주인님이 모셔오라는 중요한 손님 아닌가?"
"아니, 그런 거 말고. 너 내 친구 아니냐고?"
준수는 답답했다. 그래서 현종과 찜질방에 같이 갔을 때 보았던 그의 신체적 특징을 말했다.
"네 오른 쪽 팔뚝에 검은 점이 있지 않니?"
그리고는 준수는 현종이 반팔을 입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길."
현종은 어이가 없었다. 처음 보는 놈이 그를 보고 아는 체를 하다니. 사실 현종은 기억이 지워진 상태였다.
일전에 현종은 송다미라는 여자와 사귀었다. 그녀는 예뻐 보였다. 물론 현종이 조기 백내장에 걸렸기 때문이었지만. 모두의 눈에 송다미는 예쁘다고 할 수가 없었다. 되려 심각한 추물이었다. 현종이 눈을 다치지 않았다면 평생을 홀로 지냈어야 할 주제에, 그녀는 점차 교만해졌다. 이현종은 능력 있는 직장인이기 때문이었다. 그 교만함 때문에 다미는 이현종을 돈 벌어다 주는 기계로 여기게 되었다. 그녀에게는 사랑이 없었다.
그 사고가 있던 날도 그녀는 캬바레에서 춤을 추고 술을 마셨다. 술에 잔뜩 취한 그녀는 지나가던 꼽추 노인이 빙판에 고꾸라진 것을 보고는 비웃었다.
"호호호. 병신같은 할아방구."
그게 저주가 될 줄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 노인이 외계인이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불현듯 노인은 자신의 피부를 벗었다. 그의 녹색 피부가 드러났다.
"크크크크크. 별 추악하게 생긴 년이 나를 비웃는구나!"
노인은 분노를 드러내면서 다미를 집어 들었다. 검은 UFO 한대가 그에게로 날아왔다. 노인이 UFO를 타며 경로를 말했다.
"시리우스 성단의 따르따르 별."
검은 UFO는 몹시나 고물이었기 때문에 시리우스 성단은 커녕 달의 중력장에 걸려들었다.
"흐흐, 다왔군."
멍청한 노인은 기쁘게 웃으며 위성 표면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 초록색의 노인은 진공 속에서 얼어 붙었다. 그 광경을 본 다미는 안 그래도 부은 얼굴이 더 부을까 두려워 밀폐실에 숨어서 헉헉거렸다. 그러는 다미의 눈에 로봇들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로봇들은 다미를 구해주려는 듯 양 손을 흔들었다. 다미도 구조대가 왔다고 믿으며 두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로봇들은 다미를 쳐다보기만 했고 조급해진 다미는 욕을 했다.
"쒸파. 머저리 깡통들아, 이 미녀를 구조하란 말이야!"
다미는 노인에게 당한것이 생각나서 스트레스를 풀기로 했다.
"호호호. 왜? 구조하러 왔으면 구해줘야지! 이 고철 썅방할 쓰레기 이현종 같은 년들아!"
다미의 폭언을 무심히 듣던 로봇들은 불현듯 레이저를 쏘아 다미를 죽이고 그녀의 몸을 이루는 탄소들로 다리미를 만들었다. 왜 그런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한 뒤 다미의 옷가지와 함께 그 다리미를 지구로 돌려 놓았다.
다리미가 발견 된 것은 며칠이 지난 후였다. 이현종이 다니던 타이거 주식회사는 그 다리미가 지구의 기술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을 곧 알게 되었다. 다리미를 본 타이거 주식회사의 사장인 타이거는 깜짝 놀랐다. 다리미가 내열성 수지로 만들어 졌기 때문이었다. 이전까지 발견되지 않은 신소재였기에 타이거는 탐욕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즉시 다리미를 분해하기 위해서 레이저 커터를 준비했다. 그리고는 다리미를 반으로 가르려는 순간, 이현종이 달려들었다.
이현종은 다리미가 다미의 화신이라고 생각했기에 다리미를 지키려 했다. 십분여의 결투 끝에 이현종은 타이거의 발차기를 맞고 나동그라졌다. 타이거는 흐믓하게 웃으며 이현종을 기둥에 묶어놓고 ,느긋하게 다리미를 반으로 가르려 했다. 하지만 레이져로도, 워터건으로도 레일 건으로도, 감마선 주사기로도 다리미는 반으로 나누어 지지 않았다. 타이거는 모든 수단을 동원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분노한 타이거는 이현종의 기억을 지우고 그의 운전기사로 썼다. 다리미는 그냥 줘버렸다.
따라서 이현종은 준수와의 추억을 기억할 수 없었다.
이현종은 다리미를 어루만지면서 준수에게 말했다.
"조금만 기다리게. 곧 주인님과 만날테니까."
그리고는 혼잣말로,
"주인님의 취향도 이상해 지셨군. 저런 노틀을 유희의 대상으로 삼으시다니."
하고 말했다.
준수는 한숨을 쉬고 창을 바라보았다. 어느 새 거대한 궁전이 그의 눈 앞에 드러났다. 예술의 전당을 지나 우면산 기슭에 타이거의 거대한 궁전인 타이거 팰리스가 서 있었다. 타이거는 호화롭게 치장한 궁전에서 선글라스만 쓴 채, 나체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준수는 반짝이는 햇빛아래 타이거의 가슴털이 빛나는 모습을 보고 역겨운 마음이 들었다. 타이거의 몸은 나름대로 잘 다져져 있었지만 조성준이 호모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모든 남자가 역겹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준수는 멍하게 있다가 헬기가 착륙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준수의 팔에 전자 수갑이 채워졌다.
"하하하하. 이 녀석인가."
어느 새 타이거나 나타나서 이현종에게 말했다.
"예. 주인님."
"관장시키고 내 방으로 보내라."
이현종은 고개를 끄덕이고 준수를 처리했다. 불쾌한 준수는 비명을 질렀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준수는 타이거의 지하실에 앉혀졌다. 손발이 묶인 준수는 타이거가 채찍을 들고 오는 모습을 보고는 기겁했다.
"이봐, 뭐 하려는 거야?"
타이거는 얼굴에 미소를 띄고 말했다.
"환상의 나라를 체험하게 해 주지. 타이거 그룹의 계열사엔 성인용품점도 있거든."
준수는 당황했다. 동정을 남자에게 뺏기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준수는 나오는 대로 그냥 말했다.
"이봐. 난 외계인이라고. 너와는 신체 구조가 다르다고."
타이거는 얼굴에 탐욕스런 미소를 띄고는 말했다.
"꿀꺽, 나는 새로운 경험을 원해."
준수는 울부짖었다.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야!"
타이거는 갑자기 상념에 젖은 표정을 짖더니 말했다.
"내가 이렇게 된 이유를 굳이 말해야 하나? 기억하기 싫은데."
"뭔 소리야! 너가 이렇게 된 이유라니!"
준수는 고래고래 소리쳤다.
"대 저택가는 호모라는 소리를 알고 있는가?"
준수는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그게 무슨 개소리냐!"
"그래. 너는 시사에 관심이 없군. 그건 빌어먹을 분배주의 좌파 시민단체들과 언론인들이 퍼뜨린 소문이라고. 내가 이런 이상한 취미에 빠지게 된 것은......다 그 소문 때문이지. 아! 나는 정상적인 남자였다고. 말도 안되는 모함에 난 분노했지. 그래서 난 시민단체 간사들과 PD 들을 납치해 고문했다네. 내 재력으론 쉬운 일이었거든. 그런데 그 와중에 내가 쾌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네. 그래. 난 진짜로 호모가 되었어."
준수는 몸을 베베 꼬며 절규했다.
"나는 싫다! 왜 그럼 나야?"
타이거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너가 특별한 줄 아니? 단지 넌 내 453번째 남자 일 뿐이야."
타이거의 눈에서 이채가 돌았다. 준수는 비명을 질렀다.
"난 싫어! 으흑흑."
"앙탈은."
타이거는 스르륵, 자신의 상의-가운을 벗었다. 그리고 준수에게 달려드는 그 순간, H-Y 정윤이 갑자기 나타나서 레이저로 타이거의 국부를 쏘았다. 타이거는 고통스러워 하며 울부짖었다.
"으으으앙.....넌 내 12번째 마누라잖아!"
타이거는 이렇게 말하고는 쓰러졌다.
H-Y정윤은 득의 양양한 미소를 띄고는 준수에게 말했다.
"왕자님. 옥체 안녕하셨나이까."
준수는 타이거 때문에 놀란 마음을 진정하며 말했다.
"뭐? 왕자라고?"
H-Y정윤은 준수에게 무릎을 꿇고는 말했다.
"소신은 왕자님의 호위 장교 이옵니다. 당신께서는 H-Y 혹성의 왕자님 이십니다.
준수는 연이은 충격적인 말 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뭐요. 도대체 무슨 일이야?"
정윤은 공손하게 준수에게 말했다.
"왕자님께서는 난을 피해서 갓난 아기 시절에 지구로 보내지셨사옵니다. 저는 왕자님의 호위 무사이고요. 왕자님을 각성 시키기 위해 지난번에 무례를 범했사옵니다."
준수는 그녀가 무슨 무례를 범했는지 고민했다. 그리고는 말했다.
"도대체가 무슨 얘긴지. 당신은 지난번에 그 미친 여자 아니시오? "
"제가 그 때 한 키스는 왕자님을 각성시키기 위한 기예였사옵니다......왕자님. 잘 들으십시옵소서. 우리 혹성은 물개-영장류의 공격에 있사옵니다. 왕자님께서 찹쌀떡을 파신 것도 모두 다 우리 종족의 역사를 반영하는 것이지요. 아,왕자님께서는 탁월한 군주이십니다."
정윤은 이렇게 말하면서 모든 기억을 준수에게 전송했다. 준수는 자기 종족의 역사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부왕의 죽음과 자신의 왕자라는 신분도 곧 깨달았다. 그에겐 망해가는 왕국을 일으켜 세우고 물개들을 우주에서 멸살할 의무가 있었다.
준수는 그들의 취지를 이해했다. 그렇지만 정든 지구를 떠나기는 싫었다. 또한 망해가는 나라의 군주는 되고 싶지 않았다. 바쁜 남자에겐 여자들이 없지 않은가. 준수는 말아먹을 자신의 아버지(외계인)가 뒈지시지만 않았어도, 지구에서 평화롭게, 미녀들과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 준수가 UFO병을 앓기 전의 그 행복한 기억들이여...... 그리 행복하지는 않았다. 아무튼 준수는 왕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 마음은 텔레파시로 정윤에게 모두 전해졌다.
정윤은 준수를 유혹하기 위해 왕국의 하렘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왕국의 하렘을 아십니까? 1만 숫처녀가 왕자님을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아무리 나라가 망해가도...... 하렘은 필수이옵니다."
준수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자신의 목표를 순식간에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히죽히죽 웃었다.
"그래? 그래.... 좋아. 까짓꺼 왕이 되지. 뭐."
H-Y 정윤은 지체없이 말했다.
"호호호. 알겠사옵니다. 눈을 감으소서."
그리고는 준수와 함께 텔레포트를 준비했다. 하얀 광채가 비치고 난 뒤 준수는 눈을 떠 보았다. 그의 눈 앞에 1만의 소녀들이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렇지만 그 소녀들은 녹색 피부의 파충류들이었다.
"폐하의 알을 났겠사와요."
소녀 중 하나가 뇌쇄적으로, 입을 가로로 벌리며 말했다. 준수는 당황했다. 주변에는 파충류들이 그를 둘러 싸고 있었다. 준수는 울부짖었다. 그리고 손으로 눈을 가리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손은 이미 파충류들의 소유물이 되어 있었다. 준수는 주저앉아 흐느꼈다. 그런 그에게 파충류들이 다가왔다.
"호호호."
파충류 소녀들의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 준수는 점점 자신의 정신이 나가는 것을 느꼈다.
퇴고 좀 했습니다.
준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며 외쳤다.
“찹쌀떡, 메밀묵, 찹쌀떡, 메밀묵, 찹쌀떡, 메밀묵, 찹쌀떡, 메밀묵”
준수는 자신이 이러한 장사를 하게 될 줄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가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한겨울에 이러한 일을 하게 된 이유는 소년 가장이기 때문이 아니요,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도 아니었다.
그는 단지 PSP가 가지고 싶었다.
찹쌀떡 한 판에 1만원. 5000원짜리 슈퍼마켓 떡을 사다가 정성스레 포장해서 팔면 한 판에 5000원씩을 남길 수 있었다.
그렇지만 준수는 자기 떡을 먹은 사람들이 원가를 알고 쫓아올까 두려워 한번 온 장소는 다시는 오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에 살던 그가 한강을 건너 은평구까지 걸어온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아저씨, 이거 얼마에요?”
한 풍만한 소녀가 그를 향해 말을 걸었다. 준수는 자신이 아저씨가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으나, 자신의 수염발 잡힌 턱 언저리를 생각하고는 환히 웃으며 말했다.
“예, 5000원 입니다.”
준수는 돈을 남겨 먹지 않으리라고 결심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나 싸요?”
그는 특유의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아가씨가 예뻐서 그런 거에요.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면 안돼요. 알았지요?”
그렇게 말하고 떡을 꺼내 주려는데, 그 소녀가 준수에게 말했다.
"저, 저랑 키스 해 주실 수 있나요?"
"예?"
준수는 우선 그 소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우선 청순했다. 그리고 빵빵했다. 준수는 사유하였다. 고민하였다. 준수가 머뭇거리는 사이, 갑자기 그 소녀가 준수에게 키스했다. 준수는 당황했지만, 이윽고 그녀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수 분 간 둘은 그렇게 뜨겁게 서 있었다.
준수는 욕정이 생겨났다. 그 때문에 혀를 내밀려고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지나가던 노인이 화들짝 놀라 그 둘을 지팡이로 갈라놓고는 꿀밤을 먹였다. 두 연인은 (준수의 생각) 그제서야 떨어졌다. 준수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헤헤거렸다. 다만 이 여자가 미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그는 연락처를 교환하고 흐믓하게 집으로 왔다.
“왔습니다.”
어머니께 인사하고 방으로 들어서는 그의 방 안에는 아버지가 몽둥이를 들고 서 있었다.
독서실 간다고 은평구까지 갔다 왔으니…….
준수는 한참을 얻어맞고 잠이 들었다.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비참한 심정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꿈 속에서 H-Y 정윤(준수가 맘대로 지은 이름)을 보고 행복하게 놀았기에 개운하게 일어났다. 그리고는 침대 머리맡에 둔 핸드폰을 찾았다. 그녀에게 아침 인사를 보내려고.
이윽고 준수는 경악했다. 그의 핸드폰이 박살났기 때문이었다. 잠시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범인이 아버지라고 생각이 들자 준수는 저항은 꿈도 못 꾼 채 허탈해하며 학교로 걸어갔다. 학교 수업은 필요가 없다며 (들어도 모르지만) 준수는 학교에서 내내 졸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꿈 속에서 UFO가 나타났다. UFO는 그를 향하여 맹렬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준수는 그런 꿈을 이전에는 꾼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당황했다. 보통 그는 수많은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서비스를 받거나 자신이 짝사랑하는 여선생님을 덮쳤기 때문이었다. 항상 이런 꿈을 꾸었기에 준수는 날마다 피곤했었다. 그나마 UFO 가 나타난 이후로는 밤 시간 마저도 상실했기 때문에 준수는 얼굴에 주름을 키우고 피부는 창백해지고 머리에서는 비듬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던 준수는 어느 날부터 서영이의 시선이 달라진 것을 느꼇다. 준수의 생각에, 그녀는 그를 사랑했다. (물론 착각이었다.)
어려운 날들이 계속되어 준수는 더 이상 학업을 계속 할 수가 없었다. 학교에서 자퇴한 그는 여러 정신과 의사들을 찾아 다녔다. 그러나 어떠한 의사도 그를 치료 할 수는 없었다. 술과 담배에 찌들에 살아가던 준수는 아버지, 어머니에게도 버림받고는 PSP하나와 함께 집을 나왔다.
서울역 광장에서 헤메이며 구걸한지 몇 년, 준수는 어느 날 우연히 동창 조성준을 만났다. 그 또한 준수와 같은 증상을 겪다가 신 내림을 받은 이후 무당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 그 UFO들은 사라졌냐?”
준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항문에서 연수까지, 나는 고통속에 살고 있어.”
조성준이 그를 바라보며 웃었다.
“신내림을 받아 보는게 어때?”
“무슨 엉뚱한 소리야?”
조성준의 설명은 간단했다. 자신도 같은 병에 시달렸으나, 무당이 된 이후 그런 일이 없어졌다는 것이었다. 준수는 결심했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무당이 되는게 났다고.
그들은 UFO 연구회로 발길을 돌렸다. 호주의 한 미치광이가 포톤 벨트 이론을 처음 내놀 때만 해도 UFO학은 미신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UFO 편대가 백악관을 포위 하고 포톤 벨트에 대한 삐라를 뿌리고 사라진 그 날 이후 UFO학은 양자역학과 같은 수준 높은 학문으로 취급되게 되었다. 그리고 신내림과 같은 샤머니즘적 요소는 UFO 박사들이 맡게 되었다.
연구소의 소장, 박찬호 박사는 유명 메이저리거였지만, 폭투로 심판을 고자로 만든 이후 은퇴 한 뒤, UFO학을 배워 박사가 되었다. 그 동안 번 돈도 모두 UFO 연구에 쏟아 부었다.
준수를 본 박사는 깜짝 놀랐다.
“렙토이드(파충류 외계인)!”
성서로 취급하게 된 포톤벨트에 따르면, 고대 지구에는 물개-영장류와 외계에서 이주한 공룡형 외계인인 디노이드, 파충류형 외계인인 렙토이드 등이 있었다. 이들이 물개-영장류들을 말살 시키려고 했는데(찹쌀떡 때문에) ,물개-영장류 측에서 그와 같은 사실을 알아내어 파충류 외계인 98.873%를 몰살시켰다.
1만년의 전쟁이 끝나고 그들 중 일부는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떠났고 일부는 지구를 위해 바다로 들어가 진화를 거쳐 지금의 물개가 되었다. 한편 쫄딱 망한 파충류 외계인들은 H-Y(Hentai-Yaoi)혹성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 리 없는 준수는 의아해 하면서 말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박찬호 박사는 조성준을 붙잡으며 이야기 했다.
“조 무당, 나랑 이야기 좀 하세.”
억지로 준수를 연구소 밖으로 내친 그는 준수가 안보이고, 준수에게 목소리가 안 들릴만한 장소에 가서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자네 UFO꿈을 꾼 것이 언제부터인가?”
"언제부터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대략 고 2 경부터 그런 듯 합니다."
박사는 흠칫 놀라서 무당을 쳐다보았다.
"뭐라고?"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박사는 조용히 이야기했다.
"자네도 잘 알겠지만, UFO병은 전염병일세. 일전에 자네가 호모라고 했지?"
조무당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저 거지랑 함께 잔 일은 없나?"
준수는 밖에 있었지만, 모든 소리를 다 들을 수 있었다. 박찬호 박사가 연구 자금을 '박찬호 빌딩 2'를 짓는데 몰래 사용하므로써 연구소의 예산이 부족해져서 방음 시설을 죄다 생략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박사는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 준수는 자신을 모욕한 박찬호에게 당장 달려들려고 했지만, 조금 더 상황을 지켜 보기로 했다.
"그런 일은 없습니다. UFO병이 외계인과 관련이 있습니까?"
"UFO병은 세계에서 500명 남짓이 걸리는 병일세. 그런데 그런 병에 걸린 사람들을 본다면, 존슨 애덤스키, 클로어 보리통 라엘, 유리넬러, 표토르 에널리에란코 ,진흥식 등등이 UFO 병에 시달리고 있네. 그래. 외계인과 2종 조우 이상을 한 사람들이지. 제 2의 에이즈라고 불리는 이 병은...... 내가 방금 말한 사람들은 모두 51구역에 냉동되어 있네. "
무당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말했다.
"예? 그럼 지금 TV에 나오는 저 멍청이들은 누구지요?"
박사는 무당을 보며 말했다.
"물론 변장한 CIA 직원들이지. UFO 병은 전염병일세. 그러나 내가 자네를 거세만 하고 신고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아는가!"
공포에 질린 박수무당은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오염원을 찾기 위해서이지. 내가 80만달러를 지원받아 만든(그리고 72만 달러는 빌딩 건축자금에 보태고) 뇌내 외계인 탐색기에서 저 거지는 양성 반응을 보였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준수는 자신이 외계인이라는 사실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CIA에 가서 신고하게."
조무당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떻게 되나요? 저도 냉동이 되야 하나요?"
박사는 음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애써 측은하게 여기는 양 말했다.
"미안하네만 그렇다고....."
박사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무당이 박사의 고환을 걷어찼다. 박사는 고통에 쓰러졌다. 조무당은 방문을 뛰쳐나가 준수를 부르려 했다. 하지만 준수는 사라지고 없었다. 무당은 당황했다. 다시 박사를 죽이려고 무당의 검을 뽑았다. 그리고는 박사를 찌르려 했다. 바로 그 순간, 싸이렌이 울리면서 FBI직원들이 박사의 연구소로 쳐들어 왔다.
"아...... 이렇게나 빨리 오다니!"
FBI는 사실 박사의 공금횡령 때문에 찾아온 것이었다. 숨어있던 준수는 당황해서 달려 나갔다. 그러나 FBI의 추격을 피할 수는 없었다. 어느새 준수의 눈에 무당과 박사가 수갑에 차이는 모습이 보였다. 준수는 있는 힘껏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FBI의 호버크래프트 편대가 준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드는 그 모습에 준수는 모골이 송연하였다. 준수는 이렇게 죽기는 싫었다. 자신의 목표인 1만 명의 여자를 품기(불가능)를 단지 0%의 달성률로 끝내기는 싫었다.
준수는 해부되고 싶지 않았다. 과연 준수는 해부되어 프라스티제이션 과정을 거쳐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갇혀 열살 꼬마의 킥에 조인트가 까이지만, 이미 뇌는 해리되어 아인슈타인과 같이 154가지의 조각으로 나뉘어서 연구 대상이 되기 때문에 어떠한 고통조차 느낄 수 없는 비참한 처지가 되게 되는 것일까?
준수는 비참하게 눈을 감았다.
그 순간 AH-64 헬리콥터 한 대가 날아왔다. 그리고 그 안의 조종사는 되지도 않는 영어로 크게 외쳤다.
"Voice recog...음...뭐더라? ...cognization sy...shit..stem exchange the ..... 제기랄.., tiger misile!"
그리고는 버튼을 눌러 미사일을 발사했다.
헬 파이어 미사일이 날아왔다. 준수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는 미사일이 자기에게로 날아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준수는 죽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공포속에 울부짖었다. 그리고는 기절하였다.
AH-64 헬기 안에서 준수가 정신을 차린 것은 몇 시간이 지난 후였다. 눈을 뜨자 그의 눈 앞에는 헬멧을 쓴 사나이 하나가 앉아 있었다. 그는 준수를 보더니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헤헤헤헤헤. 일어났구먼."
준수는 어리둥절해서 물어 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
헬멧의 사나이는 차분하게 말했다.
"타이거 주인님의 은혜라고 생각하게."
"뭐요?"
헬멧의 사나이는 준수를 노려 보았다. 그의 손에는 프랑스제로 보이는 다리미 한 대가 들려 있었다.
"주인님은 FBI를 없애기로 작정하셨지. 실은 FBI의 다음 내사 대상이 타이거 그룹이었거든. 자넨 그 부산물이라 할 수 있지."
"도대체...... 어떻게?"
"글쎄. 헬파이어 미사일의 힘이지. 이제 지구상에 FBI 라는 기구는 없네."
사나이는 씩 웃고는 계속 말했다.
"내 소개가 늦었군. 내 이름은 이현종일세."
현종은 그렇게 말하고는 헬멧을 벗었다. 준수의 눈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생각해보니 옆 반의 친구였던 녀석이었다. 준수는 반가운 마음에 손부터 내밀었다. 그러는 준수의 손에 현종의 다리미가 날아왔다. 다리미는 무척 뜨거웠다. 준수는 화들짝 놀라 그에게 말했다.
"뭐야... 나 몰라?"
현종은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차분하게 얼굴을 고쳐 잡고는 그에게 말했다.
"내가 자네를 왜 모르겠는가. 타이거 주인님이 모셔오라는 중요한 손님 아닌가?"
"아니, 그런 거 말고. 너 내 친구 아니냐고?"
준수는 답답했다. 그래서 현종과 찜질방에 같이 갔을 때 보았던 그의 신체적 특징을 말했다.
"네 오른 쪽 팔뚝에 검은 점이 있지 않니?"
그리고는 준수는 현종이 반팔을 입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길."
현종은 어이가 없었다. 처음 보는 놈이 그를 보고 아는 체를 하다니. 사실 현종은 기억이 지워진 상태였다.
일전에 현종은 송다미라는 여자와 사귀었다. 그녀는 예뻐 보였다. 물론 현종이 조기 백내장에 걸렸기 때문이었지만. 모두의 눈에 송다미는 예쁘다고 할 수가 없었다. 되려 심각한 추물이었다. 현종이 눈을 다치지 않았다면 평생을 홀로 지냈어야 할 주제에, 그녀는 점차 교만해졌다. 이현종은 능력 있는 직장인이기 때문이었다. 그 교만함 때문에 다미는 이현종을 돈 벌어다 주는 기계로 여기게 되었다. 그녀에게는 사랑이 없었다.
그 사고가 있던 날도 그녀는 캬바레에서 춤을 추고 술을 마셨다. 술에 잔뜩 취한 그녀는 지나가던 꼽추 노인이 빙판에 고꾸라진 것을 보고는 비웃었다.
"호호호. 병신같은 할아방구."
그게 저주가 될 줄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 노인이 외계인이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불현듯 노인은 자신의 피부를 벗었다. 그의 녹색 피부가 드러났다.
"크크크크크. 별 추악하게 생긴 년이 나를 비웃는구나!"
노인은 분노를 드러내면서 다미를 집어 들었다. 검은 UFO 한대가 그에게로 날아왔다. 노인이 UFO를 타며 경로를 말했다.
"시리우스 성단의 따르따르 별."
검은 UFO는 몹시나 고물이었기 때문에 시리우스 성단은 커녕 달의 중력장에 걸려들었다.
"흐흐, 다왔군."
멍청한 노인은 기쁘게 웃으며 위성 표면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 초록색의 노인은 진공 속에서 얼어 붙었다. 그 광경을 본 다미는 안 그래도 부은 얼굴이 더 부을까 두려워 밀폐실에 숨어서 헉헉거렸다. 그러는 다미의 눈에 로봇들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로봇들은 다미를 구해주려는 듯 양 손을 흔들었다. 다미도 구조대가 왔다고 믿으며 두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로봇들은 다미를 쳐다보기만 했고 조급해진 다미는 욕을 했다.
"쒸파. 머저리 깡통들아, 이 미녀를 구조하란 말이야!"
다미는 노인에게 당한것이 생각나서 스트레스를 풀기로 했다.
"호호호. 왜? 구조하러 왔으면 구해줘야지! 이 고철 썅방할 쓰레기 이현종 같은 년들아!"
다미의 폭언을 무심히 듣던 로봇들은 불현듯 레이저를 쏘아 다미를 죽이고 그녀의 몸을 이루는 탄소들로 다리미를 만들었다. 왜 그런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한 뒤 다미의 옷가지와 함께 그 다리미를 지구로 돌려 놓았다.
다리미가 발견 된 것은 며칠이 지난 후였다. 이현종이 다니던 타이거 주식회사는 그 다리미가 지구의 기술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을 곧 알게 되었다. 다리미를 본 타이거 주식회사의 사장인 타이거는 깜짝 놀랐다. 다리미가 내열성 수지로 만들어 졌기 때문이었다. 이전까지 발견되지 않은 신소재였기에 타이거는 탐욕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즉시 다리미를 분해하기 위해서 레이저 커터를 준비했다. 그리고는 다리미를 반으로 가르려는 순간, 이현종이 달려들었다.
이현종은 다리미가 다미의 화신이라고 생각했기에 다리미를 지키려 했다. 십분여의 결투 끝에 이현종은 타이거의 발차기를 맞고 나동그라졌다. 타이거는 흐믓하게 웃으며 이현종을 기둥에 묶어놓고 ,느긋하게 다리미를 반으로 가르려 했다. 하지만 레이져로도, 워터건으로도 레일 건으로도, 감마선 주사기로도 다리미는 반으로 나누어 지지 않았다. 타이거는 모든 수단을 동원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분노한 타이거는 이현종의 기억을 지우고 그의 운전기사로 썼다. 다리미는 그냥 줘버렸다.
따라서 이현종은 준수와의 추억을 기억할 수 없었다.
이현종은 다리미를 어루만지면서 준수에게 말했다.
"조금만 기다리게. 곧 주인님과 만날테니까."
그리고는 혼잣말로,
"주인님의 취향도 이상해 지셨군. 저런 노틀을 유희의 대상으로 삼으시다니."
하고 말했다.
준수는 한숨을 쉬고 창을 바라보았다. 어느 새 거대한 궁전이 그의 눈 앞에 드러났다. 예술의 전당을 지나 우면산 기슭에 타이거의 거대한 궁전인 타이거 팰리스가 서 있었다. 타이거는 호화롭게 치장한 궁전에서 선글라스만 쓴 채, 나체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준수는 반짝이는 햇빛아래 타이거의 가슴털이 빛나는 모습을 보고 역겨운 마음이 들었다. 타이거의 몸은 나름대로 잘 다져져 있었지만 조성준이 호모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모든 남자가 역겹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준수는 멍하게 있다가 헬기가 착륙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준수의 팔에 전자 수갑이 채워졌다.
"하하하하. 이 녀석인가."
어느 새 타이거나 나타나서 이현종에게 말했다.
"예. 주인님."
"관장시키고 내 방으로 보내라."
이현종은 고개를 끄덕이고 준수를 처리했다. 불쾌한 준수는 비명을 질렀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준수는 타이거의 지하실에 앉혀졌다. 손발이 묶인 준수는 타이거가 채찍을 들고 오는 모습을 보고는 기겁했다.
"이봐, 뭐 하려는 거야?"
타이거는 얼굴에 미소를 띄고 말했다.
"환상의 나라를 체험하게 해 주지. 타이거 그룹의 계열사엔 성인용품점도 있거든."
준수는 당황했다. 동정을 남자에게 뺏기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준수는 나오는 대로 그냥 말했다.
"이봐. 난 외계인이라고. 너와는 신체 구조가 다르다고."
타이거는 얼굴에 탐욕스런 미소를 띄고는 말했다.
"꿀꺽, 나는 새로운 경험을 원해."
준수는 울부짖었다.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야!"
타이거는 갑자기 상념에 젖은 표정을 짖더니 말했다.
"내가 이렇게 된 이유를 굳이 말해야 하나? 기억하기 싫은데."
"뭔 소리야! 너가 이렇게 된 이유라니!"
준수는 고래고래 소리쳤다.
"대 저택가는 호모라는 소리를 알고 있는가?"
준수는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그게 무슨 개소리냐!"
"그래. 너는 시사에 관심이 없군. 그건 빌어먹을 분배주의 좌파 시민단체들과 언론인들이 퍼뜨린 소문이라고. 내가 이런 이상한 취미에 빠지게 된 것은......다 그 소문 때문이지. 아! 나는 정상적인 남자였다고. 말도 안되는 모함에 난 분노했지. 그래서 난 시민단체 간사들과 PD 들을 납치해 고문했다네. 내 재력으론 쉬운 일이었거든. 그런데 그 와중에 내가 쾌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네. 그래. 난 진짜로 호모가 되었어."
준수는 몸을 베베 꼬며 절규했다.
"나는 싫다! 왜 그럼 나야?"
타이거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너가 특별한 줄 아니? 단지 넌 내 453번째 남자 일 뿐이야."
타이거의 눈에서 이채가 돌았다. 준수는 비명을 질렀다.
"난 싫어! 으흑흑."
"앙탈은."
타이거는 스르륵, 자신의 상의-가운을 벗었다. 그리고 준수에게 달려드는 그 순간, H-Y 정윤이 갑자기 나타나서 레이저로 타이거의 국부를 쏘았다. 타이거는 고통스러워 하며 울부짖었다.
"으으으앙.....넌 내 12번째 마누라잖아!"
타이거는 이렇게 말하고는 쓰러졌다.
H-Y정윤은 득의 양양한 미소를 띄고는 준수에게 말했다.
"왕자님. 옥체 안녕하셨나이까."
준수는 타이거 때문에 놀란 마음을 진정하며 말했다.
"뭐? 왕자라고?"
H-Y정윤은 준수에게 무릎을 꿇고는 말했다.
"소신은 왕자님의 호위 장교 이옵니다. 당신께서는 H-Y 혹성의 왕자님 이십니다.
준수는 연이은 충격적인 말 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뭐요. 도대체 무슨 일이야?"
정윤은 공손하게 준수에게 말했다.
"왕자님께서는 난을 피해서 갓난 아기 시절에 지구로 보내지셨사옵니다. 저는 왕자님의 호위 무사이고요. 왕자님을 각성 시키기 위해 지난번에 무례를 범했사옵니다."
준수는 그녀가 무슨 무례를 범했는지 고민했다. 그리고는 말했다.
"도대체가 무슨 얘긴지. 당신은 지난번에 그 미친 여자 아니시오? "
"제가 그 때 한 키스는 왕자님을 각성시키기 위한 기예였사옵니다......왕자님. 잘 들으십시옵소서. 우리 혹성은 물개-영장류의 공격에 있사옵니다. 왕자님께서 찹쌀떡을 파신 것도 모두 다 우리 종족의 역사를 반영하는 것이지요. 아,왕자님께서는 탁월한 군주이십니다."
정윤은 이렇게 말하면서 모든 기억을 준수에게 전송했다. 준수는 자기 종족의 역사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부왕의 죽음과 자신의 왕자라는 신분도 곧 깨달았다. 그에겐 망해가는 왕국을 일으켜 세우고 물개들을 우주에서 멸살할 의무가 있었다.
준수는 그들의 취지를 이해했다. 그렇지만 정든 지구를 떠나기는 싫었다. 또한 망해가는 나라의 군주는 되고 싶지 않았다. 바쁜 남자에겐 여자들이 없지 않은가. 준수는 말아먹을 자신의 아버지(외계인)가 뒈지시지만 않았어도, 지구에서 평화롭게, 미녀들과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 준수가 UFO병을 앓기 전의 그 행복한 기억들이여...... 그리 행복하지는 않았다. 아무튼 준수는 왕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 마음은 텔레파시로 정윤에게 모두 전해졌다.
정윤은 준수를 유혹하기 위해 왕국의 하렘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왕국의 하렘을 아십니까? 1만 숫처녀가 왕자님을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아무리 나라가 망해가도...... 하렘은 필수이옵니다."
준수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자신의 목표를 순식간에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히죽히죽 웃었다.
"그래? 그래.... 좋아. 까짓꺼 왕이 되지. 뭐."
H-Y 정윤은 지체없이 말했다.
"호호호. 알겠사옵니다. 눈을 감으소서."
그리고는 준수와 함께 텔레포트를 준비했다. 하얀 광채가 비치고 난 뒤 준수는 눈을 떠 보았다. 그의 눈 앞에 1만의 소녀들이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렇지만 그 소녀들은 녹색 피부의 파충류들이었다.
"폐하의 알을 났겠사와요."
소녀 중 하나가 뇌쇄적으로, 입을 가로로 벌리며 말했다. 준수는 당황했다. 주변에는 파충류들이 그를 둘러 싸고 있었다. 준수는 울부짖었다. 그리고 손으로 눈을 가리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손은 이미 파충류들의 소유물이 되어 있었다. 준수는 주저앉아 흐느꼈다. 그런 그에게 파충류들이 다가왔다.
"호호호."
파충류 소녀들의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 준수는 점점 자신의 정신이 나가는 것을 느꼈다.
퇴고 좀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