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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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구팽 이야기인데 역사와 차이가 있을수있습니다.
비유가 부적절한것 같아 토끼사냥을 늑대사냥으로 바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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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은 심란스러운 마음으로 막사안에서 왔다갔다하고 있었다. 한왕은 이미 몇시간전에 도망치는 초왕 항우를 쫓아 부하들을 보내 그를 제거하도록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초조했다.
한왕은 지난 몇년간 항우와 싸운 일들을 회상했다. 그건 싸움이라기보단 항우의 일방적인 학살로부터 처절하게 도망간 기억들에 더
가까웠지만…전장에서 수도 없이 만났지만 결과는 거의 항상 같았다. 항우가 한군을 학살하고 나면 유방은 마부 하후영을 재촉해
서둘러 도망갈뿐이었다. 유능한 소하 덕분에 유방은 항우에게 학살당할 군사를 항상 모을수있었다. 하지만 그게 다 낭비는
아니었다. 유방이 쫓기는 동안 한신은 항우를 고립시키고 있었다. 항우를 싫어한 자는 유방의 우군이 되었고, 항우를 좋아한
자들은 죽었다.
유방이 죽을뻔한적은 여러번 있었다. 한왕은 아직도 겁에 질려 자기 자식들을 마차에서 밀어내려던 그 수치스러운 기억을 잊지 않고
있었다. 하후영이 필사적으로 설득해서 유방은 자식들을 전장에 버려두진 않았다. 한왕의 유일한 강점이라면 좋은 조언을 들으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것이었다.
유방은 그 무능함과 묘한 매력으로 유명했다. 수많은 역사가들이 유방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아내려 머리를 싸매었지만 결국엔
덕이라든지 사기라든지 하는 모호한 단어만 쓸 뿐이었다. 물론 유방은 진짜로 덕이 있거나 선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부하들을 무례하게 다루었고, 그의 부하들도 대부분 그가 시골 패현에 쳐박혀 살때부터 따르던 사람이라 그를 술집에서 만난 친구처럼
대했다. 즉, 한왕의 막사에는 다른 귀족출신의 장군들의 막사와는 달리 난장판이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유방에게는 한가지 장점이 있었다. 좋은 조언을 듣고 그것을 받아들이는것. 즉, 상대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에게 맞는 일을 맡기는 것이었다. 또한 유방은 공을 세운 자에겐 상을 충분히 주었다.
아쉽게도 한왕은 항우를 정면대결에서 깨부술 자를 찾지 못했다. 거렁뱅이 장군 한신이 그나마 잘하고 있었지만, 그가 항우와
제대로 싸워보기전에 항우군은 약화되어야했다. 유방은 항우를 광무산으로 유인해 유방이 화살에 맞아 부상당하고 항우의 보급선이
끊기게 될때까지 소모전을 벌였다. 항우의 과거의 우군이었던 팽월과 영포가 이젠 항우에 맞서게 되어 보급선을 끊었고 항우는
분노속에 자신의 군대가 굶어가는것을 지켜봐야했다. 결국 평화협정이 맺어지자 항우는 후퇴했다. 항우에게는 불행하게도 유방이
원했던건 평화가 아니라 승리였다.
항우와 그의 굶주린 군대는 한신의 기습에 패퇴했다. 이것은 더러운 기습에 비겁한 사기에 비열한 뒷치기에 미친짓이었다. 한군은
방금 막 평화협정을 맺고 이 협정을 무시한체 공격한것이다. 물론 초군이 패배하여 해하성에 갇히게 된것도 사실이다.
장량이 다시 마술을 부렸다. 그는 포위된 성 주변에서 옛 초나라의 노래를 부르게 했고, 이 노래를 들은 초나라군은 향수에 젖어
그들이 그렇게 충성을 바치고 경외한 항우를 버린체 도망가버렸다. 그리고 유방은 항우가 도망치자 이 전쟁을 끝낼 명령을 내렸다.
“누구든 항우의 목을 가져오는자는 왕으로 만들겠다!”
병사들은 상금에 들뜸과 동시에 공포에 질렸다. 비록 왕자리가 유혹적이었으나 항우의 무시무시한 용력을 생각하면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항우가 도망친지 한시간 뒤 유방은 여러명의 장군이 항우에게 죽고 병졸들이 달아났다는 보고를 받았다. 언제나처럼. 곧이어 다른
전령이 들어와 항우가 다른 장군을 죽이고 잡혀있던 초군도 구해내었다는 보고를 들었다. 또 한 시간이 지나자 다른 부대가 대장을
잃고 도망갔다는 보고를 들었다. 유방은 그저 항우가 자신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본능적인 안도의 한숨을 쉴
뿐이었다. 하지만 만약 항우가 강에 도착해 도망가게 되면 전쟁은 계속될것이고 유방의 승리는 장담할수없었다.
그래서 유방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분명 계획은 마치 사냥과도 같았다. 유방은 항우라는 늑대를 잡기위해 그의 사냥개들을 보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그 늑대가 사냥개들을 족족 죽이고 있었다. 손쉽게.
한왕은 초조해서 한숨을 쉬었다. 그는 지난 날의 수많은 패배를 기억했다. 수없이 굴욕적이던 나날들과 항우의 공포를 생각하면
아직도 살이 떨렸다. 항우는 혼자서도 한나라군을 일방적으로 학살하고 있었다. 유방은 항우가 도망친다면…하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갑작스럽게 밖의 병사들이 환호를 질렀다. 그리고는 유방이 잘 모르는 장군이 환한 얼굴로 무언가를 망토에 감싼채 막사에 들어왔다.
“한왕이시여 기뻐하십시요! 왕의 적의 머리를 가져왔나이다!” 그리고 그는 그의 선물을 보였다.
항우의 텅 빈 눈이 분노와 절박함, 그리고 슬픔을 안고 유방을 노려보고있었다. 항우의 머리만 봐도 유방은 등골이 오싹했고 겁에 질린 유방은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소리쳤다.
“치..치워! 저 망할 놈의 눈을 감기란 말이다! 어서! 어서 감기라니깐!!!”
유방은 의자에 앉아 식은 땀을 닦았다. 다른 장군이 막사에 들어왔다.
“하..한왕, 저는 항우의 팔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곤 다른 장군이 들어와
“저..저도 팔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곤 다리들이 들어오고 결국엔 토막난 항우의 몸뚱아리가 들어왔다. 몸통은 갈가리 찢어져 조각조각을 이어맞춘뒤에야 겨우 사람 모양이 났다.
유방은 알수없는 다른 공포심에 감싸였다. 그의 숙적은 죽었지만 웬지 모르게 불안했다.
‘분명 항우 놈의 팔을 저 놈들이 가져왔을때였다. 분명 그때부터 웬지 불안했어.’
유방은 몰래 중얼거리며 토막나고 찢겨나간 항우의 몸을 바라보았다.
‘이 불안함은 뭐지? 지금까지 수많은 시체를 봐왔고 항우놈 시체보다 더한 꼴도 보았는데 왜 이렇게 겁이 나는거지? 난 항우놈이 죽도록 싫었단 말이다! 어째서지?’
유방은 한숨을 쉬며 항우의 시체조각들을 가져온 장군들의 이름을 훝어보았다. 벼락영주들이 많이도 생기겠군. 유방은
생각했다. 머리를 가져온 놈에게 왕자리를 주고 나머지 떨거지들은 적당한 자리를 주어야겠군. 상을 바라고 여기까지 왔으니
기대를 배반하면 자신이 위험할것이다. 유방은 시체를 조사하던 장량에게 머리를 가져온 장군에 대해 물었다.
“어이, 자방. 항우놈 대가리를 가져온 놈은 누구야? 별로 세보이지도 않던데.”
“아, 항우의 어렸을적 친구랍니다, 폐하.” 장량은 아무렇지않게 대답했다. 유방의 등골이 차가운 느낌이 가셨다.
“…어렸을적 친구라고?”
“예, 폐하. 병사들이 말하기를 항우가 그를 보자 울며 말하기를 ‘이제는 내 어렸을적 친구마저 나를 죽이려드는구나!’라며
그에게 옛친구의 정이라며 자살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그가 머리를 얻은것입니다. 그리고나선 나머지 장군들이 난동을 부려가며
항우의 몸을 차지하려들었습니다. 모두들 폐하가 상을 잘 내린다는걸 알고있습니다. 그때문에 폐하를 따르는것이지요.”
유방은 창백했다. 그는 공을 내릴 장군들의 이름을 다시 읽으며 그들이 누군지 물었다. 유방의 호위장인 번쾌가 밖에서 다른
병사들과 웃으며 농담을 했다. 이렇게 된거 유방이 모두를 왕으로 만들지 않으면 다들 충분히 상을 받은것 같지
않을거라고. 유방은 떨고있었다. 그는 서서히 왜 그가 항우의 시체에 공포를 느꼈는지 깨달았다. 한왕은 주변에 상을 너무
내려서 이젠 모두에게 충분히 상을 내릴수있을까 확실치 않을정도였다. 유방은 무능했기에 그는 많은 이들에게 상을
내려야했다. 만약 그들이 유방을 죽이려든다면 한왕도 초왕처럼 갈가리 찢겨지고 말것이다.
“그들 모두 항우의 부하였습니다, 페하.” 장량이 싸늘하게 대답했다.
“모두?”
“모두입니다.” 장량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승리를 축하하는 잔치가 시작되었다. 유방은 잠시 혼자있고싶다고 말했고 장량은 자리를 비켰다. 유방은 항우의 잘린 머리를 들고 중얼거렸다.
“그래, 사냥개에게 먹이를 주지 않으면 사냥꾼이 이 꼴이 된다 이거지? 늑대를 잡은 사냥개가 자기 주인을 물게 될거야. 그렇지, 항우놈아. 그걸 막을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
유방은 항우의 머리를 떨어뜨리고 걸어나갔다.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야되는법이지.”
유방은 차갑게 말했다.
유방이 통일을 한뒤 수많은 공신들을 죽인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예를 들어 항우를 무찌르는데 큰 공을 세운 한신은 반역의 의심을 산뒤 산채로 삶아졌고, 소하는 옥에 갇혔으며, 장량은 결국 정계에서 은퇴했다.
유방이 건국한 한제국은 400년 가까이 지속되었다가 3개로 갈라지며 망해버렸고, 한나라는 중국 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영광스러운 시대로 기록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