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SF, 판타지, 무협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 소설이나 개인의 세계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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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6
은하력 1006년 2월 27일 왕도 유지아 제2 궤도항
드디어 때는 다가왔다. 오필리어가 임지로 향해야 할 날이 온것이다. 그녀는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궤도항에서 셔틀에 오를 준비를 했다. 그녀의 집은 유지아 주회궤도상의 콜로니이기 때문에 궤도항까지 온가족이 배웅을 올 수 있었다. 만약 집이 지상에 있었다면 꿈도 못꿀 일 - 지상에서 행성 주회궤도로 올라오는 비용은 우주공간을 이동하는 비용의 약 20배 - 이다. 워프항법을 이용한 항성간 여행이야 더 말해야 무엇하리.
"몸 조심 하거라. 변방 주역은 요즘도 시끄럽다더라."
"걱정 마세요. 우리 왕립 우주군은 막강하니까."
부모님의 염려섞인 말에 오필리어는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실제로도 반경 1000광년 내에 프레이 왕국의 왕립우주군과 대등한 전투를 벌일 수 있을 정도의 우주 전투집단은 보기가 매우 드물다. 현재의 은하계에는 다성계 국가가 몇개 안되니까.
- 잠시후 낭시그로 행 셔틀이 출항하오니 탑승객께서는 속히 탑승수속을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 저, 이제 가 볼게요."
때마침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고, 작별을 고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다가왔다. 물론 영영 헤어지는 것도 아니니 별다른 감흥은 없다. 그래도 그녀의 어머니는 못내 걱정 스러운지 눈물을 짓는다. 이러면 오필리어도 마음이 안 약해질래야 안 약해질 수가 없는 것이다.
"울지 마세요. 어디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시는 거예요?"
"너도 딸자식 낳아서 키워봐, 이것아."
"칫... 이제 들어가 볼게요."
한차례 입술을 비죽인 오필리어는 자신의 짐을 들고 셔틀 탑승수속을 밟았다. 간단히 탑승 티켓과 신분증을 확인하는 걸로 수속은 끝났다. 티켓과 신분증을 확인하던 궤도항 직원은 그녀가 왕립우주군의 장교임을 알자 눈에 띄게 정중한 태도가 되었다. 덕분에 약간 당황했지만, 별 문제 없이 탑승통로에 들어설 수 있었다.
"응. 아아, 나도 이 셔틀편으로 복귀해. 어? 말도 마. 집에 있는 내내 선보라고 어머니께서 볶아대는 통에 미치는 줄 알았다니까."
그때 그녀의 뒤에서 왠지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우연이었을까.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더라? 그러나 어디에서 들었었는지는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래서 뒤를 돌아본 그녀.
"아직 예순도 안되신 분이 너무 하시는거 아냐?"
한 손에 휴대폰을 들고 통화를 하는 키가 큰 남자였다. 어림 잡아도 185cm는 넘어보인다. 옅은 갈색머리카락이 제법 길었고, 그가 입은 재킷의 어깨를 살짝 덮고 있었다. 조그마한 렌즈의 안경 넘어로 보이는 눈매는 살짝 위로 치켜올라가 한 성질 할 듯이 보인다. 눈동자는 매력적인 에메랄드 그린. 거기에 날카롭게 뻗어내린 콧날과 육감적인 입술은 순간적으로 오필리어의 심장에 강렬한 비트를 선사했다. 그 남자다운 얼굴과 턱선에 꼴까닥 침이 넘어갔다면 그녀는 비정상...???
하여간 그녀가 그 얼굴을 본 것은 고작 2, 3초에 불과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얼이 빠져버려 거의 1분간을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그녀가 정신을 차린것은 다시금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나서였다.
"갑자기 내가 왜 이러지...?"
그녀는 그 누구도 답해줄 수 없는 질문을 중얼거리며 셔틀의 해치 안으로 들어섰다.
"손님, 3분 후에 출항하오니 어서 좌석을 찾아 앉아주십시오."
"아, 네!"
스튜어디스 한명의 안내에 따라 서둘러 티켓에 표시된 번호의 좌석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좌석을 찾은 그녀는 머리위의 선반에 짐을 고정시키고 좌석에 몸을 맡겼다. 쪼잔하게도 3등석이었지만, 공짜가어디인가.군말 없이 따라가 주는 수 밖에.
"휴우... 뭐가 뭔지 모르겠네..."
"흐음, 첫 성간 여행인가 보군? 아가씨."
"아, 네..."
그녀의 현재 심리상태를 잘 반영해주는 한숨과 중얼거림에 옆에서 다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방금 탑승로에서의 그 목소리임을 순식간에 깨닫고는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니나다를까, 바로 옆자리가 아닌가. 그녀는 왠지 모르게 온몸의 피가 얼굴로 몰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딴
사람이 본다면 그녀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음을 알 수 있으리라. 그녀의 반응을 눈치챘는지 매력적인 사내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근처의 스튜어디스들도 그 남자에게 흘낏흘낏 시선을 주는 걸 보니 그녀의 취향이 정상임은 확인할 수 있다.
"난 우주에서 산지 올해로 10년이 넘었지."
"저, 전 우주 태생인데요..."
"하하하, 스페이스 콜로니를 말하는게 아니라 우주선의 선실을 말하는 거라네."
"......"
그의 나직한 웃음소리에 안그래도 빨갛던 그녀의 얼굴은 더더욱 빨개져 버렸다. 주변의 몇몇 승객들도 키득거리며 그녀의 무안함을 더욱 부채질했다. 결국엔 고개를 푹 숙여 버리는 그녀.
"괜찮아요, 살다보면 실수도 할 수 있는 거지."
남자가 위로의 말을 건네긴 했지만 그녀가 평상시로 돌아오기까지는 제법 긴 시간이 걸려야 했다. 그 사이에 셔틀은 궤도항을 출항했고, 어느덧 유지아의 주회궤도를 완전히 벗어나 워프가능 공역으로 진출했다.
- 탑승객 여러분께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잠시후에 워프항법을 실시할 예정이오니 동요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럼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저기... 워프도중에 사고... 같은건 안 일어나나요?"
"글쎄... 이론상으로 사고 발생 확율은 0.03%지만. 아직까지 아무일 없는 걸로 보면 괜찮은 모양이지. 사실, 이렇게 정밀한 장비를 동원하는 일에서 사고가 터지면 보통은 기계적 결함이 아니라 사람의 실수에 의해서 일어나지."
"에? 어째서죠?"
"기계는 정직하거든. 우주군 전투함 간의 오발사고 같은 것도 마찬가지지. AI는 절대로 아군을 적이라고 오판하지 않는다고. 그런데도 그걸 못 믿고 트리거를 당기는 건 인간이지."
"말도 안되요... 그런 일, 들어본적 없는걸요."
"당연하지. '비밀'이거든. 후후후."
오필리어로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런 오발사고가 언론에 공개될리가 없다. 그저 '국경을 침입한 적함의 직격을 받아 격침'정도로 끝나버리니까. 민간인들은 우주군을 신뢰하고 존경하는 펴이지만, 그 우주군도 현대에 와서는 상당부분 부패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략함대의 노획물중 상당부분이 국고가 아닌 고위장성들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간 것은 군 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사략함대는 그 자체가 민간에 공개되지 않은 고스트솔져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그 사실을 알고도 어찌 해볼 방도가 없었다. 얼마 지나지않아 모종의 사건으로 고위장성들에게로 노획물이 흘러들어가는 일은 방지되었지만.
"해선 안될말이지만... 우주군도 이대로라면 오래 못갈거야."
남자의 이야기가 어느정도 마무리된 것은 셔틀이 워프인 하고나서 상당한 시간이 흘러 워프아웃까지 마쳤을때였다.
"당신은... 어째서 그런걸 알고 있는거죠?"
"당연하잖나? 나도 거기 소속이니까. 아가씨처럼."
오필리어의 마지막 질문에 대한 남자의 대답은 그녀의 머릿속을 텅 비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누구지, 이남자!?
드디어 때는 다가왔다. 오필리어가 임지로 향해야 할 날이 온것이다. 그녀는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궤도항에서 셔틀에 오를 준비를 했다. 그녀의 집은 유지아 주회궤도상의 콜로니이기 때문에 궤도항까지 온가족이 배웅을 올 수 있었다. 만약 집이 지상에 있었다면 꿈도 못꿀 일 - 지상에서 행성 주회궤도로 올라오는 비용은 우주공간을 이동하는 비용의 약 20배 - 이다. 워프항법을 이용한 항성간 여행이야 더 말해야 무엇하리.
"몸 조심 하거라. 변방 주역은 요즘도 시끄럽다더라."
"걱정 마세요. 우리 왕립 우주군은 막강하니까."
부모님의 염려섞인 말에 오필리어는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실제로도 반경 1000광년 내에 프레이 왕국의 왕립우주군과 대등한 전투를 벌일 수 있을 정도의 우주 전투집단은 보기가 매우 드물다. 현재의 은하계에는 다성계 국가가 몇개 안되니까.
- 잠시후 낭시그로 행 셔틀이 출항하오니 탑승객께서는 속히 탑승수속을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 저, 이제 가 볼게요."
때마침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고, 작별을 고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다가왔다. 물론 영영 헤어지는 것도 아니니 별다른 감흥은 없다. 그래도 그녀의 어머니는 못내 걱정 스러운지 눈물을 짓는다. 이러면 오필리어도 마음이 안 약해질래야 안 약해질 수가 없는 것이다.
"울지 마세요. 어디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시는 거예요?"
"너도 딸자식 낳아서 키워봐, 이것아."
"칫... 이제 들어가 볼게요."
한차례 입술을 비죽인 오필리어는 자신의 짐을 들고 셔틀 탑승수속을 밟았다. 간단히 탑승 티켓과 신분증을 확인하는 걸로 수속은 끝났다. 티켓과 신분증을 확인하던 궤도항 직원은 그녀가 왕립우주군의 장교임을 알자 눈에 띄게 정중한 태도가 되었다. 덕분에 약간 당황했지만, 별 문제 없이 탑승통로에 들어설 수 있었다.
"응. 아아, 나도 이 셔틀편으로 복귀해. 어? 말도 마. 집에 있는 내내 선보라고 어머니께서 볶아대는 통에 미치는 줄 알았다니까."
그때 그녀의 뒤에서 왠지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우연이었을까.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더라? 그러나 어디에서 들었었는지는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래서 뒤를 돌아본 그녀.
"아직 예순도 안되신 분이 너무 하시는거 아냐?"
한 손에 휴대폰을 들고 통화를 하는 키가 큰 남자였다. 어림 잡아도 185cm는 넘어보인다. 옅은 갈색머리카락이 제법 길었고, 그가 입은 재킷의 어깨를 살짝 덮고 있었다. 조그마한 렌즈의 안경 넘어로 보이는 눈매는 살짝 위로 치켜올라가 한 성질 할 듯이 보인다. 눈동자는 매력적인 에메랄드 그린. 거기에 날카롭게 뻗어내린 콧날과 육감적인 입술은 순간적으로 오필리어의 심장에 강렬한 비트를 선사했다. 그 남자다운 얼굴과 턱선에 꼴까닥 침이 넘어갔다면 그녀는 비정상...???
하여간 그녀가 그 얼굴을 본 것은 고작 2, 3초에 불과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얼이 빠져버려 거의 1분간을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그녀가 정신을 차린것은 다시금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나서였다.
"갑자기 내가 왜 이러지...?"
그녀는 그 누구도 답해줄 수 없는 질문을 중얼거리며 셔틀의 해치 안으로 들어섰다.
"손님, 3분 후에 출항하오니 어서 좌석을 찾아 앉아주십시오."
"아, 네!"
스튜어디스 한명의 안내에 따라 서둘러 티켓에 표시된 번호의 좌석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좌석을 찾은 그녀는 머리위의 선반에 짐을 고정시키고 좌석에 몸을 맡겼다. 쪼잔하게도 3등석이었지만, 공짜가어디인가.군말 없이 따라가 주는 수 밖에.
"휴우... 뭐가 뭔지 모르겠네..."
"흐음, 첫 성간 여행인가 보군? 아가씨."
"아, 네..."
그녀의 현재 심리상태를 잘 반영해주는 한숨과 중얼거림에 옆에서 다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방금 탑승로에서의 그 목소리임을 순식간에 깨닫고는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니나다를까, 바로 옆자리가 아닌가. 그녀는 왠지 모르게 온몸의 피가 얼굴로 몰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딴
사람이 본다면 그녀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음을 알 수 있으리라. 그녀의 반응을 눈치챘는지 매력적인 사내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근처의 스튜어디스들도 그 남자에게 흘낏흘낏 시선을 주는 걸 보니 그녀의 취향이 정상임은 확인할 수 있다.
"난 우주에서 산지 올해로 10년이 넘었지."
"저, 전 우주 태생인데요..."
"하하하, 스페이스 콜로니를 말하는게 아니라 우주선의 선실을 말하는 거라네."
"......"
그의 나직한 웃음소리에 안그래도 빨갛던 그녀의 얼굴은 더더욱 빨개져 버렸다. 주변의 몇몇 승객들도 키득거리며 그녀의 무안함을 더욱 부채질했다. 결국엔 고개를 푹 숙여 버리는 그녀.
"괜찮아요, 살다보면 실수도 할 수 있는 거지."
남자가 위로의 말을 건네긴 했지만 그녀가 평상시로 돌아오기까지는 제법 긴 시간이 걸려야 했다. 그 사이에 셔틀은 궤도항을 출항했고, 어느덧 유지아의 주회궤도를 완전히 벗어나 워프가능 공역으로 진출했다.
- 탑승객 여러분께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잠시후에 워프항법을 실시할 예정이오니 동요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럼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저기... 워프도중에 사고... 같은건 안 일어나나요?"
"글쎄... 이론상으로 사고 발생 확율은 0.03%지만. 아직까지 아무일 없는 걸로 보면 괜찮은 모양이지. 사실, 이렇게 정밀한 장비를 동원하는 일에서 사고가 터지면 보통은 기계적 결함이 아니라 사람의 실수에 의해서 일어나지."
"에? 어째서죠?"
"기계는 정직하거든. 우주군 전투함 간의 오발사고 같은 것도 마찬가지지. AI는 절대로 아군을 적이라고 오판하지 않는다고. 그런데도 그걸 못 믿고 트리거를 당기는 건 인간이지."
"말도 안되요... 그런 일, 들어본적 없는걸요."
"당연하지. '비밀'이거든. 후후후."
오필리어로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런 오발사고가 언론에 공개될리가 없다. 그저 '국경을 침입한 적함의 직격을 받아 격침'정도로 끝나버리니까. 민간인들은 우주군을 신뢰하고 존경하는 펴이지만, 그 우주군도 현대에 와서는 상당부분 부패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략함대의 노획물중 상당부분이 국고가 아닌 고위장성들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간 것은 군 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사략함대는 그 자체가 민간에 공개되지 않은 고스트솔져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그 사실을 알고도 어찌 해볼 방도가 없었다. 얼마 지나지않아 모종의 사건으로 고위장성들에게로 노획물이 흘러들어가는 일은 방지되었지만.
"해선 안될말이지만... 우주군도 이대로라면 오래 못갈거야."
남자의 이야기가 어느정도 마무리된 것은 셔틀이 워프인 하고나서 상당한 시간이 흘러 워프아웃까지 마쳤을때였다.
"당신은... 어째서 그런걸 알고 있는거죠?"
"당연하잖나? 나도 거기 소속이니까. 아가씨처럼."
오필리어의 마지막 질문에 대한 남자의 대답은 그녀의 머릿속을 텅 비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누구지, 이남자!?
음... 특히 SF에 매진하지는 않지만
어쩌다보니 건담에 미치게되었습니다. 그외의 SF물도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자하고 요즘 쓰고자하는 소설이 약간 근미래적인 설정과 판타지를 믹스한거라서 말이죠.
앞으로 잘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