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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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1
좁은 방안을 채우고 있는 것은 불빛,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여인의 그림자였다.
이제 막 30세쯤 되어 보일까? 선은 곱고 갸름하여 근방을 ㄲㅒ나 울리게 생겼을 여인이었지만 지금은 심신의 고통으로 초최해져 있었고 눈가엔 검은 기운이 맺혀 있기까지 하였다.
그녀는 그저 않아서 자신의 생명이라도 나누어 줄 듯이 앞의 병상에 누은 소녀의 손을 붙잡고만 있었다. 그런 여인을 비추는 불이 흔들릴 때마다 방안의 그림자도 흔들렸고 그 때마다 여인의 마음도 흔들렸다.
"흐흑. 혜연아. 혜연아. 어미가 되어서 좋은것은 주지 못할 망정 나의 천형을 물려주었구나"
여인은 흐느꼈다. 젊은 시절부터 좋지 못한 몸이었다. 불행한 과거로 아들을 아비없는 자식으로 만든 것으로도 모자라 딸마저 자신의 약한 몸을 그대로 안고 태어났으니... 그런 딸이 쓰러져 일어나질 못하는데 여인의 슬픔은 오죽할까?
"아가야, 아직도 안자고 있느냐?"
방문 밖에서 들려온 나이든 목소리에 여인은 얼른 눈물을 닦고 대답했다.
"방금정에 일어났습니다. 아버님."
"그럼 혜연이 상태 좀 보자."
대답과 함께 6~70대 정도로 보이는 노인이 들어섰다. 손에는 죽과 간소한 반찬이 올려진 쟁반이 들려 있었다. 여인이 위독한 딸을 보살피느라 방안에 머물 동안 밥을 마련하는 것은 노인과 손자의 몫이 되었다.
강풍을 피해 얼른 문을 닫은 노인은 방안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방안에선 병석에 소녀가 누워있고 옆에선 여인이 그런 소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소녀는 그런대로 혈색이 있지만 여인쪽이 훨씬 피폐해보였다.
"아직도 혜연이 옆에만 붙어있는 게냐? 이대로라면 혜연이보다 네가 먼저 죽을 것 같다"
"아니예요 아버님. 제가 옆에 있으면 혜연이가 힘을 내는 걸요."
"끄응"
노인은 신음소리와 함꼐 쟁반을 내려놓고 바닥에 않았다. 여인의 말 그대로였다. 정말 이상하게도 여인이 곁에 있다면 소녀는 기운을 차렸지만 떠나가면 소녀는 힘을 잃어버리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 반대로 여인이 힘을 잃고 비실비실해 댔다. 이대로라면 소녀보다 여인이 먼저 쓰러질 지경이었다. 마치 지금처럼 말이다. 노인은 한숨을 쉬었다.
"그만하고 조금만 쉬거라. 혜연이가 누구 자식인데 그리 빨리 쓰러지겠나? 여태껏도 쇠심줄처럼 질기게 버텨오지 않았느냐? 그 무슨... 절맥인지도 후딱 이겨내고 일어설 게다"
"우후후. 그러면... 좋겠네요."
여인은 딸의 천형을 애써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노인에게 약한 미소를 띄웠다. 하지만, 딸이 어떤 상태인지 잘 알기에 그 미소는 곧 사그라 들었다.
"그런데, 혜민이는 자고 있나요?"
여인의 물음에 노인의 표정이 떫떠름해 졌다.
"자긴 무슨... 아직도 약탕기에 헛물만 데우고 있구나. 애비가 꼭 천년...뭔지를 구해올 거라면서 말이다."
"분명 그이는 해낼 거예요. 그래서 꼭 혜연이를 살려낼 거예요"
"그래. 분명 그렇겠지. 내 아들이니 꼭 할 수 있고 말고."
이번엔 노인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의학에 밝지 않은 노인은 혜연이 어떤 상태인지 모른다. 하지만 노인도 대대로 산에 의지해온 사람. 공덕이 하는 일이 문자 그대로 미친 짓이고, 십중팔구 산이 공덕을 삼켰을 거란 이야길 차마 하질 못했다. 노인은 결국 적당히 맞장구를 쳐 주었다.
"불이 좀 약해 졌으니 지피고 오마. 그때까지라도 꼭 쉬고 있거라. 가져온 죽도 한수저 뜨고..."
노인은 그렇게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방을 나갔다. 고개를 들어 산을 바라보았으나 거대한 구름에 쌓인 산맥은 바라다 보았자 커다란 잿빛 덩어리일 뿐이다. 고개를 저으며 손으로 머리를 짚다가 문득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노인의 주름진 손은 자신이 보아도 한층 말라있었다. 노인 역시도 심력을 많이 소모하여 몸이 야윈 것이리라.
"에우. 공덕 이놈아. 가족이 죄다 말라 죽어가는데 네녀석은 대체 어디에 있는 게냐..."
노인은 한층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보며 한탄했다. 빗줄기는 단지 비바람이란 차원을 넘어 구멍이 뚫린듯이 내려부었다. 그 기세에 노인의 표정은 한층 더 어두워 졌다. 지금쯤 산맥에 있는 공덕은 살인적인 도전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한참이나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던 노인은 다시 집안으로 들어섰다.
노인과 그들 가족의 집은 자그마했다. 그렇지만 오랜 세월동안 장씨 가문이 보금자리로 살아온 튼튼한 집이었다. 하지만 집과는 달리 그 안의 사람들은 별로 견실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노인의 걱정은 줄지가 않았다. 노인은 또 다시 한숨을 쉬고 부엌으로 향하려 했다. 뭔가 이상한 소리만 들리지 않았다면 진작에 들어갔을 것이었다.
"하.....지"
노인답게 귀가 어두웠던 터라 한층 귀를 기울여야 했다. 꽤나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 노인에겐 다행히도 그 소리의 주인은 노인에게 득달같이 달려오고 있었다.
"할아버지~~~!!"
"혜...혜민아!"
노인은 덜컥 놀랐다. 이제 10살이 된 귀여운 용모의 소년이 비에 흠뻑 젖은채로 노인에게 달려오는 것이었다. 노인은 저도 모르게 마루에서 달려나가 소년을 붙잡았다.
"아니, 혜민이 이놈아. 부엌에 가 있던게 아니었냐? 대체 어딜 갔던 게냐?"
"헉, 헉 허억, 그럴 때가 아니었어요. 아버지가 왔다구요"
"고...공덕이 왔다고? 어디, 어디냐?"
노인의 말에 소년은 산쪽을 가르키며 말했다.
"바로 저쪽에서요... 부엌에 있다가 누가 절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달려가 보니 누가, 아니, 무엇인가가 아버지를 데리고 오고 있어요. 헤엑. 헥..."
"어디보자, 아니 같이 가보자!"
노인은 자신이 야윈것을 한탄하던 때가 언제냐는 듯, 소년과 함께 정력적으로 달려나갔다. 이미 숨이 턱까지 차있던 소년도 지친줄을 모르고 동행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인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였다. 공덕이 오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제발로 걸어서 오는 것은 아니었다. 공덕은 6척 장신의 사람모양의 쇳덩이에 의지해 있었고, 쇳덩이는 그런 공덕을 업은 채로 빗길을 손살같이 달려오고 있었다.
폭풍속에서. 폭포같은 빗줄기속에서. 쇳덩이는 그게 당연한 일이라도 되는 양 질주를 하고, 노인과 소년은 침묵속에서 바라만 보았다.
이제 막 30세쯤 되어 보일까? 선은 곱고 갸름하여 근방을 ㄲㅒ나 울리게 생겼을 여인이었지만 지금은 심신의 고통으로 초최해져 있었고 눈가엔 검은 기운이 맺혀 있기까지 하였다.
그녀는 그저 않아서 자신의 생명이라도 나누어 줄 듯이 앞의 병상에 누은 소녀의 손을 붙잡고만 있었다. 그런 여인을 비추는 불이 흔들릴 때마다 방안의 그림자도 흔들렸고 그 때마다 여인의 마음도 흔들렸다.
"흐흑. 혜연아. 혜연아. 어미가 되어서 좋은것은 주지 못할 망정 나의 천형을 물려주었구나"
여인은 흐느꼈다. 젊은 시절부터 좋지 못한 몸이었다. 불행한 과거로 아들을 아비없는 자식으로 만든 것으로도 모자라 딸마저 자신의 약한 몸을 그대로 안고 태어났으니... 그런 딸이 쓰러져 일어나질 못하는데 여인의 슬픔은 오죽할까?
"아가야, 아직도 안자고 있느냐?"
방문 밖에서 들려온 나이든 목소리에 여인은 얼른 눈물을 닦고 대답했다.
"방금정에 일어났습니다. 아버님."
"그럼 혜연이 상태 좀 보자."
대답과 함께 6~70대 정도로 보이는 노인이 들어섰다. 손에는 죽과 간소한 반찬이 올려진 쟁반이 들려 있었다. 여인이 위독한 딸을 보살피느라 방안에 머물 동안 밥을 마련하는 것은 노인과 손자의 몫이 되었다.
강풍을 피해 얼른 문을 닫은 노인은 방안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방안에선 병석에 소녀가 누워있고 옆에선 여인이 그런 소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소녀는 그런대로 혈색이 있지만 여인쪽이 훨씬 피폐해보였다.
"아직도 혜연이 옆에만 붙어있는 게냐? 이대로라면 혜연이보다 네가 먼저 죽을 것 같다"
"아니예요 아버님. 제가 옆에 있으면 혜연이가 힘을 내는 걸요."
"끄응"
노인은 신음소리와 함꼐 쟁반을 내려놓고 바닥에 않았다. 여인의 말 그대로였다. 정말 이상하게도 여인이 곁에 있다면 소녀는 기운을 차렸지만 떠나가면 소녀는 힘을 잃어버리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 반대로 여인이 힘을 잃고 비실비실해 댔다. 이대로라면 소녀보다 여인이 먼저 쓰러질 지경이었다. 마치 지금처럼 말이다. 노인은 한숨을 쉬었다.
"그만하고 조금만 쉬거라. 혜연이가 누구 자식인데 그리 빨리 쓰러지겠나? 여태껏도 쇠심줄처럼 질기게 버텨오지 않았느냐? 그 무슨... 절맥인지도 후딱 이겨내고 일어설 게다"
"우후후. 그러면... 좋겠네요."
여인은 딸의 천형을 애써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노인에게 약한 미소를 띄웠다. 하지만, 딸이 어떤 상태인지 잘 알기에 그 미소는 곧 사그라 들었다.
"그런데, 혜민이는 자고 있나요?"
여인의 물음에 노인의 표정이 떫떠름해 졌다.
"자긴 무슨... 아직도 약탕기에 헛물만 데우고 있구나. 애비가 꼭 천년...뭔지를 구해올 거라면서 말이다."
"분명 그이는 해낼 거예요. 그래서 꼭 혜연이를 살려낼 거예요"
"그래. 분명 그렇겠지. 내 아들이니 꼭 할 수 있고 말고."
이번엔 노인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의학에 밝지 않은 노인은 혜연이 어떤 상태인지 모른다. 하지만 노인도 대대로 산에 의지해온 사람. 공덕이 하는 일이 문자 그대로 미친 짓이고, 십중팔구 산이 공덕을 삼켰을 거란 이야길 차마 하질 못했다. 노인은 결국 적당히 맞장구를 쳐 주었다.
"불이 좀 약해 졌으니 지피고 오마. 그때까지라도 꼭 쉬고 있거라. 가져온 죽도 한수저 뜨고..."
노인은 그렇게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방을 나갔다. 고개를 들어 산을 바라보았으나 거대한 구름에 쌓인 산맥은 바라다 보았자 커다란 잿빛 덩어리일 뿐이다. 고개를 저으며 손으로 머리를 짚다가 문득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노인의 주름진 손은 자신이 보아도 한층 말라있었다. 노인 역시도 심력을 많이 소모하여 몸이 야윈 것이리라.
"에우. 공덕 이놈아. 가족이 죄다 말라 죽어가는데 네녀석은 대체 어디에 있는 게냐..."
노인은 한층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보며 한탄했다. 빗줄기는 단지 비바람이란 차원을 넘어 구멍이 뚫린듯이 내려부었다. 그 기세에 노인의 표정은 한층 더 어두워 졌다. 지금쯤 산맥에 있는 공덕은 살인적인 도전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한참이나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던 노인은 다시 집안으로 들어섰다.
노인과 그들 가족의 집은 자그마했다. 그렇지만 오랜 세월동안 장씨 가문이 보금자리로 살아온 튼튼한 집이었다. 하지만 집과는 달리 그 안의 사람들은 별로 견실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노인의 걱정은 줄지가 않았다. 노인은 또 다시 한숨을 쉬고 부엌으로 향하려 했다. 뭔가 이상한 소리만 들리지 않았다면 진작에 들어갔을 것이었다.
"하.....지"
노인답게 귀가 어두웠던 터라 한층 귀를 기울여야 했다. 꽤나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 노인에겐 다행히도 그 소리의 주인은 노인에게 득달같이 달려오고 있었다.
"할아버지~~~!!"
"혜...혜민아!"
노인은 덜컥 놀랐다. 이제 10살이 된 귀여운 용모의 소년이 비에 흠뻑 젖은채로 노인에게 달려오는 것이었다. 노인은 저도 모르게 마루에서 달려나가 소년을 붙잡았다.
"아니, 혜민이 이놈아. 부엌에 가 있던게 아니었냐? 대체 어딜 갔던 게냐?"
"헉, 헉 허억, 그럴 때가 아니었어요. 아버지가 왔다구요"
"고...공덕이 왔다고? 어디, 어디냐?"
노인의 말에 소년은 산쪽을 가르키며 말했다.
"바로 저쪽에서요... 부엌에 있다가 누가 절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달려가 보니 누가, 아니, 무엇인가가 아버지를 데리고 오고 있어요. 헤엑. 헥..."
"어디보자, 아니 같이 가보자!"
노인은 자신이 야윈것을 한탄하던 때가 언제냐는 듯, 소년과 함께 정력적으로 달려나갔다. 이미 숨이 턱까지 차있던 소년도 지친줄을 모르고 동행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인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였다. 공덕이 오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제발로 걸어서 오는 것은 아니었다. 공덕은 6척 장신의 사람모양의 쇳덩이에 의지해 있었고, 쇳덩이는 그런 공덕을 업은 채로 빗길을 손살같이 달려오고 있었다.
폭풍속에서. 폭포같은 빗줄기속에서. 쇳덩이는 그게 당연한 일이라도 되는 양 질주를 하고, 노인과 소년은 침묵속에서 바라만 보았다.
[물고기군] 밤이면 언제나 아름다운 인생을 꿈꾼다. 사랑하고픈 사람과 별을 바라다 보고 싶을때 비오는날 우산들이 공허하게 스쳐갈 때 노래부르는 물고기가 되고 싶고 날개달려 하늘을 날고싶다. 아침의 차가운 바닥에서 눈을돌려 회색의 도시라도 사람의 모습을 느껴본다 부디 꿈이여 날 떠나지 마소서... [까마귀양] 고통은 해과 함께 서려가고 한은 갑갑하메 풀 길이 없네 꿈은 해와 함께 즈려가고 삶과 함께 흩어지네 나의 꿈이여 나의 미래여 나의 길을 밝혀 밤의 끝을 보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