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쪽을 판타지에서 SF/연재로 변경합니다.)

             3.scenario 추락.
서르 행성에서 터진 사건들과 나쁜 소식들은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속담이 맞았는지 머나먼 지구인의 고향인 가이아 행성(지구)까지 퍼져 나아갔다. 물론 서르 행성에 자리 잡은 종족들의 고향 행성에도 이런 소식들이 전해진 상태였다.

한편 지구인을 제외한 외계인들이 트랜스바 황국이라 부르는 안드로메다 트랜스바 족의 국가에서는 자기들이 처음 보는 외계인들이 함대를 거의 격파시키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하얀 달 트랜스바(안드로메다 트랜스바)의 것으로 보이는 함선의 내부
회의실에서 추정되는 곳에서 사람처럼 생긴 사도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 하였다.

“르보스 준장님. 우리가 이 행성에 이주한 종족들의 신경을 날카롭게 하지 않은 것 같지 않습니까?”
“나도 그런 것 같다. 특히 검은 달도 아닌 처음 보는 종족에게 이렇게 당한 것은 우리 트랜스바 역사상 큰 치욕으로 남을 듯 하군 안 그런가?”

르보스라 부르는 사도(사람)의 말에 다른 사도(사람)들은 말을 하진 못했다. 그러나 몇 분도 안ㄷㅙㄴ 채 장교로 보이는 사도가 말하였다.
“준장님, 이런 상황이면 룬 엔젤 대를 파견 하면 어떨까요? 룬 엔젤대도 엔젤대와 대등한 전투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룬 엔젤대라는 말에 르보스라는 사도(사람)는 귀에 솔깃하여
“좋아. 빨리 부르도록 하게.”
“장군님, 지금 서 트랜스바 제국이 수상쩍지 않습니까?”

“무슨 말인가 고니시 중좌?”
“최근 서 트랜스바 제국이 함대를 이곳으로 움직이고 있는듯합니다. 아무래도 그들을 자극한 게 아닐까요?”

하지만 고니시 중좌의 말에 르보스 준장은 그것 때문에 별탈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고
“아직 그들은 별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으니 그 점을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중좌, 총사령부에 룬 엔젤 대를 이 지역에 파견 해달라고 본부에 전문을 보내고 또 무인 정찰선의 자료에 의하면 처음 보는 외계인들이 벌써 요새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으니 기습 공격대를 준비하게.”
“알겠습니다. 장군님.”

서르 행성의 고 궤도 전두환 대장의 기함 치우천황호의 복도
“자네 체스 솜씨가 좋았어. 특히 비숍을 이용한 공격이 날 꼼짝 못하게 한 것이 아직도 생생해.”
전두환 대장과 그의 부관 타운즈 중장이 서르 행성의 표면이 훤히 보이는 유리 복도를 걷고 있었다.
“비숍은 장기의 코끼리 상과 그 능력이 같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 저기 무인 방어기지가 보이는군요.”

창가에 비친 무인 방어기지가 건설되는 장면은 거의 장관 이였다.
“이걸 건설하느라 이레(칠 또는 일곱)나 걸렸으니 이런 속도로 조립된다면 또 이레나 걸리겠어. 안 그런가?”
“예. 14일이나 걸려서 완성되겠지만 완성된다면 안전 로와 무역 로의 확보를 꾀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맞아. 하지만 러시아도 저번에 도착하자마자 무인 방어기지를 짓기 시작했어. 저기 보이지?”

전두환 대장이 유리창에 비쳐 보이는 또 다른 함대를 가리키면서 말하자.
“예. 그것보다도 무인 방어기지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외계인의 기습에서 지키는 것이 시급한 것 같군요.”

몇 시간 뒤..... 타타톤가 중령의 원균 급 구축함 내의 지휘실
적막한 지휘실에는 타타톤가 중령과 오퍼레이터 2명 정도만 있었다.
“중령님 심심한데 술 한 잔 어떨까요?”

어떤 오퍼레이터의 말에 타타톤가 중령은
“좋지. 그런데 이왕 술이면 내 입에 맞는 구미스가 좋겠지. 갖고 있나?”
“예. 그리고 양고기안주도 꽤 있습니다.”
“호~ 거참 고향생각이 나는데.....”

타타톤가 중령은 그 오퍼레이터와 함께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리에 앉은 다른 오퍼레이터는 조금 전부터 레이더를 심상치 않게 보고 있었다.
“자네도 심심할 텐데 술 한 잔 해.”
“저기.... 중령님 저는 심심하긴 커녕 걱정되는 데요?”

그 말에 타타톤가 중령은 일어서서 그가 앉은 자리에 가보았다. 타타톤가 중령이 근처에 오자 그 오퍼레이터는 레이더를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아까 전부터 전함으로 보이는 큰물체가 레이더의 사정거리에 닿았는데 아무래도 무인 방어기지가 있는 8시 방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러고 보니 큰 물체에서 나온 작은 물체가....... 이건!”

바로 그때 갑작스럽게 하얀 빛이 타타톤가 중령과 오퍼레이터의 주위를 감쌌다.

전두환 대장의 기함 치우천황호의 복도
“응? 저쪽은 타타톤가 중령의 구축함이 있는 곳인데?”
창가에 구축함의 폭발 모습이 잠깐 보이자마자 복도 끝에서 위관 정도의 장교가 뛰어왔다.
“장군님! 안드로메다 트랜스바의 함대가 공격해 왔습니다!!”
“뭣이? 빨리도 오는 군! 전 함대에게 방어준비를 하라고 해!”

고니시 중좌의 함선
“중좌님. 무인요새주위에 놈들이 진을 쳤습니다.”
오퍼레이터의 보고에 고니시 중좌는
“역시 완성되지는 않았군. 그렇다면 럭키스타급 문장기 편대에게 적의 함대의 틈새로 들어가 기지로 보이는 구조물을 파괴하라고 지시하라.”
“알겠습니다.”

하얀 달 트랜스바 아니 안드로메다 트랜스바의 함대에서 럭키스타급 문장기들이 한국군 함대로 돌진하려고 하자 각 함선의 격납고에서 전투기들이 나와 그들을 요격하기 시작하였다.
-녀석들 본때를 보여주마!
-엉덩이 좀 뜨겁게 해줍시다!

이윽고 한국군 주력 전투기인 보라매 F-21k과 쿵푸 파이터급의 문장기들이 마주치자 곳곳에서 섬광이 터졌다.
-젠장 할~ 완전 지옥이군!
-정면으로 덤볐다간 격추당하겠다!

전투기들의 교전이 한창일 무렵 럭키스타급 문장기5대가 그대로 함대의 틈새로 돌진했다.

이창미 대령의 최무선급 순양함내의 지휘실.
“대령님! 외계인의 대형 전투기 5대가 돌진해오고 있습니다!”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

최무선 급 순양함의 양쪽에 달린 대형 미사일 발사대에서 수많은 패트리엇 미사일이 돌진하고 있는 럭키스타급 문장기 5대로 향해 날라 갔다. 그러나 그들은 마구 몰려드는 미사일 세례를 잘 피하였다
그런데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고 하지 않았던가? 순양함이 마구 퍼부은 미사일 중 하나가 뒤처지던 문장기에 명중하였다

하지만 미사일에 맞았던 그 문장기는 오히려 대함 미사일을 날렸다. 그 대함 미사일은 순양함의 정면에 명중하였다. 그것이 명중하자마자 함선 내에선 심한 진동이 일었다.
“어이쿠!”

이틈을 타서 럭키스타급 문장기5대는 이창미 대령의 최무선급 순양함을 따돌리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산 넘어 산으로 기지 앞에는 전두환 대장의 기함 치우천황호가 버티고 있었다.

이에 럭키스타급 문장기 들 중 하나가 대함 미사일을 날렸지만 오히려 치우천황호의 먹이가 되었다.
“저 계란 같은 것들이 바위에 덤비는 격이라니...... 아예 돌이나 던져줘라.”
전두환 대장의 명령에 패트리엇 미사일들이 일제히 발사되었다.

“장군님, 괜히 미사일만 낭비하는 것 같습니다. 저들은 우주 전에 대해 경험이 많기 때문에 이정도의 미사일 세례는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타운즈 중장의 말은 딱 맞아떨어졌다. 이런 미사일 포화는 아무것도 아니라 듯이 그 문장기들은 쥐처럼 빠져나갔다.

“역시 자네의 말이 맞았군. 그렇지만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장군님! 큰일 났습니다. 지금 무인기지의 6시 방향 포대가 파괴되었습니다! 곧 영상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어느 오퍼레이터가 말하고 난 뒤 스크린에서 파괴된 포대의 모습이 보였다.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것 외는 답이 없을 것 같군요.”

타운즈 중장이 말하고 나자 갑자기 스크린에서 편대규모로 보이는 전투기들이 무인 방어기지로 항해가고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 전투기들은 무인 방어기지를 공격하고 있었던 4기의 문장기들을 차례대로 격추시켰다.

마이 중령의 원균급 구축함내의 지휘실
“외계인들의 비행물체 4대 모두 격추되었습니다!”
“좋았어. 이런 기세로 나간다면 무인 방어기지는 지킬 수 있을 거야!”

지휘 석에 앉은 타무라 마이 중령은 상관인 이창미 대령보다 3살 많은 40살 이지만 중년답지 않게 쾌활하고 표정이 언제나 밝은 편이다.
“외계인의 비행물체 7대 발견!”

오퍼레이터가 말하자마자 쿵푸 파이터급 문장기 7대가 구축함 앞에 순식간에 지나가더니 무인 방어기지의 6시 방향의 포대를 이어주는 파이프를 끊어버렸다.
“편대장, 즉시 속도를 높여서 저 빨간 물체를 요격해!”
-하지만 중령님 저희들이 타고 있는 보라매로는 저 비행물체를 따라잡기엔 추진력이 문제입니다. 저런 속도로 따라.....펑!!!

편대장이 타고 있는 전투기가 격추된 모양인지 더 이상 편대장과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쳇. 이래가지곤 전투기만으로 요격 할 수 없겠어.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준비하고 2번째 편대를 보내!”

명령이 내리자마자 마이 중령의 구축함에는 미사일 발사구가 열리고 격납고의 공기를 빼는 등 요격준비를 하였다.

서르 행성 한국령 식민지 영내 어딘가에 있는 한국군 군사천문대의 내부
군사천문대내에서는 키보드 치는 소리와 레이도와 전파 망원에서 보낸 자료를 인쇄하는 소리로 교전이 시작된 30분전부터 시끄러워 져있었다.
“현재 우리함대는 1척이 격침되고 30대가 반파되었고 우리 측의 무인 방어기지는 6시방향이 아예 파괴된 상태입니다.”

천문대 직원들이 분주한 가운데 조용천 대령 곁으로 가는 사람이 있었다.
“대령님, 러시아 함대 측에서 약간의 움직임이 보이더니 방금 7척의 러시아 전투함들이 우리함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함대에서? 다행이군. 그건 그렇고 신건천시의 상황은 어떤가?”
“지금 시에서는 우리함대의 패배할 경우를 대비해서 방금 피난 준비를 마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총독부에선 최종결전을 준비하라는 명령입니다.”

총독부 근처의 거리
거리엔 사람들은커녕 강아지 똥조차 보이지 않았고 주차장에 있는 차 안에는 당연히 인기척이 없었던 데다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담은 상자나 보따리 같은 것도 아예 보이지 않았다.

총독부내의 총독 실
“원화부대와 관련된 서류와 식민지의 현재상태를 담은 서류가방들은 다 챙겼소?”
황진석 총독이 묻자 김이석 중장은
“예. 그리고 시민들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안전한 곳으로 모두 대피시켰습니다.”

그때 갑자기 무언가가 빠르게 날라 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도로 한가운데에 큰 폭발을 내면서 떨어졌다.
그 소리에 놀란 두 사람은 창문을 열고 무언가가 떨어진 곳을 보았다.
“......... 우주쓰레기군요.”
“......”

그 물체는 다름 아닌 무인 방어기지의 부속품중 하나인 태양열 패널 이였다.
잠시 뒤 총독부에서 일하는 직원이 들어오면서 말하였다.
“총독님 아까 우주쓰레기가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그의 말에 황진석 총독이 고개를 끄덕이자 직원이
“방금 군사천문대에서 연락이 왔는데 앞으로 이런 잔해가 더 떨어질 것 같다고 하니 만일을 대비해서 안전지대로 대피하라고 했습니다.”
“알겠네. 서둘러서 대피할 준비를 하게.”

황진석 총독의 말이 끝나자 직원은 방에서 나갔다. 그 무렵 창가엔 노을이 지고 있었는지 아름다운 붉은 빛이 새 나오고 있었다.

그날 밤 한국군 요새에선......
요새 바깥에 있는 경비 탑에선 동복을 입고 철저한 경계를 펴고 있는 병사들이 있었다.

그때 좀 살이 찐 사람이 걸어오자 경비 탑에 있던 병사들은
“충성! 근무 중 이상 무”이라 말하면서 경례하자 그 사람은 그들을 보고난 뒤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막사 내
막사 내에선 병사들이 이 행성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야. 오늘 이 행성 고 궤도에서 벌어진 전투 말인데 우리함대가 꽤 피해를 입었대?”
“그럴걸. 8대 침몰에 30대 반파인데다 무인 방어기지도 거의 박살났으니.... 게다가 러시아 함대도 안드로메다 트랜스바의 기습을 받아서 역시 무인 방어기지가 박살났고 7대 침몰에 40대 반파이니....... 이런 상황에서 행성 바깥으로 나가기엔 무리일걸.”

“아 테란 족의 국가들 중 타르소니아 합중국 식민지에서 식량 밀매꾼이 정체불명의 로봇에게 죽었다군. 이게 2명 째라지?”
“그래그래......”

갑자기 상사로 보이는 사람이 뒤뚱뒤뚱 막사 안으로 걸어오더니.
“모두 취침! 내일 4시에 기상!”

그의 말에 병사들은 일제히 자기자리로 누워 잘 준비를 하더니 상사는 막사의 스위치를 내려놓았다.
그가 뒤뚱거리면서 막사를 나간 뒤 막사는 어두움이 진해지고 있는 도중 어떤 병사가 잠들은 전우 몰래 맛있는 것을 먹는 소리가 들리자 얼마안가 어두운 와중에 먼지가 날법한 소리가 들렸다.

어느 함선의 내부
이 함선을 만든 종족은 누구이며 이 함선에 탄 종족은 누구인지는 환풍기 아래를 봐야 알듯하였다.
환풍기 아래를 보니 커다란 원탁 하나가 보였다. 거기서 몇 사람(혹은 사도) 정도의 말소리가 들렸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롬 성계이군. 여기로 오는 동안 고생은 많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추억이 될 것 같아.”
“나도 동감이야 타쿠토(택트) 특히 니가 엔젤대와 지낸 시간은 내가 봐도 정말 재미있던 것 같아. 그런데 걔들 중에서 결혼하면 누구랑 결혼하고 싶은데?”

어떤 사람의 말에 타쿠토라는 사도(사람)는 아무대답도 하지 않다가 조금 입을 열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레스터. 그런데 너도 결혼할 상대가 있는 듯한데?”
“나한테? ......... 그러네.”

그때 스피커에서 어떤 여자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타쿠토 대좌님. 레스터 중좌님. 지휘실로 복귀 부탁드립니다. 방금 타루인 준장님께서 통신이 들어왔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타쿠토 대좌와 레스터 중좌는 일어서서 지휘실로 달려갔다.

지휘실.
-타쿠토, 레스터, 시바황자님을 무사히 호위하느라 수고가 많았다. 이제 타르인 섹터에서 남쪽방향으로 간다면 예정대로 무사히 롬 성계로 갈수 있었는데...... 나쁜 사건이 계속 꼬이는 것 같군.
타루인 준장이 뭔가를 우려하는 듯이 말하자 타쿠토는
“나쁜 사건이라니...... 무슨 일이 있었나요?”
-언론에서 많이 떠들어대던데 몰랐나? 먼저 김통정이 이끄는 에오니아군이 본격적으로 타르인 섹터에 도착 했고 서 트랜스바와 동 트랜스바의 정치인이 은근히 에오니아를 밀어주는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일 나쁜 사건은 바로 서르 행성의 고 궤도 에서 처음 보는 종족에게 공격받았다는 것이다.

“예? 처음 보는 종족한테 공격받았다니........ 혹시 에오니아군이 다른 종족의 함대처럼 만들어서 공격한 것이 아닌가요?”
타루인 준장의 말에 레스터가 질문하자 그는 하던 말을 더 이었다.

-분명히 에오니아의 함대는 아니다.
무기체계를 보았을 때 에오니아군에 비해서 미사일계통의 무기가 더 많았지. 그 사건을 듣고 난 다음 그레이 족의 대사관을 통해 그 함대를 조사해보았는데
대사관에 일하는 사람이 답하기로 그들은 지구인이라고 하더군.
또 그들의 영역이 예상외로 넓다고 하지만 정확한 영역은 알 수 없으니 일단 서르 혹성근처로는 가지 않는 게 좋겠고. 지구인의 함대와 테란인의 함대 그리고 서 트랜스바와 우나라, 북플로르 엘모스의 함대를 주의하게. 최근 그들이 우리에게 적대적으로 변한 것 같으니.......

“알겠습니다.”
-그래, 이 말을 명심하고 무사히 돌아오게. [띠-]

“.........”
타루인 준장와의 연락이 끊긴 뒤 레스터는 갑자기 고민에 빠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왠지 걱정되는걸........’

그때 레스터의 모습을 본 타쿠토가 말하였다.
“레스터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좀 있으면 잔치인데 그런 표정은 짓지 말라 구.”
“그....그래? 흠~”

레스터는 속으로 지구인이라는 처음 보는 종족의 출몰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는 타쿠토에게 평소대로였다면 독설 한방을 그대로 날렸을 법한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입이 마음먹은 대로 열리지 않았다.

함선내의 정원
정원 곳곳에서 잔치준비가 한창 이였다.

“누나 별 모양 튀김은 다 됐어요?”
“거의 다됐어.~♫”

“며칠 뒤면 롬성계의 낙원 혹성에 도착하겠지만 정작 돌아갈 집은 없어.”
“나도 그래. 그 검은 달 파벌들만 아니었으면 말이지.....”

함선의 사람들이 잔치를 즐기기 위해 일하고 있는 사이 수풀 속에서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본 파란 털 같은 것이 있었다.
“.........”

얼마 뒤 그 수풀에서 체스의 퀸처럼 생긴 조각 하나가 또르르 굴러 나왔다.

몇 시간 뒤 정원에서는 컵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건배!”
[쨍~]
어느새 사람들은 자기가 간직하고 있던 허리띠를 풀고 오랜만의 가무와 유희에 젖어있었다.
“타쿠토, 개인 실에서도 한번 말했지만 이 함선과 엔젤대와 함께 보낸 시간들이 재미있었던 것 같더라.”

레스터의 말에 타쿠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웃으면서 말하였다
“레스터 우리 더 즐겨보는 건 어떨까?”
그사이 둘의 앞에는 붉은 머리를 한 여자가 지구의 토르트 풍 음악과 비슷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같은 시각 테란의 마이크로 쉽의 내부에서.....
이 마이 크로쉽은 테란 인 들이 우주 개발 초창기에 쓴 우주선으로 옛날 지구의 국가인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 보다는 크고 미국의 스페이스 셔틀 보다는 작은 편이다.

“야~ 이 빌어먹을 우주선에 들어 온지 벌써 21일째네. TV에 재미있는 채널도 안하고...... 내가 여기에 버티고 있는 게 용하다 용해 술이나 한잔 먹어야지.”
하사관급으로 보이는 병사가 불만을 토로하고 난 뒤 테이블에 있는 맥주 캔을 들고 마셨다.

그때 창문 쪽에서 작고 검은 물체가 이 우주선으로 날아오더니 우주선이 크게 울리는 진동이 들려옴과 동시에 우주선이 뒤집혀 졌다.
“아...아니 이게 뭐야?”

마시다 흘린 맥주가 방울 모양으로 돌아다니는 가운데 병사 두 명이 어렵사리 들어왔다.
“하사님 괜찮습니까?”
“괜찮고말고. 그런데 무슨 일 났나?”

하사의 질문에 병사는 다급하게 대답하였다.
“운석 하나가 이 우주선에 부딪쳤습니다.”
“뭐? 운석?”
“예. 그 때문에 엔진과 연료통에 손상이 갔고 또 이 우주선의 이동 방향이 달라졌는데...... 그 방향에 외계인의 것으로 보이는 우주선의 후면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럼 빨리 이동방향을 바꿔!”
“소용없습니다. 엔진과 연료통이 망가졌기 때문에 이동조차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 말에 하사는 점점 숨이 거칠더니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로 외쳤다.
“빨리 탈출해!!!!!! 난 죽기 싫단 말이다!!!”

그사이....... 타쿠토와 레스터가 탄 함선에는 아직도 술 내음이 퍼지고 있었다.
“귀환 기념 경단 이예요.”
분홍머리 여자애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사람들은 그녀 곁으로 달려갔다.
“밀피유의 요리는 너무 맛있어서 빨리 없어진다니까."
"타쿠토 대좌와 명콤비야.”

사람들이 경단을 하나씩 들고 가자 접시엔 경단 한개만 남아 있었다. 그녀는 무슨 생각인지 타쿠토 곁으로 다가가더니 그 남은 경단을 그의 앞에 주었다. 그러자 타쿠토는 그 경단을 입에 물더니
“야~ 맛있는데?”

그 순간 엄청난 진동이 일어나더니 일어서 있는 사람들은 모두 벌러덩 넘어지고 상에 음식을 놓은 접시에 떨어지는 등 잔치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경고! 엔진 부분에 정체불명의 비행물체의 충돌로 인해서 에르시올의 속도가 저하..... 즉시 이 함선 내에서 가까운 반경 내에 있는 생명이 살수 있는 행성으로 비상 착륙 시도개시.

“뭐....뭐지? 설마 에오니아군 아니.... 지구인의 공격인가?”
“레스터 괜찮아?”

그때 보라색 머리의 여자애가 레스터를 꽉 끌어안더니 레스터가 모르는 사이에 얼굴이 빨개졌다.

‘잠깐...... 이 함선 내에서 가까운 반경 내에 있는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으로 비상 착륙개시?’
타쿠토 잠깐 생각하고 있던 사이 창가에선 작은 항성과 함께 황색의 혹성도 보였다.
‘저 황색의 혹성은 분명 롤라 혹성 일 텐데 가만 근처에 타루인 준장께서 말하신 혹성이 있는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나네......’

타쿠토가 머리를 긁으면서 억지로 나지 않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함선 에르시올은 엔진이 많이 망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있는 힘을 다해 생명이 살수 있는 행성으로 가고 있었다.

한편 안드로메다(하얀 달) 트랜스바군과 한국군과의 싸움 후 한국군 93군단 12함대는 서르 행성의 고 궤도에서 러시아 함대와 함께 조금 물러났다. 결국 안전 로를 확보하려는 계획은 좌절되었다.

이창미 대령의 최무선급 순양함의 갑판
-여기 철판은 외계인의 플라즈마 포 공격 때문에 많이 녹았어.
-여긴 완전 철판이 쑥대밭처럼 찌그러졌는데?

갑판에서 수리용 유인로봇들이 갑판이 파괴되거나 찌그러진 곳을 수리하고 있었다.

그 무렵 함선의 미사일 포대에서는 함선내의 군수공장에서 만든 미사일들을 보급 하고 있었고 레이저 포대나 플라즈마 포대는 많이 쏘아도 충분한 양의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었다.

이창미 대령의 최무선급 순양함내의 지휘실.
지휘실에 있는 모니터에선 순양함의 수리 진척과 현 상태와 관련된 그림 자료를 보내오고 있었다.
“순양함의 수리 진척은 어때?”

이창미 대령의 말에 팔을 다쳤는지 붕대를 하고 있는 오퍼레이터가 답하였다.
“비교적 많이 고쳐진 편입니다. 이런 속도라면 12시간 뒤에야 다 고쳐지겠는데요?”
“전투기의 피해와 조종사들의 손실은?”
“전투기는 12대가 파괴당했고 나머지는 수리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조종사는 대부분 경상자가 대부분이여서 치료만 잘한다면 전투에 다시 나가기엔 문제가 없습니다.”

오퍼레이터의 말이 끝난 뒤 이창미 대령은 자리에 앉아서 상황을 관망 하고 있는 도중 정면의 창가에서 추락하고 있던 거대한 비행 물체가 나타났다.
“저게 뭐지?”
지휘실에 있던 사람들이 놀란 사이 그 비행물체는 아슬아슬하게 순양함 밑으로 지나갔다.

한편 에르시올의 지휘실에선 아직 얼굴에 술 기색이 남아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았다. 하지만 조금 전의 연회를 기억하는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엔젤대 출격 준비완료.
에르시올의 격납고에서 문장기들은 이륙할 태세를 취하자 격납고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세찬 바람이 들어왔다.
잠시 뒤 함선과의 도킹이 풀리자 문장기들은 그대로 낙하하더니  이륙하였다.

“엔진의 상태는?”
“현재 주 엔진이 많이 피격된 상태여서 속도가 많이 떨어졌지만 대기권에 들어온 지금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보조엔진 마저도 꺼야할 듯 합니다. 그리고 르보스의 함대에게 구조 요청을 보냈지만 아직까지 회답이 오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의 상황에 레스터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맙소사...... 하필 이런 때에 추락이라니! 지구인들에게 발각 당하면 안 될 텐데......”
“레스터. 그런 걱정은 추락한 뒤에......”
“야! 넌 이와 중에도 걱정도 안 되냐?”

몇 분 뒤 서르 행성의 대기권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는지 에르시올의 갑판은 아주 붉게 물들여져 있었고 그 주위는 시뻘건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

그 무렵 러시아의 군사 천문대에서는
“보리스 대위님. 레이더에 7기 정도의 외계물체가 감지되었습니다.”
“7기 정도의 외계물체?”

부하의 보고를 들은 보리스 대위는 레이더를 보더니
“음~ 이런 속도라면 조선 해방군과 한국군 사이의 접경지대에 추락하겠어. 규모는 소형물체6개와 중형 물체 1대인가?”
“예. 아무래도 안드로메다 트랜스바의 것으로 추정 됩니다만.....”
“글쎄. 이정도로만 보면 어느 종족 것인지는 알 수 없어. 일단 본부에 보고해.”
“알겠습니다.”

조선 해방군 내의 변방지역
이곳은 미 개척지대 였는 지 소나무 숲 사이에 한국군이 옛날에 사용하던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있는 것 말고는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아직 해가 뜨지 않은 하늘에서는 빠르게 떨어지는 큰 물체하나가 오고 있었다.

“산이다! 선체를 위로 향해!!”
추락하던 에르시올은 선체를 위로 올렸지만 밑에서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으아아!!”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선체가 마구 흔들리기 시작했다. 에르시올이 추락하면서 산속의 나무들을 마구 쓰러뜨리고 미끄러지더니 얼마 안가 멈추었다.

-주 엔진 진화 작업 개시.
“어휴~ 우리가 살아남은 거 맞아? 차라리 죽는 게 더 나을 텐데.....”
“야. 살아 있는 게 더 나아 만약 죽으면 지구인이란 사도들이 우릴 해부하고 그럴걸?”
에르시올이 이름 없는 산에 추락하자 사람들이 점점 어수선해지는 와중에 레스터와 타쿠토는 중대한 얘기들로 입을 열고 있었다.

“비록 추락했긴 했지만 당분간 여기에 버틸 수는 있지 않을까?”
“물론 가능하겠지만 일단 지구인의 존재는 우리에게 변수가 될지 몰라 정말 큰 문제는 우리에겐 무기가 많이 없다는 것인데.....”
“그건 그렇고..... 더 중요한건 흩어진 엔젤 대를 찾는 게.......”

타쿠토의 마지막 말에 레스터는 잠시 말라가던 석고처럼 굳더니......
“야! 그걸 진작 말했어야지!!!!”
“대좌님. 엔젤 대와 통신을 해보더니......”
보라머리 여자 얘의 말에 레스터는 또 굳어 버렸다.

“먼저 민트하고 바닐라는 무사합니다만 치토세와 밀피유 그리고 란파와 포르테의 문장 기에선 아무 응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혹시 지구인에게 잡혀 간 거 아니야?”
“란파와 밀피유의 경우에는 문장 기에서 나간 뒤 근처에서 말소리가 들리고 난 뒤 행방불명 된 점을 미루어 볼 때 잡혀간 것 같고, 치토세와 포르테의 경우는 직접 나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울창한 소나무 숲 속
나무 밑의 땅은 눈 때문에 많이 굳어 있지만 짧은 봄에 떨어진 소나무 씨앗에는 눈물 먹은 싹이 터있었다.
이 행성의 소나무는 지구의 소나무와는 달리 씨가 뾰족하고 길어서 굳은 땅에 쉽게 박히고 뿌리골무도 꽤 단단한 편이여서 언 땅이라도 쉽게 뿌리를 내릴 수가 있다.

얼마 뒤 머리가 붉은 여자가 어깨에 장총을 메고 눈밭에 다리가 조금 빠진 상태로 걸어오고 있었다.
“젠장. 한동안 분위기 좋았는데 이 추운 혹성에 떨어질게 뭐람! 아무리 온열센서가 있다고 해도 다리가 눈에 닿아서 추워 죽겠는데.”

그 여자 뒤에서 영화에 나올 법한 공룡 같은 동물이 그 여자를 뚫어지게 보더니만 잽싸게 뛰어갔다.
-포르테씨! 아무래도 우리가 직접 파악하기엔 바깥이 너무 추운데요? 일단 문장기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겠어요?
“그래? 일단 치토세는 먼저 문장기로 돌아가 난 이 숲을 더 뒤져 볼 테니까.”
-포르테씨도 문장기로 돌아오세요. 문장기와 거리가 너무 멀면 돌아갈 때....... 무슨 일이에요? 대답해보세요!

포르테는 치토세와 무전으로 이야기를 하다 뒤를 돌아보니 10마리 정도의 지구의 옛날의 생물인 벨로시 랩터와 같은 동물이 있었다.
“치토세! 일단 이야기는 나중에 할께. 지금 상황이.......”
[끼야악!]

[탕!]
10마리 중 한 마리가 그녀에게 달려들었지만 오히려 포르테의 장총에 머리를 맞아 몸에 큰 구멍이 생겼다
[끼이익! {덜 푸덕......}]

그때 뒤에서 벨로시 랩터와 비슷한 동물이 포르테의 등을 할퀴었다.
“꺄악!”

포르테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눈 바닥에 쓰러지자 뒤에 등을 할퀸 놈은 재빨리 포르테에게 달려들었지만 역시 포르테의 장총에 의해 몸에 큰 구멍이 생겼다.
[끼이익!]

“크윽........ 이런다고 내가 쓰러질 줄 알아?”
포르테가 일어나는 것을 본 벨로시 랩터 비슷한 동물 무리들은 잠시 뒤로 빠졌다. 조금 뒤 무리 중에서 리더가 무슨 지시를 하더니 3마리가 포르테에게 달려들었다.

포르테는 3마리도 아무것도 아니라는지 장총을 마구 난사하였다. 그중 한 마리가 장총에 맞아 몸에 큰 구멍이 난 뒤에 쓰러졌다 그런데 나머지 두 마리는 보이지 않았다.
“무슨 수작을 벌이는 거지?”

그때 앞에 덤불에서 돌멩이가 날라 오더니 그대로 포르테의 어깨에 맞았다.
“쳇! 고작 이 정도 이었냐?”
[탕!]
포르테가 덤불을 향해 장총을 쏘더니 벨로시 랩터와 비슷한 동물이 그대로 쓰러졌다.
[끼이익! {덜 푸덕……}]
“자. 남은 한 놈도 순순히 모습을 드러내시지?”

그러나 남은 한 마리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자 포르테는 장총의 총구를 벨로시 랩터 비슷한 동물의 무리로 향해 돌렸다. 그 순간 남은 한 마리가 뒤에서 머리를 향해 돌멩이를 세게 던졌다.

“아야!”
포르테의 머리에 돌멩이가 날라 와 머리에 혹을 생기게 함고 동시에 그녀가 그 자리에서 넘어졌다..
기회를 놓칠세라 벨로시 랩터를 닮은 동물들의 무리는 그녀의 곁으로 달려갔다.

넘어진 포르테 곁으로 달려간 벨로시 랩터와 비슷한 동물들의 무리들 중 하나가 포르테의 등에 난 상처를 핥더니 아직까지 손에 잡고 있던 장총을 입으로 멀리 던졌다.
‘끙~ 이, 이대로 먹혀야 하나......’

포르테가 체념하고 있던 사이 벨로시 랩터와 비슷한 동물 한 마리가 포르테의 살점을 물어뜯으려고 하였다.
[슝~{퍽!}]
[덜 푸덕.......]

순식간에 벨로시 랩터와 비슷한 동물은 어디선가 날라 온 화살에 비명소리도 내지 못한 채 그대로 쓰러졌다. 동료가 소리 없이 당하는 것을 본 무리들은 차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얼마 뒤 그들은 자기들의 점심 식사를 버리고 바로 36계 줄 행랑을 즉시 행하였다.

벨로시 랩터와 비슷한 동물들이 모두 도망가자 수풀 속에서 머리가 아주 긴 여자애 한명이 석궁을 들고 나왔다.
“포르테씨! 괜찮아요?”
“등을 심하게 긁힌 것 말고는 괜찮아. 어쨌든 덕분에 살았어.”

포르테의 말에 치토세는 그녀의 등을 유심히 보더니....
“아무래도 바닐라가 같이 있어도 힘들 것 같은데.... 버틸 수 있겠어요?”

치토세의 말에 포르테는 아직도 괜찮다는 것을 과시하려고 하는지 눈밭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치토세는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포르테에게 입혀주었다.
“등에 난 상처가 꽤 깊을 텐데...... 고집 부리면 안돼요.”
“괜찮아. 아직은 걸을 수 있어.”

그때 어디선가 무슨 기계가 움직이는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왔다.
“숨어요!”
치토세의 말에 포르테가 먼저 수풀 속으로 들어가더니 치토세도 뒤따라 들어갔다.

얼마 뒤 포르테가 벨로시 랩터와 비슷한 동물과 일전을 벌인 장소에서 지프와 비슷한 차한대가 지나갔다.
“저기 상사님 아까 지나 갈 때. 피 자국이 보이던데요?”
“조금 전에 공룡들이 사냥했나보지 뭐.”

“사냥 한 것 치곤 흔적이 별로 없던 것 같은데요?”
“지금 그걸 조사할 시간이 있어? 퍼뜩 설초 골 마을에 가서 우리 부대가 작전상으로 마을 근처에 주둔 하겠다는 문서만 보내고 요새로 돌아가서 부대원들을 점검 해야지.”

목장
목장내의 목초지에서 몇몇 양들과 염소들이 풀에 묻은 눈을 털어내고 그 풀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메에~ 메에~]

얼마 뒤 군용지프 한대가 목초지내로 들어오자 양들과 염소들은 서로의 무리가 있는 곳으로 피했다. 군용 지프에서 상사로 보이는 사람이 내리더니 이 목장의 주인인 듯 한 노인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
“어쩐 일로 여기에 왔소?”
“면장님께 알려 드릴께 있어서 왔습니다.”

“내 아들은 몇 시간 전에 저 산으로 올라갔소. 하늘에서 내려온 이상한 사람을 발견했다고.....”
노인의 말에 상사로 보이는 사람은 깜짝 놀라더니 가방에서 그림이라곤 하나도 없고 글자가 가득 찬 종이 하나를 노인에게 건네주었다.
“이걸 면장님께 읽어보시게 하십시오.”

상사로 보이는 사람에게 그 종이를 받은 노인은 종이에 쓰여 진 내용을 읽어보고 난 뒤
“음~ 일단 우리 아들에게 보여주겠소.”

“예. 그럼 가보겠습니다.”
상사로 보이는 사람은 면장의 아버지(노인)에게 문서 한 장을 준 뒤 군용 지프에 올라탔다. 그때 노인의 뒤에서 아직 5살도 되지 않은 남자애가 염소에게 쫓겨나면서 울고 있었다.

나무꾼 숙소
숙소 내에 있는 나무꾼들이 베어온 나무를 다듬지 않고 금발머리 여자애와 분홍머리 여자애를 보고 있었다.
“이 추운 겨울에 그런 차림으로 버틸 수 있는 게 참 신기하다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해. 특히 저 노랑머리 애는 팔을 그냥 내놓았는데 안 추운지 잘 버틴다니까.”

나무꾼들이 여자애들의 옷차림에 대해 이야기 하던 도중 갑자기 금발머리 여자애가 소리를 질렀다.
“야! 이것들아!!! 당장 풀어주지 못해?”

그 소리에 나무꾼들이 놀랐지만 그녀가 한 말의 의미는 아무도 몰랐다.
“뭔 소리여?”
“일본어 비스무리한 소리인 것 같던데....... 통 모르겠어.”
한동안 저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머리를 갸우뚱거리다 면장이 숙소내로 들어왔다.
“쟤네들인가?”

면장의 말에 모여 있는 나무꾼들 중에서 최고참 나무꾼이 먼저 답하였다.
“예. 그런데 쟤네들이 하는 말이 일본어와 좀 비슷한 것 같은데 할 수 있겠습니꺼?”
“쟤네들이 일본어를? 도무지 믿기지 않는데....... 일단 해보도록 하지.”

면장은 최고참 나무꾼과 함께 여자애들 근처로 가더니 능숙하게 분홍머리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お前の名前が何なの?(너의 이름이 무엇이니?)”

면장의 능숙한 일본어에 두 사람 모두 놀라서 물었다.
“ああ,国語が分かりますか? うちの種族はあなたたちに知られなかったでしょうに...(우, 우리말을 아세요? 우리 종족은 당신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텐데...)”
“あなた本当に私たち言葉が卵だと分かるか?(당신 정말 우리말을 알긴 아는 거야?)”

“まだ分からないが君たちの言葉と似ている日本語が分かるのに少しは分かることはできる. そう君たちの名前は何なの?(아직은 모르지만 너희 말과 비슷한 일본어를 알기에 조금은 알 수는 있지. 그래 너희들의 이름은 뭐니?)”
“私はミルピユ佐久ラバーです. 私のそばにいる子はランパプラングボワズです.(저는 밀피유 사쿠라바 이예요. 제 옆에 있는 애는 란파 프랑보와즈 이고요.)”

면장이 2명의 여자애들과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나무꾼들은
“역시 대학에 가서 배운 솜씨이구먼. 그런데 왜 이런 시골 면장으로 썩는 건지..... 참말로 아까운 것 같다니까.”
“그런데 쟤네들 외계인이 맞는 거야? 내가 보기엔 일본인인 것 같은데....”
“야, 저런 머리색의 일본인도 있었냐? 키가 조금 작은 것 빼곤 우리 랑 같아!”

그때 나무꾼 2명이 숙소 내로 들어왔다.
“무슨 일로 많이 모였어요?”

방금 들어온 2명중 1명이 분홍 머리 여자애와 금발머리 여자애를 보는 나무꾼들에게 질문하자
“우리 나무 베러가다가 무슨 비행 물체가 추락한 걸 봤는데 거기서 쟤네들이 나왔걸랑 그래서 데리고 온 거지. 그런데 자네는 어디 갔다 왔나?”
“저희도 나무 베러 저기 산 너머에 있는 숲에 한번 가보았는데 내려오는 중에 산 중턱에서 보니까 그 숲에 누가 길을 쫙 냈는지 일자로 나무들이 쓰러져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 어디까지 났는지 보니까 숲 서쪽에 있는 산까지 어어 져 있었는데 그쪽에 무슨 우주선 같은 것이 있었거든요? 궁금해서 거기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병철 이가 가지 않는 게 좋다면서 결국 돌아갔죠.”

젊은 나무꾼의 말에 모여 있던 나무꾼들은 뭔가 심상치 않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였다.
“혹시..... 오늘 새벽에 비행기 추락하는 소리와 함께 나무 부러지던 소리도 들리더니만 혹시 저 친구가 말하는 우주선이 추락하면서 난 소리가 아닐까?”
“그 우주선이 어떻게 생겼던데?”

그 질문에 옆에 있던 젊은 나무꾼의 친구가 말하였다.
“그 우주선은 무슨 만화에 나오는 우주 순양함과 비슷했지만 우리 세계에서 만든 우주선은 아닌 듯 했어요.”

젊은 나무꾼의 친구의 말에 나무꾼들의 수다는 더욱 많아졌다.
“그럼 외계인의 우주선이라는 말인데 그러고 보니까 저번에 뉴스에서 러시아 식민지의 북부 도시 카브가 외계인의 공격을 받았다고 하던데 설마 여기를 침공해서 우리 마을을 전진기지로 삼으려고 하는 게  아닐까요?”
“아닐 껄 아무래도 그 우주선은 어떤 원인으로 추락한 것 같은데 우리 마을을 전진기지로 삼기엔 상황이 심각해서 그럴 여유가 없을 거야.”
“가만 혹시 저 금발 머리하고 분홍머리 여자애 말 야 그 우주선을 알고 있을까나?”

나무꾼들의 수다가 숙소 내를 채울 정도로 많아지자 면장은
“자자 여기서 외계인과 관련된 얘기를 나누기엔 비좁으니 마을회관에 갑시다.”
“그럽시다.”

면장의 말이 끝나고 난 뒤 나무꾼들은 숙소에서 나와 마을 회관으로 갔다.
나무꾼들이 모두 나가고 난 뒤 면장도 나가려고 하자 분홍머리 여자애가 그에게 애원하였다.
“あそこおじさん, 綱ちょっと解いてくださいませんか? ランパも......(저기 아저씨, 밧줄 좀 풀어주시겠어요? 란파도......)”

그 말을 들을 면장은 분홍머리와 금발머리 여자애의 허리와 팔을 꽉 죄고 있던 밧줄을 풀어준 뒤
“君たち宿所で動かなくてなければならない. 出れば大変な事になる.(너희들 숙소에서 꼼짝 말고 있어야 해. 나가면 큰일 나.)”
분홍머리와 금발머리 여자애에게 바깥에 나가지 말라고 당부하고 난 뒤 숙소에서 나갔다.

서르행성의 고 궤도에서 르보스 준장의 기함 엠퍼러 샤브르 내의 귀빈실
“르보스, 에르시올이 실종 되었다고?”
머리가 길고 나이가 들어 보이는 사람(사도)의 말에 르보스는 차를 조금 마신 뒤 그에게 말하였다.
“예. 에르시올과 통신을 하려고 노력은 해보았습니다만 이미 시공진을 통과한 상태라 이미 통신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 파견된 룬 엔젤대에게 에르시올의 수색을 맡겼습니다.”
“그래? 조금 걱정 되는군....... 아니 정말 큰일일지도 모르겠군.”

머리가 길고 나이가 들어 보이는 사람(사도)의 걱정 섞인 말에 르보스 준장은 의아해 했다.
“루프트님 에르시올이 추락했지만 에오니아군의 공격이 뜸해졌는데 왜 큰일이라고 생각합니까?”
“자네 아직 지구인의 위험성을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군. 타루인 장군이 인텔리언족의 대사관에서 조사한 바로는 지구인의 지상군은 지상전에 대한 경험도 많고 무기도 더 뛰어난 편이네.
만약 에르시올이 지구인의 영역에 추락했다면 며칠 내로 황자를 포함한 에르시올에 있는 사람들과 엔젤대는 얼마안가 지구인의 지상군에 의해 몰살 될 것이네.”
“만일 시바황자님께서 지구인에게 잡혀간다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글쎄....... 일단 지구인들은 우리가 처한 상황을 모르니 황자님도 마찬가지로 죽이거나 아니면 우리와의 평화협정 때 인질로 유용하게 쓸지 모르겠군.”

루프트 준장의 말이 끝난 뒤 한동안 서로 차를 마시는 것 외에는 침묵이 흘렀다.
시간이 한참 지난 뒤 루프트 준장이 말하였다.
“자네, 지구인의 함대와의 전투에서 활약한 미르미돈 족 출신 장교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고니시 중좌 말입니까? 음~ 그는 제 함대에 있는 장교들 중 가장 통솔력이 뛰어나고 예지가 있는 사도라고 생각됩니다.”

르보스의 마지막말에 루프트는
“예지가 있다고?”
“예. 제가 룬 엔젤대를 파견하자는 의견에 솔깃하여 본부에 룬 엔젤대를 파견 받으려고 했는데 고니시 중좌가 말렸습니다.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만 그로부터 며칠 뒤 EDEN S.의 국가들 중 서 트랜스바의 함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통보를 받고나서 점점 심상치 않게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말에 루프트 준장이 깊은 생각에 잠겨들자 르보스 준장이 물었다.
“무슨 걱정거리가 있습니까?”
“아, 아닐세. 차나 한잔 더하겠나?”

그 무렵 조선 해방군과 한국군의 비무장 경계지대에 유일하게 놓여 있는 도로의 서쪽지역
도로에서 조선해방군의 것으로 보이는 트럭들이 차례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 뒤에서 야포를 끌고 있는 탓에 굼벵이처럼 느릿느릿 가는 트럭도 보였다.

어느 트럭의 짐칸
이 트럭의 짐칸에는 통신기기들과 전자기기들이 짐칸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통신기기 쪽으로는 오퍼레이터 2명이 앉아있었고 위관 급 장교 3명은 짐칸 끝 쪽 가까이에 앉아있었다.

“GPS를 보니 아마 외계인들의 것으로 보이는 우주선이 추락한 지점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그 근처엔 민간인들의 마을이 하나 탐지 되었습니다.”
오퍼레이터의 말이 끝나고 난 뒤 대위로 보이는 사람이 말을 하였다.
“아마 그 마을은 설초 골 마을이겠지. 김 상사가 그 마을 면장에게 통보 문을 갖다 주었으니까 큰 문제는 없겠지.”

그때 트럭이 길에서 벗어났는지 짐칸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짐칸 한구석에 있는 통신기기들과 전자기기들도 함께 천천히 춤을 추듯이 흔들렸다.
[덜커덩 덜컹..... 덜커덩 덜컹.....]

트럭에 달린 바퀴들이 눈 덮인 땅속에 숨은 돌멩이 때문에 부딪친 뒤에 생기는 흔들림은 한참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얼마 뒤 트럭은 무엇 때문인지 더 이상 가지 않았다.
“진지 구축 지점에 도착한 모양이군. 자네 둘은 내려서 중대원들 인원체크에 들어가게.”
“예.”

대위로 보이는 사람의 말에 위관 급 장교 둘은 트럭에서 내려서 어디론가 가자 그는 오퍼레이터에게도 말했다.
“오퍼레이터, 본부에 연결해주게.”
“알겠습니다.”

그의 명령을 받은 오퍼레이터 한명이 무전기에 있는 버튼들을 일일이 누른 다음 수화기를 들고 응답이 오길 기다렸다.
-무슨 일인가?

수화기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자 오퍼레이터는 수화기를 대위로 보이는 사람에게 건넸다.
“이청천 대좌님. 방금 진지 구축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음~ 그래? 그러면 포위망을 구성하고 각부대마다 지역을 설정해주고 되도록이면 우주선의 동태를 보는 데에만 주력하게.
“그러면 공격 예정일은 언제 입니까?”
-이르면 내일 오후에 공격명령이 하달 될 것이네.
그리고 군부에서 그 우주선에 있는 모든 외계인을 모두 처단하는 동시에 그들의 과학기술을 알 수 있는 물품을 가져 와라고 했으니 그 우주선이 완전히 우리 손에 넘어오게 되면 그들의 과학기술을 알 수 있은 물품들을 모조리 빼앗아오고 난 뒤 제 3자가 손을 대지 못하게 철저히 파괴해 버리게나.

그때 레이더를 보던 오퍼레이터가 대위로 보이는 사람이 수화기를 들고 있는 와중에도 다급하게 말을 걸어왔다.
“대위님! 추락한 외계인의 우주선 근처에 8기의 비행물체가 그 근처에 착륙하는 것 같습니다.”

추락한 에르시올 뒤쪽의 평야
이곳은 원래 숲 이였지만 에르시올이 추락하면서 숲에 있던 나무들이 모두 부러지거나 뿌리째 뽑혀나가는 바람에 비행기가 착륙할 수 있을 정도의 넓은 평야가 되었다.

에르시올의 지휘실.
“통신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보라색 머리 여자애가 말하고 난 뒤 지휘실에 있는 큰 스크린에 아직 20대는 되어 보이지 않는 여자애의 얼굴과 40대 중반의 장교의 얼굴이 비쳐짐과 동시에 음성이 나왔다
-반갑습니다. 타쿠토 대좌님. 저는 룬엔젤대의 편대장을 맡은 릴리 C 샤베트 줄여서 릴리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네. 나는 식민지내에 있는 제5연대를 맡은 안도로스 소좌이라고 하네.

스크린에 나온 사람들의 소개 인사가 끝나자 레스터가 질문 하였다.

“지금 우리가 추락한 곳이 서르 혹성 일 텐데 이곳의 전황은 어떤가요?”
-식민지 서쪽 영내에서 에오니아군과 교전을 치른 것 빼곤 의외로 조용한 편이지.
하지만 에오니아군에서 온 투항자의 말로는 김통정이 이끄는 에오니아군이 온 이후로 지휘부에서 자중지란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하였네. 그리고 이 행성에 주둔한 에오니아군은 인텔리언 족의 국가들 중 우 나라의 공격으로 큰 위기에 처한 듯 보이네.
“잠깐.... 인텔리언 족은 에오니아 군을 공격할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왜 공격했을까요?”

-아직 확실한 이유는 모르지만 저번에 에오니아 군이 자행한 무역상 처형사건 중에서 무역상들 중에 7명의 우나라 사람들이 있던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도 그들이 처형당하자 에오니아군과 우 나라 조정간의 사이가 급격히 나빠졌다는 설이 있지. 어쩌면 우리도 비슷한 상황인지 모르겠군.
“.......맞는 말이네요.”

레스터가 말을 마무리 짓자 옆에 있던 타쿠토가 말하였다.
“룬 엔젤대의 편대장이라고 했지? 혹시 엔젤대 만큼 예쁜 조종사들이 있는 거니?”

그 말에 레스터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스크린에 나온 두 사람은 소리 없이 웃었다.
‘그럼 그렇지.......’
-푸훗! 엔젤 대로는 만족하지 못하나 봐요?
-하하하....... 상관께서 이런 면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만... 그럼 룬 엔젤대와의 미팅을 주선해드려도 괜찮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