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무협 포럼
판타지, 무협 세계의 정보나 설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그 다채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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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존재하는 질병은 아니고 판타지 스러운 설정의 질병이죠.
사람 몸에서 사람 얼굴 모양의 종양이 돋아난다는 설정인데
동의보감에는 옛 의서에 실린 이 질병의 증상과 원인, 그리고 치료법에 대해
기술하고 있습니다.
옛날 의서의 성격이라는 것이 모든 병에 대해 직접 관찰하고 낫게 한 뒤
그 진위를 판단하여 기술한 것이라기 보다는
여러가지 의서의 내용을 집대성 한 것에 가까웠던 것 같네요.
어쩌면 샴 쌍둥이 같은 모습을 보고 그렇게 판단했을지도 모릅니다.
현대의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실제로 이런 병이 있었을지도 모르죠.
나쁜 일을 하고 원한을 사서 이런 병에 걸린다고 한다면
세상에 나쁜 사람들이 멀쩡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세상은 원래 비정한 법이야.
제가 다른 사이트에서 공포자료를 본 적이 있는데 이와 비슷한 증상이 있었다는군요
19세기에 Edward Mordrake란 사람이 뒤통수에 얼굴이 하나 더 달려 있었다고 합니다. 그 뒤통수 얼굴은 울거나 웃긴 하는데 밥을 안먹었다나요. 문제는 밤마다 자꾸 섬뜩하고 끔찍한 말을 속삭였다고 해요. 그 당시 그 얼굴을 제거할 기술이 없었고 결국 에드워드는 23살에 자살했다고 합니다. 그 문제의 얼굴도 흑백사진으로 같이 올려져 있었습니다.
그 자료에서 원 출처가 9gag였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Edward_Mordake 위키피디아에도 나와있네요.
쌍둥이가 되었어야 하지만 세포분열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해 일부 신체만 생성되고 그것들이 모체의 다른 신체에 생성되는 흔치 않은 질환이 있긴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복강 내부에 귀가 생겨 있기도 하고 머리 뒤에 입이 생겨있기도 하고... 심지어 배에서 팔다리가 자란 경우도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그냥 팔다리가 되어야 할 정보를 가진 세포가 자란 거라 뼈도 없고 기능도 못 합니다). 당연히 그 귀나 입은 의사들이 추적을 해 보니 그 역할을 해야하는 '그런 모양의 종양'이더라는 거지 기능은 전혀 할 수 없고 사실 모양 자체도 끔찍하게 뒤틀린 경우가 절대다수입니다. 대부분은 아주 역겨운 호러영화에 나오는 괴물이나 뭐, 그런 수준이죠. 물론 환자입장에서는, 그 부분은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는 커다란 종양 덩어리일 뿐이기 때문에 극히 심한 고통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이 질환이 신체 외부에도 종종 발현됐다는 건데, 기능은 할 수 없으나 이목구비를 갖춘 얼굴이 허벅지나 등에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 생각할 수 있는 건, 감염부위가 오래 될 경우 토스트에 예수 모습이 보이는 것과 비슷한 이유로 사람 얼굴이 보였을 수도 있겠죠.
또 하나는 르혼님 말씀처럼 융합이 아주 많이 된 샴쌍둥이일 수도 있고 기형 상태에 따라 복강이 외피 바깥으로 돌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끔찍하게도 장기가 바깥으로 사실상 노출된 상태가 되고 거기서 일그러진 사람 얼굴을 보게 되는 건 어려운 경우가 아니었을 수도 있죠.
사실 이런 경우는 거의 100%주술적으로 해석해 숙주를 격리하려드는데 동의보감은 적어도 의학적 관점에서 치료해야할 대상으로 접근했다는 자체가 당시 전 세계적 문명수준에서도 대단한 발상이라고 봐야할 겁니다.
예전에 인면창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했을 때 떠올랐던 것은 모초무님이 언급하신 것 중 하나인
'토스트에 예수모습이 보이는 것과 비슷한 이유' 같은 것이었습니다.
약간은 이러한 우연성이 적게 어떤 작용에 의해 인간의 얼굴을 연상할만한 특정한 형태의 창이 발생하는 질병 정도였죠.
(어떤 이들이 그 무릎에 원숭이를 키우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글이나 댓글들에 언급된 것과 같이 샴쌍둥이 그 자체이거나 혹은 그것이 좀 더 제기능은 하지 않지만 형상 자체는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형태로 발현되거나 하는 접근도 흥미롭습니다.
테즈카 오사무의 만화 '블랙 잭'에서는 좀 특이한 형태의 인면창을 다루는데...
신체의 다른 부분에 인면창이 생기는게 아니라 환자 얼굴의 피하지방이 이상증식하여 본래 얼굴을 덮어버리고
그 이후 환자의 본래 인격과는 다른 인격이 깨어나 의미모를 소리를 하고 뭐 그런 증상이었죠.
주인공 의사가 매독 등으로 인한 피부질환+정신적 문제로 인한 이중인격으로 진단하고 치료를 진행하는데
알고보니 환자는 연쇄살인마였고 본래 얼굴로 돌아오니 다시 사람을 죽이고 싶어져서 주인공까지 습격하게 되죠.
위험한 순간 갑자기 얼굴이 변하더니 인면창이 재발하고 고통에 몸부림치던 환자는 절벽에 몸을 던져 자살...
죽기 직전 인면창은 주인공에게 '내가 나타나면 이녀석도 얌전하게 지낼텐데 괜히 치료를 해갖고...'라는 말을 남기고
결국 환자는 본래 얼굴로 돌아온 뒤 완전히 사망하죠.
그걸 보고 주인공은 "어쩌면 이 남자의 양심의 얼굴이었는지도 모르겠군."이라는 의미심장한 대사를 남기는데...
사실 의학적으론 황당무계하지만 인간의 양면성을 다룬 도덕극으로는 꽤 괜찮은 에피소드였지요. =]
<동의보감>이 대단한 책이긴 한데, 현대 관점으로 보면 어이 없는 것들도 있는지라…. 물론 실제 질병이었다고 하면, 상상하기 괴악하군요. 무슨 신화에 나오는 괴물도 아니고. 얼굴 종기에 자아가 생겨서 자기 마음대로 떠드는 설정도 떠오릅니다. 증상을 치료하려는 한약사를 쫓아낸다거나, 원래 주인과 성향이 정반대라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