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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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생각난건데 제가지금까지 보아왔던 작품들은 거의 일본에니메이션 이나 미국 sf이더군요 .그래서 한번 일본sf와 미국sf의 차이점에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근데 요즘 일본sf 나 미국sf나 나온작품수도 워낙많은데다가 장르나 설정이 비슷한것이 많아가지고 차이점 찾는것이 쉽지않더군요.
하지만 결국 생각하다보니 차이점이있더군요 . 지금부터 제각생각한 일본과 미국sf의 차이점을 저어보겠습니다
미국 sf
일단저도 sf작품을 그렇게 많이 접해보지는 않았지만은 보통제가 미국sf라면 가장먼저 떠오는것이 외계인이 나오고 우주선이 날아다닌는 우주sf입니다 . 그리고제가 보아온 미국sf작품거의 드라마나 영화같이 실제사람이 나오는것이 대부분이더군요.이건 무래도 스타트랙이나 스타워즈의 영향이 아닐까생각합니다. (지금의 스타워즈나 스타트랙이 미치는 영향을 보면은 이해됨)
게다가 다른 작품들을 보면은 미군이 나오거나 현재미군에 관한설정이 ,sf작품에 그대로 적용되거난 빌려쓰는경우가 많더군요. (계급이나 규율. 훈련. 장비. 전투방식 같은것..) 미국이 세계최강대국이라는 인식 때문인것 같습니다.(실제로 미군이 군홍보를위해 영화나 드라마에 상당히 잘협조한다는것 이유도 있지만...)
이처럼 스타트랙과 스타워즈의영향 에의해 미국sf는 주로 드라마나 영화가 주류하고있으며 거기다 미군이라는 요소가 더해져 미국sf는
상당히 현실적이 진짜미래에 저렇게 될것이라는 느낌이듬니다.
일본sf
일본sf 라면 가장먼저 떠오르는것은 바로 거대로봇., 거대괴수입니다. 보통 지구를 침략하기 위해 나뿐외계인이 거대괴수를 보내고 이를막기위해 정의의 로봇이나 거대영웅이 나와싸우는 이야기가 일본sf에 많이옴니다.
이건 1960. 70년대에 어린아이들을 겨냥해서 만든 울트라맨 .마징가,건담같은 작품들의 영향인것같습니다. 게다가 일본sf작품거의 대부분이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다보니 상당히 과장되게나오거난 말도안되는 설정이 나와서 일본sf는 꽤비현실 적이라는 느낌이듬니다(한예로 작품에 미소녀가 나온다거나 주인공나이가 너무어리거나 .....)
하지만 이런 비현실적인 것이야말로 일본sf만의 독특한장점이라 생각합니다. 그덕분에 상당한 명작이 많이나왔지요(건버스터. 우주열차999.캡틴하록, 스트라이크,플라네테스,기동전함 나데시코, 엘하자드.등등 )
일단 여기까지가 제가생각한 차이점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국내에 접할수 있는 작품이 제한되다보니까 실제 접하는 것으로 따지자면 그런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 번역도 안되어있고 소개도 거의 안된 접할수 없는 작품들의 실제 영향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테니까요..
표도기님이 이야기 하신 작품은 사실 우리가 접하는 작품중에 아주 소수의 예외라는(양국의 전체 양으로는 아니겠지만)
느낌이 듭니다. 우리가 결국 직접 접하지 못하면 편견이나 그런게 생길수 밖에 없는듯..
그런데 로망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미국과 일본은 동양과 서양의 차이라고는 하기 뭐하지만
그런게 있기는 한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것도 제한적인 접근량에서 오는 편견인지도 모르겠지만.
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만을 이야기하자면 대개는 초 인기작에 한정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보편적인 SF라고 부르면서 살펴봐야 할까요? 가령 <강철천사 쿠루미> 같은 미소녀 작품들은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강철천사라는 이름의 일종의 로봇을 등장시키고 있으니 SF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이런 작품이 일본의 대표적인 SF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들이 도리어 예외적인 사례가 되겠지요. 미국의 <트랜스포머> 같은 블록버스터의 경향과 미국 SF의
경향이라는 것은 분명히 말해서 차이가 있습니다. 블록버스터들은 -그것이 SF건 판타지건 가리지 않고- 비슷한 경향이 있으며,
그것을 강조하게 마련이지요. (<트랜스포머 : 폴른의 복수> 같은 작품을 대개 '팝콘 블록버스터'라고 부릅니다. 그냥 별 생각없이 팝콘을 먹으며 심심풀이로 보는 영화라는 뜻이지요.)
숫자로 따진다면, 미국의 SF라는 것들은 모두 블록버스터 영화 뿐이고, 일본의 SF들은 모두 미소녀가 잔뜩 나오는
애니메이션 밖에는 없다는 가정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의 영화는 조폭물과 개그물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프라네테스> 같은 작품은 비율로 볼때 더 적은게 사실이지만, SF로서의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다르게 마련입니다. 가령,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를 쓴거나 분석할 경우 <프라네테스>는 빠지지 않는 작품이 되게 마련이지요. 당연히 다른 SF 지망생 등에게 미치는 영향도 더 강하게 마련이고요.
로봇이나
우주가 나온다고 해서 모두 SF 작품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SF의 냄새를 풍기고 SF 같아 보일지는 몰라도 그것들은 SF만의
꿈과 낭만, 상상력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게 마련이지요. 넓은 범주에서 SF라고 볼 수는 있을지 몰라도 적어도 SF로서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감동의 숫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소녀들이 나와서 날뛰는 스페이스 오페라물 100개를 보더라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반면 <프라네테스> 같은 작품 하나를 보면서 '이거야 말로 진정한 SF'라고 감동한다면 숫적으로는 미소녀 스페이스 오페라가 넘쳐나더라도 프라네테스 쪽이 감동의 크기가 크다고 볼 수 있겠지요.
<신의 제국> 같은 SF의 껍질을 쓰기만 한 통속적 작품들을 '넓은 범주에서 SF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SF로서의 감동은 없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이들 작품을 보고 'SF란 이런 건가?'라고 생각하며 보는 이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접할 때 사람들은 "이거야 말로 진정한 SF"라고 감동하고 전의 작품은 잊어버립니다...
평소 라면만 끓여 먹던 사람이 어느날 굉장히 맛있는 풀코스 요리를 먹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의 식단에서 풀코스 요리는 극소수의 매우 낮은 비율이겠지만, 그는 라면보다 풀코스 요리를 더 오래, 더 인상적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아니, 똑같은 라면을 사먹더라도 정말로 맛있는 라면을 먹은 가게를 더 오래, 기쁘게 기억하겠지요.
<트랜스포머>나 <G.I.죠> 같은 작품을 보면서 사람들은 말합니다. '시간 때우기로 좋아.', '그냥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
이건 칭찬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뭐 특별히 말할게 없다."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여하튼 이들은 비슷한 작품이 나오면 도맷금으로 넘어가 버리게 마련... 나중에는 봤는지 아닌지 조차 잘 기억하지 못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매일 가는 분식집은 기억 못해도 정말로 맛있는 요리집은 기억하듯, 이른바 명작의 기억과 감동은 깊이 새겨지고 오래 남아서 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줍니다. 설사 그것이 1000편 중의 1 영화, 1만편 중의 한 만화라고 해도 말이지요.
그런 면에서 이른바 소수의 예외는 분명히 숫자는 더 적지만 영향력은 더 강한 작품들입니다. 말하자면 그들은
"SF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꼭 보아야 하는 바이블" 같은 부류에 들어가게 되니까요. SF에 대해 연구하려는 이들이 아니더라도
SF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라면 항상 이야기하고 열심히 찾아가면서(심지어는 막대한 돈을 치르면서까지) 보는 작품이니까요. (<지구 방위 기업 다이가드>는
'바이블' 정도의 작품은 아니지만, <기동 경찰 패트레이버>라면 일본 SF 업계의 바이블에 들어갑니다.)
여담으로, 우리나라에서 접할 수 있는 SF 작품이 제한되긴 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작품이 있습니다. '바이블' 정도는 아닐지라도 '교과서'나 '참고서' 정도 될만한 SF나 판타지 작품만 해도 다 읽으려면 몇 년이 걸릴지 모릅니다.
'SF는 재미없어.', 'SF는 딱딱해.', 'SF는 유치해.', '일본 SF는 이래.', '미국 SF는 이래.'... 이런 획일적이고 단편적인 생각이나 편견은 모두 접한 작품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신) 바이블이나 교과서 같은 작품을 보도록 권하는 것은 그것들을 보는 것이 장르 문화를 이해하고 편견을 깨는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재미있고 감동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재미있고 감동적인 작품이 넘쳐나는 마당에 굳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속칭 '판협지'니 '퓨전 SF'니 하는 작품을 볼 필요가 있을까요?
참고 삼아 한 두개 쯤 펼쳐볼 일은 있겠지만, 대여점에 넘쳐나는 수많은 '판협지'와 '퓨전 SF', '신무협' 등을 계속 볼 필요가 있을까요? 그것은 마치 눈 앞에 만한전석을 놔두고 컵라면만 먹는 사례나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라면을 가끔 먹으면 그 독특한 맛이 꽤 좋습니다. 하지만, 라면은 라면... 그 요리는 어디에서 먹으나 그게 그거고 감동을 느끼기 힘들죠. 그 맛의 기본은 화학 조미료이며 어떤 요리사가 만들건 별 차이는 없기 때문입니다.
'판협지'나 '퓨전SF' 등으로 불리는 대여점의 도서들 대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화학 조미료로 범벅이 된 싸구려 분식 메뉴처럼 차이를 느끼기 힘듭니다. 맛이 없다곤 할 수 없지만, 여하튼 기억에 남지는 않는 맛. 100권을 보나 1000권을 보나 감동을 느끼기 힘들죠. 그냥 말초적인 재미... 한번 보고 잊어버릴 만한 그런 느낌 뿐...
반면 명작은 그 하나하나가 마치 훌륭한 요리사들의 일품 요리처럼 각기 다른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고작 몇 권 밖에 못 읽었다고 해도 마음 속에 깊이 남아 영향을 주지요.
저도 오래 전에 싸구려 무협지들을 많이 본 일이 있습니다. 친구와 친구 형이 그걸 좋아해서 잔뜩 빌리곤 했기에 빌려서 본 것이지요.
그렇게 본 책이 수천권에 이르지만, 그 중 기억나는 장면이나 대사는 하나도 없습니다. 반면 초등학교때부터 보기
시작했던 김용의 작품은 불과 몇 십권에 지나지 않지만, 감동적인 장면과 재미있는 부분, 그리고 그 내용 등이 계속 떠오릅니다.
자... 김용의 소설은 다 합쳐봐야 몇 십권에 불과하고 무협지로서의 영향력이 약할까요? 인생이 그렇듯, 작품을 보는 것도 양이 아닙니다. 단 한 권의 책이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입증되었고 말이지요.
한편으로 수없이 많아 보았던 싸구려 무협물은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왜 그런 걸 읽었지?', '시간 낭비 했네.'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김용의 소설들은 '정말로 보기를 잘 했다.', '시간만 나면, 아니 시간을 내서라도 또 보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용의 소설을 읽은 시간은 보람있고 즐겁고 무엇보다도 가치있는 시간이었지만, 싸구려 무협물을 본 시간은 왠지 버렸다는 생각 뿐... 대여점의 싸구려 판협지를 보지 않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지요.
으음...본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영상물에 편중되어 있군요. 영상물도 좋지만 사실 소설도 못잖게 SF란 장르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무엇보다 글이란 매체는 싸고 상상력에 따라 얼마든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출판매체가 오히려 영상물의 토대가 되고 기반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은 건 출판시장 문제가 아무래도 크겠지만...
어쨌건 소위 '트렌드'가 다르다는 건 이야기할 수 있을 듯 싶긴 합니다. 이건 다른 무엇보다도 결국 그 나라의 문화적 특질이 반영된다고 할 수 있겠죠. 개인적 생각을 좀 이야기하자면 소위 밀리터리 SF의 경우 원래가 기존 군 조직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군대 조직이란 게 간단히 상상 가능한 게 아니거니와 독자들도 익숙한 걸 원하거든요. 거기서 벗어날 수 있다면 독창적이고 잘 쓴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단순히 미국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긴 좀 힘들 것 같습니다. 은영전이나 야마토만 봐도 그렇죠.
한편 애니메이션이란 건 결국 조금 현실적일 수는 있지만 현실에 갇혀서는 안 되는 장르라고 보고, 때문에 그런 수식어가 붙는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현실적인 걸 원한다면 영화를 찍어야죠. 하지만 영화를 찍자면 무엇보다도 기술력과 돈이 필요합니다. 스타워즈 같은 쏘고 부수고 우주선 날아다니는 SF 영화라면 더욱 그렇죠. 헐리웃은 거의 한 세기 가까운 시간을 최고의 영화제작소이자 다른 나라에선 꿈도 꾸기 힘든 블럭버스터를 만들어낼만큼의 대규모 자본이 잡약되는 곳으로 존재해왔습니다. 최근 호평받는 디스트릭트 9를 보고 사람들이 '우와, 고작 300억원밖에 안 들이다니' 하는 판국인걸요. 그런 점에 대해선 개인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르겠고 여기에 대해선 긴 논의가 가능할 테니 일단 건너뜁니다만, 다만 일본의 슈퍼로봇물이라 해도 사실 미국에 역수출되어 유명해지는 판국이고 그 아득히 이전에 미국의 슈퍼히어로물이 일본으로 건너가 가면라이더나 파워레인저 같은 다소 다른 전대물로 정착되었기도 합니다. 물론 여전히 차이는 있습니다만, 결국 문화는 돌고 돌며 한쪽만 보고 이야기하기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딱히 표도기님하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많은 작품도 있지만 거기에 실제 접글할만한 접근성의 문제도 같이 고려해보면
사람들이 그렇게 느껴지는게 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좁은 시각이겠지만 일본 SF하면 인형로봇이 가장 먼저 생각나고 그게 시장의 주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은 합니다.
미국쪽은 사실 그런 소재면에서 딱히 주류랄게 없이 다양성 자체가 미국 시장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SF 문화가 흔히 -특히 우리나라에서- 천시되는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양의 만화와 애니메이션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는군요.
무엇보다도 미국과는 달라서 일본의 대중 문화를 지나치게 쉽게 접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라이트 노벨과 만화책에 이르면 아무래도 일본의 SF 문화가 더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앞서 말했듯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의 대중 문화를 지나치게 쉽게 접하기 때문일 뿐, 일본의 SF 문화가 역사가 짧거나 내용이 부족하기 때문은 아닙니다.
일본의 SF 문화는 20세기 초반에 시작되었고, 20세기 중반에는 미국의 3대 대가와 비교되는 3대 명가(호시 신이치, 츠츠이 야스타카, 코마츠 사쿄)가 활발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SF 대회(Worldcon)가 1939년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일본의 SF 대회 역시 1962년부터 4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2000년에 SF 컨벤션을 개최하고 지금은 우리 JOY SF 클럽 외에 이른바 SF 행사가 존속하지 않은 우리나라와 비교할 바가 못 되지요.
애니메이션으로 보자면 일본은 1960년대에 아톰, 철인 28호 같은 작품이 선보였고, 그후 완성도 높은 SF 작품들이 무수히 나왔습니다.
만화 역시 1950년대 아톰을 시작으로 대중적인 SF 작품들이 무진장 많이 나왔지요.
이런 현실 속에서도 일본이 미국에 비해 SF 문화가 뒤지다고 여겨지는 건, 우선 우리나라에 소개된 일본 SF 작품(특히 하드SF)이 많지 않은 반면, 상업적인 일본의 대중문화(애니메이션, 만화, 프라모델 등)가 무제한적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작 일본에서 살펴본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직장인 대상의 대중적인 4컷 만화에서 "남자 친구의 취미로서 프라모델까지는 인정해줄 수 있어도, 피규어는 인정 못한다."라는 대목이 나왔듯, 미소녀 애니메이션, 피규어 등으로 대표하는 속칭 오타쿠 문화는 일본에서도 주류가 아닙니다. 도리어 에도가와 란포 같은 추리물, 호시 신이치 같은 SF물 등이 더 일반 대중들에게 친숙하지요. (특히, 나이가 들수록...)
일본 내에서 만화의 시청율을 생각해 보면 가장 인기가 있는게 <명탐정 코난>이나 <도라에몽>, 그리고 <사자에상> 같은 것들. 우리나라에서 쉽게 접하는 미소녀 애니메이션은 대개 심야 방송, 그것도 유료 위성 방송을 통해서 소개되어 시청률은 고작 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들 작품의 만화는 3대 메이저가 아니라 정말로 매니아들만 보는 만화 잡지에 연재되지요.
반면, <프라네테스>는 대중적인 청년 만화 잡지에 연재했으며, NHK에서도 방송을 했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이들이 보았습니다.
미소녀 애니메이션이 일본 문화의 주류처럼 보이는 것은 정작 일본에서는 극소수 사람들만 보고, 주로 DVD와 캐릭터 상품으로 돈을 버는 상업용 작품들을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실시간으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나오는 극히 이례적인 현상일 뿐입니다.
라이트 노벨이 일본 문화의 중심처럼 여겨지는 것도 마찬가지. 실제 일본에 가면 어지간한 큰 서점이 아니면 이들을 찾아 보기 힘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접하기 때문이지요. (동네 서점에서는 만화책 정도는 있지만, 대개는 에도가와 란포, 호시 신이치 등의 작품을 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 나라의 문화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그 나라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또는 우리나라처럼 비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유입되는 것들을 살펴보아야 겠지요. 그렇게 살펴보지 않는다면 '일본 SF는 비현실적이고 질이 낮다.'라는 오해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제가 일본 SF에서 느끼는것은 과거와의 단절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패배의 역사와의 단절이죠.
과거를 부정함으로써 오늘을 세울수 있었고 역사와 유리된 삶을 삶으로써 원죄의 상속을 피할수 있었습니다.
물론 몇몇 시간이동물은 흥미롭지만 그마저도 '결정적인 때에 변혁을 가하므로써 부정하고픈 시대로부터의 유리'를
꽤 하는것은 변함없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SF특이 반 보그트나 아시모프의 글또는 트렉시리즈에서는 역사에 변혁보다는 존중을
봅니다. 선형적역사관을 믿고 심지어는 변혁에 대항하는 모습도 보여 주지요.
이것은 인간의 '더 나아짐'에 대한 탄탄한 믿음이 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비록 디스토피아 일지라도.....
말씀하신 것도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본 SF의 특징', '미국 SF의 특징'보다는 일부 작품들의 특징이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가령, <프라네테스> 같은 작품은 굉장히 사실적입니다. 우주 공간이기 때문에 담배를 못 피운다거나, 무중량 상태에서 운동을 게을리했기 때문에 뼈가 약해지기도 하고, 레이저가 발사되는데 보이지도 않고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 등... 정말로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과학적 정합성에 맞추어 완성한 작품이기도 하지요. 내용 그 자체는 우주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삶이라는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어지간한 미국의 SF 소설도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하드SF 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또는 <기동경찰 패트레이버>나 <지구 방위 기업 다이가드> 같은 작품은 어떨까요? 후자는 열혈 모드가 더해져서 이따금 슈퍼 로봇 같은 분위기를 풍기기도 하지만, 조연인 도메키 박사를 중심으로 상당히 하드SF적인 요소들이 부각됩니다. 때로는 정비대가 주역이 되기도 하는 <패트레이버>는 더욱 말할 것도 없겠지요.
반면 미국에서도 비현실적인, 아이들을 위한 작품들이 넘쳐납니다. <고스트버스터즈>에서는 박사들이 유령을 잡으러 다니는가 하면, <플러버>에서는 박사가 만들어낸 고탄성 물질이 밤이면 생물처럼 돌아다니기도 하지요.
굳이 구분하자면 일본은 사람들의 삶, 캐릭터들에 초점을 맞추고 미국은 기술에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스타워즈> 같은 작품에선 인간들의 관계가 이야기의 핵심으로 등장하기도 하죠.
물론 좀 더 일본 SF 같은 느낌이 들거나, 좀 더 미국 SF같은 느낌이 드는 정도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본과 미국의 SF를 단순히 구분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