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모로우]는 북극의 얼음층을 조사하고 있던 조사대가, 갑자기 거대한 빙산이 붕괴하는 상황을 접하면서 시작됩니다. 파란 바다 위에 빙산이 떠있는 멋진 장면에서 갑자기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빙산이 무너지는 내용으로 이어지는 오프닝은, 거대한 자연의 모습과 더불어 앞으로 다가올 파멸적인 가능성을 예견하게 하지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미국인들이 멕시코의 국경을 넘어서 ‘밀입국’하는 모습입니다. 남미를 경제적으로 지배하고 착취하던 그들이 결국 빚을 탕감하는 조건으로 멕시코에 빌붙어 살아가는 장면에서 교토 의정서는 고사하고, 갖은 이유로 환경 의견에 토를 다는 미국에 대한 통렬한 비난을 볼 수 있었습니다.
(원래 주인공에게 반대했던 미국 부통령(대통령이 사망해서 대통령직 승계)이 반성하는 메시지 역시 이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렇게 될까요?

  지구 온난화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미국을 비롯한 이른바 ‘선진국’들은 반성하게 될까요?

  작금의 상황은 앞으로도 그다지 기대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미, 북극 유전개발하려 환경보고서 발표 막아” (한겨레 신문 2008년 1월 22일자)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264885.html  

  (조금 지난 기사이긴 하지만) 위의 기사만이 아니라, 실제로 많은 나라에서 ‘북극해 개발’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남극과는 달리 바다 위에 얼음이 떠 있는 만큼, 얼음만 사라지고 나면 바다 속의 수많은 자원을 더 쉽게 개발할 수 있으니까요.

  이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역시 알래스카를 앞세워 북극해에 대한 개발권을 주장하는 미국, 그리고 시베리아만이 아니라 북극해 대부분을 둘러싸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러시아입니다.

  이들의 속셈은 이렇지요.

  “지구 온난화? 남태평양의 섬들이 가라앉는다고? 그럼 어때, 우리만 잘살면 그만이지.”

  이따금 뉴스위크나 기타 잡지에서 ‘지구 온난화와 관련하여 몇몇 사업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는데, 환경 사업도 그렇지만, 상당수가 “지구 온난화 때문에 기후가 바뀔 때 돈을 버는 사업”인 것이 많습니다.

  다시 말해, 돈 많은 이들에게 있어서는 ‘지구 온난화’마저도 돈벌이의 대상이 된다는 말이지요.

지구 온난화... 일부는 가설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적어도 뭔가의 영향으로 북극의 빙산이 줄어들고, 기후가 급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오래지 않아 북극에선 더는 빙산을 찾지 못하게 된다는 것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탓에 많은 이들이 죽어가리라는 것도...


  하지만, 부자일수록 시련에는 강한 법이지요. 그리고 그만큼 기회도 찾기 쉽고요.

  이런 상황에서 미래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요? 미국의 뜻대로라면 그다지 좋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여하튼 얼마 안 되는 이들은 잘살고, 수많은 이들이 고생하는 세계가 계속되겠지요.
profile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SF&판타지 도서관 : http://www.sflib.com/
블로그 : http://spacelib.tistory.com
트위터 : http://www.twitter.com/pyodogi  (한글)    http://www.twitter.com/pyodogi_jp (일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