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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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방적기와 증기기관을 만든 발명가들이 기계도 만들지 못하고 죽는다는(혹은 누가 역사에 간섭하려고 죽인다는) 가정으로 대체역사를 만든다면 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바뀔까요?
그냥 산업혁명이 좀 더 늦어진다는 것에 불과하려나요?
산업혁명은 엄격하게 의미헤서 1차와 2차로 나눕니다. 증기기관이나 자동방적기가 큰 역할을 한 것은 2차입니다. 그리고 1차 산업혁명은 그런 장비 없이 이룩했습니다. 영국에서 말입니다. 이때문에 산업혁명을 이끌어낸 기원이 무엇인가는 지금도 논쟁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산업혁명의 원인이 특정한 한 요인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특히나 영국의 산업혁명은 더욱 그렇습니다. 특히나 증기기관은 도심지의 석탄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광산의 배수펌프및 해운운송점까지의 수송수단에 대한 수요 폭발이 발명을 촉발하게된 주요 원인입니다. 따라서 발병가들이 죽는다고 해서 안 만들어질 물건은 아닙니다.
증기기관이나 자동방적기는 그만큼의 커다란 수요가 만들어지면서 필요성에 의해서 개발된 것입니다.
증기기관과 자동방적기는 2차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시기에 등장하면서 장작불에 정류된 기름을 끼얻는 효과를 가져다 준 거라고 봐야 합니다.
흔히들 말하는 증기기관의 아버지라고 하는 제임스 와트가 그걸 만들지 못하고 죽었더라고 해도, 투자자들은 다른 사람들을 찾게 마련입니다. 기술 발달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인물을 죽인다고 해도, 전 그 물건이 나오지 못할거라고 생각하기 힘듭니다. 우리가 모르는 도전자들은 넘쳐 나고 그걸 투자할 사람들은 줄 서 있는 18,19세기 풍경입니다.
해봐야 고작 몇년 늦어지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대항해시대 3에서 크리스토발 콜론(크리스토퍼 콜롬부스)을 만나서 결투로 상처를 입히면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이 늦어집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른 탐험가가 발견하는 일이 많습니다.
사실 당시에 그 누구도 지구가 평평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지구를 반대 방향으로 돌면 인도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은 크리스토퍼 콜롬부스만 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크리스토퍼 콜롬부스는 지구의 크기가 엄청나게 작다고 잘못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반대 방향으로 인도까지 가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아메리카 대륙은 크리스토퍼 콜롬부스가 먼저 발견한게 아닙니다. 이미 북아메리카 지역은 바이킹이 목재를 얻고자 진출한 장소였고 바스크인들이 대구를 얻으려 진출한 장소였습니다. 크리스토퍼 콜롬부스는 스페인이라는 침략자를 아메리카 대륙으로 좀더 빨리 인도했을 뿐입니다. 그가 아니었다고 해도 유럽인은 아메리카 대륙에 진출했을 것입니다. 사실은 이미 진출해 있었으니까요.
물론 크리스토퍼 콜롬부스가 아니었다면 역사는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페인의 진출이 조금만 늦어졌다면 잉카나 아스텍 등이 좀 더 늦게 붕괴되었을지도 모르며, 무엇보다도 잉카는 그렇게 쉽게 붕괴되지 않았을 겁니다. 코르테스와 달리 피사로는 전술적 역량이 뒤졌기 때문에 왕위 계승과 관련한 혼란기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쉽게 잉카를 점령하지 못했을테니까요.(잉카보다 국력이나 여러면에서 뒤지는 아스텍조차 쉽게 멸망한게 아닙니다.)
하지만 후대로 갈수록 이러한 가능성은 점점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전화기를 발명한 것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로 알려졌지만, 사실 전화를 최초로 만든 것은 그보다도 16년 앞선 일이었고, 그보다도 훨씬 앞선 1837년에 전화기의 기본적인 원리는 제시되었습니다.
벨과 동시기에 전화의 특허를 신청한 사람이 여러 명이었고, 무엇보다도 벨은 다른 사람의 특허 내용을 훔쳤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실제로 이는 훗날 사실로 드러나고 맙니다.)
벨이 없었다고 해도 전화기를 발명되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보다도 일찍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에디슨이 만든 축음기도 기본적인 원리 등은 이미 규명된 상태에서 에디슨이 최초의 실용적인 축음기를 만들었을 뿐입니다. 게다가 이 축음기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는데는 EMI 같은 회사의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영사기를 처음 만든건 뤼미에르 형제이지만, 이 역시 원리는 규명되어 있었습니다. 뤼미에르 형제가 없어도, 그리고 특수효과를 사실상 처음 도입한 멜리에스가 없어도 영화는 실현되었을 겁니다.
스티브 잡스가 없어도 스마트폰은 충분히 등장했을 겁니다. 아니, 사실은 스마트폰은 아이폰 이전에도 있었죠. 그걸 붐으로 일으키는게 스티브 잡스가 큰 역할을 했지만, 그가 아니었다고 해도 우리가 사용하는 형태의 스마트폰은 등장했을 겁니다. 물론 조금 차이는 있었을지 몰라요.
역사상 많은 발명과 관련하여 누군가의 이름이 지목되지만, 사실 그들이 발명에 성공한 것은 무수한 발명이 뒤섞인 결과이며, 나아가 당시대 상황이 그것을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여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 헤론의 증기기관처럼 일시적인 장난감으로 유행하다가 사라지곤 했습니다. 스티브 잡스 역시 맥킨토시라는 기종의 성공 이전에 리자라고 불리는 무시무시한 실패를 겪었던 것은 당시에 그와 같은 시스템을 받아들일 여건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산업 혁명을 유발시킨 발명가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산업혁명이라는 것은 한두가지 발명으로 인해서 시작된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설사 그들 모두를 찾아서 죽여 버린다고 가정해도 자동 방적기는 등장했을 것입니다. 당시대 시대가 그것을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며, 그것을 만들만한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산업 혁명의 시작은 '면'이라는 직물에 의해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물론 가장 연관이 깊을 뿐, 면 하나 때문에 시작된 것도 아닙니다.) 지금은 모두가 입고 다니는 면이지만, 당시에 면은 엄청난 고가의 직물이었습니다. 땀을 흡수하고 편안한 착용감에 보온도 충실한 면 옷은 남녀노소, 귀족이나 서민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갖고 싶어했던 물건이었습니다.
면을 다루면 돈을 벌게 되어 있었으니 이를 가능한 저렴하게 대량생산하는 방법을 필요로 하게 되었습니다. 생산량은 늘릴 수 있었지만, 수공업에 의한 면포의 생산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생각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하여 자동 방적기가 등장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인간이 아니라 수차 같은 다른 힘을 이용해서 천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동 방적기가 처음 만들어졌을때 대량 생산되는 천에 두려움을 느낀 방적 공작의 사장들이 개발자를 살해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는데, 사실 자동 방적기는 한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게 아니라 사실상 시대가 바란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설사 그 중 몇 사람을 죽여버렸다고 해도 자동 방적기는 탄생했을 겁니다. 일단 자동방적기가 탄생하자 대량 생산 기술이 등장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강처럼 수차에 의한 노동력을 얻을 수 없는 지역에서 좀 더 강력한 동력으로서 증기기관이 발달하게 되는데, 이 역시 한 두 사람이 만들어낸게 아닙니다. 증기기관은 이미 로마 시대에 탄생한 물건으로 16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수많은 이가 증기기관의 개발을 꿈꾸었고 수많은 형태의 증기기관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와중에서 토머스 뉴커먼의 증기기관이 등장하고, 제임스 와트가 등장하지만, 그들이 없다고 해도 증기기관은 등장했을 것이며 개량되었을 것입니다.
그 시대의 지식을 모조리 소멸시켜 버리고, 그 시대 사람들 상당수를 없애버리지 않는 한 산업 혁명이 일어나지 않게 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아주 작은 변화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가령 토머스 뉴커먼이 없었다면 상업적인 증기기관의 탄생이 조금은 늦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제임스 와트가 아니었다면 증기기관의 효율이 높아지는데 아주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큰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러한 변화는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이것은 기술적인 문제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치적인 결단에 있어서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처칠이나 히틀러 같은 인물들이 세상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아니었다고 해서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루즈벨트나 비스마르크가 나라를 발전시킨 것은 그들이 똑똑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살았던 나라가 그만한 힘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흔히 위인전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될 수 없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그리고 독재라던가 귀족정 같은 체제를 옹호하는 역할로 활용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시대의 변화라는 것은 한 두 사람의 힘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오랜 문화와 역사가 바꾼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한 사람에 의해 역사는 바뀔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자신이 역사를 바꾸어 가고 있습니다. 지도자의 자리에 있거나 뭔가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역사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도 시대를 완전히 바꾸거나 하지는 못합니다. 하물며 '역사의 흐름'을 뒤집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산업 혁명은 당시대 역사의 흐름이었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없었다고 해도 또는 있었다고 해도 그 흐름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했을 정도로 거대한 흐름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발명가들이 사라져도 산업 혁명은 일어났을 것입니다. 물론 그 흐름에 아주 작은 변화는 생길 수 있더라도...
증기기관 발명이 1세기 쯤 늦어진다고 하면....증기기관 발명 전에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었겠네요. 그러면 전후 복구로 바빠서 동아시아에는 20세기 쯤에나 도착했을 수도 있겠군요. 그럼 그동안 조선은 동학농민운동이 성공해서 왕조가 바뀌는 정도를 기대해볼 수 있을지도요. 그리고 러시아 제국과 오스만 제국이 좀 더 오래 살아남았으려나요? 증기기관 없는 상황에서의 러시아 제국과 오스만 제국이라면 역사를 꽤 비틀만 하지요.
우리가 아는 산업혁명 시절 위인은 가장 유명한 위인으로 봐야 합니다.
윗분들도 잘 설명해 주셨지만 당시 머리 좋은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비슷한 물건들을 만들고 있었지만 발명가 자신 혹은 환경의 모략, 능력, 암투 등등에 의해 시장이 선택한 제품을 만든 사람들만 배우고 있거든요.
즉 그런 사람이 사라진다 해도 산업혁명이 늦춰지진 않았을 겁니다.
p.s 무한발상용 글이네요.
글쎄요....
자동 방적기 대신에 자동 탈곡기나 자동 채석기가 먼저 등장할지도 모를일이겠지요.... 증기기관 대신에는 내연기
관이나 전기축전기가 먼저 등장했을지도 모르겠내요...(미안합니다, 농담이었어요) 하지만 어떻든 과거에 비해 강력한 엔진이 다른 방향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보면 성경의 대홍수는 (물론 메소포타미아등의 이야기의 영향) 무섭네요....
산업혁명이 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았을까요......
산업혁명이 몇몇 천재들에 의해서 일어난 현상도 아니고, 아마 별 차이 없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